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출제예상문제집 2차 부동산공시법령 - 제 32회 공인중개사 2차 시험 대비ㅣ기출지문 빈칸노트 제공 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출제예상문제집
홍승환.해커스 공인중개사시험 연구소 지음 / 해커스공인중개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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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목 역시 법조문 중심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출제범위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부동산등기법입니다. 전자는 과거에 지적(地籍)법으로 불리던 것입니다. 법도 법이지만 현재 이것 관련 정보를 이용하고 싶은 국민이라면 국토교통부에서 낸 앱을 이용하면 됩니다. 아주 잘 되어 있죠.

교재는 출제예상문제뿐 아니라 내용 요약도 되어 있습니다. 기본서로 어느 정도 내용 정리가 되었다면 빠른 속도로 내용 정리를 하고 그 후에 문제를 푸는 식으로 최종 정리를 할 일입니다.

p18에 지적과 등기가 잘 비교됩니다. 둘 다 물적편성주의를 취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러나 전자는 토지에 대해서만 커버하고, 후자는 건물+토지라는 점에서 다릅니다. 또 전자는 직권주의, 실질적 심사주의이며, 후자는 당사자 신청주의, 형식적 심사라는 점에서도 차이가 나죠.

p63에 보면 지적전산자료는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심사가 아니라 지자체장, 소유자 등이 신청하는 걸로 나옵니다. 다시 p18로 가 보면 지적은 직권주의, 등기는 당사자 신청주의라고 나오죠. 이 점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본래 법은 예외가 많습니다. 대원칙이 이러이러하다고 해서 세부사항까지 모두 그 원칙이 관철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것이며, 어설프게 수박 겉핥기로 공부한 사람이 우기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죠.


실제 땅 크기(혹은 1차원 거리)와 지도상의 거리 사이의 비율을 축척이라고 합니다. p89에는 이 사항이 잘 정리되었네요. 또 p88에는 "토지의 이동"에 대해 잘 나오는데 특히 돋움체로 강조한 부분이 최근 출제사항인 듯합니다. 이처럼, 이 책은 시험 기간 얼마 안 남기고 보는 책이므로(현재 기준 아직 접수까지 두어 주 남았지만) 특히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부동산등기법은 특히 예전부터 법무사(사법서사) 선발 시험의 핵심과목이었고 출제 유형이 다양하게 개발된 과목이라서 의외로 이 과목이 어렵다고 말하는 수험생도 있습니다. 특히 직권/당사자 신청의 양대별 규율을 잘 공부해 둬야 하겠습니다.


또 무슨 재판도 아니고 등기에 각하가 있느냐, 뭐 이럴 수 있으나 당사자 신청과 사적 권리관계를 규율하므로 얼마든지 가능은 합니다. 이건 일반 행정관서의 관할이 아니라 법원 소관이기도 한 게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점도 너무 암기 위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민사의 실제와 연관지어서,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지인에게 좀 묻든지, 아니면 교재의 인강과 연계해서 좀 입체적으로, 활동적으로 공부하면서 시험에 대비하는 게 필요할 듯합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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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해커스 산업안전 기사·산업기사 실기 [1권 : 필수이론+적중문제] + [2권 : 과년도 기출문제] - 전2권 - 최신 출제기준 및 개정법령 완벽 반영 + 산업안전 기사/산업기사 무료 동영상강의 + 10개년(2020년~2011년) 기출문제 수록
이성찬 지음 / 챔프스터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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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재는 실기시험 대비를 위한 책입니다. 필기 시험 대비 교재는 이 책의 자매편인 해커스의 책이 따로 있으므로 그곳을 참고하셔야 합니다. 실기 교재인 이 책, 또 필기 교재인 그 책도 모두 1권, 2권으로 다시 나눠졌고 랩으로 싸서 함께 판매 중입니다. 필기, 실기 교재 모두, 1권은 이론+적중 문제, 2권은 기출문제와 해설을 담은 구성입니다.


