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모던 컬렉션 시리즈 6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임지연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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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동안 우정을 보여주는 법을 배워야 해요. 죽은 뒤가 아니라."
- P279

그는 먼길을 돌아 이 푸른 잔디밭에 이르렀고, 그의 꿈은 이제 너무 가까이 있어서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의 꿈이 아미 자신의 뒤, 미국의 어두룬 들판이 밤하는 아래 굽이치는 도시 너머의 광활한 어둠 속 어딘가로 사라졌다는 것을. - P295

구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조류를 거슬러 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려가면서도.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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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인 세계문학의 숲 35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김규종 옮김 / 시공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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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은 단편소설과 희곡의 대가로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이다. 그러나 나는 이 '귀여운 여인'을 통하여서 처음으로 그의 명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팟캐스트 중에서 '일당백'이라고 일생동안 당신이 읽어야 할 백권의 책이라는 콘텐츠가 있다. 정영진, 정미녀 그리고 정박이라는 삼J가 진행하는 책 소개 관련 팟캐스트인데 거기서 안톤 체홉의 귀여운 여인과 갈매기라는 작품을 소개받았다. 먼저 귀여운 여인을 읽었다.

솔직히 귀여운 여인은 선입견이 있었다. 워낙 유명해서 이름을 옛날부터 많이 들어봤으나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귀여운 여인'이 먼저 개봉하고 내가 그 영화를 먼저 본 바람에 체홉의 소설도 그 비슷한 사랑을 찾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닐까 막연히 먼저 생각하고 가볍게 여겨 여태껏 책을 보지 않았던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책이 아니더라도 이렇듯 오만과 편견이 무서운 것이다.

 

책을 보는 내내 왜 올렌카가 귀여운 여인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요소 요소에서도 "귀여운 여자야!"라고 그녀의 남편, 그녀의 이웃들이 올렌카를 보고 감탄하는 부분이 많이 나온다. 책에서 올렌카는 항상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여 마치 자신이 오래전부터 그 생각을 해왔던 것 처럼 자기화한다. 그리곤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가 흡수한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대화의 소재와 주제로 삼곤 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와 생각을 진심을 다해 자기화하여 밝게 때로는 우울하게 표현하는 그녀를 보며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늘 "귀여운 여자야!"라고 칭하고 귀여운 여인 올렌카라는 것이 공식화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왜? 올렌카는 귀여운 여인인가?

처음 작품을 접할때는 자신의 주관이 없고 견해가 없고 그저 남을 따라하기만 하는 줏대없는 여자로 판단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된다, 여전히) 올렌카를 보면, 지금까지 사회문제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주관이 없이 남편의 생각을 그대로 따르는 그런 여성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런 여성들은 아직 여전히 많다. 우리 여성들은 정치, 경제문제애 대해서는 교육 연예 사회 문제와 비교하여 볼 때 견해가 없는 사람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올렌카는 이런 여성 혹은 성의 구분없이 사회 전반과 지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을 상징화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였다.

그런데, 톨스토이는 이 작품의 올렌카를 당시 러시아의 민중으로 치환하고 이 소설이야말로 러시아 최고의 문학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순수의 결정체이며 그래서 계몽의 대상으로 러시아 민중을 생각했고 올렌카는 이러한 러시아 민중의 잘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올렌카는 사랑하는 사람의 의견을 수용할 때 편견이 없이 그대로 수용한다. 한치의 의심과 잣대를 둘러댐이 없다. 사랑하는 이의 이야기라면, 진실로 믿고 진심으로 그들을 대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나의 편견이 여성학적 관점에서만 판단되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톨스토이를 소환하면서 그의 의견을 갖다댄다는 것은, 나 또한 올렌카일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 역시 나만의 주관이 없이 톨스토이라는 권위자의 말에 솔깃하여 '아~ 그런가'하고 나를 의심하고 반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과연 사람이 온전히 자신만의 견해를 갖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떻게 얼마나 나를 단련해야 하는가. 온전한 내 의견과 외부 견해의 유입은 어떤 비율이어야 황금비율이 될 것인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내 것화해야하는 가.

