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로 했다 - 스타트업을 꿈꾸는 MZ들에게 아이돌 출신 스타트업 CEO가 말하는 창업 노하우
노영태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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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돈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해 보며 사는 것도 멋진 인생 같습니다. 자신의 재능이나 적성에 대해서도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자는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야 아 이 전공이 나하고 잘 맞지 않는구나 하고 느꼈다(p19)고 합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의외로 많은데 아무 문제 없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야 그 대학에서 운영하는 커리큘럼이 전혀 낯설어 보이고 졸업 후의 진로 역시 막막해서 도중에 그만두고 다른 길을 택한다든가 하는... 


취업 준비, 학점 관리, 자격증 취득 등 남들이 살벌하게 자신의 장래에 필요한 스펙을 갖춰 나갈 때 고작 UCC 활동을 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보는 이들도 주위에 많았다고 합니다(p26). 그러나 그때 열중했던 UCC 활동은 이후 저자가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큰 밑받침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책을 읽어 보면 마케팅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의 작품이 많은데 이 책 저자님 역시 p33에 잘 나오듯 광고 쪽에 일가견이 있었던 분입니다. 광고의 감각이란 건 일단 젊은 시절 젊은이들이 해 보고 싶은 걸 다 해 보고 놀아 봤다면 어디서 놀아 본 경력 빠지지 않는, 감각적으로 뛰어난 이들이 갖추는 건데, 확실히 감성으로 승부하는 요즘은 이런 경험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영역 불문하고 말입니다. 


메세나 프로젝트라는 게 있죠. 아무래도 프로젝트의 성격상 공익 요소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이 포인트를 정확히 짚고 여기서 큰 상을 받았는데 창업한 지 불과 2년만에 받은 상이며 쾌거였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저자는 중국의 가장 큰 쇼핑 시즌인 "광곤절" 행사에 참여하여 또 한 번의 성공을 거둡니다. 여기서 저자는 귀한 교훈을 얻는데 "나 자신의 한계를 내가 먼저 그으면 결국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p66)"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길성이 형이라는 분 도움을 크게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는데 이 이야기는 책 저 뒤 p139에 또 나옵니다. 


아무리 감각이 중요하다고 해도 사회에서 통용되는 법과 제도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협상 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사실 어음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나오는 판인데, 저자는 위험하게도 대금을 전자 어음으로 받겠다고 해 버린 것입니다. 앞에 "전자"가 붙어도 어음은 어음이라서, 계약상의 乙의 위치에 있는 자는 어음 때문에 골치를 썩일 수밖에 없죠. p81에는 이제 보증보험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어 돈 떼일 걱정 없이 "너무나도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BTS 글로벌 옥외광고, 2019 대학가요제, D사의 워커힐 파티 등등 저자분이 기획한 행사의 컬러 사진들이 pp.98~102에 나오는데 확실히 텍스트로 이러이러한 굵직한 행사를 책임졌다고 말로만 접하는 것보다, 이런 멋진 사진들과 함께 보는 게 이해도 빠르고, 이분이 한 일이 구체적으로 뭐였겠다라는 느낌이 팍팍 지면을 넘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p111 이하에는 광고 입찰 노하우가 나옵니다. 사실 이 책을 골라 읽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순전히 실용적 관점에서 이런 정보들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를 할 때 광고주가 대체 무슨 목적을 갖고 이걸 발주하려는 것인가, 이 점을 정확히 캐치해야 한다는 거죠. 광고주 입장에서도요, 인터뷰를 통해 꼼꼼하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회사라야 아 이 젊은이들이 책임감 갖고 일을 하는구나, 이런 안심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역시 사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소통입니다. 열심히 일만 하면 뭐하겠습니까. 광고주가 원했던 건 전혀 다른 것이어서 헛다리를 짚었다면 아무 소용 없죠. 


