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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평점 :
3개월 할부로 가방을 질렀다. 이달의 나와, 다음 달의 나와, 다다음 달의 내가 힘을 합쳐 갚으면 무엇도 두렵지가 않다. (68페이지)
- 우리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지. 할부 좋아하다가 망한다고. 하루 커피 한 잔 값 아끼면 살 수 있다는 쇼핑호스트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
나는 투자에 재능이 없다. 여동생이랑 조카가 주식을 알려주긴 했는데, 계좌 개설까지 하고도 막상 주식에 발을 들여놓자니 두려웠다. 게다가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어리바리 몇 년이 흘렀는데도 알 수 없어서 아예 앱을 지워버렸다. 누구는 펀드도 가입해서 관리한다고 하고, 한참 코인이 대세일 때 많이 올라서 좋았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주변에서 다들 그렇게 투자를 하는데, 나에게 투자는 오르기에는 너무 높은 산이었던 거다. 투자는 포기하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누가 투자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말해도 잠깐 부러워하기만 했다. 내 능력 밖의 일에 미련을 두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이번 생에 부자가 되기는 틀렸나 봐. 역시 다시 태어나는 것 말고는 부자가 되는 방법이 없는 걸까? ㅠㅠ 참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불금의 치맥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 야심한 밤에 치킨을 주문하고 말았으니…. 이상하게도 그렇게 주문한 치킨을 맛있게 다 먹은 적도 없다. 항상 갈등하다가, 어김없이 주문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고.
포드 자동차 설립자 헨리 포드는 부자 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아라. 둘째는 부자와 결혼해라. 셋째는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저축하라.” 첫째와 둘째는 이번 생에 틀렸다. 난 앞으로 셋째에 집중하기로 했다. (47페이지)
경제신문사의 기자로 일하는 저자는 일찌감치 현실을 깨달았다. 어디 깨닫기만 했을까, 몸소 체험하며 아끼는 습관을 익혔다. 이 책 읽다 보면 어려울 게 없는 방법이었다. 근데, 왜 안 됐던 걸까? 소비습관을 바꾸면 되는데 그게 왜 쉽지 않은 거냔 말이다! (생각해보니, 오늘 낮에 덥다고 망고 스무디도 하나 마셨어. ㅠㅠ) 저자가 경험한 시행착오가 지금의 저자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에 보여주기 위한 소비를 일삼았고, 저축 하나 없이 오늘을 즐기며 살았다. 자기관리는 필수라며 이것저것 사들인 품목에 마음이 풍요로웠다. 하.지.만. 어느 날 급여통장에 찍힌 잔액 ‘0원’의 힘이란 무서웠다. 별수 없다. 소비습관을 바꾸는 것 말고는 저자가 통장 잔액을 지킬 방법이 없었다.
버는 재주가 없으니 짠테크로 살아남아야 했다. 저자의 시작도 그랬다. 투자하려면 종잣돈이 필요한데, 그 종잣돈 모으기가 쉽지 않았던 터였다. 게다가 저자 역시 일을 하는데 통장은 항상 ‘텅장’으로 머물러 있었다. 물론 통장 잔액이 바닥이 되는 이유는 다 있었다. 그걸 자신이 다스리지 못한 탓이 크겠지. 버는 돈 안에서 쓰고 저축하고 해야 하는데, 저축은 생각하지도 못할 일상에 익숙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아끼는 거였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금액으로 생활하면서, 물론 급여 일부분을 저축으로 먼저 분리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유롭게 먹는 점심은 기억에서 지우고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저녁은 어제 먹고 남긴 재료들로 직접 해서 먹을 것이다. 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 대신에 집에서 가져온 커피믹스로 대신한다. 출퇴근하면서 알뜰 교통카드로 교통비도 아낀다. 지출이 아예 없는 날도 만들어보자고 다짐한다. 