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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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내용을 네 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 재미, 놀이, 이야기, 감탄 - 결국 행복! 

   독일에서 심리학 공부를 위해 근 15여년간을 살다가 이제 한국에 돌아가 대학에서 문화심리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현대 한국인, 특히 남성이 불쌍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왜 그럴까를 아주 심도깊게 연구를 하여 그 원인을 짚어내고 처방까지 내리고 있다.  

   원인가 처방은 첫째, 인생이 재미없기 때문이라서 재밌는인생을 살아야 한다.  둘째, 재밌는 인생을 살려면 즐거운 놀이를 찾고 발견하여서 잘 놀아야 한다. 셋째, 이야기가 풍부한 삶을 가꾸어야 한다. 내 이야기가 재미없으니 자꾸 재미없는 정치, 경제 이야기만 하게되고 결국 인생이 재미없게 된다. 넷째, 감탄이 풍부한 삶이어야 한다. 우리가 아기일 때 우리엄마가 우리를 보고 끝임없이 감탄하고 기뻐하였듯이 우리도 감탄하면서 기쁘게 살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네 인생이 행복해지고 사는 것이 즐거원진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여자인 나도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 역시 지난 세월으 돌이켜보며, 뭐 딱히 재미있게 살았던 것 같지않다. 수명이 더 길어져 재수없으면 100세까지 살아야 될지도 모르는 요즘, 남은 세월은 지금같이 계속 살아라면 정말 인생사는 것이 힘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재밌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 방법을 모른다 내가 무엇을 해야 재미를 느끼는지도 확실히 모른다. 내 인생에 이야기는 고등학교때 땡땡이까고 도망간 야자의 기억, 주말에 어설픈 변장을 하고 디스코텍 몇 번 간 것, 대학교 때 공부는 안하고 거리로 거리로 뛰어다녀던 것, 혹은 취직 후 회사에서 고된 업무로 야근하면서 시켜먹었던 피자와 농담. 뭐 이런 것들 뿐이다.  

   근래에 즐겨던 재밌는 얘기가 딱히 없다. 책에서는 재밌는 학교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언지 알고 재미를느껴나가야 된다고 했는데, 아~ 학교느 나에게 결코 재밌는 곳이 아니었다. 우리는 학교에서 인생을 재미를 배운 것이 아니라 그저 얄팍한 지식을 생각도 없이 그저 집어넣기에 바빴던 거시다.  

   십대에 해야 할 방황을 그래서 나는 지금 하고 있다. 내가 뭘 좋아할까, 내가 뭘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내 입에서 '우~와~'하는 감탄은 언제 주로 나오던가.  

   지금이라도 책임의식으로 해야 하는 일 말고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좀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앞으로 남을 날들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찾아보는 노력을 하면 그것이 남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고민을 하였다. 나의 고민의 원인을 콕콕 집어주고 처방을 내려준 김정운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제부터 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해보고 내가 재미를 느끼는 일을 찾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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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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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은가? 그러면 행복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거을 직접 느낄 수 있게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조작저 정의라 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이론적으로 정의내리는 것을 개념적정의라 하다면 조작적 정의는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반복가능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을 뜻하나. -19쪽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한다. 죽을 때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죽는사람이 태반이다. 막연하게 좋은 것은 정말 좋은 것이 아니다. 좋은 것은 항상 구체적이어야 한다.-23쪽

내 삶이 행복하려며 반복되는 정서적 경험이 풍요로워야 한다. ㅇ리가 음악회나 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그곳의 리추얼을 통해 생산되는 정서적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낯선 곳의 낯선 문화에서 느끼는 톡특한 정서적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정서적 경혐이 꼭 일상을 벗어나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내 일상에서 즐거운 리추얼을 다양하게 개발하면 된다. 사소하지만 즐거운 리추얼이 우리의 삶을 구원한다.-30~31쪽

기억은 언제나자작극이다. 우리는 실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않는다. 사실에 대한 '해석과 펀집'이 실제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다 우리의 삶을 지탱하주는 의미는 해석과 편집이 결과다. -49쪽

한국 남성들의 의사소통 부재로 일어나는 4가지 현상; 큰가슴으로의 퇴행, 마라톤, 폭탄주, 피부자극서비스업의 활황. 정서 공유의 부재, 존재확인의 불가, 마주보며 얘기하기두려워하는 집단 자폐증, 나이들수록 아무도 만져주지 않는 정서의 불안이 그 이유이다. -59~66쪽

