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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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는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운명이라는 것을 만들어낸다. - P17

가장 사랑하기 쉬운 사람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 P78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했을지는 모르지만, 이제 예의는 차리지 않았다. - P91

사랑과 사랑의 정치의 시작이 똑같이 장밋빛이라면, 그 마지막도 똑같이 핏빛이다. 우리는 정치적 사랑이 압제로 끝나는 현상, 진심으로 국가의 진정한 이익을 돌본다는 통치자의 강한 확신이 결국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가책없이 모두 죽여도 좋다는 자신감으로 벌전하는 현상에 이미 익숙하지 않은가? - P92

상상력이 치아 사이의 틈으로부터 철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훌륭한 치열 교정 의사가 필요한 것 아닐까> - P104

자신이 온전하다는 느낌을 얻으려면, 근체에 나 지신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 때로는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핟. - P143

사랑의 요구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감랑의 요구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P161

현재의 불안은 한 해 내내 나를 위로해주었던 미래의 가능성 하나가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저했기 때문이었다. - P180

현재를 살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평생 갈망해온 것이 바로 이것이라는 깨달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P181

통제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하여 얻은 행복, 이성적으로 노력해서 어떤 일들을 성취한 뒤에 찾아오는 행복은 받아들이기 쉽다......단지 신의 기적적 개입에 의하여 찾아온 행복은 위험햇다. 자족적인 지속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 P184

문제를 파악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 지혜와 지혜로운 인생은 크게 다르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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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세트 - 전3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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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기억하기로 안나 카레니나는 매번 1등이었다. 서울대 선정 필독 문학에서든 BBC 선정 학생들이 꼭 읽어야할 책에서든 하버드에서 선정 필독서 목록에서든, 언젠가 본 문학관련 블로거의 감명 깊게 읽은 세계 문학리스트에서조차 안나 카레니나는 거의 1등이거나 매번 TOP 3에는 올라와 있었다.

 

이 소설의 첫 문장도 너무도 유명하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 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으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않은 사람은 많아도 첫 문장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보다 적을 것이다. 많은 매체에서 인용되고 소개되었기 때문인데 그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큼 보편적 사실과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의 제목은 안나 카레니나이지만 사실 많은 주연급 등장인물의 출연 비중은 어느 한 사람에게 치우치지 않고 비등비등하다. 주요 인물과 그들이 꾸리는 가정은 저마다 사연이 있다.

 

안나와 브론스키 그리고 알렉세이

알렉세이와 중매결혼을 하고 세료쥐아라는 사랑하는 아들까지 있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매력있는 안나는 크게 행복하지도 크게 불행하지도 않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오빠 스티바의 외도에 이혼을 하려는 올캐 다리야를 위로하고 설득하러 가는 길,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젊고 자신만만한 브론스키 백작과 급격히 사랑에 빠지고 몰래 만남까지 하게 된다. 무미건조한 알렉세이는 명예를 중시하고 책임감은 강하지만 매력이 없는 남자로 브론스키와 나누던 달콤한 사랑의 묘미를 알게 된 안나는 남편의 코가 미워 보이기 시작한다. 부부관계의 위기가 시작됐고 결국 안나는 알렉세이의 집을 나오고 브론스키와 살지만, 아들 세료쥐아 때문에 안나는 이혼을 결심하지 못하고 브론스키와 불안한 사랑을 영위한다. 안나와의 흔들리는 사랑과 사교계의 외면으로 지쳐가는 브론스키, 갈등은 시작되었다. 외도한 오빠의 올캐의 이혼을 막기 위해 앞장섰던 안나, 이제는 그녀가 이혼을 결심해야 하는 처지인 것은 알 수 없는 인생이다.

