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신감 - AI와 코로나19에 녹다운된 나약한 우리를 위한 비장의 무기
임채엽 지음 / 라온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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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넘어[超] 초 자신감을 가지라는 충고, 아직 자신감도 채 갖지 못한 독자에겐 약간 무리일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그래도 책을 넘기면서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 오히려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한테 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내용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자신감을 가진 사람보다도 말입니다.


"나는 ~인 줄 알았다." 이 말은, 물론 아무것도 아직 못 갖춘 이들에게는 처음으로 소속감이나 정체성을 마련해 주겠지만, 나는 이 정도가 고작이라고 여겨 온 이들에게는 오히려 가능성을 가두는 규정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나는 이 이상은 못한다" 정도. 그런데 이 규정, 이 테두리를 처음으로 깨 보는 쾌감은, 몸소 이걸 겪어 보고 성취해 본 사람이라야 그 가치를 실감합니다. 알고 보니 내가 ~이런 것도 더 할 수 있었다! 이런 껍질이 깨어지는 "유월"을 겪어 봐야, 사람은 능력치건 인격의 성숙도이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실직이다. 휴학이다, 이런 건 당사자에게 큰 불안감을 줍니다. 여기서 한 번 단절되면 영영 커리어를 못 이어가는 것 아닌가. 이런 감정을 떠나서, 어디에 계속 소속되어 있다가 그 소속이 해제되면, 특히 한국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는 영 낙오가 된 느낌밖에 안 들죠. 그런데 저자는 이를 역발상으로 활용하여, 지금까지 흐트러지거나 미처 챙기지 못한 자신을 추스리는 릴랙스의 기회로 삼으라고 합니다. 잘되는 사람은 이런 기회조차도 최상으로 활용하여 온전한 포텐을 일일이 더 실현시키는 시간이 된다는 거죠.


아무리 기술이 능숙해도 현장에서 전혀 여태 겪어 보지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당황하는 게 당연합니다. 저자는 베테랑 건축사인데도 "아니, 이게 왜 이러지?" 같은 난감한 장애 요소를 시공 현장에서 자주 겪어 봤다고 합니다. 그럴 때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사람을 끝까지 패닉 상태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이를 능숙하게 극복하게 돕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나는 그 일을 정말 목숨 걸고 했을까?" 사람은 그저 자신이 해 오던 루틴에만 기댈 게 아니라,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다 짜내어 최선을 다할 줄 아는 결기가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서양 격언에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건 내가 아무리 애 써 봐야 안 되는 일이라고 자포자기하지 말고, 되는 범위 안에서라도 다 해 본다는 각오로 일단 일을 마쳐야 합니다. 


"만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온다" 이는 요절한 배우 제임스 딘의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왜 결과에만 그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사람은 확실히 무엇을 해 내는 과정, 꼭 결과가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다 해도 그 과정에서 내 능력의 한계도 넓혀 보고 주변의 인정도 얻어 내었다면 뭔가 마음이 뿌듯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근원적인 자신감도 확장하고, 내 일의 기술이나 통찰도 더 확장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자신감을 넘어선 초자신감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라고 이 책을 읽고나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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