행복은 얼마나 자유로움을 느끼는냐에 달려있다. 우리가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싶은 것은, 많이 벌수록 높아질수록 그만큼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심리적으로 경험하는 자유는 실제 자신을 둘러싼 공간의 자유로움과 밀접한 상관이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되면 자꾸 밖으로 나가야 한다. 나갈 여유가 없을수로 더욱더 짬을 내 밖으로 나가야 한다. 토근하면 아이들 손잡고 동네라도 한바퀴돌아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도 밖에서 만나야 한다. 그래야 서로 즐거워진다. 심리적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75~79쪽

선택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은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87쪽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은자연스런 일다 기억력이 쇠퇴할수록 다른 종류의 추상화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인지시리학자들은 '지혜'라고부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의 쇠퇴로 얻어지는 지혜는 선택의 범위를 좁히는 능력이다. 지혜는 '통찰과 직관'의 능력이다. 일일이 설명하지않아도 '척 보면 아는'능력이다 논리적인 서령이나 합리적 근거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현명한 결정이었음이 판명된다. -86~89쪽

젊고 의욕적인 경여자는 직원을 선발할때, 후보자의 경력, 자격, 학력, 성격 등 수십가지 정보를 비교,분석한 다음 여러 요소르 동시에고려해 선발한다. 간혹 항목리스트를 만들어놓고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항목에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반면 노렪ㄴ 경영자는 자신이 중요시 여기는 원칙부터 단계적으로 따진다.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성격상 문제가 있어보이는 후보자들은 모두 제외시킨다. 다른 요소가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다방면에 우숳ㄴ 범재보다 원하는 핵심을 따 충족시키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89쪽

스스로를 끊임없이 정서적 충격에 노출시켜라-99쪽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항상 불안하다. 타인의 완성된 결과와 내 미숙한 결과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이 땅의 사내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도 그렇다. 살면서 과정을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또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그리 분명하게 나타나지도 않는 세상이다. '결과지향적 삶'은 즐거움이 없다. 결과를 이루는 순간, 또 다른 결과를 계산해야하기 때문이다. 결과만 중요시하고 과정을 생략한 삶을 산다는 것은 넋을 놓고 산다는 거다. 그래서 까닭없이 불안하다. 내가 남은 세월 이뤄낼 수 있는 결과라는 것도 불보듯 뻔하다. 그래서 이유없이 막 화가 나는 것이다. 삶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목표를향해가는 여정도 목표만큼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잊지말라는 것이다. -109~110쪽

이 땅의 사내들이 불쌍해지는 것은 잘못된 존재확인 방식때문이다. 이ㅔ까지 아내나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존재를 확인해본 적이 없던 이들에게 사회적 지위의 상실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다.
내 존재는 내가 즐거워하는 일로 확인되어야한다. 내가 즐거워하는 일로 존재를 확인하면 관계에서 확인되는 존재 역시 언제가는 다시 작동하게 되어있다. 처칠은 우아하게 나이들어가는 방법 한 가지를 알려준다. 자신만의 트레이드마크르 개발하라는 것이다. -119,121쪽

사는게 재밌으면 일하는 게 재밌으면 근면,성실하지말라고 해도 근면성실해진다. 순서를 바꾸라는 거다. 21세기에는 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 행복한 사람이 된다. 21세기 핵심가치는 '재미'다.-153쪽

사람의 성격은 안 바뀐다. 성공처세서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종류의 성격은 절대 안바뀐다. 그러나 바꾸는 방법이 없느 건 아닏. 인간의 성격을 다르게 규정하면 양상은 달라진다. 고립된 개체로서 성격은 변하지 않지만 사회적 context(맥략)가 달라지면 성격은 쉽게 변한다. 인간의 성격은 맥락과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게슈탈트, 즉 인간의 성격은 사회적 맥락과의 통합된 전체란 이야기다. 사회적 맥락과의 관계가 달라지면 성격은 바뀌게 되어있다. -159쪽

이야기는 풍부하고 다양할수록 좋은 것ㅇ다. 남의 이야ㅣ는 백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더 늦기전에 다른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내 피부로 느끼는 삶의 기쁨이나 슬픔에 관한 이야기, 내 가족,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자잘한 즐거움과 설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을수록 행복한 삶이다. -181쪽

윗사람과의 관점바꾸기는 잘하면서 아랫사람과의 관점바꾸기는 형편없는, 이런 종류의 오류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범한다. 바로 '리더십의 위기'이다. -211쪽

