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 1 - 마음이 속상할 때는 몸으로 가라 참선 1
테오도르 준 박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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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밝았다. 새해의 부푼 희망이나 새로운 1년을 설계하는 설렘은 온데간데없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갑자기 일자리를 잃어 새해를 조금 우울하게 맞이했을 뿐이다. 세상 일은 늘 마음대로 되는 법이 없다. 하지만 그걸 알고 있다고 해서 쪼그라든 마음에 위로가 될 리는 없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으로 새해의 희망 같은 건 간단히 덮여버린다. 이런 시기에 눈에 들어온 책이 『참선』이었다. 종교를 믿은 적이 없어서 참선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지나쳐버릴 수도 있었지만 지인의 강력한 추천에 힘입어 구매했다. 

하버드 출신의 스님이라니, 이미 유명한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는 이력이었다. 다만 이 책의 저자 테오도르 준 박은 현재는 스님이 아니다. 20년 이상의 수행 끝에 다시 속세로 돌아와 21세기 도시 수행자로 살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의심스러운 직업이었다. 도시 수행자라니, 그게 대체 무엇인지. 게다가 스님들이 조용한 암자에서 세상과 멀어져 수행하는 것이 참선이라고 생각한 내게 일상 속에서 누구나 참선을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약을 파는 정도의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 책을 읽게 만든 것은 지인의 추천과 지금의 절박한 심정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본질'에 대한 질문들을 고민해왔다. 그러다 대학 시절 알게 된 선불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송담 스님에게 매료되어 무작정 한국으로 온다. 우여곡절 끝에 송담 스님을 만나 수도승의 길을 걷게 된 저자는 결국 사미계를 받고 승려로의 삶을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살고 싶은 삶이었다. 나 자신과 이 세상을 향해 남들이 강요하는 가치가 아니라 나만의 가치, 내가 생각하고 선택한 가치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고, 다른 누군가의 비전이 아니라 나만의 비전을 따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대로 행동하고 내가 믿는 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한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솔직한 삶을 살고 싶었다. 진정한 삶. 그게 왜 그토록 힘들었을까? - 125쪽

휘둘리며 사는 삶을 거부하겠다고 굳이 다짐하지 않아도 그렇게 살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세상의 가치에 적응하고 잘 따라가는 사람들 속에서 끝내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그것도 어쩌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삶과 생각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가 참선을 권하는 진짜 목적은 무엇인지 점점 궁금해졌다. 참선을 가르치며 만난 CEO와 어릴 적 친구의 의사 아버지, 승려로 살아가는 자신이 '똑같은 우울과 절망, 허무한 감정'을 느끼게 된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대목부터는 저자에 대한 믿음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적어도 그는 삶과 인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적절한 자기 조절 방법을 배우고, 열심히, 정직하게, 용기를 갖고 실천하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보자.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는 법만 배우면 된다. - 186쪽

쉽게 우울해지고 평정심을 잘 유지하지 못하는 내게 필요한 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쯤부터는 꽤 집중해서 읽었다. 2부부터는 실제로 참선을 하는 방법과 승려가 된 저자가 참선을 전파하던 사례들이 나온다. 저자가 선불교를 믿어야 한다고 말하거나 참선을 쉽게 하는 법을 말했다면 이쯤에서 책을 덮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참선이 종교의 교리를 따르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과 일상 속에서 참선을 하려면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한다. 

활구 참선이란 무엇인지, 이뭣고라는 질문이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반신반의하며 책을 펼친 나도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았다. 1권의 분량이 불필요하게 좀 길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와 별개로 참선의 힘을 믿어보고 싶어졌다. 책 속 문장 하나를 인용하며 리뷰를 마친다. 

우리가 참선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살다 보면 속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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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26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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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미스테리아. 두번째 정기구독으로 만나고 있는데 역시 후회가 없다. 국내 최고의 장르소설 전문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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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1 - 마음이 속상할 때는 몸으로 가라 참선 1
테오도르 준 박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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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질 때, 삶이 의미없다고 느껴질 때 읽어보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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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이 없으면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통이 없는 것은 개돼지다. 너희의 고통은 그만큼의 축복이다. 그걸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 신이 너희에게 내려준 시험이다. 하지만 저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쳤어요. 그럼 우린 왜 태어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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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학생들에게 문학작품, 그것도 고전작품을 읽을 때는 세 가지 감각을 잃지 말라고 가르친다. 물질감, 인물감, 시대감이 그것이다. 물질감은 그 시대 사람의 감각을 알라는 것이며, 인물감은 등장인물의 사회적 위상과 다른 인물과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라는 것이고, 시대감은 당대의 이념과 관행, 그리고시각을 분명히 알고 그에 따라 대상을 판단하라는 것이다. - 6쪽

 주상순조이 어렸을 때 이 일을 알고자 하시나, 정조께서 차마 자세히 이르지 못하시니 다른 사람이 누가 감히 말하리오. 또 뉘 능히 이 사건 을 잘 알아 말하리오. 내가 없으면 궐내에서도 알 이 없으니 마침내 아무도 이 일을 모르게 될 것이라. 자손이 되어 조상의 큰일을 까마득히 알지 못할까, 한번 전후사를 기록하여 주상께 보이고 글을 없앨까 하되, 내 차마 쓰지 못하여 세월만 흘려보내니라. 근년1801년 내 아우가 역적으로 몰려 죽고 또 딸마저 죽는 등 안팎의 참화를 첩첩이 겪은 후 목숨이 실 같아서 거의 끊어질 듯하니, 이 일을 주상이 모르게 하고 돌아가기가 실로 인정이 아니라. 죽기를 참고 참아 이리 기록하나, 차마 쓰지 못할 마디는 뺀 것이 많고 자잘한 것은 다 거두지 못하니라. -20쪽

왕위를 탐하여서가 아니라 마지못하여 나라를 위해 자리에 있었는 데, 1804년은 원자元子, 곧 순조의 나이 십오 세니 성인이라. 족히 왕위를 전할 만하니, 원자에게 왕위를 넘긴 후 처음 먹은 마음을 이루어, 마마를 모시고 화성으로 가 경모궁 일을 행치 못한 평생의 한을 풀 것이라. - 304~305쪽

『한중록』은 흔히, 궁중의 큰 어른이 된 혜경궁이 해질녘 궁궐 마루에서 동쪽에 있는 남편의 사당을 바라보며 무한한 회한에 잠겨 지나간 일을 회고한, 그런 작품 정도로 생각한 다. 하지만 실제로 『한중록』은 『동궁일기東宮日記』등 궁중의 공식적 일지류(日誌類)와 임금과 친정 식구들이 주고받은 편지 등을 기본 사료로 하여 철저히 고증된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책이다. 여기에다 혜경궁 자신의 기억을 더하여 사건을 재구성하였다. 『조선왕조실록처럼 다른 자료들을 서술의 바탕으로 삼고 있지만, 개인의 경험과 기억으로 재구성했다.
는 점에서 정사(正史)와는 차이가 있다. -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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