책을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귀여운 여인의 정의는 무엇인지 나는 귀여운 여인인지 어떤지, 나를 자꾸 의심하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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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인 세계문학의 숲 35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김규종 옮김 / 시공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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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언제나 누군가를 사랑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 P201

남편의 생각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방 안이 덥다거나 요즘 사업이 주신하다고 그가 생각하면, 그녀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남편은 오락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랫 휴일이면 집에 머물렀는데,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 P207

그녀는 수의사의 생각을 되풀이했으며, 이제는 모둔 점에서 그와 똑같이 생각했다. 그녀는 애착의 대상 없이 단 한해도 살수 없으며, 새로운 행복을 자기 집 별채에서 찾은 게 분명했다. 다른 여자 같았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두고 비난했을 터이나, 올렌타에 대해서는 누구도 나쁘게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인생에서 모든 것은 그렇게 이해되었다. - P211

"당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ㄴ 말하지 말라고 부탁햇잖아! 우리 수의사들이 말하고 있을 때는 제발이지 끼어들지마. 정말로 따분하거든!"
그러면 그녀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고고는 불안하게 묻는 것이었다.
"볼로디츠카, 그러면 난 무슨 얘기를 하죠?" - P212

무엇보다도 나쁜 점은 이제 그녀에겐 아무런 견해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물을 보고 주변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이해했지만, 아무런 견해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어떤 견해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 P213

"모든 면이 물로 둘러싸인 육지의 일부는," 아이가 읽었다. "섬이라고 불린다."
"육지의 일부는 섬이라 불린다....." 그녀가 되풀이했다. 이것은 몇 년 동안 지속된 침묵과 사유의 공백 이후에 확신을 가지고 그녀가 진술한 최초의 견해였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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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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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막장 드라마가 반복되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되풀이되는 이유는 그것이 실제 현실과 비교해볼 때 그렇게 터무니없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의 고전들만 봐도 얼마나 막장적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는가? 그렇지만 우리는 그 작품들을 클래식이라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다.

      여기 스토리만 볼 때 막장 아침드라마이지만 클래식이라 부르는 권장도서가 있다. 바로 인생의 베일’. 주요 등장인물은 키티, 그의 남편 월터, 키티의 애인 찰스 타운센드, 워딩턴 그리고 원장 수녀님, 5명 정도가 되겠다.

      줄거리를 잠깐 요약해보자면, 키티는 많은 수입이 있는 남자와 결혼을 잘하는 것이 여자의 인생의 목표라고 굳게 믿고 있는 어머니밑에서 다행히(?) 아주 예쁘게 태어나고 자라 어머니의 교육대로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 외모와 사교를 가꾸는 여자이다. , 백치미가 탁월한 지적인 수준은 좀 떨어지는 여자이다. 이런 키티가 이런 저런 이유로 혼기를 놓쳐 초조해하고 있을 때 별 매력도 없지만 그저 착해 보이는 월터의 청혼을 승낙하여 결혼을 한다. 하지만 쫓기듯 한 결혼생활이 만족스러울 리 없다. 이런 부족함은 찰스라는 언변좋고 매력있는 부총독(직업도 그럴싸하다)과 혼외정사를 벌이는 상황으로 이끌었다. 둘의 관계가 월터에게 발각이 되고 분개한 월터는 일종의 복수심에 콜레라가 창궐하는 중국 메이탄푸로 키티를 데리고 가버린다. 메이탄푸에서 콜레라의 참상과 부모잃은 어린이의 비참한 삶, 거리의 불결함과 거지들 그리고 이 모든 어려움을 희망과 신앙으로 헌신하는 수녀들의 삶을 보면서 키티는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철없이 살아왔고 잘못된 삶을 살아왔는지 깨닫게 된다. 이런 성장하는 키티와는 다르게 월터는 그 자신은 콜레라 치료를 위해 너무나 많은 헌신을 하고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지만 정작 자신은 자기를 용서하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남편의 죽음 후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 키티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인 욕정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 역시 후회를 하면서 영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화해하고 새로운 인생의 길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는 이렇듯 간단해보이고 어쩌면 좀 뻔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서머셋 몸의 필력덕분인가. 그 속의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영화를 보는 듯 살아 움직이고 있다. 외모만 가꾸고 좀 더 형편이 좋고 인물도 좋은 남자를 찾았던 키티. 그녀는 전혀 공부라고는 하지 않고 교양을 가꾸는 데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외모와 애교가 아니라면 대화를 이어갈 이유가 없을 여인이다. 그녀의 장점은 솔직함과 유연함일 수 있다. 그녀는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주저없이 순간 순간 솔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인의 배신과 남편의 복수, 원장 수녀의 헌신, 워딩턴의 지조를 보면서 키티는 어쨌거나 잘못을 자각하고 바로 바로 자신을 수정할 줄 알았다. 책의 초반기에는 충실하지 않고 외모와 언변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키티가 너무 멍청해보였다. 이 여자에서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내 마음을 주기는 싫었다. 그래서 책을 건성건성 넘겼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난관이 닥칠 때마나 키티는 인지를 제대로 하고 워딩턴에서 물어보며 무엇이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이며 배경은 무엇인지 질문하고 수긍하고 시도하고 자신을 변화시킨다. 언제든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반면, 월터는 높은 학식과 지적 수준에도 불구하고 키티를 얻기 위해 자신을 숨기고 약간 멍청해보이는 역할을 연기하는 실력있는 사람이지만 그 표현방식이 너무 서툴렀다. 그랬기에 키티는 도무지 왜 월터가 그녀와 결혼했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월터는 그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쌍방이 아닌 혼자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것이다. 키티와 찰스와의 불륜을 알고나서도 한바탕 소동을 피운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지를 만들어 놓고 키티를 메이탄푸의 사지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메이탄푸에서 월터는 자신의 본래 성정인 희생과 헌신을 메이탄푸의 환자들에게 쏟아 붓는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나누지 않고 혼자서 다 떠안고 표현하지 못하고 아내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그러나 복수심을 연소하지 못하며 괴로워하는 것이다. 결국 콜레라 균을 연구하다 죽음을 맞이하지만 어쩌면 그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작가는 남겨놓았다. 나는 좀 답답해 보이긴 하지만 이 월터에게 연민과 동정이 느껴졌다. 우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수많은 보통사람들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은 아닐까. 말하지 못하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고 못하고 약간은 자신감도 없고 그러나 능력은 있는. 하지만 능력있음을 남에게 어필을 잘 하지 못하는. 그러기에 끝에는 월터가 지산을 툭 터놓고 키티와 해패 엔딩이기를 바랬으나 그랬다면 클래식에 끼워지지는 못했겠지. 그냥 저냥 로맨스 소설 칸에 꽂혀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솔직하고 발랄한 키티보다 약간은 우울하고 소심한 월터에게 마음이 쓰였다.

