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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노엘
미치오 슈스케
북폴리오
성탄절과 연말을 앞두고 이맘때쯤 느끼는 왠지 모를 이런 기분은 어렸을 적과는 다르게
후회로 인해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 드는것 같습니다.
들뜬 마음과 약간의 무거운 마음으로 인해 마냥 쏘아버린 화살처럼 시간을 낭비하기엔
또 지나고 나면 후회로 남을것 같아 다음 해에 세우기로 한 계획들을 조금은 앞당겨 실행시켜보기도 합니다.
이맘 때, 나의 마음을 꼭 잡아줄 그리고 다독여줄 책.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만난 '노엘'
책으로 시작하고 책으로 마감하는 1년이란 시간은 제 손을 스쳐 지나간 많은 책들을 하나씩 떠올려보곤 합니다.
더욱 기억에 남을 만한 책들은 다시 한번 꺼내어 붙여둔 포스트잇 부분을 다시 한번 읽어 보기도 하고
책장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기도 하지요^^
이번에 만난 '노엘'은 스무살 때 읽었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이 문득 생각이 나더군요.
그떄도, 지금도 나라는 사람은 변하지 않았지만 나를 둘러싼 많은 상황들이 바뀐 현재.
이 두 소설은 그떄의 저와 오늘의 저에게 각각 다른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노엘>은 3가지의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 되고, 나중에는 하나로 합쳐지는 정말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구성을 담고 있는데요, 각각의 이야기들이 1년 동안 지친 마음들을
다독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나누어주는 것은 장난감도, 과자도, 돈도 아니에요.
장난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질리죠. 과자는 금세 없어지고요. 돈은 사람을 추하게 만들어요.
그런 것들은 사람에게 필요 없는, 전혀 필요 없는 것들이에요.
사람에게 정말 필요하고 정말 소중한 건 언제까지나 질리지 않는 뭔가. 언제까지나 없어지지 않는 뭔가.
그리고 자신이 이 세상에서 외톨이가 아니라고 믿게 해주는 뭔가예요.
만약 우리가 나누어주는 이 선물이 없다면 사람은 그저 태어났다가 죽는 생물에 지나지 않았겠죠.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자신만 살아남으려고 하는 생물에 불과했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모두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는 거예요. 우리가 나누어주는 이 선물에는 분명한 이름이 없어요. 이름 같은 건 필요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이걸 행복이나 사랑, 놀라움 혹은 기쁨이나 추억이라고 불러요.”
“하하하, 네 말이 맞다!”
산타 할아버지가 소리 높여 말했습니다. 금색 천사와 은색 천사는 깜짝 놀라 루돌프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산타 할아버지는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습니다.
“자, 자, 다시 한 번…… 메리 크리스마스!”
(/ p.83)
많은 소설이 그러하듯 <노엘>의 이야기 속 화자의 직업도 역시 작가 입니다.
어쩌면 미치오 슈스케 자신의 감정이 반영된 소설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요.
동화 작가 게이스케는 동창회참석 차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초등학교때 처음으로 이야기를 쓰게 해준 모티브가 되었던
'루돌프사슴코'의 멜로디가 들려오는데요, 아버지의 부재, 가난, 고생하시는 어머니, 그리고 친구들에게 받은 고통 속에서 게이스케는 야오이라는 친구와 함께 그림책을 꾸미며 게이스케의 삶을 살아내었습니다.
야오이와의 이성의 감정도 잠시 오해로 인해 절교를 하게 되고 갑자기 야오이가 생각난 게이스케는 야오이를 만나러 가다가 사고가 나게 됩니다. 이제는 어쩌면 세상과 마지막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순간 , 기적이라는 이름이 찾아오게 되죠.
고통과 번민이 가득 찬 세상속에서 기적이라는 단어는 유토피아적인 또는 실재하지 않는 이야기로 되어버린것 같은데,
다시한번 기적의 의미를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한다'라는 말이 가슴부터 먼져 느껴지는 이야기라 생각되었습니다.
성탄을 앞둔 지금, 기적의 의미를 그리고 우리의 삶을 한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었던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만의 짐들을 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노엘.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프랑스어이자 라틴어로는 '탄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 ,
어쩌면 감동을 주기 위한 이야기로서 목적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먼저드는 어른의 시선이 아닌
책이 주는 그대로의 ,스토리 속에 푹 빠져 읽고 싶은 마음으로 순백의 시선으로 읽으려 했던것 같습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고 살만하다' 라는 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책이면서
몇해 전부터 시작된 힐링의 열풍에서 올해의 마지막 힐링이 될 것 같은 느낌을 준 책.
<노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