*독서회 <칸투스문학살롱>에서 진행하는 가즈오 이시구로 단편집 <녹턴>(민음사, 김남주 역, 2017)토론 자료.
■『크루너』
등장인물
- 나(얀네크) : 폴란드 출신 떠돌이 기타리스트
- 토니 가드너 한물간 60대 크루너 가수
- 린디 가드너 : 40대 배우, 토니의 아내.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 우선 이 소설은 과거의 영광, 전통에 사로잡힌 베네치아가 배경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그 영광이 현재가 아닌 과거라는 것.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선 소설의 주인공인 야네크의 기타라는 악기가 지나치게 현대적이어서 환영받지 못한다. 그리고 산마르코광장은 최신 히트팝송을 원하지 않음. 주로 흘러간 히트곡 환영받는다. 마찬가지로 과거에 사로잡혀 잇는 것은 야네크의 어머니다. 그녀는 생전에 토니 가드너 한 가수의 노래에만 집착했다. 과거의 스타 토니는 아내와 27년간의 결혼생활, 린디는 음악에 관심 없고 부부의 소통부재다.
야네크, 토니 모두 이런 물음을 안고 있다. 오늘,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누군가 좋은 삶은 현재가 어떠냐로 결정된다. 따라서 그의 과거과 어떻고, 미래의 꿈이 어떻고가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가 어떤가로 결정되니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만이 최선이다. 그래서 부단히 오늘을 개선하기 위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새롭게 변신하는 삶이 요구된다.
이제는 한물간 과거의 스타 크루너 가수 토니는 묻는다. 과연 위대한 연주자, 가수는 누구인가? 라고, 그가 얻은 답은 이렇다. 새로운 변화없이 과거에 집착하는 것(현제에 안주)은 무의미하고, 오로지 새로운 변화모색, 그것도 사랑하는 아내와 이혼을 결행할정도 큰 변화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전통과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이곳 베네치아에서는 모든 것이 거꾸로이다.” -10쪽(주제 암시)
“제가 두 분의 대화를 방해했네요. 음악인들 간의 대화를요....프라다 매장에 가 보고 싶거든요.” -18쪽
“사실 이제 나는 주류 가수가 아니오. 당신은 부정하겠지만.....나아가 사랑하는 것들까지 바꿔야 할 경우도 있소.” -41쪽
■『비가 오나 해가 뜨나』
- 나(레이먼드) : 47세, 어학원 선생
- 에밀리 : 나의 대학동창
- 찰리 : 대학시절 나의 가장 친구. 에밀리의 남편
찰리는 극도로 이기적이고 향락적인 인물. 부부 모두 성공신화에만 매달려있음. 남편이 치과여의사와의 불륜관계임을 에밀리가 알아챔.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없는 부부. 누군가와 비교하며 주어진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눈앞의 성공만을 보고 내달리는 부부(현대사회)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야 해. 하지만 만족할 줄 몰랐던 것 같아. 이유는 모르겠어. 문득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해 보면, 내가 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겠거든.” -98쪽
“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누군가와 함께라면, 그 방의 다른 사람들의 존재는 의미가 없어야 마땅해. 하지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아. 어떤 남자라도 지금 안고 있는 남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걸 알고 있어. 그런데도.....음, 방안에 있는 다른 남자들이 여전히 눈에 들어오는 거야. 그들이 나를 혼자 내버려 두질 않아” -99쪽
■『말번 힐스』
- 나 : 기타리스트
- 틸로부부 : (소냐)
- 프레이저 할멈 : 전직교사, 호텔경영
- 누나 부부
화자인 나는 세상의 성공을 부와 명예가 아닌 위대한 연주자가 되는게 꿈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위대한 연주자가 되는 길은 짧은 시간이 아닌 긴 시간동안에 이뤄지기 때문에 비록 지금은 보잘것없는 상황이지만 미래를 생각하며 꿈을 버릴 수 없다.
그는 런던에서 오디션이 실패한 후로 재충전할겸 여름한철 누나의 식당일을 거들어주기 위해 온다. 어느날 관광차 온 스위스인 부부가 그의 연주를 우연히 듣고 훌륭한 연주라고 칭찬을 한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준 부부에게 따스함을 느끼며 그들을 찾아가기에 이른다. 그런데 엊그제 그토록 칭찬을 아끼지 않던 부부의 평가가 서로 상반됨을 뒤늦게 알게된다.
