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에 모여! 1
AMU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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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음악은 신비롭다. 수많은 예술 분야 중 가장 받아들이기 쉽고 빠르게 사람의 마음을 파고든다. 그래서일까. 오로지 상상에 의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음악 만화에 자꾸 끌리는 이유가 말이다. 한 미소년이 가야금처럼 생긴 악기를 들고 있는 표지 일러스트와 '이 소리에 모여!'라는 제목이 마치 '이 만화 꼭 읽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그 소리가 너무 궁금했다.

그곳은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곳이었다.  


선배들이 모두 졸업해 존폐 위기에 놓인 소쿄쿠부의 명맥을 잇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타케조 앞에 무시무시한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후배 치카가 나타난다. 치카는 소쿄쿠부 가입을 원하지만 선입견 때문에 타케조는 그의 입부 의도를 의심한다. 그러나 치카의 행동에서 배어나오는 진심이 타케조의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거기에 코토 종가의 딸인 사토와까지 합류하며 소쿄쿠부의 미래가 밝아진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 닥쳐오고, 소쿄쿠부를 지키기 위해 부원들은 정말로 어려운 미션에 도전한다. 


줄거리 소개는 이 정도로 해두자.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길 테니까. 소쿄쿠부는 무엇이고 코토는 또 뭐지?라는 궁금증이.  코토는 가야금과 비슷하게 생긴 일본의 전통 악기이다. 현이 13개이고, 맨손으로 뜯는 가야금과 달리 세 손가락에 '손톱(일본어로 '츠메')'을 끼우고 연주를 한다.  소리는 매우 높고 가볍고 맑다. 소쿄쿠는 바로 이 코토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일본에서는 꽤나 대중적인 전통악기인 듯하다. 

너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지키는' 거야?
이 만화의 또다른 장점은 훈남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소심하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타케조, 잘생긴 외모와 강한 주먹,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닌 치카, 능청스럽고 쿨한 데다 싸움까지 잘하는 테츠키 등 개성 강한 훈남들이 등장한다. 꿈 혹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음악도 좋은데 훈남까지 보너스로 주어지는 만화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열정과 근성으로 똘똘 뭉친 10대들의 열혈 동아리 수호기 『이 소리에 모여!』. 이 겨울, 풍경 소리처럼 청량한 코토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훈남들의 이야기가 추위마저 녹여줄 것 같다.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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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1
오치아이 사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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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누구나 외롭고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마음놓고 힘들다고 투정을 부릴 수 있는 상대를 곁에 둔 사람은 드물다. 아프지만 아프다고 말할 상대가 없을 때 나에게만 보이는 비밀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저 듣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인형이나 반려동물이 아니라 위로도 질책도 기탄없이 해줄 수 있는 친구, 하지만 내 고민을 다른 이에게 전하거나 퍼뜨릴 일 없는 친구 말이다.


이나리 신사 후계자인 마코토에게는 그런 친구가 하나 있다. 마코토만 볼 수 있는, 신의 사자인 긴타로. 그는 오래 전 파트너를 잃고 신사에 머무르고 있다. 우락부락한 거구의 인간형 여우인 긴타로는 마코토가 아니면 인간세상과 소통할 수 없다. 밝고 티없는 마코토와 시크한 긴타로는 사사건건 부딪히고 서로를 귀찮아할 때도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힘이 되는 사이이다. 


아빠는 마음속으로 믿고 있단다. 그러니까 긴타로 님이 계시는 거야. 그리고 신을 대신해 너와 모두를 지켜주고 계시지. 하지만 없다고 믿으면 정말로 없어져 버려. 신의 사자라 해도 신과 마찬가지니까.
없다고 믿으면 없어지는 친구란 다시 말하면 믿는 한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도 된다. 마코토에게 긴타로는 그런 존재이다. 오지랖 넓고 의리 넘치는 마코토와 이기적이지만 사실은 정이 많은 여우 긴타로의 좌충우돌 일상 어드벤처 『은여우』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판타지 속에서 우정과 믿음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작품이다. 


어떻게 하지 못한다 해도 내 스스로 납득하고 싶어. 그래야 좋은 일도 생기고 틀림없이 더 즐거울 거야.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앞만 보고 달려도 원하는 삶에 도달하기 힘든 세상 속에서 우리는 진짜 중요한 것을 잃어가고 있다. 바로 '사람'의 가치이다. 사람은 사람 없이 살 수 없다. 지금 옆에 있는, 비밀 친구는 아니어도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돌아보자. 그들에게 보여주는 작은 믿음들이 결국 세상의 온도를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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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메가 벤다 1
타카 히로 원작, 타시로 테츠야 작화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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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꼴이 마음에 안 들 때, 부조리한 일상 때문에 삶이 버거워질 때, 영웅이 나타나 나쁜 녀석들을 모두 처단하고 세상을 바꿔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가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그런 히어로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픽션 속 영웅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제목부터 강렬한 『아카메가 벤다』도 그런 히어로 판타지이다. 