'미디만들기' 축제다. 축제는 영원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마치 매번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내 삶의 통제력을 높이는 수준높은 문화전략인것이다. -263쪽

과거의 지위로 미래를 살아가려는 것 처럼 서글프로 초라한 것은 없다.-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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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책
폴 D. & 바바라 배런-티거 지음, 백영미.최석순 옮김 / 민음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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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해설서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MBTI성격유형에 기반하여 추천 직업을 해설한 책은 별로 없었다. 이 책은 mbti성격유형을 가지고 사례를 들어 각각의 유형과 그 유형이 사람들이 실제 직장에서 보여준 성과, 생활 등을 이야기하면서 왜 그들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지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사례자의 성격에 기초하여 설명한다.  

mbti를 잘 모르거나 성격유형 구분을 잘 못하는 사람들도 책을 읽으며 내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게 도와주는 내용이 많으므로 나의 유형을 알아내는 데 이 책만 있어도 별로 어렵진 않다. 그리고 실제 사례를 보면서 '아, 이건 내 얘기야'는 부분도 있어서 나의 직업적 성향을 알아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다. 물론, 사례들이 주로 미국것이라 우리네 직장 문화와는 다른 부분이 있지만 어차피 전부를 참고로 할 건 아니고, 이 중에서 나에게 해당하는 부분을 내가 골라서 알아채야하니 이 또한 별 문제는 되지않을 것이다.  

직장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읽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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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 오늘은 동서식품과 (주)빙그레 공장을 방문하는 날이다. MBA 원우회에서 준비한 상반기 프로그램중에서 ‘국내 산업 연수‘라는 것이 있다. 인근 지역에 위치한 유수의 기업체를 방문하여 좋은 점을 배우고 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인데, 기말고사를 끝내고 6월 중순 경에 해마다 행사를 가져왔다.

올해도 역시 기말고사를 끝낸 그 다음주 주말인 6월 20일 토요일 국내 산업 연수를 가기로 하였다. 올해 방문할 기업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맥심모카커피를 만드는 동서식품과 우리 딸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바나나맛 우유로 유명한 (주)빙그레이다. 40기 원우님중에 동서식품과 빙그레에 근무하시는 김진율님과 강 원님의 덕분으로 올해에는 공교롭게도 동종업계를 방문하게 되었다. 비슷한 업종이니 서로 비교해가며 보아도 좋겠고 왜 그들이 국내 톱 식품회사인지 공통점을 찾아보며 보아도 좋겠다. 우연한 매치인데 너무 잘된 듯 하다.

혼자 보기 아까워-실은 아마도 지급될 기념품, 커피나 아이스크림 때문에-아이들을 꼬셨다. 당근(?) 좋아라하며 따라 나선다. 두 아이중 큰 놈만 갈수있게되어 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20일은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갈토’라 4교시 수업을 마치는 놈을 초등학교까지 친히 모시러갔다. 그래도 집결시간인 2시까지는 빠듯할 것 같다.


2:00 PM 간신히 상대앞까지 도착했다. 40기 최환영 교육팀장과 함께 이 행사를 주관하는 담당자인데 너무 늦게 도착해버렸다. 최환영 팀장 혼자 2대의 버스사이를 왔다 갔다하며바삐 다니는 모습을 보니, 에고~ 왠지 모를 미안함. 얼굴에 5cm짜리 철판을 깔고 빙그레 웃으며 인사를 하고 사람이 다 찬 1호차를 뒤로 하고 주로 41기분들께서 많이 탑승하신 2호차에 나와 아들은 준비된 생수 한 통을 챙기고 자리를 잡았다.


2:30 PM 나보다도 늦게 오신 몇몇 분들과 함께 김소미 원우회장의 간략한 인사말씀을 뒤로 하고 드디어 동서식품으로 출발! 먼저 출발한 1호차에는 주로 40기 원우님과 가족분들이 탑승하였고 내가 탄 2호차는 주로 41기 원우님과 가족분들께서 많이 탑승하였다. 커피회사와 아이스크림 회사로의 방문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분들이 더 많았다. 1호차에 약 40여분, 2호차에 약 20여분, 도합 총 60여명이 함께 하였다.