배민도 세계 유수의 회사에게 인수되면서 그 창업자의 성공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 저자분도 결국 자신의 회사가 상장회사와 멋진 결합을 이루면서 그 여정이 클라이맥스에 도달합니다(아직 젊은 분이긴 하지만). 우리는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서 그저 상장기업이라고 하면 그게 뭐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저자분은 겸허하고 솔직하게 "아, 상장기업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며 감탄을 표현합니다. 작은 성공이라도 내 손으로 직접 해 보려면 이처럼 이루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회사 대표는 돈 버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른 건 대표이사의 본분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지요.(p178)" 


직원들에게도 칭찬을 해 줘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나는 항상 긍정의 인간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작은 것에 집착하다 보니 부정적인 인간으로 바뀌고 있었다... 우리 자신도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이중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함께 반성할 일입니다. "지금부터 결정은 내가 한다. 나의 삶의 CEO는 바로 나다." 이 한 마디만 깊이 새기고 실천해도 바로 내일의 태양부터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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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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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남에게 인정 받고, 올곧고 무리 없는 삶을 살고 싶어합니다. 또 그렇게 살아온 모습이 자신의 외모로 드러나길 원합니다. 이 고전도 서두는 "그 남자"의 사진 여러 장을 둘러보는 주인공 화자의 목소리로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그 남자"의 얼굴을 평하면서 이런저런 느낌을 털어 놓습니다. 사실 이런 느낌은 "그 남자"의 어떤 객관적인 면모를 반영한다기보다, 결국 그런 느낌을 받고 털어 놓고 싶어하는 자기 자신의 관점, 세계관, 느낌, 처지 등에 대한 고백입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몇 곱절은 난해한 존재였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더군다나 이 사람처럼 기괴한 내면을 자아 안에 감추고, 또 그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이라며 은근 프라이드까지 간간이 드러내는 사람으로서는 여성이란 정말로 이해 못 할 난제였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회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성공적으로(여러 기준이 있겠으나) 마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공통점을 찾자면, 그들은 대체로 여성들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입니다. 여성을 잘 다루고, 여성에게서 공감을 많이 받는 상사람이 대개 자기 만족도까지도 높습니다. 그 반대가 바로 이 주인공 같은 인간, 아주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 친누나라고 생각해" "그럴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을 겁니다. 좀 뒤로 가서 p75에 보면 시부타의 숨겨 둔 자식으로 어느 점원 아이가 나오는데, 주인공은 바로 이 아이한테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느낀 것입니다. "제게 차가운 의지를 주시옵소서." 하고많은 소원 다 놔두고 구태여 이런 걸 신에게 비는 어린이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요? 이런 소원을, 어렸을 때 비는 아이일수록 정말로 커서 그런 사람이 되는 경향이 많더라구요. 이는 신이 그의 소원을 들어줘서라기보다(모르는 일이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성장 과정 내내 그 아이한테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성경을 잘못 읽은 거야. 그게 아니라면 상식도 지혜도 없는 거지."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담배는? 주사는? 약은? 이런 명사들은 비극일까요 아니면 희극일까요? 어떤 맥락에서 보느냐로 결론이 크게 달라짐은 자명합니다. "지금도 폐결핵인데, 균을 술로 죽인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한때나마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여겼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는 큰 착각이었고, 지금은 코로나라는 새로운 강적을 맞아 백신도 마음 못 놓고 맞는 고충이 있습니다. 균을 술로 죽인다니, 완전히 삶을 포기한 인생이라야 이런 자가당착 합리화를 시도할 수 있겠지요. 


"이제 내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그냥 지나갑니다." 어쩌면 안일과 퇴폐와 무기력의 극한을 달려야 이런 표백이 가능할 듯도 합니다. 우리를 아프게 하고, 혹은 환희에 가득차게하고, 때로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성격의 결함을 완전히 잊게 할 수 있는 체험은 어떤 것일까요? 이런 것만 절묘히 추출할 수 있어도 어차피 고해라는 인생 크게 마음 쓰며 시간을 지낼 일은 없을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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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신감 - AI와 코로나19에 녹다운된 나약한 우리를 위한 비장의 무기
임채엽 지음 / 라온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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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넘어[超] 초 자신감을 가지라는 충고, 아직 자신감도 채 갖지 못한 독자에겐 약간 무리일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그래도 책을 넘기면서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 오히려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한테 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내용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자신감을 가진 사람보다도 말입니다.


