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책
폴 D. & 바바라 배런-티거 지음, 백영미.최석순 옮김 / 민음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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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MBTI 해설서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MBTI성격유형에 기반하여 추천 직업을 해설한 책은 별로 없었다. 이 책은 mbti성격유형을 가지고 사례를 들어 각각의 유형과 그 유형이 사람들이 실제 직장에서 보여준 성과, 생활 등을 이야기하면서 왜 그들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지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사례자의 성격에 기초하여 설명한다.  

mbti를 잘 모르거나 성격유형 구분을 잘 못하는 사람들도 책을 읽으며 내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게 도와주는 내용이 많으므로 나의 유형을 알아내는 데 이 책만 있어도 별로 어렵진 않다. 그리고 실제 사례를 보면서 '아, 이건 내 얘기야'는 부분도 있어서 나의 직업적 성향을 알아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다. 물론, 사례들이 주로 미국것이라 우리네 직장 문화와는 다른 부분이 있지만 어차피 전부를 참고로 할 건 아니고, 이 중에서 나에게 해당하는 부분을 내가 골라서 알아채야하니 이 또한 별 문제는 되지않을 것이다.  

직장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읽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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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오프 - Kick Off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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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한 15년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가 1회 부산국제영화제 때였는지 아니면 일반개봉 극장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때로서 아주 희귀한 아시아 영화, 그 중에서도 더 희귀한 이란 영화가 남포동 극장가에 걸렸다. 지금 기억에 부산국제영화제 덕분에 아시아권에서 의외의 좋은 작품들을 발견하고 사람들의 호응이 좋았던 것이 개봉 극장에 이란 영화가 걸린 이유가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그 영화는 바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이고 감독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중동은 낯선 동네이다. 왠지 중동에서는 전투가 있을 것 같았고 혁명이 있을 것 같았으며 사람들은 늘 그렇게 살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내 친구의 집”은 폭격이 없었다. 비록 사막이 영화 배경의 대부분을 차지하긴 했어도 적어도 폭격은 기억에 나지 않는다. 꼬마 주인공의 까만 눈동자, 친구의 공책을 돌려주질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꼬마의 불안한 눈동자만 기억이 난다. 그 때 난 또 생각했지. “아, 내가 아는 폭격의 이란은 미국의 화려한 화면과 선전때문이구나.”
     실로 한 15년 만에 중동 영화를 다시 보았다. 학교 레포트용으로 우연히 고른 영화는 단지 ‘축구’라는 소재 때문에 나의 선택을 받게 된 “킥 오프”이다. 이 영화는 이라크 영화다. 아니, 이라크에서도 영화를 찍나? 거긴 늘 전쟁일텐데. 거긴 수시로 폭격이 있어 잘 나다니지도 못한다 하던데. 먹고 살기도 바쁠텐데 웬 영화? 그러나 이란, 이라크는 한 축구하는 나라임을 숯한 월드컵 예선전에서 보아왔기에, 그 나라가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있겠거니, 스포츠 영화겠거니 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내 친구”와는 달리 초반부터 전투기 비행장면이 나온다. 정찰기가 수시로 도시를 정찰하고 폭격기가 폭탄을 투하하는 일이 일상의 하나된 이라크의 한 도시. 폐허가 된 공설운동장에 피난민들이 모여 산다. (이 배경은 영화를 위해 만든 인위적 세트가 아니라 실제 피난민 주거지라고 한다.) 업자들은 곧 있을 재개발을 위해 피난민들에게 당장 장소를 비우라고 독촉하지만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며 맞선다. 이 난민촌에 사는 주인공인 아소는 아시아컵 축구 결승전에서 이라크 승리하는 장면을 본 후 피난민과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다. 이를 계기로 아소는 전쟁의 한 가운데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일상적인 삶의 기쁨을 주고자 아랍, 쿠르드, 터기 등 4 민족 친선 축구 대회를 조직한다. 아소가 뚱보 친구와 유니폼을 사고 축구공을 사고 네트를 치고 팀원을 모으고 홍보를 하고 (서양의 기자도 취재를 온다) 관객을 모으는 과정에 같이 사는 피난민들의 고단한 삶, 지지부진한 살림살이 등이 영화 전반에 걸쳐 보여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보여지는 고단한 일상을 감독(샤우캇 아민 코르키)은 슬프게 신파적으로 그리지 않았다. 그냥 그 오랜 전쟁이 늘 붙어있는 혹인양 불편하지만 일상처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것도 흑백으로.
     이 점이 이 영화가 가진 단점이자 장점이다. 이것 때문에 영화는 좀 지루하다. 특히 3차원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감수성 짙은 충무로의 드라마에 익숙한 우리에게 마치 홍상수 영화와도 같은 담담함은 많은(나는 그랬고 같이 본 사람도 그랬다) 사람들에게 하품이 나게 많들었다. 그러다 영화의 결말을 보곤 괜히 하품 찍찍 해댄 내 가슴 한 쪽이 ‘징~’하면서 쓰라려 오는 것이다. 아, 감독은 왜 이리 불편한 영화를 만들었던가! 이 담담한 묘사가 나중에는 은근한 통증을 주는 것. 이것이 ‘킥 오프’의 장점 중 하나이다. 재미없다고 느끼지만 그저 그런 영화로 취급하며 머리 속 쓰레기통에 막 던질 수 없는 영화. 재미없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맴맴도는 영화. 바로 그런 영화이다.
     ‘킥 오프’를 통하여 잘 몰랐던 이라크의 참상과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아, 이 나라는 잘 견디고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왜 전쟁을 계속 하고 있지. 이것만으로도 ‘킥 오프’를 관람한 충분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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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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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여름이면 나름의 피서법으로 추리소설 몇 권씩을 읽고있다. 한 2년전부턴가 (아마 2007년) 아가사 크리스티에 꽂혔다. 아니 꽂혔다기 보다 그것만 눈에 들어왔다. 셜록 홈즈는 초등학교때 문고판으로 너무 많이 읽어서 왠지 어른이 읽으면 안될 것 같았고.. 오싹한 공포를 주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에는 심신이 너무 지쳤다. 좀 긴장을 주면서 에너지가 방전되는 않는 그런 추리물이 없을까 하는 찾던 중, 딱 눈에 띄었다. 

