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첫 문장 -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윤성근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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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겠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있다. `우연`이라는 친구가 언젠가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내가 그 주변에서 서 있으면 된다.

265쪽

선하다는 건 자신의 자아와 조화를 이룰 때 가치가 있다.

201쪽

진정한 영웅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위해 애쓴 사람들이고, 그들은 앞으로 위인전 따위에 기록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은 우리 각자가 선택한 길을 따라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 한사람의 선택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런 선택이 모여 커다란 힘이 되고 그런 힘을 향해 역사는 흘러간다. 우리 모두를 위한 삶의 선택은 몇몇 유명 정치인이 하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186 187쪽

현재와 미래가 아무리 탄탄하게 쌓아올린 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탱하는 과거가 없으면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 현재와 미래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 그것들은 모두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라고 부르는 오늘은 과거인 어제의 미래가 아니던가. 현재와 미래는 남겨둘 수 없는 것들이다. 남아 있는 것은 오직 과거뿐이며, 우리들 모두는 결국 남겨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나는 무엇으로 남게 될 것이가? 이런 질문을 스스러에게 던져본 사람은 안다. 과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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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벽두부터 추천받아 읽은 책 중, 윤성근씨가 쓴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이 있다.

전혀 몰랐던 작가이고, 처음 듣는 책이었다.

 

아,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읽을 좋은 책과 접선해야해 멋진 작가들이 있다. 윤성근과 윤성근의 이 책도 마찬가지이고, 또 여기서 소개된 첫 문장이 멋진 23개의 책도 그렇다.

 

두고 두고 봐야하겠기에 리스트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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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짐승 (무선)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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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네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 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 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재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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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곳으로 사람들은 살기 위해 온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곳에 와서 죽어가는 것 같다.`
어느 작가의 오후
페터 한트케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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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거의 1년 동안 언너를 잃어렸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이래로 작가에게는 자신이 과거에 썼고, 앞으로 쓸 수 있다고 느낀 문장 모두가 하나의 사건이 되었다.`
죽음의 한 연구 - 상
박상륭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7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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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의 안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엇, 수도도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라가너 돌팔이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영봉을 구름에 머리감기는 동녘 운산으로나, 사철 눈에 덮여 처년 동정스런 부녘 논뫼로나, 미친 년 오줌 누듯 여덟 달간이나 비가 내리지만 겨울 또한 혹독한 법 없는 서녘 비골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찌는 더한 더위는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어.....(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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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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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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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2월 18일)
보이게 일하라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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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정글만리 3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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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11월 19일)
정글만리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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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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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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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롯데 자이언츠 팬이다. 아니, 팬인가? 왜냐하면 부산/경남 특히 부산을 15분 거리에 두고 있는 위성도시에 살았던 나는, 아니 우리는 거의 신앙과도 같이 야구는 롯데,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어야만 했다. 영문도 모르고 A매치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하듯 1982년 국민학교 5학년 프로야구가 창단한 이래, 줄곧 롯데를 사랑한다. (실제로는 자이언츠였으나 편의상 롯데라고 했다. 그러나 이 롯데는 정말 실망만을 안겨 준 정말 나~쁜 기업이다)

 

스포츠는 관심이 없고 야구도 관심이 없었지만 롯데 선수, 경기 일정 등은 알고 있었고 초 초기 프로야구의 그 가열찬 인기를 볼 때 전 대한민국이 야구팬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삼미? 왠 삼미? 이름은 들어봤다. 몇 년전 '슈퍼스타 감사용'이라는 이범수 주연의 영화도 감명깊게 보았기에 삼미 슈퍼스타즈의 이름이 영 낯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왠 삼미? 흔히 스포즈 소설 혹은 영화라 함은 적어도 최동원 정도의 감동 스토리 - 야구를 미치게 사랑하거나 야구에 타고난 천재거나 하는 인물이 시련과 맞부딪히고 극복하면서 마침내 승리하는, 그렇지만 그 승리는 완전한 것이 아닌 무언가 불완전한, 예를 들면 어깨를 이제 못 쓴다던지, 허리를 못 쓴다던지 하는 결말고 가면 왠만하지 않고서야 재미과 감동을 다 잡는 스토리로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삼미는 적어도 나한테는 듣보잡이었으면, 잘 하지도 못하는 팀에 왠 재미과 감동이 있겠나며 괜히 실데없이 평론가들의 평만 좋아 상을 탄 나같은 범인한테는 아마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소설일 거라는 편견을 그만 가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다른 책을 빌리러 갔는데 그 책은 없고 이 책만 그만 눈에 띄여서 읽고야 말았다.

우와~~~~!!!

요 근래에 만화책이 아닌 소설책을 읽으면서 킥킥거리면서 혼자서 웃음을 삼켜야만 했던 소설이 과연 있기나 했을까! 초판이 2003년에 발행되고 초판 38쇄(!)가 2011년에 발행될 동안에 나는 여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안 읽고 감히 책이나 읽었다고 말을 하고 돌아다녔다는게 실로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초반에 대사 하나 문장 하나가 주는 웃음에 재미를 느꼈고, 작가가 묘사한 아마도 나의 비슷한 동시대를 묘사한 글에서 그의 세세한 관찰력과 묘사력에 감탄하면서 또 다른 재미를 만끽했다.