      찰스는 전형적인 잘난체하는 성공지향적인 인물이다. 외모를 위해 운동을 하고 식이조절을 하고, 본인의 능력보다는 인맥을 만드는 데 열중이며 인맥을 사용하여 능력을 과시하고 인정받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주변 사람들과 사회는 찰스가 능력있고 사람좋고 친절하다고 인정한다. 키티처럼, 그 와이피 도로시처럼. 우리는 내면을 보기보다는 겉모양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데 바로 이 찰스같은 인물이 그러하다. 소설을 읽으면서는 , 얘는 이런 사람이야고 알지만 실생활에서는 교묘히 자신을 감추는데 우리가 어떻게 쉽게 파악을 하겠는가. 키티도 초반에 그저그런 사람이었을 때는 찰스가 좋은 사람인줄 알았다. 그러나 고난과 실패 끝에 키티가 인생의 배움을 실천한 후에는 찰스의 진면목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끈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사고를 통해서 자신의 격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워딩턴. 현명하고 현실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아내에게 지조를 지키고 자신의 본분이 무엇인지 알며 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즐기는지를 잘 아는 그런 인물이다. 키티는 워딩턴을 통해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된다. 워딩턴이 한 말중에 현실의 땅에 제대로 발을 딛고 있는 사람은 저와 부인(키티)뿐이에요. 원장수녀님은 하늘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고 당신 남편 월터는....암흑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이죠.”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이야말고 워딩턴이 얼마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사람과 상황을 꿰뚫고 있는 캐릭터인지는 보여주는 말이라 하겠다.

