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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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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독서모임 게시판에 지난 독서모임책이라 책소개가 되어있던것 때문에 읽고싶어졌다.


지난 생을 돌아보고 다음 생을 결정짓는 심판. 천생연분을 몰라본 죄, 재능을 낭비한 죄… 피고인은 자신의 죄를 인정합니까?


특히 책 표지에 있던 이문구 때문에 끌리게 됐던게 크다.

작품자체는 만족을 못하지만 던지는 주제가 좋았어서 별점 3점이다.

나에게 아쉬운 책이다. 베르나르베르베르라서 기대가 컸다. 고딩때 재밌게 읽었던 작가로 기억해서. (기욤뮈소도 그렇고... 다작하는 작가는 기복이 꽤나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위에 말한 문구 말고는 그렇게 인상적인 문구가 잘없었어서...

왜냐하면 저승에서의 재판이라는게 신과함께랑 비교가 되는 소재였다. 내가 좋아했던 웹툰이었어서 더 그런듯하다. ( 1화부터 봤던 찐애독자였다. 거의 안놓치고 나올때마다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긴 호흡의 작품과 이 책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내가 너무한가 싶기도 한데. 나한테는 서사가 너무 짧아서 아쉽게 느껴지는게 크다.

책에서는 천생연분을 몰라봐서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 뿐만이 아니라 그 인연이 맺어지지못해 상대방 또한 행복하지 못한 인연을 만났을 것이라는 것, 그것또한 나의 죄라고 말하는듯 했다. 나도 그런 인연이 있을까. 있었을법 하다. 나를 더 좋아해주는 사람을 내가 더 사랑했더라면 좋은 인연이 될 수 있었을까? 또, 그로인해 내가 그사람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을까? 물론 상대방이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났을수도 있는거고. 나도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을 만날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인연에 대해 더 소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천생연분을 아직 못만나봤기를 바라며, 알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재능을 낭비한 죄는 내가 어떤재능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됐다. 요즘들어 느끼는건 사람들앞에서 말하고 행동하는거에 즐거움을 느끼는것, 글쓸때 즐거움을 느끼는것, 잠깐 배웠던 연기나, 약간의 그림이나 요리 정도?

진로선택이 내 의사가 아니라 그냥 흘러가게 지냈던 시간들이 아깝고 나 자신에게 저지른 죄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죄를 최대한 줄이고싶다. 좋은인연을 알아보고, 나와 맞는 일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고 싶고 나 자신에게 잘해주고 싶다는생각들었던. 나를 심판하게 했던 책이다.


어쩌면 나는 불행을 줄이는걸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살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의 행복을 일구기보다 불행을 줄이려고 애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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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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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고서점 갔다가 선물받은책이다. 알라딘에 가서 지구과학 코너였는데 추천해줄 책 있냐고 물어봤다가 받게됐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랩실에서의 이야기가 많다. 저자의 출생부터 과학자로서 걸어온길. 그리고 과학자가 된 이후에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고민에 관한것까지 전체적인 일생을 담은 에세이이다.

이책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글이 예쁘고 좋은 문장들이 많았다는것.

과학자가 이렇게 글을 잘쓰다니 문과 감성까지 완벽한분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걸 인용해 보자면

선인장은 사막이 좋아서 사막에 사는것이 아니라 

사막이 선인장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사는 것이다. 203p


나는 사막이라는 환경이 당연히 선인장에게 적합해서 거기서 자라는 식물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죽이지 않아서 살고 있는거라니… 그 뒤에 비유도 인상적이었다. 선인장을 나쁜동네에 비유한다.

다른곳으로 갈 수가 없어서 살고있는것이고 사막에 있는 식물들은 사막 밖에서는 더 잘자란다고.

이 문장들이 와닿았던건 나에게 안좋은 영향을 계속해서 주는 사막같은 친구가 있었으며 끊어내지 못하고 거의 인생의 반을 함께 해왔는데, 나는 어떻게던 사막밖으로 나와야 했기에 끊어냈고, 내가 마침 독서 모임을 시작한 이유와도 통한다.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더 잘 자라고 싶다. 독서모임에 들고갔던 첫 책이기도 해서 이 문장이 주는 의미가 나에게는 더 깊었다. (mbti도 정반대로 바뀌었으니 다시 생각해도 잘한선택이라고 생각한다.어떻게 infp가 entj로 바뀌냐는 소리를 듣곤한다. )

흥미로웠던 점을 이야기 하자면

출생부터 나오면서 앞에는 가족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부모님이 노르웨이출신 이민자라고 이야기하면서 북유럽스타일의 가족생활을 엿들어볼 수 있었다. 가족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걸 알 수 있었는데 . 읽으면서 예전에 꽤나 뜨겁던 주제였던 북유럽가정의 tlr문화가 생각이 났다. 북유럽 사람들은 집에서 친구랑 놀다가 저녁식사때가 되면 친구는 방에두고 가족들끼리만 밥을먹는다고 했던 그 식문화. 이 책을 보면서 아 이런분위기면 식사도 그럴수 있겠다 납득이 됐다.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으로서 약간은 좀 정없다? 싶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이런 문화도 있구나 싶었다.