남편 틸로는 아무리 비관적인 상황이라도 사태를 행운으로 받아들이고, 아내 소냐는 냉정하니 현실적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재능이 진정한 재능때문인지, 아니면 틸로의 낙관적인 성격에서 비롯된 것인지.... 화자에게는 어린시절 프레이저 할멈(운명의 메타포)이후 다시 가혹한 운명이 찾아온 셈이다.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 운명의 갈림길에서 그는 다시 자신의 노래에 집중하기로 한다.
- 운명을 대하는 인간의 두 가지 태도
- 나의 성공 기준과 세상의 기준의 차이점
“ 문제는 그들중 아무도 이 특별한 시점에서 나에게 어떤 것이 진정으로 성공적인 시간이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 -103쪽
- 프레이저 할멈은 운명의 메타포
나는 그것으로 그녀와의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안으로 들어와서는 카운터 위에 빈 찻잔과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가 테이블을 치우러 오지 않아서 내가 이것들을 직접 들고 왔다.“ -111쪽
-틸로와 소냐의 운명을 대하는 세계관의 차이
틸로가 여기에 오면, 당신에게 말할거예요. 결코 용기를 잃지 말라고요. ......하지만 난 확신은 할 수 없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인생에서 많은 실망을 만나게 될 테니까요. 정상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꿈을 가질 수 있겠죠.“ -142쪽
■『녹턴』
- 나(스티브) : 39세, 이혼당한 섹스폰 주자
- 헬렌 : ‘나’의 아내
- 린디 가드너 : 크루너 가수 토니와 이혼한 여배우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한 삶의 정체, 산다는 것의 슬픔에 대하여
성공한 삶(제이크 마벨)과 실패한 삶(스티브)의 차이란 과연 무엇인가?
- 우리사회에서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
“그중 몇몇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을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약간의 인정은 받을 만한 자격이 있지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문제는, 신에게서 특별한 재능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믿는 거예요. 다른 이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언제나 선두에 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당신만큼 운이 좋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출세를 하기 위해 몹시 힘들게 노력한다는 걸 당신은 모르고 있어요.....” - 190쪽
-그들끼리의 눈물겨운 위로?
“이봐요, 스티브, 내 말 잘 들어요. 난 당신 아내가 돌아오기를 바라요. 정말로 그러면 좋겠어요.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그렇다 해도 당신에게는 전망이 생길 거예요. 당신 아내는 멋진 사람이겠지요. 하지만 삶이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크답니다. 당신은 이제 그 단계에 이르렀어요. 스티브. 당신 같은 사람은 보통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요. 날 봐요. 이 붕대를 풀면 정말 20년 젊어 보일까요? 잘 모르겠어요. 나는 아주 오랜만에 싱글이 되었어요. 하지만 어쨌든 이제 세상으로 나가서 운을 시험해 볼 거예요.“ - 209쪽
“이제 나는 이 붕대를 풀 날을 기다리는 것밖에 할 일이 없다.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린디 말이 맞을 것이다. 아마도 그녀의 말처럼 내게는 어떤 전망이 필요하고, 삶은 한 사람만 사랑하기에는 너무 큰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 일은 내게 정말로 중요한 전기가 되고 성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린디의 말이 옳을 것이다.” - 212쪽
■『첼리스트』
-나 : 색소폰 연주자
-티보르 : 첼리스트. 런던 왕립음악원 출신, 비인에서 저명한 첼리스트에게 사사
-엘로이즈 매코믹: 관광객, 소녀시절 첼로지망생. 티보르에게 개인지도 자청함
천재, 거장에 대한 과대망상의 비극,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 노력의 차이,
인생에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
“난 당신에게 내가 거장이라고 했어요. 음,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설명할게요.(....) 다만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거장인 거죠. 당신 역시 아직 완전히 베일을 벗지 못했어요. 지난 몇 주동안 내가 해 온 일이 바로 그거예요.” - 238~239쪽
그러니까 당신은 자신이(...)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거장이라고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니........“ - 2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