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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년 50권 읽기를 성공한 적이 없는데
2017년은 읽은 책을 기록하지도 않았는데
그리 1년을 지내다보니 뭐하고 살았는지 기억도 하기 힘드네
두꺼운 인문학을 주로 읽다가 안되겠다 다시 활자에 눈과 손이 익숙해지게 해야겠다.
제발 손 안의 모바일 세상과 조금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서서히 머리속을 차지했을때
번역서말고, 인문학말고, 좀 쉽게 좀 빨리 속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향을 정했다.
첫 출발은 한국 소설 - 모국어는 정말 편하다. 부국어 부모어도 아닌 모국어 Mother language. 정말 탁월한 단어 선택이다.
알쓸신잡에서 너무나 내 맘을 사로잡았던 김영하의 책을 펴보기로 했다.
작년 아랑은 왜를 읽었는데 밀양 아랑 설화의 접근 방식이 너무나 참신하여, 이 작가 책을 더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작이 빛의 제국이다.
남파 간첩 기영, 기영의 부인이자 대학 동창 마리, 그 둘의 딸 중2 현미, 기영의 친구이자 마리의 친구 국어선생 소지(현), 국정원 직원 박철수, 마리의 애인 대 2 법대생, 현미의 친구이자 왕따인 야영, 기영의 북한 친구 정희 등등
각각의 인물의 사정과 생각을 하나 하나 다 따라가며 쉬운 모국어로 그려놓았다. 책은 정말 맘 먹고 앉은지 4시간여만에 완독을 했다. 이것이 작가의 힘인지, 모국어의 힘인지 모르겠다.
20년 묵은 딱히 특정한 과업이 없는 남파간첩이야기는 이제 좀 흔한 주제가 되어버려, 소재는 신선하지 않았다.
그러나 순간 순간 각 인물의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적어도 읽는 그 당시만큼은 이애가 가게끔 잘 그려낸 작가에 감탄을 보내며 다른 작품도 읽게될 것을 확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