저자의 하루 대부분이 이렇다. 하지만 돈을 한 푼도 안 쓴 날을 찾기는 어려울 테다. 우리의 일상이 그러하니까. 밥도 먹어야 하고 커피도 마셔야 한다. 필요한 문구도 사야 하고, 욕실에 다 쓴 샴푸도 채워 넣어야 한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숨 쉬는 모든 시간에 돈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아껴야 한다. 아끼고 또 아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저자가 아낀 만큼 모았냐고? 많이 모았더라. 3년 동안 아껴서 목표 자금 5천만 원을 모았단다. 대단하다. 그 흔한 투자에 눈 돌리지 않고 아끼고 모으면서 이뤄낸 성과였다. 저자가 괜히 아끼는 방법을 택한 게 아니다. 사실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 수익률을 계산해보니 가성비가 좋지 않은 재테크였다는 거다. 주식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노동을 고려했을 때,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방법이었다. 차라리 아끼는 게 더 이득이고 빠르겠다고 판단한 저자의 선택은 옳았다. 버는 재주가 없는데 괜히 투자로 스트레스까지 얹을 필요가 없었다. 아끼는 방법으로 당장 부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정신건강에 좋은 소비습관으로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택한 거다. 그럼 절약의 최대 적은 누구일까? 저자는 SNS를 줄이라고 말한다. 괜히 남들이 보여주는 거에 현혹되어 부러워하지 말라는 뜻일까. 신용카드로 쓰는 줄도 모르고 막 쓰는 걸 그만두고 현금으로 생활하는 법을 익힌다. 그의 하루 용돈은 현금 1만 원이다. 쓸데없이 새는 돈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가 팁으로 알려준 몇 가지 방법이 있다. 통신사 선택약정 할인(잊지 않고 꼬박꼬박 날짜 챙겨서 할인받고 있음), 기프티콘 할인가로 사거나 팔거나(이건 전에 몰랐는데 아주 꿀팁), 여러 가지 포인트 쌓는 법(커피믹스 박스의 캐쉬백 포인트 적립은 필수지), 카드 포인트 현금화하기(현금화해서 기뻐할 만큼의 카드 포인트가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챙기는 중), 전기세 아끼면서 에어컨 트는 법(3년 전에 에어컨 바꾸면서 오래 틀어놓는 습관 생김), 알뜰폰 사용도 추천, 매달 내는 OTT 구독료 더치페이하기(사실 이건 곧 변경될지도 몰라서 가슴이 조마조마), 소장할 필요가 없는 중고 책 팔아서 책테크(이건 나도 잘함. ^^), 잡기 구독료 아끼고 무료 전자책 잡지로 보기(와우~ 이거 이제 알았음. 정말 좋은 정보), 대중교통 이용할 때 알뜰 교통카드(이거 거의 1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데, 외출 필수템), 정부지원금 혜택 확인하기(찾아보면 많다. 내일배움카드도 몇 년 전에 알아서 지금 열심히 활용하는 중),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터디카페(청년에게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니 검색 필수), 아파트 세입자가 챙길 수 있는 ‘장기수선충당금’ 등, 찾아서 돌려받을 수 있는 게 많으니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버는 만큼 돈이 모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니 돈을 쓰는 일은 멈출 수 없다. 다만, 놀라운 투자 능력으로 손해 보지 않고 자산을 불리거나, 태어날 때부터 부자가 아니었다면, 저자의 방식으로 생활하는 것도 돈을 모으는 확실한 방법이 된다는 걸 알겠다. 짠 내 좀 나면 어떠냐, 그게 다 내 돈으로 모이는데. 식당에서 먹다가 남은 음식 싸가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다. 음식값을 냈으니 내 음식인 거고, 남긴 거 집에 가서 먹으니 환경도 보호하고 더 좋은 거 아닌가. 습관이 무섭다. 집 근처 음식점에서 가끔 수제비를 포장해와서 먹곤 하는데, 언젠가부터 포장비 1천 원을 내라고 하기에, 집에 가서 그릇 가져와서 포장했다. 며칠 사이에 음식값도 1천 원이 바로 올랐던데, 거기에 포장비까지 내려니 너무 아까웠다. 그 후로 그 집에 갈 때마다 집에서 그릇을 가져가서 포장해온다. 사장님도 포장 용기 낭비 안 하니 오히려 더 좋다고 하신다.