실기시험이라고 하면 도구를 가지고 작업을 하며 작업 능력을 측정하는 줄 알 수 있겠으나 산업안전 직렬은 실기 시험이 두 파트로 나뉩니다. 하나는 필답형이고 다른 하나는 작업형이죠. 이 중 필기형은 주관식 서술형 필기 시험이라고 보면 됩니다. 난이도는 적어도 다른 기사/산업기사 직렬에 비해 어렵지는 않습니다. 1차 필기시험 객관식 내용만 충실히 공부했다면 대부분 풀리는데 다만 주관식 서술형이라는 것뿐입니다.


작업형 시험도, 고사장에 들어가 컴퓨터에서 재생되는 영상을 본 후, 상황에 맞게 질문이 나오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서술하면 됩니다. 그러니 산업안전의 경우 말이 실기 시험이지 사실상 이것도 필기로 치는 거죠. 기본서 내용을 충실히 공부하는 게 자격증 취득을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래도 실기시험은 실기시험이라서 유형이 필기와는 매우 다릅니다. 이 책 p220을 보면 와이퍼로프의 꼬임이 그림과 함께 나옵니다. 필기 교재에도 설명이 있긴 합니다만 특히 2차 실기 출제 유형에 더 알맞게, 내용 설명도 더 2차에 맞춰서 해 놓고 있네요. 이런 점이, 특히 2차 실기면 실기, 해당 시험을 준비하는 데에 딱 맞춰서 설명이건 편집이건 해 놓았다는 게 해커스 교재의 큰 장점 같습니다. 제가 여러 교재를 실제로 본 결과, 작은 학원에서 낸 책은 오타도 많고 설명을 봐도 뭔 소리인지를 모르게 적어 놓은 게 많습니다. 안 그래도 내용 이해가 급한 판에, 설명이 요령부득이면 공부를 대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래서 특히 기사 책은 메이저 학원에서 나온 걸 봐야 합니다. 인강 연계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2차 실기 교재는 문제 위주로 된 걸 봐야 합니다. 그래도 수험생 본인이 이론이 부실하게 준비되었다거나, 더 2차에 최적화한 이론 정리가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책을 봐아죠. 이 책은 문제 설명도 잘 되어 있고, 그 문제 해설을 통해 기본서 이론 파트가 더 깊이 있게 이해되도록 배려한 게 티가 납니다. 공부하면서 무슨 속이 통쾌해지는 느낌이 있어야 공부하는 맛이 나죠.

1권은 실기 이론, 예상 문제, 2권은 기출 해설입니다. 인터넷에 무료로 풀린 이런저런 파일하고는 확실히 다른 게, 기출도 해커스가 해설이 좋습니다. 잘된 해설이라야 머리에 남아 있던 의문이 말끔히 해소가 됩니다. p211의 10번 해설을 보면, 열압박지수, 작업지속시간 공식(모두 외워야 합니다), 이런 걸 문제에 딱 맞게 적용시켜서, 아 이 공식을 이렇게 써먹는 거구나 하고 비로소 이해가 되게 하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교재는 나의 궁금증을 해결을 해 주는 교재라야만 하죠. 사실 요즘은 기사 아니라 산업기사도 요령 위주로 해서는 힘듭니다. 기사책을 보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과락사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실기는 더하죠.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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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의 이름은
조진주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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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는 모두 아홉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습니다.

