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차별, 처벌 - 혐오와 불평등에 맞서는 법
이민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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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라고 합니다. 유럽에서 신분상의 이유, 종교적 믿음의 이유 등으로 갖가지 차별을 받던 사람들이 그를 피해 신대륙(그들의 입장에서)으로 이주해 온 것인데, 여기서도 먼저 와 기반을 잡은 사람들이 나중에 온 사람들을 차별했습니다. 하긴 동진(東晉) 시대에도 먼저 강남으로 온 귀족들이 나중에 온 세력을 차별한 예가 있으나, 미국 같은 경우에는 민족(남유럽), 인종(흑인)별 차별이 있으니 문제가 더 복잡합니다. 이런 미국에서 한국계 출신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지역의 검사직에 오르고, 현재는 차별금지법을 자신의 전문으로 삼아 활약하는 분이 있으니, 한국도 근래 집권 여당 중심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으니 그 주장을 경청할 만합니다. 


책 p30 이하에선 특히 흑인에 대한 차별, 학대가 아주 긴 시간 동안 이어진 미국의 역사에 대한 자성이 나옵니다. 우리도 흑인을 볼 때 "흑인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고 퉁치곤 하는데(요즘은 덜하죠), 백인이나 흑인들도 우리 나라에 와서 "한국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고 합니다. 어떤 인종적 특징이라는 게 분명히 있어서 누굴 봐도 그 특징만 보자고 작정을 하면 그리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반복 억제", "외집단 동일성 편향" 등의 용어를 들며 어느 인종, 민족이건 "타자로 규정한 집단"에 대해서는 이런 그릇된 인지적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반응이 명백히 잘못되었다는 걸 적어도 머리로 인식했다면, 제도와 의식의 개혁을 통해 이에 기인한 사회적 부조리가 반복 확산되는 걸 막을 필요가 있고 또 이런 것이 "문명 사회의 올바른 태도"입니다. 저자는 이 논의 중 "아싸와 인싸"라는 개념으로 독자를 쉽게 이해시키는데 이런 말을 알고 적절히 활용하는 걸 보면 한국 문화에도 밝은 것 같네요. 


이상하게도, 밀로스 포먼의 영화(그 이전 뮤지컬이 있었지만) <아마데우스>를 보면 분명 극중에서 못된 짓을 하는 빌런이지만 우리는 머리 에이브러햄이 열연한 살리에리 캐릭터에게 더 큰 공감을 보냅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절대적 평등, 상대적 평등, 기회의 평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독자인 제가 학부 시절 어느 교수님도, 과연 빈부의 차이만 불평등인가, 어떤 사람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서 유리한 경쟁을 하는데 그것은 불평등이 아닌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시더군요. 생각해 볼 거리가 분명히 맞지만, 반대로 "고작 DNA 추첨에 불과"하다며 솔직하지도 못한 폄하를 애써 과장되이 시도한다거나, 획기적인 기술이 발명되어 재능과 외모 모두를 평준화시킨 후에 새로 경쟁을 시작해야 된다는 식의 주장은 확실히 정신 나간 게 맞습니다. 


이어서 평등과 불평등에 대한 근원적 논의가 펼쳐집니다. 평등의 추구와 차별의 타파는 물론 중요하지만 애초에 이런 조치, 노력, 정책들이 무슨 목적을 위해 행해지는지도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미이있는 건 양성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에서 오히려 여성들의 이공계 진출 비율이, 높지가 않고 오히려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이네요.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따라서 보수가 후한 취업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진짜 선호와는 무관하게 진로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회가 여성에 대해 덜 차별적일수록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쪽으로 기운다는 겁니다. 여기서 저자는, 수학이나 공학에서 비교 우위를 보인다는 이유로 "남성이 우월하다"는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냐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집니다. 


