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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확실한 행복 - 무라카미 하루키가 보여주는 작지만 큰 세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이책은 도서관에서 다른 에세이를 빌리려다가 읽게됐다.
원래 빌리려던건 <장수고양이의 비밀>인데  옆에있던 이책은 낡아서 테이프에 칭칭 감겨있어 재미를 보장해주지 않을까 하는 믿음으로 빌려왔다. 내 예상이 적중해서 좋았다. 찾아보니 절판된 책이라 도서관에서 우연히 본게 아니라면 평생 안읽어보고 지나쳤을수도있지 않나 싶다. 이 책과는 운명 같은 느낌이었다.

이책을 읽으면서 정말 깔깔 웃으면서 봤던부분이 많아서 글도 쓰고싶어지고 좋은책이었다고 느낀다.
소설과, 달리기 에세이 에서는 그가 대단하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 이렇게 친근하게 바짝 다가오다니… 하루키 에세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어쩌면 소설보다 좋은것 같기도? 소설가라고만 생각했지 에세이 읽을생각을 못했는데 에세이가 너무나 좋다. 

절판된 책인데. 비슷한 제목으로는 <이토록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라는책이 있는데 목차를 보니 전혀 다른 책인것 같다. 왜 이렇게 비슷한 이름으로 냈는지는 의문이다.

재밌는 포인트가 많은 책이다. 전학간적 없어서 전학이 가고싶었다는게 웃겼고( 나도 전학 못가봐서 가보고 싶었어서 너무 공감됐다),  아내분이 UFO를 유포 라고 읽어서 그럼 USA를 유사 라고 읽을거냐는둥,  이사하는걸 좋아하고  삽화가인 미즈마루씨 골탕먹이고 싶어하는등 장난끼 많고 재밌는 사람이다. 이책으로 와타나베가 안자이 미즈마루씨 본명에서 따온걸 알게되서 재밌기도 했다. 흠…. 재밌는부분이 많아서 다 적기는 힘들다.  

그래도 제일 웃겼던건 금연하는 3가지 방법이다. 
첫째, 금연을 시작하면 3주일은 일을 하지 않는다. 
둘째, 타인에게 화풀이를 한다. 지저분한말을 퍼붓는다.듣기싫은 소리만 골라한다.
셋째, 좋아하는 음식을 실컷 먹는다.
 두번째 방법때문에 편집자가 “무라카미씨도 한껍질 벗겨보면 좋은 성격은 아니군요”라는말을 했다고 하는게 정말 웃겨서 육성으로 소리내서 웃었다.

그리고 두부를 설명하면서 진심인 부분에서 동질감이 느껴졌다. 마트 두부와 시장두부는 다르다. 엄마가 시장가실때  두부를 사오시곤 하는데 단단함과 고소함이 살아있고 검은콩 두부라서  맛있다. 나도 좋아하는 음식만큼은 저런 철학이 있지 (끄덕끄덕) 하면서 봤다. 이책을 읽고 내가 좋아하는것을 주제로 수필도 한편 썼다. 제목은 <퇴근길 타코야끼의 미학 - 맛집은 나쁜남자> 라는 제목으로 신문사에 신춘문예 공고에 우편까지 부쳤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물론 당선된다거나 하는일은 없더라도 참여에 의의를...  

 읽고서 수필까지 쓰게만든 책인데 어찌 안살수가 있을까. 절판된지 꽤 오래된 책이라 멀쩡한 책이 남아 있을까..? 하며 한번 걱정했고 이미 읽은책을 굳이 사야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나에게 의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중고로 구매하는게 맞다 싶었다. 나중에 읽고싶어질 수 있을것같은데 못읽게 되는건 싫다. 다행히 온라인 중고가 1개 있어서 다른 새 책과 함께 배송이 가능했다.(중고도서라 적립금도 받고 할인쿠폰 쓰고 하니까 잘산거같아 기분도 좋았다)

아무래도 일상에세이다 보니 가볍게 읽기좋은 책인데, 나에게 의미있는 책이라 후한 평가를 주고싶다. 5점만점에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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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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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고서점 갔다가 선물받은책이다. 알라딘에 가서 지구과학 코너였는데 추천해줄 책 있냐고 물어봤다가 받게됐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랩실에서의 이야기가 많다. 저자의 출생부터 과학자로서 걸어온길. 그리고 과학자가 된 이후에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고민에 관한것까지 전체적인 일생을 담은 에세이이다.