하나를 콕 집어서 생각하라고 하면 기억이야 하겠지만 작가는 그 시절 우리가 했을법한 세세한 느낌까지 잘 표현을 한게, 내가 그 생각을 한 걸 어떻게 알았지, 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내려갔으니 말이다. 역시 작가 혹은 창작자는 천재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후반부에는 예의 박민규 작가가 갖고 있는 신자유주의경제체제 하의 모순을 끄집어 내면서 그가 얼마나 현재의 이 세상이 총제적으로 문제가 많은지 이로 인해 사람들이 인간답지 못하게 살고 있는지,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주인공의 친구 조성훈의 입을 통하여 풀어놓으매, 나 역시 깊은 고민과 뇌운동을 하게 하였으니 이 역시 삼미 슈퍼스타즈의 업적임에 틀림이 없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삼미슈퍼스타즈가 하는 자신의 야구는 바로 치고 싶은 공은 치고 치기 싫은 공은 치지 않는다.이다.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 뭥미? 라고 느꼈다. 이렇게 야구하면 프로의 세게에서 이길 수 없고, 비록 지더라고 아름답게 질 수 없기에 냉혹한 심판을 받기 때문이다. 흔히 요즘 우리는 아름다운 패배라는 말을 쓴다. 질 땐 지더라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이 한 판을 하고 매 순간 자신의 혼을 바칠때만 승부다운 승부였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치고 싶은 공만 치라니? 그럼 너무 재미없지 않는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의 삶은 그렇게 살아지지 않기 때문에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았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삼미슈퍼스타자의 야구는 그렇다. 현실 세계에서 모두가 모든 지구인이 다 프로일 필요는 없고, 각자에게 맞는 삶을 살면 된다는 것일 것이다. 치열하게 프로의 삶은 사는 것이 지치지 않고 즐거운 사람은 그렇게 살면 된다. 반면에, 나와는 맞지 않는 하루 하루의 치열함, 성공을 위해 어떤 것을 희생하여(주로 가정과 아이들이 되겠지) 댓가를 바라는 삶은 살면서 나를 소비한다면, 이런 사람은 굳이 나를 소진하면서 살지 말고 치고 싶은 공은 치며 살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모두가 다 신경을 곧추 세우고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살 필요는 없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에 현재까지 (이 책이 출판되고 10년하고도 2년이 더 흐른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지구가) 긴장의 날을 세우고 뒤처지지 않기 위하여 열심히 살고 있고,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같은 말을 인용해가며 이것은 현대인의 숙명인듯 세뇌시키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했는데 과연 지금, 우리 앞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는가. 여전히 우리는 배고프고, 외롭고, 괴롭고, 늘 쫓기고 있다.

그렇다면 한다면, 지금에 다시 삼미슈퍼스타즈를 소환하여도 별 문제가 없을 듯 하다.

자, 나는 롯데 자이언츠말고 삼미를 소환하여 지금 내 일상에 한번 대입해보고자 한다.

과연 지금 그리고 미래에 내 앞에 펼쳐질 일상은 무엇인가, 무엇이 내가 즐거이 맞닥뜨릴 수 있는 삶인가? 불안을 해소할 프로의 인생인지, 불안을 떨칠 삼미의 방식인지.

적절한 고민 후에 선택은 나의 몫. 나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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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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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무거운 인문.사회보다 진도가 빠르고 머리에 덜 부담이 될 것같은 소설을 읽기로 하고 박민규의 소솔을 추천받았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고등학교 시절 음악 과제로 클래식 듣기 평가가 있었는데, 그 중 한곡이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였다. 전혀 흥얼거릴 순 없지만 귀에 익숙한 좋은 곡이었다는 기억이 있다.

책 표지는 그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나니니(시녀들)'다. 제목이 시녀들인건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고 이제 암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유명한 그림이다. 어두운 색체의 아마도 공주를 기다리는 시녀들이 모여 있는 그림, 그 중에서 특히 우락부탁하니 못생긴 키 작은 시녀에게 빛이 모아진 그림이다.

 

그림과 제목만으로 '흠....' 썩 내키진 않았지만 책을 추천해준 지인의 안목을 익히 알기에 선뜻 시작했다. 책에는 주인공 그와 주인공 그녀 (아주 열심히 꼼꼼히 읽었는데 주인공 이름이 작품에 나왔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언급이 안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서브 주인공 요한이 나오고, 중요 장소로 켄터키 치킨, 산토리니 아마도 S대, 유명 백화점이 나온다. 때는 1986년이 배경이고 겨울이다. 우연히 배우 아버지와 열심히 그를 뒤바라지하다 뒤통수를 맞은 어머니를 둔 주인공 그는 우연한 기회에 백화점 지하 주차장 알바를 하게 되고 거기서 그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벨라스케스의 '라느 메나니니'의 그 빛있는 못생긴 시녀같은 주인공 그녀를 만나 알듯 말듯한 사랑을 하고, 아주 중요한 서브 주인공 요한은 험난한 세상의 다리처럼 두 주인공 남녀를 잇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작가의 입 역할을 하고 있다. (나에게는 그렇다.)

 

소설의 주제도 별스럽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예사스럽지 않으며, 대화와 글 행간에 내가 좋아하는 사회의식 문제의식도 기본적으로 깔아주고 있어서, 역시 추천해준 지인의 안목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소설인데도 가슴 졸이며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까지, 허를 찌르는게 맘에 든다.

 

처음엔 박민규 작가의 나른하고 졸린 듯한 글 쓰는 모양새가 적응이 쉬이 되지 않았으나 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환경 변화 적응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나에게도 영항을 바로 주어서 이 감사운의 글체가 왠지 박민규스러운 듯 한다.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잘 모르겠다.

 

박민규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를 되게 싫어하는 가 보다. 문장 구석 구석에서 내버려둠, 자연스러움, 돈에 대한 환멸 등을 느낄 수 있다. 본인이 어떤 사정으로 도심과 떨어진 저 지방 시골에서 살아가는 것도 상관이 잇을 수 도 있겠다. 요즈음의 내가 갖고 있는 고민과 대응되기에 책을 읽는 동안 같은 고민과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틀 뒤 지인을 만날텐데, 고맙다는 인사는 꼭 해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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