외모로 인한 차별 대우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어떤 사람은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이 분야에서는 강점이 있다고 착각을 하는지, 유독 재능이나 다른 스펙, 학력사항에 대해서는 핏대를 올리다가 여기서는 너그러운 이중 잣대(축에도 못 낍니다만)를 적용합니다. 타인의 외모에 대한 호감 불호감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반응 영역이므로 설령 이것이 대단히 불합리하다 해도 근원적 해결이 매우 어렵죠. 문제는 이것이 사회 전체에 어떤 객관적 功利. 혹은 후생을 창출하느냐입니다. 솔직히 거의 없지 않겠습니까? 책에서는 최초로 열린 대통령 선거 토론의 경우 내용면에서는 이겼다고도 볼 수 있는 닉슨이, TV상에서는 초췌하게 보여 결국 판세 자체가 바뀐 예를 드는데, 사실 진보 진영에서 이런 걸 무슨 모범 사례로 드는 건 자가당착입니다. 닉슨이 진 이유는 정책 자체가 문제였다고 결론을 끌어가도 끌어가야 그게 맞는 거죠. 이미지메이킹은 세상을 사는 영리한 방법일 수는 있으나 진실과 정의의 영역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자는 최근에 벌어진 박나래 논란 등을 예로 들며(대중의 기억력은 참으로 못 믿을 것이라서, 저는 지금 저 논란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네요) 역시 독자의 이해를 돕는데 이런 것만 봐도 한국의 현실에 참 밝으신 분 같습니다. 


19세기만 해도 미국에서는 노예제 폐지론자들이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며 과격분자 취급을 받았을 겁니다. 지금 노예제라는 건 생각만 해도 혐오감이 치솟는, 인류 공의에 반하는 악행으로 이미 합의를 보지 않았습니까? 누가 생각해도 이성에 반하고 정의감을 모독하는 행태라면, 가능한 한 빨리 즉시, 전면적으로 폐지되는 게 맞습니다. 그 편이 모두를 위한 이익을 증진시키고 우리들의 양심도 올바른 방법으로 편안하게 만들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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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투자법 - 시장을 이긴 숨은 고수 11인의
잭 슈웨거 지음, 조성숙 옮김, 신진오 감수 / 리더스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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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에 투자해도 고수익은커녕 평균수익률도 올리기 버거워지는 게 현실입니다. 코인이다 부동산이다 해서 큰 이익을 거둔 이들도 있지만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기반한 투자는 투기와 구별이 어렵습니다. 갈수록 투자가 어려워지는 지금, 어떻게 해야 후회도 없고 결과도 만족스러운 투자가 가능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장 분석의 역사가 존재한 이래로, 분석 방법이란, 기술적 분석과 펀더멘털 분석 중 둘 중 하나를 쓰거나, 둘을 결합해서 쓰는 것이었다(p63)." 둘을 잘 섞어 쓰면 좋지 않겠냐고 막연하게들 짐작할 수 있지만, 책의 저 문장이 핵심입니다. 두 방법 중 하나만 쓰면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결과가 꼭 좋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기술적 분석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하는데 그런 분은 펀더멘털 분석에 남다른 통찰력과 노하우(그리고 지능)를 보유한 분입니다. 그런데 그분 역시 결과가 항상 좋았다고는 보기 어렵더군요.


또 기술적 분석은 아무 지식이나 통찰 없이 그저 차트만 보면 다인 줄 알지만(그래서 우습게 보지만) 여튼 이런 분들 중에 그 기술적 분석 기술 하나만으로 오래 버티는 분들도 있으니 결코 무시를 못 합니다. 어떤 분은 정말로, 차트만 볼 줄 알지 다른 지식(회계 관련 혹은 기업의 배경사 등)은 전무한 것처럼 보이더군요. 아 그럼 둘을 적절히 섞어 써야겠구나 하겠지만, 두 기법이 물과 기름 같은 관계처럼 보입니다.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투자 자체보다 두 기법의 배합 비율을 정하는 게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잘하시는 분들 중에는 두 기법을 분명, 둘 다 구사를 하면서도 수익률 높게 올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크리스 카밀로의 방법론을 특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미리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투자는 정말로 각각 저마다의 방법으로 하는 겁니다. 그런데 당사자가 아닌 관찰자로서의 이점을 지녔다고도 할 수 있는 우리 독자들은, 그 중 어느 방법을 무작정 따라할 게 아니라, 여러 투자자들의 방법 중 좋은 점만을 잘 따서 여러 장점을 취해야 할 듯합니다. 어떤 대가가 자신만의 방법을 설령 고스란히 가르쳐 준다고 해도, 그런 건 잘 따라한다 한들 결국 그 사람만 능숙히 할 수 있는 기법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지 아닌지는 당사자도 모르는 건데, 막상 따라해 보면 잘 안 될 때 우리는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절망할 게 아니라, 이런저런 걸 시도해 보면 역시 나한테만 잘 맞는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걸 골라내려면 가능한 한 여러 투자 대가들의 방법을 참조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 투자자들의 노하우를 한 권에 모아 놓은, 그것도 최신 트렌드를 담은 이런 책이 유익한 거죠. 크리스 카밀로의 방법 역시, 그 말을 잘 읽어 보면 펀더멘털과 기술적 방법 두 가지를 결국 잘 섞어 쓰는 기법입니다. 다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 그러면, 이들 방법 중 여럿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섞어 쓰면 결국 나만의 방법도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투자 결정은 짧은 한순간에 즉시 내려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한테 잘 맞는(오래 고민하지 않고 즉시 결정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 몸에 익히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피터 브렌트 같은 사람은 또 정반대입니다. 이분은 책에 나온 대로라면 철저히 차트만 보는 사람입니다. 사실 차트 보는 방법도 천차만별인데 어떤 사람은 감각적으로 차트를 분석하고 본능대로 결정해서 제법 큰 수익을 얻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수학과 엑셀 기법을 써 아주 보수적으로 매수하고 매도하여 레귤러한 수익(적다고 할 수 없는)을 거둡니다. 독자로서 저는 엘리엇 파동 같은, 고전 차트이론을 맹신하는 입장에 대해 회의적인데, 이를 창의적으로 실전 매매에 응용하는 건 또 천재의 영역입니다. 특히 이분은 광고업계에 종사하다가 트레이딩으로 전업한 아주 특이한 케이스인데, 광고가 대체로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영역임을 감안하면 그런 분이 보호용 스톱 걸기 같은 기술적 방법을 즐겨 쓴다는 건 역시 의외입니다. 그러나 역시 잘하는 분이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을 또 만들어내는 거죠.