      뻔한 스토리에 생동감있는 캐릭터로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서머셋 몸의 소설, 인생의 베일. 한 사람의 변화와 또 한 사람의 변화하지 않음을 글로서만 독자를 설득시키고 있는 작가의 역량이 다시금 대단하고 느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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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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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여자가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건 그의 잘못이에요. 여자 탓이 아니라.
- P97

"물론 그는 성공할 겁니다. 모든 연줄을 꿰차고 있으니까요. 내가 죽기 전에 그를 각하라고 부르며 그가 방에 들어오면 일어설 때가 오리라는 걸 충분히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성공할 사람이라고 여겨요. 그가 유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지요."
"유능해요? 말도 안됩니다. 그는 아주 아둔한 남자입니다. 그는 일을 단숨에 해치우고 순전히 자신의 총명함으로 그것을 해냈다는 인상을 줍니다. 단지 그는 유라시아인점원처럼 근면한 것 뿐입니다."
"그럼 그가 그토록 똑똑하다는 명성은 어떻게 얻었을까요?"
"세상에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많게 마련이고 어느 정도 높은 지위의 사람이 우쭐거리지않고 등을 툭툭 두드리면서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 세상에 못할것이 없다고 말해준다면 십중팔구 그를 똑똑하다고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 P141

그게 정부기관에서 성공하는 남자의 필수 요건이죠. 똑똑한 사람은 필요치 않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생각이 있고 생각은 문제를 일으키죠. 매력 있고 수완이 있지만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으로 믿을만한 그런 남자를 원하죠. - P142

현실의 땅 위에서 조용하고도 평화롭게 걸어다니는 사람은 부인과 내가 유일합니다. 수녀들은 하늘위를 걷고 당신 남편은......암흑 속을 걷죠. - P145

전 그를 존경합니다. 그는 머리와 인격을 갖추었죠. 그리고 그건 매우 비범한 조합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P153

키티는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미묘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지속적인 일은 그녀의 마음을 분산시켰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다른 시각을 접하는 것이 그녀의 상상력을 일깨웠다. 그녀는 자신의 영혼을 되찾기 시작했다.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 굳건해졌다. 눈물을 쏟는 것밖에 하일이 없던 그녀가, 놀랍게도 일말의 혼란스러움 없이 이런 저런 일에 웃음을 터트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 P200

"당신을 이곳에 데려옴으로써 난 그죄를 용인했다는 걸 알아 둬요."
"난 몰랐어요. 알다시피 내가 부정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연구한 것도 아니니까. 그럼 여기를 떠날 때 우린 어떻게 되나요? 같이 살게 될까요?"
"아, 그건 미래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놔둬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소?" - P229

"도(道). 우리들 중 누구는 아편에서 그 ‘길‘을 찾기도 하고 누구는 신에게서 찾고, 누구는 위스키에서, 누구는 사랑에서 그걸 찾죠. 모두 같은 길이면서도 아무 곳으로도 통하지 않아요." - P235

"마음을 얻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자신이 사랑을 주고 싶은 대상처럼 자신을 만들면 되지요." - P244

그녀는 슬픔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녀의 가슴에 깊은 애정의 느낌이 남아 있기에는 어머니와 그녀 사이에 존재하는 아픔이 너무 컸다. 그리고 과거 그녀의 소녀 적 모습을 돌이켜 보면 그녀가 어머니의 작품이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 냉혹하고 군림하기 좋아하고 야심 찬 여인이 죽음에 의해 모든 세속적 야옥을 조절당한 채 이렇게 꼼짝도 않고 조용히 누워 있는 걸 보고 키티는 희미한 비애감을 느꼈다. 어머니는 평생 동안 책략과 술책으로 일관했지만 속되고 무가치한 것 외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 P320

과거는 끝났다. 죽은 자는 죽은 채로 묻어두자. 그녀는 온 마음을 다해 자신이 동정심과 인간애를 배웠기를 바랐다. 어떤 미래가 그녀의 몫으로 준비되었는지 모르지만 어떤 것이 닥쳐오든 밝고 낙천적인 기백으로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자신의 내부에 자리하고 있음을 느꼈다......태양이 안개를 헤치며 떠올랐고 구불구불한 길이 논 평원 사이를 뚫고 작은 강을 가로질러서 시야가 닿는 곳까지 쭉 펼쳐진 장면이 그녀의 눈에 선했다. 굽이치는 자연을 뚫고 지나간 그 길은 그들이 가야 할 길이었다. 그녀가 저지른 잘못과 어리석은 짓들과 그녀가 겪은 불행이 아마도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 희미하나마 가늠할 수 있는 그녀 앞에 놓인 그 길을 따라간다면, 친절하고 익살맞은 늙은 워딩턴이 아무 곳에도 이르지 않는다고 말하던 길이 아니라 수녀원의 친애하는 수녀들이 너무나 겸허히 따랐던 길, 평화로 이어지는 그 길을 간다면 말이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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