<침묵의 벽>은 외부의 소음이 모두 차단되고, 귀에 들리는 건 오직 나의 숨소리뿐일 때 비로소 시작되는 자각과 충격에 대해 다룹니다. 정한영이라는 여성 연출가가 교통 사고 차량 안에서 숨을 거두었는데, 동승했던 다른 남자, 즉 박은규가 살인 용의자로 몰립니다. 망자가 교통 사고 이전 어떤 타박상을 입어 의식불명이 이미 빠졌었고, 따라서 교통 사고는 은규라는 이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벌인 자작극이라는 의심을 받게 된 겁니다. 여기서 은규, 또 그의 누이 은정이 어린 시절 심한 가정 폭력을 겪었음이 드러납니다. 정한영의 유가족과 그녀의 생전 애인은 박은규를 살인자로 이미 지목하고 나섰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일>에는 크게 두 사건이 나옵니다. 하나는 동수 씨라는 학원 강사가 학원장을 폭행한 일인데, 이분은 자신의 이해 관계 때문에 아니라 다른 신입 강사에게 원장이 가한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다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평소에 상당수 교사들에게 약간은 밉상이었던 뚱뚱한 여학생 현지에게 노성태라는 교사가 모욕적인 말을 한 사건입니다. 학교에는 정규로 채용된, 신분이 보장된 교사가 있는가 하면, 이 단편의 1인칭 화자처럼 기간제 교사가 있죠. 주인공은 현지가 솔직히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다거나 자신까지 나설 일이 아니라 보아 서명에 불참하려 했으나 학생 현지는 뜻밖의 오해를 합니다. 그리고 동참하라는 말을 하며 꺼낸 어구가 "(자신의 행동이)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란 거죠. 현지는 자신을 위해 일을 벌였으나 동수 씨의 부인 은지 씨는 남편이라는 다른 매개를 사이에 하나 두고 "모두를 위한 일"을 은지보다는 덜한 확신으로 이어갑니다.

<란딩구바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어느 작품(p85)의 한 구절에서 따온 말입니다. 무슨 뜻인지는 소설 마지막(무서움)에 나옵니다. 젊었을 때는 일어 번역을 했고 저 작품이 2018년작인 걸로 봐서 최근까지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분인데 현재는 케이크 배달을 하십니다. 물론 케이크만 전문으로 배달하는 건 아니고 우리가 잘 아는 라이더 알바를 하시는 중인 듯합니다. 이 과정에서 못된 놈들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조숙한 어린 소녀를 만나기도 하는데 아이와의 대화를 보고 비로소 우리 독자는 주인공 박정옥이 노인임을 눈치챕니다. 성함을 보고 더 빨리 알았어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결말이 충격이니 찬찬히들 읽었으면 합니다.

꾸미는 해주씨가 키우던 고슴도치의 이름입니다. 어느날 이 반려동물이 죽었는데 해주는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분명 자연사가 아닌데 범인도 못 잡고 이 슬프고 충격적인 일에 대해 누구한테 책임도 못 물으니(1인칭 화자인 친구 선화씨 탓도 했습니다), 이 일이 자신에게 몇 년이 지나도 좌절감, 위축감을 느끼게 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럼 결국 꾸미의 죽음은 하나의 핑계가 될 뿐 아닐까요? 단추라는 엄청난(?) 단서를 발견한 후 결국 술 한 잔 걸치고 해주는 최 대리를 찾아가는데...

소녀 주화영은 어려서부터 노래가 꿈이었으나 기대만큼 재능이 꽃피지 못했고 가세도 기울어 갔습니다. 첫째 꿈을 접고 펑키파니라는 록밴드의 리드보컬의이 되었을 때 그녀의 이름은 레나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낸시, 코트니 등으로 이름이 바뀔 때마다 그녀의 인생은 크고작은 전기를 맞았습니다. 코트니는 커트 코베인을 죽인 걸로 의심 받던 코트니 러브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이제 인생의 마지막 변신으로 트롯 가수 연주황이 된 그녀는 우스꽝스러운 계기로 그런 예명을 사장으로부터 얻고, 소설 초반의 수수께끼 같은 사건에 이어 아주 비극적인 사고를 겪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고 때문에 OOO나 한 게 아니고, 적어도 약간은 먼저 그렇게 되어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다시....

어린 시절에 묘한 사건으로 만났던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약간은 난감한 관계 속에서 다시 조우합니다. 우리 누구에게나 삭제 폴더 같은 존재, 사람, 사건 같은 게 있습니다. 그런 건 누구나 가질 권리가 있고 또 나름 능숙하게 할 줄도 알아야 상처를 덜 받고 야무지게 제 이익을 챙기는 거죠. "너 그때 OO 때린 일 생각 안 나?" 누군가는 분명히 기억하는 일을 누군가는 정반대로 왜곡하면서도 딴에는 철석같이 진실로 여깁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자매나 쌍둥이로 착각되는 아이들도 한 반에 몇은 꼭 있었고 선생님도 쉬운 구별을 위해 별명을 붙여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정작 소 닭 보듯 하는 일도 잦은데... 소희와 소정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너랑은 그저 좀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싶어." 그새 둘 사이, 혹은 각각의 삶에는 많은 일들이 이미 벌어졌던 것입니다.