"의견은 강하게, 홀드는 약하게" 참 역설적인데 여튼 이런 원칙은 스스로가 잘 지키는 건 누가 뭐랄 일이 아니지만 주위에서 (저분 하는 걸) 맹목적으로 따라하다간 큰일 날 것 같습니다. 의견이 강하다는 건 그만큼 결행을 할 때에는 확실한 근거를 갖고 해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로 "아 이건 아니다" 하는 확실한 징조가 보이면 괜히 (내 말에 책임을 지겠답시고) 미련 가질 게 아니라 바로 빼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 의견에 이상한 나르시즘을 갖고 집착하다간 딱 망하기 좋습니다. 주식 투자에서 어떤 절개(?) 같은 건 전혀 불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원칙이 없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바로 뺀다는 것도 자신만의 원칙 하에, 아 이건 빼야 된다고 생각하는 그 원칙에 따르는 거죠. 이분의 경우 이런 말을 하는데 "나쁜 트레이드가 있고 손실이 난 트레이드가 있다. 이 둘은 결코 같지 않다. 1년 후에 그 트레이드를 눈 바로 뜨고 리뷰할 수 있으면 그 트레이드는 손실이 났을망정 나쁜 트레이드는 아니다. 그러나 비록 이익이 났더라도 요행으로 올린 것이면 그건 나쁜 트레이드이다." 어떤 경우라 해도, 아 이렇게이렇게 해서 이런 결과가 났다는 사후 분석은 반드시 필요할 듯합니다. 일정 교훈을 못 도출하면 그 역시 나쁜 트레이드입니다. 


"거래일에도 CNBC를 봅니까? - 배경음악처럼 틀어 놓습니다." 이건 참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우리가 모든 정보를 다 내것으로 소화하여 투자에 반영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녹여 내어 투자를 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CNBC는 어렵지 않게 시청 가능하고 또 실제 보는 이들도 꽤 많습니다. 물론 국장 대비용으로 한경, 매경, 토마토, 서경, 머투, 이데일리 등을 "배경음악처럼(?)" 취향에 맞게 골라서 틀어놓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또 이런 방송은 장후 라이브도 있고 재방송도 잦기 때문에 리뷰용으로도 좋습니다.


"파벨 크레이치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개미도 성공 트레이더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성공한 개미들이 많이, 이미, 출현했고 개미가 성공하는 방법은 따로 있을 뿐더러 이제는 큰손의 농간에 놀아만 나는 힘없는 존재가 결코 아닙니다. 반대로 기관에서 오랜 동안 근무한 이들이라고 해도 퇴직 후에는 그저 개인일 뿐 어떤 큰 금액 운용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시장에 대한 통찰, 다양한 개인적 기법(모두가 아는 기법은 이미 기법이 아니죠)으로 살아남는 수밖에 없죠. 