     2년 전 제일 첨 읽은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은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었다. 잘 모르는 소설이었는데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 후로 여름이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3~4권씩 읽었다. 올 여름엔 한 권밖에 못 읽었는데 그 한 권이 'ABC 살인사건'이다. 'ABC 살인사건'은 이른바 연쇄살인에 대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아마 2차대전이 끝난 얼마 후 씌여졌을 터인데, 연쇄살인사건이라니...작가의 탁월한 미래예견능력이 그저 놀랍다.  

     ABC라는 가명을 가진 사람이 알파벳 순서로 사람을 죽인다. 언뜻 보면 이유가 딱히 없어보이고...여느 정신질환자의 소행같이 보인다. 이름 이니셜이 ABC인 어느 의지박약남이 등장하고 초반부터 그가 범인임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예의 그 에르큘 포와로가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그의 친구이자 후배(?)인 헤이스팅스가 그를 도운다. (난 아직도 이런 구도가 아가사 크리스티가 먼저인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가 먼저인지 잘 모르겠다.) 같은 영국소설이라 그런가? 주인공과 도와주는 영감을 주는 친구가 꼭 한명은 있다.  

     배려가 무너지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미움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나 볼법한 연쇄살인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우선 참 특이했다. 그리고 역시 마지막에 나온 반전, 정말 뜻밖이었다. 독자들로 하여금 당연히 이것이라고 믿게 해 놓고 마지막 몇 장을 남게놓지않은 상태에서 나온 반전이라니...요즈음의 반전들이 아마 다들 이런 고전에서부터 출발하였으리라...그럼에도 소재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들이 전혀 구태의연하지않고 새로울 따름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추리소설은 작가의 머리가 좋아야 할 듯 하다. 눈물나는 감동없이 독자들의 간담을 쪼았다가 풀어나가 하면서도 결말에는 '아~하'하는 공감을 주어야하는 말이다. 이번 작품 역시 아가사 크리스티는 참 머리가 좋구나고 느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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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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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장마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엄마의 실종을 지켜보며 엄마의 존재를 재인식하고있다. 1장은 아마도 주인공인듯한, 작가의 분신인 듯한 큰 딸의 시선으로, 2장은 60,70년대 어느 집이나 그랬던 것 처럼 '귀남'인 장남의 시선으로 3장은 엄마의 남편의 시선으로 4장은 실종된 엄마 자신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펼쳐지고 있다. 이 중 4장은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되긴 하지만 많은 부분이 엄마의 막내딸-아마 2남 2녀(아들,딸,아들,딸)중 젤 막내-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다.  