자매라고 해도 성격, 식성 등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난감한 건 보통 부모님이죠. "내 몸에서 분홍색 모래가 쏟아지는 꿈이었다. 흩어지는 모래를 보며 어쩌면 조금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꿈에서 쏟는 눈물은 대개 자기 연민애서 비롯한 게 많죠.

아직은 약간 젊은 듯한 고모와 그녀의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그저 평범한 시어머니는 아니었습니다. 이해할 수없는 건 오히려 고모이고, 지독한 일도 시간이 지나면 질끈 눈을 감아 넘어갈 수 있으니 지레 포기하지는 않아도 되겠죠.

아홉 편의 단편은 생경한 듯 하면서도 친근한데, 낯선 불편함처럼 느껴지는 대목도 사실 우리가 여태 꾹꾹 눌러왔던 어떤 두려움, 비겁 등을 수면 위로 끌고 와 되새기게 만들어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개운하면서도 찜찜하기도 한 이 맛은 무엇일지.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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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빛이 된 당신을 마음에 담습니다 - 사랑하는 안석배 기자에게 보내는 고마움의 편지들
장용석.이인열 외 76명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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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년 전인 2020년 6월 타계한 고 안석배 기자님에게 보내는 같은 회사 선배, 동료, 후배 기자분들의 찬사, 회고, 고백, 오열, 애도 등을 담은 책입니다. 어떤 분야에서건 열정을 불 사르며 직무에 몰입하던 분을 먼저 떠나보내는 사우(社友)들의 마음은 비장하고 안타깝기 마련입니다. 안 기자님처럼 이리 폭 넓게, 남은 이들로부터 따뜻하고 열렬하며 진정성 가득하게 기억되는 분이라면 진정 한 세상 제대로 살고 제대로 죽음에 면했다는 높은 평가를 들어 마땅할 것 같습니다.

물론 동료 기자분들만의 회고를 실은 건 아니고, 생전에 그가 교육 전문 기자였던 만큼 이주호 전 교육부장관, 염재호 전 고대 총장, 감경범 교수, 야스오미 교수 등의 추모글도 실려 있습니다. 가족분들의 안타깝고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을 담은 글 세 편도 실렸는데, 고인의 외조카분,  여동생분, 그리고 형님의 절절한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책 끝에는 고인의 인생 각 국면을 담은 사진들도, 흑백은 흑백대로 컬러는 컬러대로, 생각보다 많은 수가 실렸습니다.

특히 해당 신문사에 합격했던 응시표 사진, 연대 졸업 당시에 친구분들과 함께 찍은 사진, 가족분들의 반듯하고 화목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특히 독자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자로서 그가 남긴 명문이 지면에 실린 모습을 담은 사진도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해당 신문을 평소에 아주 열독하지는 않았고 교육 분야에서 얼마나 높은 식견을 보이셨는지 미리 캐치할 만큼 큰 관심도 없었기에 (좀 부끄럽게도)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아 그러셨던가" 하며 고개를 간간이 끄덕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주변의 지인들한테 이처럼이나 뜨겁게 기억될 수 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보람 가득하고 존경스러운 삶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훈 논설위원은 "티오를 받아내는 것, 지면을 확보하는 것 등이 다 녹록지 않았다. 교육 현장에서 그의 존재감은 발군이었다. 어느 기자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교육계 인맥을 독보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다... 흥분한 상황에서도 조근조근 설득하는 그의 화법은 옆에서 듣는 사람마저도 감탄하게 했다... 화를 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그를 회고합니다.