"미국 국채 30년물은 얼마나 올랐습니까? 아 그 정도면, 영국 파운드화 거래보다 훨씬 나았겠네요. - 네 저는 파운드화보다 미국채 30년물이 훨씬 쉬워 보였습니다." 지금 질문자도 리처드 바그 씨의 의견에 동의를 하는 중이지만, 그래도 이 인터뷰에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뉘앙스는 "역시 투자라는 건 각자에게 쉬운 방법이 다 따로 있다"는 겁니다. 설령 더 큰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있었다고 해도,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훨씬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그 사람에게는) 고민이 소요된다면 그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닐 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낮습니다. 


암리트 살의 인터뷰에서는 갑자기 컴퓨터 전원이 나가 버린 최악의 사고가 거론됩니다. 몇 달 전에도 증권사 앱 오류나 서버 다운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드물지만 이런 불운도 간혹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법적으로 구제받을 길이 있으면 최대한 시도를 해 보되 너무 오래 멘탈에 담아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인드셋 역시 투자 실력의 일부입니다. 


마슨 파커는 본래 바이얼리니스트를 꿈꾸던 이인데 참 다재다능하기도 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 적용하여 아주 성공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평균회귀 방법에 대해서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셈"이라 하여 선호하지 않으려 했다는데, 역시 여기나 거기나 인식은 비슷한 듯합니다. 전업 트레이더가 과연 가능한가? 이런 분도 "가급적이면 기존 직장을 그만두지는 말라"고 합니다. 이런 점까지도 저는 전폭 공감이 됩니다만(인간미도 느껴지고요), 뭐 처한 입장은 누구나 다르니 그저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페이지에 200일 이동평균선 활용에 대해 짧은 코멘트가 있으니 (국장 미장 채권시장의 차이가 있을망정) 참고할 만한 유익한 충고라고 생각되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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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에듀윌 공인중개사 2차 실전모의고사 10회분 - 공인중개사법령 및 중개실무, 부동산공법, 부동산공시법, 부동산세법 2021 에듀윌 공인중개사 실전모의고사
임선정 외 지음 / 에듀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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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과목 대비 문제집도 매우 분량이 많았는데, 이 책은 2차의 4개 과목을 담았으니 당연히 더 두껍습니다. 휴대가 좀 힘들고 가격이 더 비싸다는 단점이 있으나, 장점이 그런 단점을 압도하는 책이므로 수험생 입장에서는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네요. 이 책은 ISBN 9791136010742(1차 과목 실전문제 10회분)의 자매편이며, 시리즈 전체의 장점에 대해서는 제가 쓴 그 책의 리뷰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p29의 1회 27번을 보면 답은 (4)인데, 사실상 취득가액이나 연부금액이 만약 확인액보다 작은 경우에는, 이런 취득자에게 혜택을 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높은 금액인 확인액이 기준이 되어야 하며, 따라서 답은 (4)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p35의 2회 7번을 보면 (2)가 답이고 여기서 선지는 양벌규정을 묻고 있는데요. 양벌규정이란 한 가지 행위로 행위자와 법인(혹은 대표자)가 모두 처벌 받는 경우를 말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아니라 일반 형법, 다른 형벌 규정이 있는 여러 법률에서 널리 발견됩니다. 선지에서 행위자인 甲은 당연히 처벌되지만 직접 행위잗자가 아닌 乙도 처벌이 되느냐가 핵심입니다. 이 점은 아마 수험생 상당수가, 개업 후 자신의 현실과 가깝다고 여겨서인지 대부분 수험생들이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벌금형의 경우 상당수가 양벌규정으로 처벌되지는 않는다는 점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p67에서 3회 53번을 보면 항상 이런 문제가 어려움을 수험생에게 안겨 주곤 하죠. 다른 선지는 다 맞아 보이는데 (5)에 보면 과연 이게 30/100인지 50/100인지 헷갈리는 게 보통입니다. 에듀윌 책은 문제집에서도, 해설 파트에서 기본서 원문, 혹은 법조항을 그대로 인용해 줘서 이거였는지 저거였는지 헷갈리던 수험생에게 원문 기억 환기를 확실히 해 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p111의 5회 1교시 26번 같은 걸 보면 계산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제 주변의 수험생들은 이런 걸 잘 푸십니다. 아마 본인이 개업하고 나서 당장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라서 기본서 공부할 때 더 집중들 해서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보통 월세에다가 100을 곱한다고 기계적으로 알고 있으나 p53의 해설에 나오듯이 보증금이 5천 미만이면 70만 곱합니다. 요율은 이 경우 0.5%이죠. 게다가 한도액까지 있으니.... 올해 수수료 관련 개정법이 통과되긴 했으나 이 법은 아직 발효하지 않았으므로 문제는 당연히 종전 규정에 의하여 풀이해야 하겠습니다. 


