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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자서전 동행 -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
이희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다. 2008년 12월 14일 현재 대한민국은 여전히 여성에게 차별적이고 불공평한 사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에게 '김대중'은 아주 저명하고 존경하는 전 대통령이라는 확고한 연상이미지가 있었지만 솔직히 '이희호'라는 인물에 대하여서는 그다지 가졌던 이미지라는 것조차 없었다. 아니 솔직히 별로 우아하지도 않고 이쁘지도 않는 그저 좀 도도해보이는 지식여성이라는 것 정도였을 것이다. (솔직히 좋은 집안에서 공부많이 한 잘난 여자들에 대해 좀 컴플렉스 같은 것이 있다.)
책 소개에 우리나라 영부인중 남편과 가장 동등한 역할을 한 여성이라는 글이 있어서 이 책을 선택하였다. 여성문제와 정책, 이슈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내가 몰랐던 이면에 어떤 선진적 역할을 했었나하고 솔직히 감사하는 심정이었다.
이 책은 이희호 여사의 동행에 대한 반추라기보다 인간 김대중의 고행과 역경에 더 촛점이 맞춰진 듯 하다. 암흑의 70,80년대를 산 신직식여성으로서 어떤 행동이 있었는가, 어떤 고난이 있었는가를 더 알고싶었고 궁금하였는데 이 책의 70%는 그의 남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오해를 받았는지에 대해 약간의 억울함이 깃들어 - 독자의 소감에- 서술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희호 여사의 동행인지, 김대중전 대통령의 동행인지 조금 헷갈린다. 이 여사의 어린 시절, 가정환경, 미국 유학 생활 등에 대한 회고가 앞 부분에 조금 서술되어있고 퇴임이후의 현재 생활, 하고자하는 활동 등에 대한 서술이 마무리 부분에 언급되어있을 뿐, 몸통은 거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활동, 고난, 역경 그리고 약간의 변명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 부분들은 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다른 저서에서 이미 맛보았을 수도 있는 내용이어서 약간은 식상할 수 도 있겠다.
물론 여성으로서의 운동을 접고 김대중이라는 정치인의 아내로서의 삻은 선택했을 때에는 그 사람의 내조자로, 그림자로의 역할을 어느 정도 짐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이든 정치인의 아내는 자신의 삻보다 그의 내조자로서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 것은 아마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책에서 엘리노어 루즈벨트의 얘기와 힐러리의 얘기가 가 강조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희호 여사의 꿈과 바램이지 않나하는 생각마저 든다.
일제시대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우리의 보통 어머니들과 비교해 볼 때, 아주 많이 배운 잘난 여성이다. 그런 그가 결혼 후 약 30여년간을 어둠속에서 살았던 것이 너무나 힘들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의 내조 방식, 그저 지켜보고 조언도 직접하는 것이 아니고 비서를 통해 에둘러 하고, 말을 삼가고 하는 것들이 그만의 방식이지 요즘에 시대와 그리고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너무 내 목소리만 내는 나의 가정사를 볼 때,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가지는 아내됨을 한 번 시도해봄직도 한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학창시절 김대중이 대안이라고 생각했었고, 이 후에도 그를 향한 비판적 지지가 있었다. 영남에 살고있는 나에게 그러나 많이 더 나이가 드신 분들이 일방적으로 그는 안된다할 때 뭐라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벨평화상수상시에도 로비의혹 등이 있을때 주변에서 아주 강력히 의혹을 제기했었다. 그 때에 그저 침묵이었다. 물론 연차를 중요시하는 우리의 문화에서 아니다라고 말해봐야 나만 손해라는 것을 알고있었지만 그것보다 근본은 존경한다면서도 그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을 보고서야 이제야 그것을 깨달았다.
물론 아내된 사람의 책이니 좋은 말만, 억울한 말한 씌였을 것이다. 이점을 십분 고려하고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렇게나 심한 핍박을 받았는지 이렇게 독실한 크리스천인지를 전혀 몰랐다. 그 어느 누구라도 한 30년동안 감시와 고문과 생명에의 위협을 받으면 얼굴이 굳어지고 말수가 없어질것이다. 아니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천만다행이 김 전 대통령은 슬리롭게 극복해내었다.
더불어 통제되고 편파적 언론이 얼마나 우리를 병들게 하는지, 마녀사냥식 보도가 얼마나 해당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지 요즈음의 언론 보도 형태를 보면서 다시금 무서운 생각이 든다. 김대중과 이희호는 왜곡된 언론보도의 가장 큰 피해자일것이다. 그러면서 요즈음의 인터넷 보도, 악성댓글 등에 부화뇌동하지말고 사태를 바로 보는 눈을 가지고 올바른 진실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시금 깨닫게 되는 책이다.
이 모든 것을 아울러, 지속한 공부와 소양쌓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로 알게되었다. 이 여사가 영어에 능통하였기에, 자녀들에게 영어신문보는 모습, 영어랃어듣는 모습을 보여줄수있었다. 또 남편을 위한 외신을 발체, 조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태를 보는 혜안과 진실을 추려내려는 시각역시 지속적인 정세와 철학에 기반을 두었을 것이다. 다시금 댜양한 고전읽기, 신문읽기, 학문적 소양, 언어에 대하여 평생 공부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