사실, 돈을 아끼려면 몸이 좀 부대껴야 한다. 내 몸이 조금 편하여지자면 돈을 더 쓰면 되는 일이기에, 그동안 나는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그렇게 돈을 썼던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장바구니나 텀블러 가방에 챙겨서 다니고, 준비하는 게 힘들어도 외식보다는 집에서의 한 끼를 챙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어나가는 돈을 생각하니, 그동안 얼마나 낭비하면서 살아왔는지 고개가 숙여진다. 저자의 짠테크가 목표 금액을 만들게 해주었듯이, 나도 생각하기만 했던 다짐을 다시 외치게 된다. 읽다 보면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가능하다. 내가 해봤던 것도 많은데, 이렇게 해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고 일상에 아무런 지장도 주지 않는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가뜨리지도 않는다. 한 개인의 삶을 완성하면서, 세상에 도움이 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이야기에 한 번쯤 귀 기울여도 좋은 일이다.
투자만으로 부자가 될 확신이 없다면, 종잣돈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똑똑한 소비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해보세요. 어렵지 않은 짠테크로, 모두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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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다가, 2년 전에 쓰다가 멈춘 가계부가 생각나서 책장에서 꺼내 봤다. 그때 일부러 노트로 된 가계부 쓰면서, 하루씩 한 달씩 내가 어디에 돈을 쓰고 어디에서 줄여야 하는지 많이 살펴보고 했던 게 기억났다. 그때의 습관을 다시 불러오고자 꺼내 봤는데, 이게 뭐냐! 가계부에 현금 30만 원과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이 떡 하니 끼워져 있더라. 그걸 보니 생각났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만 생활하다 보니 현금을 잘 안 가지고 다녔는데, 갑자기 현금 쓸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평소 30만 원 정도 가계부 속에 챙겨두었던 거다. 백화점 상품권은 현금화할 수 없는 포인트 모아서 교환한 건데, 그걸 잊고 있었네. 와우~ 이거 분명 내 돈인데, 내가 아끼고 모아서 만든 건데 왜 잊고 있었지? 암튼, 이 책 읽고 옛날 습관 다시 불러오고자 꺼낸 가계부에서 숨은 돈 찾았다. 결론은, 책을 많이 읽자! 숨은 계좌는 아니어도 숨은 돈은 찾아준다.
좀 길지만,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둔다. 저자가 재무상담을 받고 전문가에게 받은 조언이다. (197페이지)
먼저 상담원은 수입을 두 가지로 나누라고 조언했다. 바로 쓸 돈과 저축할 돈이다. 쓸 돈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비로소 저축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때 우리가 쓸 돈, 즉 지출은 총 세 가지로 구성된다. 바로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 비정기 지출이다. 상담원은 지출을 세 가지로 구분할 줄 알게 되면 쓸 돈에 대한 계획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지출을 구분할 줄 모르면 지출을 통제하고 계획하는 데 어려움을 계속해서 느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정지출 : 매달 같은 금액이 반복되는 지출로, 고정지출 비용은 개인마다 제각각이다. 고정지출이 많단 뜻은 내가 저축할 돈이 많지 않단 걸 의미한다. 따라서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이 얼마인지 파악하고 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정지출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지출에서 40%를 넘는 순간 저축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고정지출 비율은 낮을수록 좋다. 고정지출 비율이 낮을수록 저축할 수 있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동지출 : 매달 같은 비용이 나가는 고정지출과 달리 내가 쓰는 만큼 나가는 지출이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사 먹는 점심이나 간식 등을 변동지출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쓰는 만큼 나가기 때문에 고정지출과 달리 매달 금액이 달라진다.
비정기지출 : 고정지출, 변동지출과 달리 매달 발생하지 않는 비용이다. 보통 비정기지출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쓰는 지출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신발이나 가방을 비롯한 의복비, 전자제품, 의료비(병원, 영양제), 화장품, 여행, 경조사, 기념일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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