p171 7회 2교시 21번을 보면 저당권 말고 저당권"등기"에 대해 묻습니다. 한국에서는 변동 사항이 있으면 종전 사항을 말소하는 표시를 하게끔 실정법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따로 말소등기라고 부르죠. 따라서 (ㄴ)은 틀렸습니다. 또 저당권 관련 사항을 등기하는데 매각대금을 빼놓는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p209 9회 57번을 보면 환지처분에 관한 내용을 묻습니다. "환지"라는 게 토지 수용 등의 절차에서 원래의 땅과 다른 땅으로 소유자에게 나눠 주는 건데, 이것 관련 법규정이 매우 복잡하므로 우리 수험생들은 특히 꼼꼼히 공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4)가 답인데 여러 물권자는 폭 넓게 보호가 되며 임차권자가 현재는 물권자에 가깝게 두터운 보호를 받습니다만 이 경우에는 보호에서 제외되니 주의해서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 해설 파트를 보면 판례번호까지 정확히 인용되며 수험생들로 하여금 기본서를 두 번 세 번 찾는 수고를 덜어 주는 점이 참 마음에 듭니다. 1차 문제집처럼 이 책에도 OMR 실전용 시트가 함께 딸려 있습니다. 문제 페이지 하단에는 몇 회 몇 교시 문제인지 정확히 색인이 나와 있어서 1회 풀이 후 복습할 때 뒤로 넘겨 해답과 풀이를 빨리 찾을 수 있게 돕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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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R. R. 마틴 외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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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서 루이스 샤이너의 <포추나토의 길고 어두운 밤>을 보면 또다시 "조 매카시"가 언급됩니다. "그가 돌아왔어!" 확실히, 지난시절 증거도 없이 누군가를 지목하여 사상범이나 간첩으로 몰고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수법은 많은 이들에게 공포를 몰고 왔을 것입니다. 핵무기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인도 고대 서사시의 한 대목을 소감으로 인용하기도 했는데 2권 p101에는 칼리 유가라든가, 바마 카라 등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예전 TV 영화 <스피시즈 4>를 보면 외계인이 뛰어난 지적 능력을 발휘하여 손으로 두꺼운 책 표지를 쓱 스캔한 후 그 안에 든 지식을 모두 흡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포추나토의 "집중력"이 그런 구실을 합니다. 인간이란 종이 정해진 DNA 구조 속에서 아무리 옴치고 뛰어 봐야 그 높이의 한계란 분명합니다. 그러니 이런 상상 속에서 "더 적은 효율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없을지"를 꿈 꿔 보는 것이겠죠.


p199에는 일종의 언어 유희가 나오는데, 역주에도 나오지만 잉글랜드의 전통 민요 "스카버러 페어"의 한 구절입니다. 또 예전에 사이먼 & 가펑클이 이걸 불러 취입한 적도 있죠. p193에는 어느 할머니한테 가서 담뱃불을 빌리려는 러미의 모습이 묘사되는데 얼마 전 60대 할머니에게 몹쓸 짓을 한 10대 불량배들의 사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 2권은 조지 R R 마틴의 "막간"이 삽입되어 시리즈의 통일성을 더하며, 방금 인용한 여러 구절이 나오는 <땅속 깊은 곳에서>는 브라이언트와 하퍼의 공저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처럼 작가들의 개성이 다양한데, 작품은 마치 한 사람이 처음부터 단일한 기획 하에 집필한 것 같은 착각을 부릅니다. 이는 누구보다 조지 R R 마틴이 섬세하게 편집 개입을 한 덕이라고 짐작합니다. 1970년대 리버럴 진영과 젊은이들이 혐오했던 닉슨에 대한 언급이 작품에 수시로 나오며, 당대 히트작인 <대부>에 대한 allusion도 엿볼 수 있네요.