 

스티바(스테판)와 다리야(돌리)

안나의 설득으로 돌리는 이혼을 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지속한다. 충실한 가정생활을 다짐한 스테판은 여전히 가정보다는 바깥 생활에 중점을 두고 사교에 힘쓰며 더 많은 급료를 쫓는다. 아이가 셋이나 있는 이들은 아이를 또 낳지만 거의 혼자서 4명이나 되는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 힘쓰며 집안 살림까지 신경 써야 하는 돌리는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 안나를 사람들이 부정한 여자하게 바라볼 때 그녀를 연민하고 동정한다. 하지만 위로 차 안나를 방문했을 때 돌리는 사랑받는 여인에게서 느껴지는 행복감과 반짝거림에 자신의 처지-꽃다운 시절은 육아로 다 보내고 지치고 늙은 겉모습만 남은-에 인생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동시에, 아름답고 빛나지만 어딘지 모를 불안과 초조를 갖고 사는 안나의 모습에 사랑을 선택한 안나가 과연 행복한지 의문을 갖게 되고 비로소 돌리는 아이와 남편이 아닌 자신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레빈과 키티

브론스키의 화려한 용모와 언변에 끌린 어린 키티는 그와 결혼을 꿈꾸며 레빈의 청혼을 거절하지만 키티의 예상과는 다르게 브론스키는 이미 안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모멸감과 자신의 어리석음에 키티는 몸과 마음이 허약해진다. 위로와 치유를 위해 떠난 여행에서 키티는 바세니카라는 여인을 통하여 봉사와 희생이 주는 참의미를 깨닫게 되고 이로 인해 내적 성장을 얻는다. 고향에서 은둔자적 생활을 하던 레빈은 농업과 러시아 농민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각자 성장을 한 후 다시 만난 레빈과 키티는 결혼을 하고 새 생명의 탄생까지 경험하면서 서로를 신뢰하는 부부생활을 해나간다.

 

주요 인물과 대략의 줄거리만 본다면 1부에서 8부까지 각 3권 약 2000페이지나 되는 분량에 궁금증이 인다. 사람의 인생이 혼자만의 생각과 생활로 이루어지지는 않는 법. 이 책에서는 위에 언급된 주요 인물들 외에도 그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친 수많은 주변 인물들이 있다. 정치가, 행정가, 학자, 농민, 귀족,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등장하여 1870년대 러시아 시대의 생각을 두루 두루 소설을 통해서 대화와 서술로 묘사되었다. 소설의 막대한 분량은 이 주변 인물들과 함께 주요 등장인물들의 독백과 고뇌, 의식의 흐름들로 채워져 있다. 이 모든 것을 대작가 톨스토이는 단 하나의 우연도 없이 단 한명의 캐릭터도 겹치지 않고 개성있게 다 취급하고 있다. 인물에 대한 애정과 시대에 대한 깊은 관심이 아니라면 실로 작가의 천재성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1870년 당시 톨스토이의 행적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에서 레빈이 바로 톨스토이 본인인 듯하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전 러시아는 유럽 선진 사조와 내부 왕조의 부패, 노동자/농민 계급의 삶의 고단함으로 변화의 잠재성이 꿈틀대던 시기였고 톨스토이는 그것을 감지하였다. 그래서 스스로 러시아 산업 기반의 토대인 농업의 발전을 시도했고 농업의 근간이 농민들을 이해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레빈처럼 직접 뛰어들어 계몽을 시도하였다. 그러다가 1870년대 후반부터 종교와 신앙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는데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소설 속 레빈과 흡사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던 고민과 생각의 변화를 레빈을 통해서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톨스토이는 소설의 제목을 레빈이 아닌 안나 카레니나라고 지었을까? 무뚝뚝한 30대 남자보다 매혹적인 여인이어야 책이 잘 팔릴 것 같아서? 바람난 여자에 대한 상징성으로? 안나는 알렉세이와 안정적이지만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은 결혼 생활을 했다. 브론스키에게서 가슴 떨림을 알게 된 후 안나는 어느 정도 충동적으로 불안한 사랑을 선택한다. 하지만 안나는 그 어느 곳에서도 스스로 행복해지지 않았다. 브론스키와도 늘 아들을 그리워하며 곁에 있는 딸은 외면한 채 멀리 있는 행복만을 추구하였다. 이렇듯 흔들리는 인생과 그 인생에서 늘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인간을 투영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해본다.