3:30 PM 첫 번째로 동서식품 창원 공장에 먼저 도착했다. 동서식품 생산팀 과장이신 김진율님이 동서식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주었다. 동서식품은 1968년에 설립되었고 2008년 현재 매출이 1조 6천억이 넘었다고 한다. 인스턴트 커피, 커피 믹스, 커피 프림 등 거의 모든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70%를 넘는다고 하니, 과연 커피맛의 국산화를 확실히 이루었다하겠다 창원공장은 주로 커피믹스와 프리마를 생산하고 있다 한다.

이제 공장으로 내려갈 차례이다. 식품회사인 만큼 신발 덮개와 머리 덮개를 쓰고 이동했다. 공장 소음 때문에 단거리 무전기도 지급됐다. 공장 안은 역시나 소음이 장난이 아니었다. 커다란 탱크가 여러 개 있는 분쇄 공장으로 갔다. 분쇄기 소음이 정말 심했다. 여기 일하시는 분들은 소음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할 것 같았다. 그 다음으로 포장 공장으로 갔다. 포장은 자동 설비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동 래인이 특이하게 천정에 매달려 있었다. 청결과 먼지 최소화를 위해 그렇게 했다고 한다. 천정을 타고 내려 온 커피들은 자동적으로 박스에 담기고 그 박스들은 자동 포장, 파레트에 적재되었다. 아이들이 너무 신기해했다. 먹거리 공장이니 만큼 청결과 세균 제거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팍팍 났다. 깨끗! 깨끗!

견학을 마치고 모카 골드 커피믹스 150개들이 선물도 주신다. 우~와 이렇게 좋을 수가! 참,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에게는 믹스 작은 박스하나를 더 주셨다. 횡재했다.


5:20 PM 약 1시간이 걸려 창원에서 김해 빙그레 공장에 도착했다. 토요일은 근무하는 날도 있는데 하필 우리가 간 토요일은 ‘놀토’라고 한다. 그래서 동서식품처럼 움직이는 생산 라인은 볼 수가 없을 듯하다. 공장에 가자 마자 아이스크림 박스가 배달되었다. 일단 한 개씩을 주시더니 아이스크림은 보관 등의 이유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니 여기 공장에 있는 동안은 먹고 싶은대로 맘껏 먹으라 하신다. 이런 횡재가!! 여기 저기가 ‘우와 신난다’는 아이들의 밝은 함성이 우렁차다. 실은 나도 괜시리 마음이 들떴다. 다 먹어봐야지하고 생각했다.

빙그레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견학을 아주 많이 온단다. 그래서 견학용 PT자료로 능숙 능란하게 설명을 아주 재미나게 해 주셨다. 빙그레는 매출이 약 6천억이나 된다고 한다. 이 중 제일 인기가 좋은 건 뭘까? 생각대로 역시 바나나맛 우유이다. 요즘 소녀시대 광고로 더 잘 팔릴 것이 분명하다. 그 외에도 떠 먹는 아이스크림의 역사 투게더, 참맛우유 등이 잘 팔리는 제품이라 한다. 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 뿐이다.

재밌는 사실 하나. 왜 그 많은 떠먹는 아이스크림 중 투게더가 제일 인기가 있을까? 답은 바로 우리의 입맛! 아주 근소한 차이까지 알아내는 우리의 입맛이 그 비결이라는데, 빙그레는 다른 우유 회사와 달리 한 공장에서 우유와 아이스크림을 같이 생산한단다. 다른 회사 아이스크림에는 신선도 및 보관의 애로 때문에 우유가 직접 첨가되지않고 분말우유가 들어가지만, 빙그레 투게더는 진짜 우유가 사용된다는 사실. 참 신기하다.