<꼭두각시>에 보면 기형적인 주민들이 우글거리는 거리, 빈민가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위생 조건이 불량하고 영양 공급이 불충분한 이들이 이런저런 질병에 걸려 안타까운 모습을 할 가능성이 높겠죠. 기형적인 주민이 우글거리는 장면이 나온 영화로는 폴 버호벤 감독의 <토탈 리콜> 같은 게 있는데 아마 그도 지금 이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수시로 묘사되는 공권력과의 내전과도 같은 갈등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스트걸, 맨해튼을 습격하다>를 보면 유독 볼드체로 강조된 대목이 많습니다. 작가가 단지 그 단어를 강조하고자 했던 의도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그 단어 속에 각별히 많은 의미를 부여하여 독자들에게 좀 더 많은 생각, 집중을 하고 넘어가라는 당부가 담겨 있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제니퍼는 여기서 크로이드보다 더 많은 활약을 하며, 앞서 언급한 <토털 리콜>에도 유독 여전사의 비중이 남자의 그것보다 큰데 SF 장르에서 이런 경향을 더 일찍부터 발전시킨 흔적이라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부록인 <와일드 카드 바이러스의 과학>은 짧으면서도 여태까지 이 시리즈의 방향성이 과연 무엇을 향했는지 잘 요약해 주는 또하나의 멋진 단편입니다. 이 기획은 확실히 정치적입니다. 정치를 떠나 작품의 올바른 해석이 불가능할 만큼이죠. 또한 이 기획에는 풍자가 살아 있습니다. 남녀차별, 빈부격차, 정치적 폭력 등은 그저 일상과 생업에만 집중하려는 모든 소시민을 어렵게 만듭니다. SF의 외피 안에 현실의 모순을 이처럼 생생히 담았다는 점에서도, 불확실성 그 자체를 운행 원리로 삼는 자본주의의 위태한 행보는 적나라하게 까발려집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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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세대 - 차세대 기부자들의 기부혁명 사랑의 열매 나눔총서 5
샤나 골드세커 외 지음, 신봉아 옮김, 노연희 감수 / 교유서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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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층을 가리켜 MZ세대라고 보통 부르는데 나이만 젊다고 세대 이름이 따로 붙는 게 아니라 그에 걸맞게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행동 양태의 특징이 나타나야 하겠습니다. 저자들은 신세대는 필란트로피, 즉 기부나 자선이나 사회 참여에 있어서도 이전과는 다른 특징이 드러난다고 주장합니다. <민주주의의 필란트로피>에서 과거와 현재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상 급여와 관계된 필란트로피가 어떤 양상을 보였는지 살폈다면, 이 책에서는 미래를 책임지는 세대라 할 젊은이들이 자신들만의 필란트로피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는지 중점적으로 고찰합니다.


아무래도 자선이나 기부는 그 본성상 "부자나 그 가족"에 의해 이뤄지는 게 더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돈이 없어도 재능이나 봉사, 노력을 기부할 수도 있고 그 역시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닙니다. 그러나 사회 현상, 제도를 통해 이뤄지는 필란트로피 중 주목을 받는 건 아무래도 금전을 통한 것이며, 이런 수단을 통하는 활동, 행동은 아무래도 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죠. 책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의 필란트로피는 그 이전과 확연히 다른 패턴을 보이며, 이를 "혁명"이라 부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일단 모바일 혁신을 통해 소셜 미디어가 큰 작용을 하는 쪽으로 사회가 급변했고, 스타트업 중 매우 짧은 시간에 성장을 이룬 기업들이 많은 덕에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된 이들"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관찰자들의 말을 빌려 "기부의 황금기"가 지금 도래한 상황이라고 평가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모바일 혁명과 급격한 사회 재편 덕에 부의 편차도 그만큼 심해졌고, 미국(한국도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은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빈부의 차가 심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부의 패턴 변화를 보면 우려는커녕 이 분야에서만큼은 희망의 싹이 보일 정도라고 하는데, 전체 7% 비중밖에 안 되는 백만장자 가구가, 기부에 있어서는 50%를 차지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 역시 불충분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적어도 부유층이 미국 역사상 이 정도만큼이나 많은 기부에 동참한 것도 역사적으로 드물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책의 제목은 "임팩트 세대"이며 그 주제는 "임팩트 혁명"입니다. 새로운 세대는 그 전 세대보다 더 많은 돈을 손에 쥔 이들이 늘어났고(그 전에는 이미 부자 지위를 지닌 부모, 조부모로부터 특별한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수준의 재산을 보유), 아무래도 돈이 있어야 누굴 돕는 기부가 가능한 만큼 이들이 전에 없던 수준으로 일단 기부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점도 놀랍지만, 이들은 어려운 이들들 돕는 방법에 있어서도 대단한 효율을 추구합니다. 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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