앞의 장들에서도 묘사되는, 각 시선의 주인공들이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이 바로 울 엄마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해서 소설의 초반부는 이야기는 읽는 것 같은 긴장감이 없어 좀 맹숭맹숭했다. 왜? 이건 우리집 얘기, 즉 리얼이니까. 3장 남편의 시선편에선 조금씩 감정이입이 되기 시작했는데, 지금 울 엄마 아버지가 사는 모습이랑 너무 흡사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소설처럼 아버지가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하면 엄마는 '당신은 수발해줄 사람이 이쓰이 복인줄 아소'하면서 하던 일을 멈추고 장을 보다가 그걸 만들어 드린다던지, '우리는 인자 자식들한테 아무 쓸모없는 짐덩이요.'하면서 '나보다 오래 살지는 마소.'하는 말씀이나.(울 엄마는 이말을 진짜 하루에 한번은 한다.) '언제나 아픈 사람은 당신-아버지-고 그런 아버지를 보살피는 사람은 아내-엄마-다.'처럼 아버지는 아프면 옆에서 엄마가 돌봐주시만, 엄마가 아프면 오로지 당신 자신밖에 없다. 엄마아프다고 아버지가 직접 뭔가를 하신 건 30여년 전 엄마가 허리디스크로 대소변을 받아내던 그 시절뿐인 것 같다.  

4장은 막내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다. 나는 여기의 막내딸이 꼭 나같다고 느꼈다. 외적 조건이 나랑 같은 부분은 많이 없지만,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막내딸을 놓고 산후 뒤끝이 안좋은 것도 나랑 비슷하고, 숱 많은 검은 머리도, 내가 엄마의 네 번째 아이인 것도 비슷하다. 책의 막내는 자식들 중 처음 유치원이란 델 가봤고 나는 유일하게 대학을 다녔다. 입시공부하는 내게 도시락을 싸다 날른 묘사도 넘 비슷하고, 언니 오빠들과는 다르게 아마 엄마가 기본적으로 자식한테 해줄건 해줬다는 생각이 들게 한 그래서 오빠나 큰 언니한테 느끼는 자식한테의 미안한 느낌으로부터 자유를 느끼게 한 자식인 것도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소설 속 엄마처럼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크게 막지도 않았다.  그런 막내에게 소설속 엄마는 아이를 품고 있는 막내를 보고 '내 새끼가 새끼를 품고 있네'하는데 마치 울 엄마가 나한테 속삭이는 듯한 착각을 했다. 엄마는 나의 존재만으로 기쁨이라 하셨는데, 그랬는데 나는 지금은 엄마의 존재가 때론 귀찮고 부담스러울 때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 에필로그에 그 막내딸이 언니한테 쓴 편지에서 소설 속 엄마, 울 엄마한테서 받는 그 느낌을 적절히 표현하였다. '엄마는 상식적으로 한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온 인생이 아니야. 엄마는 자기가 할 수 없는 일까지도 다 해내며 살았던 것 같아. 그러느라 엄마는 텅텅 비어갔던 거야.....언니, 아무래도 나는 엄마처럼 할 수 없어. 나는 내 아이들에게 엄마가 해준 것 처럼 할수있나. 못해 할 수 없어. .....내가 엄마로 살면서 이렇게 꿈이 많은데.....난 어떻게 엄마의 꿈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을까......하루가 아니라 몇 시간이라도 엄마의 꿈을 위로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엄마한테 말할거야, 엄마가 한 모든 일을, 그걸 해낼수 있었던 엄마를, 아무도 기억해주지않는 엄마의 일생을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TV에서 제주도 올레를 소개한다. 아버지와 입대를 앞둔 아들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올레를 걷고있다. 책장을 덮고 올레를 걷는 부자를 보면서 더 늦기전에 진실로 진실로 더 늦기전에 엄마랑 올레를 걸으면서 깊이있게 엄마의 한 많을 인생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겠다고 그리고 내 말도 엄마가 이해할 수 있는 다감한 소리로 좀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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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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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대부분의 일들은 생각을 깊이 해보면 예상할수 있는 일이다. 뜻밖이라고 말하는 일들도 곰곰 생각해보면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다. 뜻밖의 일과 자주 마주치는 것은 그 일의 앞뒤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일 뿐.-40쪽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아라. 엄마는 네가 있어 기쁜 날이 많았으니.-223쪽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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