대략의 소개가 끝나고 공장 견학에 나섰다. 많은 견학 경험때문인지 작업 공간과 견학 공간이 분리가 되어 견학시 작업을 방해하지 않게 설계가 되었다. 그리고 견학시설은 작업장의 머리윗부분에 'ㄷ‘자 모양으로 되어있어 라인을 따라 걸어가면서 화면과 현장을 같이 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역시 자동화가 많이 되어있었고 청결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음을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6:30 PM 견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출발하기 전 플레인 요구르트의 원조, ‘요플레’ 한 박스씩을 선물로 주신다. 동서식품과 마찬가지로, 아이들 동반한 가족에게는 한 박스 추가, 총 두 박스! 즐거운 경험과 이야기를 가슴에 담은 채 모두들 무사히 산업 연수를 마치고 귀가,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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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오프 - Kick Off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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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15년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가 1회 부산국제영화제 때였는지 아니면 일반개봉 극장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때로서 아주 희귀한 아시아 영화, 그 중에서도 더 희귀한 이란 영화가 남포동 극장가에 걸렸다. 지금 기억에 부산국제영화제 덕분에 아시아권에서 의외의 좋은 작품들을 발견하고 사람들의 호응이 좋았던 것이 개봉 극장에 이란 영화가 걸린 이유가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그 영화는 바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이고 감독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중동은 낯선 동네이다. 왠지 중동에서는 전투가 있을 것 같았고 혁명이 있을 것 같았으며 사람들은 늘 그렇게 살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내 친구의 집”은 폭격이 없었다. 비록 사막이 영화 배경의 대부분을 차지하긴 했어도 적어도 폭격은 기억에 나지 않는다. 꼬마 주인공의 까만 눈동자, 친구의 공책을 돌려주질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꼬마의 불안한 눈동자만 기억이 난다. 그 때 난 또 생각했지. “아, 내가 아는 폭격의 이란은 미국의 화려한 화면과 선전때문이구나.”
     실로 한 15년 만에 중동 영화를 다시 보았다. 학교 레포트용으로 우연히 고른 영화는 단지 ‘축구’라는 소재 때문에 나의 선택을 받게 된 “킥 오프”이다. 이 영화는 이라크 영화다. 아니, 이라크에서도 영화를 찍나? 거긴 늘 전쟁일텐데. 거긴 수시로 폭격이 있어 잘 나다니지도 못한다 하던데. 먹고 살기도 바쁠텐데 웬 영화? 그러나 이란, 이라크는 한 축구하는 나라임을 숯한 월드컵 예선전에서 보아왔기에, 그 나라가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있겠거니, 스포츠 영화겠거니 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내 친구”와는 달리 초반부터 전투기 비행장면이 나온다. 정찰기가 수시로 도시를 정찰하고 폭격기가 폭탄을 투하하는 일이 일상의 하나된 이라크의 한 도시. 폐허가 된 공설운동장에 피난민들이 모여 산다. (이 배경은 영화를 위해 만든 인위적 세트가 아니라 실제 피난민 주거지라고 한다.) 업자들은 곧 있을 재개발을 위해 피난민들에게 당장 장소를 비우라고 독촉하지만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며 맞선다. 이 난민촌에 사는 주인공인 아소는 아시아컵 축구 결승전에서 이라크 승리하는 장면을 본 후 피난민과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다. 이를 계기로 아소는 전쟁의 한 가운데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일상적인 삶의 기쁨을 주고자 아랍, 쿠르드, 터기 등 4 민족 친선 축구 대회를 조직한다. 아소가 뚱보 친구와 유니폼을 사고 축구공을 사고 네트를 치고 팀원을 모으고 홍보를 하고 (서양의 기자도 취재를 온다) 관객을 모으는 과정에 같이 사는 피난민들의 고단한 삶, 지지부진한 살림살이 등이 영화 전반에 걸쳐 보여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보여지는 고단한 일상을 감독(샤우캇 아민 코르키)은 슬프게 신파적으로 그리지 않았다. 그냥 그 오랜 전쟁이 늘 붙어있는 혹인양 불편하지만 일상처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것도 흑백으로.
     이 점이 이 영화가 가진 단점이자 장점이다. 이것 때문에 영화는 좀 지루하다. 특히 3차원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감수성 짙은 충무로의 드라마에 익숙한 우리에게 마치 홍상수 영화와도 같은 담담함은 많은(나는 그랬고 같이 본 사람도 그랬다) 사람들에게 하품이 나게 많들었다. 그러다 영화의 결말을 보곤 괜히 하품 찍찍 해댄 내 가슴 한 쪽이 ‘징~’하면서 쓰라려 오는 것이다. 아, 감독은 왜 이리 불편한 영화를 만들었던가! 이 담담한 묘사가 나중에는 은근한 통증을 주는 것. 이것이 ‘킥 오프’의 장점 중 하나이다. 재미없다고 느끼지만 그저 그런 영화로 취급하며 머리 속 쓰레기통에 막 던질 수 없는 영화. 재미없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맴맴도는 영화. 바로 그런 영화이다.
     ‘킥 오프’를 통하여 잘 몰랐던 이라크의 참상과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아, 이 나라는 잘 견디고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왜 전쟁을 계속 하고 있지. 이것만으로도 ‘킥 오프’를 관람한 충분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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