이책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글이 예쁘고 좋은 문장들이 많았다는것.

과학자가 이렇게 글을 잘쓰다니 문과 감성까지 완벽한분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걸 인용해 보자면

선인장은 사막이 좋아서 사막에 사는것이 아니라 

사막이 선인장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사는 것이다. 203p


나는 사막이라는 환경이 당연히 선인장에게 적합해서 거기서 자라는 식물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죽이지 않아서 살고 있는거라니… 그 뒤에 비유도 인상적이었다. 선인장을 나쁜동네에 비유한다.

다른곳으로 갈 수가 없어서 살고있는것이고 사막에 있는 식물들은 사막 밖에서는 더 잘자란다고.

이 문장들이 와닿았던건 나에게 안좋은 영향을 계속해서 주는 사막같은 친구가 있었으며 끊어내지 못하고 거의 인생의 반을 함께 해왔는데, 나는 어떻게던 사막밖으로 나와야 했기에 끊어냈고, 내가 마침 독서 모임을 시작한 이유와도 통한다.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더 잘 자라고 싶다. 독서모임에 들고갔던 첫 책이기도 해서 이 문장이 주는 의미가 나에게는 더 깊었다. (mbti도 정반대로 바뀌었으니 다시 생각해도 잘한선택이라고 생각한다.어떻게 infp가 entj로 바뀌냐는 소리를 듣곤한다. )

흥미로웠던 점을 이야기 하자면

출생부터 나오면서 앞에는 가족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부모님이 노르웨이출신 이민자라고 이야기하면서 북유럽스타일의 가족생활을 엿들어볼 수 있었다. 가족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걸 알 수 있었는데 . 읽으면서 예전에 꽤나 뜨겁던 주제였던 북유럽가정의 tlr문화가 생각이 났다. 북유럽 사람들은 집에서 친구랑 놀다가 저녁식사때가 되면 친구는 방에두고 가족들끼리만 밥을먹는다고 했던 그 식문화. 이 책을 보면서 아 이런분위기면 식사도 그럴수 있겠다 납득이 됐다.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으로서 약간은 좀 정없다? 싶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이런 문화도 있구나 싶었다.

재밌던 부분은 빌과의 티키타카. 아주 호흡이 척척 맞는다. 이렇게 척척 서로 드립 받아주고 잘맞는 사람이랑 일하면 즐거울것같다.

랩실에게 허락된 적은 예산은 한국만 그런게 아니구나 싶었던 부분도 있었다. (나하고는 전혀 관련없는 분야지만 대학원 탈출일지를 봤어서 한국 랩실이 유난히 더 열악한 환경인줄만 알았다) 냉동식품 데워먹는 식으로 끼니를 떼우고, 학회까지 비행기타면 너무 비싸니까 운전을 50시간 가량을 했다는 이야기. 독자인 나에게는 우당탕탕 재밌는 이야기로 느껴지게 쓰셨지만 차가 뒤집어진다는게 생사를 오갈뻔한 긴박한 상황이었을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이라고 쓰여있는만큼 사랑을 어디서 나오나 왜안나오지 하고 있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조금 뜬금없게 남편이 급 나와서 사랑에 빠진다. (사실 책사준사람이 빌하고 안이어진다고 스포일러를 해버려서? 도데체 누가 나오나 하고 봤던것도 있다) 남편을 굉장히 아름답게 묘사해서 남편분 얼굴이 궁금하긴하다.

마지막으로 여성과학자여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이 아이의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대신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될것이다.  p.326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가 되겠다는말은. 아들에게 어머니로서 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미안함과,그 미안함 이상으로 멋진 한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걸로 느껴지는 문장이었다. 그녀가 임신중에 연구실 출입을 금지당했던 것도 있었을만큼 그녀에게 임신후에 랩실은 힘든 여정이었으니까.

이책은 삶을 식물에 비추어서 이야기를 들려주며, 랩실에서의 즐겁고, 힘든이야기, 또 여성으로서 어머니와 동시에 과학자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다.

대학원탈출일지를 재밌게 봤던 분,

지구과학 분야 책을 잘 안읽어본분들이 가볍게 접근하기에 추천하고픈책,

예쁜 문장과 비유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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