재밌던 부분은 빌과의 티키타카. 아주 호흡이 척척 맞는다. 이렇게 척척 서로 드립 받아주고 잘맞는 사람이랑 일하면 즐거울것같다.

랩실에게 허락된 적은 예산은 한국만 그런게 아니구나 싶었던 부분도 있었다. (나하고는 전혀 관련없는 분야지만 대학원 탈출일지를 봤어서 한국 랩실이 유난히 더 열악한 환경인줄만 알았다) 냉동식품 데워먹는 식으로 끼니를 떼우고, 학회까지 비행기타면 너무 비싸니까 운전을 50시간 가량을 했다는 이야기. 독자인 나에게는 우당탕탕 재밌는 이야기로 느껴지게 쓰셨지만 차가 뒤집어진다는게 생사를 오갈뻔한 긴박한 상황이었을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이라고 쓰여있는만큼 사랑을 어디서 나오나 왜안나오지 하고 있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조금 뜬금없게 남편이 급 나와서 사랑에 빠진다. (사실 책사준사람이 빌하고 안이어진다고 스포일러를 해버려서? 도데체 누가 나오나 하고 봤던것도 있다) 남편을 굉장히 아름답게 묘사해서 남편분 얼굴이 궁금하긴하다.

마지막으로 여성과학자여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이 아이의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대신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될것이다.  p.326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가 되겠다는말은. 아들에게 어머니로서 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미안함과,그 미안함 이상으로 멋진 한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걸로 느껴지는 문장이었다. 그녀가 임신중에 연구실 출입을 금지당했던 것도 있었을만큼 그녀에게 임신후에 랩실은 힘든 여정이었으니까.

이책은 삶을 식물에 비추어서 이야기를 들려주며, 랩실에서의 즐겁고, 힘든이야기, 또 여성으로서 어머니와 동시에 과학자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다.

대학원탈출일지를 재밌게 봤던 분,

지구과학 분야 책을 잘 안읽어본분들이 가볍게 접근하기에 추천하고픈책,

예쁜 문장과 비유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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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부클래식 Boo Classics 14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유정화 옮김 / 부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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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독서모임 지정도서여서 읽게됐다.

영화로 처음 접했고 , 몇달전 인상깊게 읽은 노르웨이의숲에서 등장해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던것 같다.

(영화Ost를 굉장히 좋아해서 한동안 계속들었기에 읽으면서 귀에 맴돌아서 좋았다)


읽은지 좀 지나서 쓰는 리뷰지만, 이책을보면 지금도 마음이 아려온다.

이책의 클라이막스 부분들을 집앞 독서실에서 봤다.

그때 2~3시간을 각잡고 읽으려고 갔었는데, 이 책을 읽던때가 선명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축축함과. 그날의 습한느낌과 발끝이 살짝 시려울 정도였던 날씨가 생각난다.그가 왜 그 저택에 살고 있는지 서술되는 장면에서 만 건너편이 그려지며 내 마음이 아려왔다. 그리고 어린아이처럼 데이지에게 사랑에대해 떼쓰던 ..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냐고 하는 그장면. 나는 그 장면을 그리며 눈과 미간이 찌푸려지고 탄식했다. 꾹 다물었던 입술에서는 약간의 한숨이 나왔다.


가슴한구석이 저려왔다..내가 나로 사랑받을 수 없다는게 얼마나 슬픈일인가. 내가 다른조건을 갖춘, 어쩌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게... 사랑에 조건을 걸고 그 조건에 자신을 끼워 맞춰야한다는게 얼마나 자신을 갉아먹는일인지. 그로 인해 성장할 수는 있겠지만 되돌릴 수 없는 아픔이 남는다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에 담겨진 내 눈은 책을 꾹꾹 눌러가며 마지막 폐이지까지 함께했다.


나의 사랑이 상대방과 같을수는 없다. 헤어진 연인이라면 더더욱.

아이같은 사랑은 그사랑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데이지가 썩 좋은여자로 보이지는 않는다.

가져봤다면... 어쩌면 이정도의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것은 신포도로 취급하기에 이런생각을 하는것같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면 마음속에 묻어두자.


그래도 위대한 개츠비, 그의 순수한 사랑이 위대하다고 하고싶다.




P.S 

하루키의 달리기 에세이를 읽으면서 준비한 발제문중에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날이 있는지에 대한 것을 물어보는것에 이책을 읽은게 떠올라서 리뷰를 써본다. 그는 소설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날을 너무나 시원하고 청량하게 그려냈다. 하루키씨는 나에게 글에대한 많은 영감을 주는것 같아 읽을수록 고마운 작가다.


읽으며 작가는 이런 사랑을 했으리라 거의 확신해서 찾아봤는데,역시나였다. 

그런 경험을 이렇게 살려서 이시대에 살고있는 나에게까지 전해준다는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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