"나는 ~인 줄 알았다." 이 말은, 물론 아무것도 아직 못 갖춘 이들에게는 처음으로 소속감이나 정체성을 마련해 주겠지만, 나는 이 정도가 고작이라고 여겨 온 이들에게는 오히려 가능성을 가두는 규정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나는 이 이상은 못한다" 정도. 그런데 이 규정, 이 테두리를 처음으로 깨 보는 쾌감은, 몸소 이걸 겪어 보고 성취해 본 사람이라야 그 가치를 실감합니다. 알고 보니 내가 ~이런 것도 더 할 수 있었다! 이런 껍질이 깨어지는 "유월"을 겪어 봐야, 사람은 능력치건 인격의 성숙도이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실직이다. 휴학이다, 이런 건 당사자에게 큰 불안감을 줍니다. 여기서 한 번 단절되면 영영 커리어를 못 이어가는 것 아닌가. 이런 감정을 떠나서, 어디에 계속 소속되어 있다가 그 소속이 해제되면, 특히 한국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는 영 낙오가 된 느낌밖에 안 들죠. 그런데 저자는 이를 역발상으로 활용하여, 지금까지 흐트러지거나 미처 챙기지 못한 자신을 추스리는 릴랙스의 기회로 삼으라고 합니다. 잘되는 사람은 이런 기회조차도 최상으로 활용하여 온전한 포텐을 일일이 더 실현시키는 시간이 된다는 거죠.


아무리 기술이 능숙해도 현장에서 전혀 여태 겪어 보지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당황하는 게 당연합니다. 저자는 베테랑 건축사인데도 "아니, 이게 왜 이러지?" 같은 난감한 장애 요소를 시공 현장에서 자주 겪어 봤다고 합니다. 그럴 때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사람을 끝까지 패닉 상태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이를 능숙하게 극복하게 돕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나는 그 일을 정말 목숨 걸고 했을까?" 사람은 그저 자신이 해 오던 루틴에만 기댈 게 아니라,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다 짜내어 최선을 다할 줄 아는 결기가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서양 격언에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건 내가 아무리 애 써 봐야 안 되는 일이라고 자포자기하지 말고, 되는 범위 안에서라도 다 해 본다는 각오로 일단 일을 마쳐야 합니다. 


"만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온다" 이는 요절한 배우 제임스 딘의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왜 결과에만 그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사람은 확실히 무엇을 해 내는 과정, 꼭 결과가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다 해도 그 과정에서 내 능력의 한계도 넓혀 보고 주변의 인정도 얻어 내었다면 뭔가 마음이 뿌듯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근원적인 자신감도 확장하고, 내 일의 기술이나 통찰도 더 확장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자신감을 넘어선 초자신감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라고 이 책을 읽고나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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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의 덫
김명조 지음 / 문이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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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 범죄를 저질러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이가 있고, 바로 연결되는 특별한 보상이 없는데도 사명감이 더 크게 작용해서 그런 범죄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소설 가상의 주인공 유진하 형사 같은 사람이 바로 후자의 좋은 예입니다. 


택시 기사란 참 어려운 직업입니다. 손님을 한번 태우면 쉼 없는 수다를 이어간다거나, 필요없는 일에 주제넘게 간섭한다거나 하는 이들도 있지만, 혹시 손님한테 방해가 될까봐 그냥 침묵만 지키는 이들도 있고, 손님의 비매너(무의식 중에 한 일일 수도 있고)에 대해 짜증 내지 않고 점잖게 충고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비매너, 즉 토사물을 실내, 시트에 묻힌다든가 하는 아주 난감한 일이 있어도 어느 정도 감내하고 적정 비용만 청구하는 분도 있죠. p64에서 그런 택시기사분이 한 사람 등장하는데 너무 술냄새, 혹은 다른 냄새가 진동을 하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편으로, 결말까지 다 읽고 나면 이 역시 작은 암시가 되었다는 생각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미현은 선효에게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씨는 사윗감으로 그가 영 마뜩지 않습니다. 몽둥이까지 휘둘렀다니 말 다한 셈입니다. 이 대목은 제가 읽으면서 과연 사건 전개, 앞선 미스테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의아하기도 했습니다만... 세상에는 아주 작은 단서, 혹은 예상치 못하게 벌여 놓은 일 하나가 커다란 나비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고 또 실제로 그대로 되는 일도 매우 잦습니다. 세상사가 그래서 재미있는 지도 모르죠.