"다들 아는 것처럼 우리는 선배한테 님자를 붙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은 나도 안 부장도 조금 흥분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 2018년 9월 그가 논설위원에서 사회정책부 부장으로 발령났을 때 그 자리에서 탄성을 지를 만큼 기뻤다" 이는 김광일 논설위원의 회고입니다.

"잘생긴 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정했던 형은 함께 어울리면서 늘 뿌듯했던 친구이기도 했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형과 어울리는 나를 과하게 평가했겠어요." 이는 한현우 문화전문기자의 말입니다. p49에는 논설위원 야구 경기 단체 관람 사진이 나오는데 (구) SK 와이번스의 팬들이신지 모르겠네요.

"환자복 차림에도 석배는 품위가 있었다. 멋진 외모, 기품 있는 스타일, 온화한 성격... 이 친구야말로 혹독한 근무 여건 속의 사스마와리들이 비빌 언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최보식 선임기자의 말입니다. 사츠마와리는 한자로 察番이라는 것으로, 초년생 사회부 기자들이 번갈아 경찰서에서 번을 서다시피하며 취재하는 걸 가리킨다고 들었습니다. 기자라고 하면 젊은 시절부터 막강한 파워를 휘두르는 것만 같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쁜 여건 속에서도 품위를 지켰던 선배라야 이후 후배들에게 든든한 그늘이 되어 줄 수 있겠다는 점도 확인이 가능했네요.

"회사에 대한 세무사찰과 그에 따른 사주 구속의 여파로 상당수의 검찰 간부들이 (해당 신문사) 기자들을 기피하던 시절이었지만, 귀하를 무시한 검사는 단 한 명도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단정한 외모에 글로벌 스탠다드 매너,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풍기던 귀하를 무시하면 큰일나겠다 싶었겠죠." 이는 정권현 선임기자의 회고인데 참 어떻게 직장 생활을 하고 인간 관계를 꾸려 나가면 이런 평가를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저 일이 2002년이었다는데 고인의 연령 34세였을 때이니 아직 젊다면 젊은 기자이셨겠네요. 하긴 고인의 향년 53세는 젊은 나이가 어디 아니겠습니까. 당시에 어떤 야당 국회의원이 "공산주의식 세무조사"라 비판했던 기억도 들고, 라이벌 타 신문사 사주의 부인이 투신자살했던 기억도 그러고보니 있습니다.

"술자리는 사람의 품격을 보여 준다고 하지. 하지만 너에게는 신사의 품격만 보였어. 입시생을 둔 부모들이 한 번쯤 만나보고 싶어하는 기자, 그게 너였어. 후배였지만 반듯한 너를 항상 마음속 깊이 존경했었다." 이것은 윤정호 티조 보도본부 부본부장의 말입니다.

2부에서는 제 생각에 가장 값진 기록들이 이어집니다. 정말로 어렸을 때 친했던 친구들(전교 1, 2등을 다툰)이, 커서도 명문대에 진학하고, 사회 저명인사가 되어 다시 만나는 건 뜻깊고도 감동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초등생 시절의 개성, 개인사, 이런 걸 성인이 되어서도 고스란히 기억하고 현재의 모습에 비추어 각자의 성장을 가늠하고... 이런 관계가 진정한 친구의 교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이렇게 친교를 나눈 친구들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독자인 저하고야 전혀 관계 없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가슴이 벅찼습니다. 이렇게 산 분이니 동료들한테 그렇게나 칭송을 듣는 것 아니겠습니까. p87에 나온 사진도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어릴 적 애늙은이가 이제서야 물을 만났구나 싶었다. 그래서 보기 좋았고 이런 친구를 둔 내가 복이 많구나 여겼다." 정규철이란 벗의 회고입니다. 이런 말에도 어린 시절의 인상과 기억이 성인의 그것과 탄탄한 연속선상에 놓여 있는 게 확연히 보입니다. 반대로 이런 지점들이 불연속적이고 단절된 게 많은 인간일수록 영혼이 타락했다고 봐야 하죠. 또 "어릴 적 애늙은이"라는 게, 어려서부터도 그만큼 많은 책을 읽고 사색을 했다는 소립니다. 그런 사람이라야 술자리 매너도 중후하고 인격도 뻬어나며 이른바 신사의 품격을 풍길 수 있는 거죠. 인상도 나쁘고 언행도 거친 자가 자칭 신사라고 떠들고 다니는 가관과는 대조될 뿐입니다.