 

150여년전 소설이지만 오늘 읽어도 지금 내 이웃의 이야기인 것 같고 150년이 지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공감을 받을 작품이다. 물론 필독서 리스트와 감명리스트에서도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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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3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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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생활을 하고있는 경우에만 나타나는 읽을 거리에 대한 깊은 주의력으로그러한 책들을 통독했다. - P185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수록 그에겐 더욱더 시간의 여유가 적어져간다. - P240

지금은 거의 매일처럼 교환되는 수표도 전혀 그러한 연상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마치 조그마한 새처럼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돈을 얻기 위해서 치른 노력이 그 돈으루 사들인 것이 주는 만족과 비등한가 어떤가 하는 생각, 그러한 생각은 벌써 오래 전에 어딘가로 사라져버렷다. - P249

인간이 글들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없다. 특히 자기의 주위 사함들이 모두 마찬가지로 살고있는 것을 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 P307

그는 자기가 어딘가 남이 다다를 수 없는 높이에 올라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기 위해서 애써 거기서 내려와 잇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P327

가정생활에서 무엇인가를 꾀하기 위해서는 부부 사이에 완전한 분열이나 혹은 사랑의 일치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부부관계가 애매하고 이것도저것도 아닌 경우에는 어떠한 계획도 시랳ㅇ될 수 없는 것이다. - P369

나는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이것을 생각하면 레빈은 그 해답을 찾아낼 수 없어서 절망에 빠지곤 햇다. ㄱ러나 이것에 대해서 자문하는 것을 그첬을 때는 마치 자가가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라도 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근ㄴ 씩씩하고 원기왕성하게 활동하고 또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P470

이 새로운 감정은 내가 공상했던 것처럼 나를 변화시키지도, 행복하게 만들지도 갑자기 밝게 해주지도 않았다. 꼭 내 아들에 대한 감정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경이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것이 신앙인지 아닌지, 뭐가 뭔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아무튼 이 감정은 내가 괴로워하고 있는 동안, 어느 틈에 내 영혼속으로 들어와서 거기에 튼튼하게 뿌리를 박아버린 것이다. - P521

앞으로도 나는 역시 마부 이반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논쟁을 하기도 하고 부적절한 때에 내 사상을 드러내기도 할 것이다. 여전히 내 영혼의 지극히 거룩한 곳과 남들의 영혼 사이에는, 심지어 아내의 영혼과도 장벽은 쌓일 것이다. 그리고 역시 나의 공포 때문에 아내를 꾸짖기도 하고 그것을 뉘우치기도 할 것이다. 또한 나는 무엇때문에 기도하는지 이성으로는 알지 못하면서 기도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야 내 삶은, 내 온 삶은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을 초월할 것이다.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은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나의 삶에 부여하는 의심할 나위 없는 선의 의미를 지니게 되리라. - P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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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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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나도 쓸수있을 것 같다. 누군가 책을 내주기만 한다면. 작가가 이 책을 쓴 의도도 모르겠고 출판사가 이런 책을 출판해준 의도도 모르겠다. 그만큼 얻을 것도 가치도 없는 듯 하다. 3시간 정도에 다 읽었는데 시간이 더 오래걸렸다면 너무나 억울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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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처음 방문을 잠근 날 - 자존감, 효능감을 높이는 독서처방전
최희숙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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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자녀교육서적인 줄 알았더니 독서관련 책이다. 심리, 자녀교육, 독서 등에 대한 좋은 말들을 흩뿌려놓기는 했으나 어디서 많이 본 듯 한 문구들이라 식상하다. 하지만 독서논술교사인 저자의 경험이 서린 부분이 많아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도움이 될 지도. 우리 애들은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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