예전 사극을 보면 상민들은 양반네 일을 돕고도 제때 삯을 못 받는다든가, 억울하게 값을 후려친다거나 하는 일이 많았다고 나옵니다. 서양 법제사가 "신분에서 계약으로"라는 말로도 요약되지만, 요즘은 아무리 일을 시켜도 돈은 주고 계약을 종료하는 게 룰입니다. 진하가 진술을 받는 구자길 같은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억울한 일을 겪고 수모를 받아도 악착 같이 일을 해서, 말 그대로 개 같이 벌고 정승 같이 사는 게 해방 이후 한국인들의 모토였을지 모릅니다. 장 회장의 장례식장을 때려 부순 건 이런 기초적인 상식도 통하지 않는 지독한 인간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유진하는 "그래도 심했다"고 말하지만(공권력 집행자로서 당연한 반응이지만) 그래도 우리 독자들은 왠지 이런 사람에게 더 동정이 갑니다. 


신 부장은 말합니다. "나는 검사 이전에 시인의 시각으로 범죄를 살펴 보곤 해요." 시인의 시각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요? 세상이 마땅히 갖춰야 할 질서가 있고 그에 따라 운행하지 않는 건 일단 의심의 눈길을 주고 보아야 한다는 뜻일까요? 검사로서 잔뼈가 굵은 그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유진하의 근성과 성실성, 집요함, 탁월한 "감" 등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동전화번호". 참 요즘은 귀에 설게 들리는 말입니다. 그냥 폰 번호라든가 번호라고만 해도 유선전화가 사무실 말고는 거의 없는 요즘 다 알아 듣죠. 예전에는 집 전화가 보통이고 "이동전화"를 드물게 소지했던 때라 저런 말이 널리 통했고 말입니다. 아무튼 이 대목에서 사건은 그 해결을 향해 내리막길을 급하게 달려갑니다. 범인을 예상한 독자도 있을 테고 한 방 먹었다 싶은 독자도 있겠지만, 여튼 세상사는 매번 뻔하게 굴러가는 듯해도 때로 뜻밖의 지점에서 반전을 마련하는 법입니다. 결국 정의가 승리하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해서 좋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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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현장! 부동산에 미치다 - 부린이를 위한 특급 투자 비법
이성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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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이론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반드시 현장의 감각이 뒷받침되어야 목표한 대로 이익을 거둘 수 있겠습니다. 현장 투자 경험 17년차라는 저자의 감과 식견이 그대로 반영된 책이라서 다 읽고 나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량 앞에는 장사 없다." 2008년만 해도 아파트 값은 오히려 자꾸 떨어져서 문제였으며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분양가, 반대로 계속 커지는 대출금 상환 때문에 삶의 의욕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책 p55에는 이른바 "엘리트파"를 당시에 겪은 이들이 물량 공세의 무서움을 얼마나 잘 실감했을지 당시를 회상시킵니다. 저자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어야 진정한 투자이며, 사놓고 심장이 두근두근하면 (그건) 투기인 것이다." 우리들이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자 명언이 아닐 수 없네요. 