이 독후감 앞에서도 말했지만 독자로서 저는 해당 신문을 그리 열독한 편도 아니었고 공력 깊은 어느 언론인의 기사를 꾸준히 찾아보며 아 이 분야를 진정 꿰뚫는 분이시다, 이런 느낌을 스스로 정리했을 만큼의 진지한 독자도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책을 평가할 자격도 없죠.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 어쩌면 한 사람이 이렇게나 직장 선배, 후배, 동료 들에게 일치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또 어려서부터 그가 크게 될 걸 알고 배울 점을 찾아 배우던 친구들을 여럿 곁에 둘 수 있었는지, 이런 점을 그 진정성 뚝뚝 흐르는 회고를 읽고 고인이 가신 지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아 한국에 이런 큰 사람이 있었구나" 하고 알게 된 체험 그 자체가 보람되고 뿌듯합니다. 생을 올바르고 보람되게 산 분은 이처럼 전혀 연이 없고 끝까지 한 줌의 매우 미약한 교차점도 없을 뻔했던 어느 미미한 독자에게도 이처럼 감동을 주고 떠나는 법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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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안아준다는 것 - 말 못 하고 혼자 감당해야 할 때 힘이 되는 그림책 심리상담
김영아 지음, 달콩(서은숙) 그림 / 마음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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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크건 작건 상처를 받습니다. 이 상처는 어떤 방식으로든 치유가 되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내 상처를 좀 힐링해 줬으면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듭니다. 하지만 그런 도움은 쉽게, 누구에게서나 받기가 매우 힘듭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저마다 지울 수 없는 한 아이가 살고 있다.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에 나오는 오스카처럼 성장을 멈추어 버린 아이, 그래서 어린아이의 시선과 두려움과 공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사는 아이.(p28)"

저자는 한 내담자의 사연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딜레마를 만납니다.

- 사랑해서 결혼하는 게 맞는가, 아니면 결혼 후에 사랑을 키워 가는 것이 맞는가?

여튼 저자와 그 내담자분이 얻은 답은 후자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내 부모님이 내게 준 사랑은 결코 찌질하지 않다, 그 이후에 겪은 사랑과 체험 또한 결코 찌질한 게 아니었다, 이 정도가 두 분이 얻은 꽤 큰 깨달음의 요지였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받은 사랑, 또 지금까지 겪고 느껴 온 체험 등은 모두 찌질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걸 내심으로 찌질하다고 여길 때, 그 체험이나 당사자의 그릇, 인간됨은 의문의 여지 없이 정말로 찌질한 게 되어 버리는 듯합니다. 자기 기만, 과장, 허위에 빠지자는 게 아니라, 얕은 체험으로부터도 깊은 감성을 뽑아내는 게 내 생을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길이란 뜻입니다.

p49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나를 가로막을 수 있는 사람이 오직 나뿐이듯이, 나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오직 나뿐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열정순이다.(p67)"

저자의 말씀대로,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은 그게 무슨 일이든 가치있고 아름답게 만드는 듯합니다. 일의 성질이 원래 그러하여서가 아니라, 그 일에 종사하는 이가 일의 천하고 귀함을 그 투입하는 열정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아닐지요.

"내 삶이 내 삶이 아니라 누군가가 세워놓고 닦아 놓은 목표를 따라 길을 내놓은 데로 가기만 하면 되니 일정 정도 편해서 타협해 버린 것이다. 이런 세대들이 사회 곳곳에서 주체가 되어 생활하며, 자기 표상과 대상 표상이 어그러진 채 심각한 징후들을 보여 주고 있다.(p98)"

어찌보면 무서운 일입니다.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책임을 지고 주인의식을 가지며 살아야 합니다. 일정 연령이 넘으면 자연스럽게 리더가 되고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진로와 역량까지도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일생 내내 성장을 거부한 타율적, 유아적 마인드에 머문 거죠. 이런 사람들이 알아서 조직으로부터 도태되기라도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지를 못하니 조직과 공동체 전체가 와해의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도전을 해서 실패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 자체를 않는 게 진정 부끄러운 것이라고요. 저자는 말합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을 믿는 일이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건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p101)"

안타까운 일이지만 군대에서는 관심사병이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군이라는 조직은 철의 규율로 움직입니다. 한국의 남성들은 신체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일정 기간 동안 병역의 의무를 마쳐야만 합니다. 그래서 군의 체질에 적합하건 그렇지 않건 의무적으로 징집이 되는데, 절대 다수가 군 질서에 잘 적응하지만 간혹 그렇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아마 저자께서는 이런 관심사병들과 상담을 하셨나 봅니다. 정말 뜻 깊고, 또 감사한 일을 해 주셨다고 생각되네요.

한번 관심사병으로 낙인 찍힌 그들의 낙담과 열패감이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은 입대 전에도 일정 부분 문제를 안고 들어온 이들입니다만, 군 생활 중 다른 전우들처럼 무난한 적응을 이루지 못하고 "불편한 관심의 대상"으로 찍혔다는 자체가 더 큰 수치심을 부르는 것입니다. "교수님, 가시고 나면, 결국 우리에게 변한 게 뭐가 있나요?" 가슴 아픈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에게 집단 상담 중 동병상련의 감정이 일게 한 것은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자신의 상처가 자신만의 상처가 아님을 비로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파트를 읽으면서 관심사병 상담이라는 난도 높은 코스를 선뜻 맡아 이끌어 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일정 부분 성과까지 내신 점이 더 놀라웠습니다. 사실 많은 경우 상담은 그저 들어 주는 데서 의의를 찾고 끝나는 게 보통이며, 관심 사병들의 경우는 답이 없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도 저자께서는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하여, 저마다의 이유로 관심사병이 되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일정 부분 공통점이 있다는 걸 그들 스스로 깨닫게 했습니다. 내가 나 혼자가 아니라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동지"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든든한 마음을 갖게 했겠습니까. 인생의 같은 아픔을 공유할 뿐 아니라 비로소 "전우"까지도 곁에 생겼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치유심리학자 김영아 박사님이 저술했지만 일러스트레이터 달콩님도 기여한 책입니다. 김박사님은 여러 내담자들에게 적실한 상담을 해 주실 뿐 아니라, 각각의 치유에 적합한 다양한 "그림책"들을 추천해 주기도 합니다. 이 책 중에서도 여러 번 그런 책들이 언급됩니다. 따라서 독자들도 혹시 내가 여기 해당된다 싶은 케이스가 있으면, 그 파트에서 언급된 그림책도 꼭 찾아 읽어 봤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가족에게는,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고 창피스럽고, out of the league다 싶은 낙오 구성원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을 보통 가족들은 closet 안에다 가둬 둡니다. 그 사람 역시 "나는 부끄러운 사람"이란 자책 끝에 closet 안에 결국 자발적으로 갇힙니다.  더 이상 이럴 필요가 없다는 자각 후에 스스로 골방에서 나오는 게 coming out of the closet이죠. p170에 소개되는 <쿵쿵이와 나>에서 쿵쿵이는 나의 단짝 친구라 소개되지만, 사실은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나의 숨겨진 부분입니다. 이런 점까지 과감하게 남들에게 드러내고, 더 이상 나의 일정한 부분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비로소 그는 일에 열정을 제대로 쏟을 수 있고, 당당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를 제발 그냥 좀 놔두시오."

파트릭 쥐스킨트의 소설에서 좀머 씨라는 주인공이 입버릇처럼 내뱉곤 하던 대사입니다. 특히 학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수험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도 했죠. 생(生)에서 너무 한 장면 한 장면을 집착 말고, 그저 관객의 입장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줄도 알아야 한다(p251)는 게 저자의 말씀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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