"정말 투자를 위해 절실한 사람은 점심식사도 빵이나 삼각김밥으로 때운다.(p75)"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 나의 스승이고 정보원이라는 가르침 뒤에 나오는 말입니다. 사실 인생의 많은 부분이 그러하지만 진실의 핵심은 책으로 배울 수가 없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사람을 부대끼고 대화를 나눠 보고, 그 원색적인 감정을 그대로 공유해 봐야, 아 이래야 돈이 벌리고 물건이 눈에 보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부동산) 소장님도 사람이다. 진심으로 대해 보라." 이른바 소프트 스킬이라는 게 능해야만 현장의 알짜 정보가 수월하게 습득이 되는 것이겠다 싶더군요. 이렇게 소장님하고 친해지라는 충고는 책 p24에도 나왔습니다. 한번 면박을 당해도 기운을 다시 차리고 다음 부동산중개소로 갈 수 있는 강한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결혼 상대를 소개는 받을 수 있지만, 결혼 여부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데서 소개를 받아도 호재, 악재, 입지, 투자금 등은 내 자신이 직접 따져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소개를 하는 사람은 대개 나쁜 건 숨기고 좋은 점만 부풀려서 말하기 일쑤인데, 그저 말솜씨에 넘어가거나 사람이 믿을 만하여 덜컥 경솔하게 구매하는 건 나중에 큰 후회를 낳습니다. "호재, 악재, 입지, 투자금" 등의 조건이 어떤지 판단하려면 먼저 이런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겠죠. 책 말고도 참고할 사이트는 밸류맵, 호갱노노, 부동산지인, 행안부, 대법원 경매 사이트 등을 수시로 드나들라고 합니다. 이런 사이트를 "(발품이 아닌) 손품 파는 사이트"라고저자는 부릅니다. 이 역시 공부가 먼저 되어 있어야 해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이 눈에 잘 들어올 것 같습니다. 


"돈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사기꾼들이 득실거린다.(p122)" 저자는 또 "태권도도 노란띠일 때 겁이 없는 법"이며, 돈 냄새 풍기는 곳에서는 항상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체크를 하라고 합니다. 방심하여 "내가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착각)할 때 큰 사고를 치든지, 피 같은 종잣돈이 묶이게 된다"고 합니다. "공실 기법"이라는 것도 있는데, 매매가격은 상승하고 전세가가 하락할 시에는 만약 임대를 주면 매도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고 합니다. 이때 공실을 그냥 유지하고 추이를 지켜 보다 가장 높은 가격으로 전세를 주든지 하라고 하는데, 초보자들은 쉽게 할 수 없는 기법이라고 하네요. "초보자는 오늘 사는 게 가장 싸게 사는 거지만, 고수는 언제나 원하는 때에 싸게 사고 비싸게 팔 수 있다."


부동산은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는 게 매우 중요한데, 임기응변을 잘 발휘하라고 합니다. 사진을 찍는 걸 꺼려하면(보통 집주인보다 임차인이 이걸 꺼린다고 하네요) 아내한테 보여 주려고 그런다는 등의 핑계를 적절히 대라는 거죠. 또 내부를 찍고 나서 물건의 주변 사진도 함께 찍어야 나중에 정리할 때 헷갈리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어플로는 에버노트라는 걸 추천하시네요. 


이 책은 후반부에서 구체적으로 저자분은 어떻게 현장을 답사했는지 구체적인 계획표를 보여 줍니다. 저는 천안 쪽에 특히 관심이 있어서 해당 파트를 아주 꼼꼼히 읽었는데, 역시 돈 버는 건 장난이 아닙니다. 이 정도 물적, 심적 준비가 꼼꼼하게 이뤄져야 부동산이든 뭐든 돈을 버는 것 아니겠습니까. "천안은 소비와 젊음의 도시다.(p178)" 또한 실거주하는 이들이 많고, 따라서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천안이 전철로 서울에 연결된다고는 하나 너무 멀죠. 또 현장을 처음부터 뛰면 누구나 낯설어할 테니, 내가 어렸을 때 놀던 곳, 어떤 추억이 있는 곳 중심으로 먼저 움직이면 나중에 현장 답사가 더 재미있어진다고도 합니다. 


현장의 부동산중개소를 찾을 때에도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 좋다고 합니다. 부부가 사이 좋게 같은 업을 영위하는 건 보기에도 좋으며, 이 외에도 부산에 소재한 인심 좋은 사장님한테 두 시간 넘게 좋은 강의를 들은 기억도 책에 나옵니다. 저자 같은 분에게 강의를 할 정도면 그야말로 부산에서 터를 잡고 오래 살아 온 부동산 고수라는 뜻이겠죠. 마린시티에 대해 마치 외국에 온 듯하다는 느낌도 털어 놓습니다. 


발품, 손품, 입품이 모두 필요한 게 부동산 매매이며 투자가 투기가 되지 않으려면 첫째, 둘째, 셋째 모두 공부가 그 비결입니다. 특히 부동산 공부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밟고(?) 익히는 감이 중요하며, 세상에 노력 없이 이뤄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점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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