 

칼 쓰는 데는 자신있는 소년 타츠미는 제도(帝都)에서 출세하여 고향을 구하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제도의 실제 모습은 그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추악하다. 심지어 그곳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 친구들을 다시 만난 타츠미는 깊은 분노를 표출한다. 그리고 마침 그곳에 있던 살인청부업자 집단 '나이트 레이드'에 스카우트되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1권만 봐서는 다소 엉성한 짜임새 때문에 확 끌리는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권력을 이용해 더러운 짓을 서슴없이 해대는 상류층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요즘, 권력자만을 타깃으로 하는 살인청부업 집단의 활약상은 그 자체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망설이지 마. 마지막 일격은 신속히 찔러야 한다.


이 작품에 기대를 품게 되는 지점은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모인 개성 있는 '나이트 레이드' 멤버들과 타츠미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예쁘지만 뼛속까지 킬러인 무표정 소녀 아카메, 활달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레오네, 까칠하지만 실력 하나는 확실한 마인, 힘 좋은 게이 브라트, 바보 변태 라바크, 카리스마 넘치는 나이트 레이드의 보스까지 나이트 레이드의 멤버들은 특별하고 특이하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하며 살인청부업자로 살아가는 무게를 알아가게 될 타츠미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아직은 그저 그런 흔한(아직은 모자란 주인공이 미소녀들 속에서 부대끼며 성장하고 복잡한 연애구도에 얽히는) 전개로 빠질 것 같다는 예감도 들지만 역시 검이 등장하는 액션물은 매력적이다. 게다가 언제나 권력에 당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답답한 속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도 끌린다. 아카메도 베고 타츠미도 베고, 그렇게 마지막에는 나이트 레이드가 제국을 뒤집어엎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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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의 괴로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 정은문고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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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특히 종이책 좋아하는 사람 치고 책을 보관하는 일로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장서의 괴로움』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거 내 이야기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가진 책이라고 해봐야 3천 권이 채 안되고, 그 중 아직 못 읽은 책이 수백권인 나는 장서가라고도 독서가라고도 할 수 없지만 장서의 괴로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장서가 괴로운 이유는 장서를 포기할 수 없어서라는 것을 잘 아니까. 

 

책 속에 소개된 장서가들의 책은 대부분 수만 권 단위이다. 책이 집을 잡아먹은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 고작 수천 권을 가진 나도 내 방을 책에게 잡아먹혔는데 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럼에도 여전히 책을 사고, 책 둘 곳이 없다고 절규하면서도 종이책을 포기하지 못한다. 이 책은 그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저자가 수많은 장서가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덜어주기 위해 썼을 것이다.

 

장서의 가장 큰 위험은 역시나 사고의 가능성이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대부분의 책장은 보호장치(?)가 없다. 지진이라도 나는 날에는 책에 깔려 죽기 십상이다. 또 하나의 문제라면 이사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부피에 비해 엄청난 무게를 자랑하는 책은 이삿짐센터에서 가장 꺼리는 짐 중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너무 많은 책은 꼼꼼하게 목록을 작성해서 인덱스라도 붙여두지 않는 한 검색이 불가능하다. 집안 구석구석 처박힌 책들이 기억이 안 나 같은 책을 또 산 기억은 아마 많은 장서가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장서를 처분하고 정리하는 법에 대해서 저자 자신을 비롯한 여러 장서가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꼭 실천해보고 싶은 항목들이 많다. 다시 안 볼 것 같은 책들은 헌책방에 팔고 나눠 장서량을 5백 권 정도에 맞추고, 필요한 책은 손 닿는 곳에 두고 책등이 늘 눈에 보이게 하는 것, 장서의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솔깃할 조언이다. 벽마다 천장까지 닿는 책장에 책을 가득히 꽂아두고 사는 것도 장서가의 꿈일 테지만 실질적으로 그 정도 되면 읽는 시간보다 책을 관리하는 시간이 더 많이 들 게 뻔하다. 대저택에 서재 관리원을 따로 두고 살 경제력이 있지 않은 한, 장서는 적당한 선에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세상 사람들은 하루에 세 권쯤 책을 읽으면 독서가라고 말하는 듯하나, 실은 세 번, 네 번 반복해 읽을 수 있는 책을 한 권이라도 더 가진 사람이야말로 올바른 독서가다.(150쪽) 

그저 책을 사서 쌓아두기보다는 계속 손이 가는 책 5백 권 정도만 소유하고 평생 독서가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할 수만 있다면 "명창정궤(明窓淨机, 햇빛 잘 드는 창 아래 깨끗한 책상) 위에 책이 한 권 놓여 있고, 그걸 손에 들고 읽는" 이상적인 독서가가 되고 싶다.  

 

하지만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책갑에서 책을 꺼내, 읽기 전에 먼저 만지고, 책장을 펼치는 동작에 '독서'의 자세가 있"고, "그에 수반하는 소유의 고통이 싫지 않기에 '장서의 괴로움'은 '장서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결국 장서는 즐겁기 때문에 괴로움을 무릅쓰고 계속 할 수밖에 없는 행위이다. 장서가보다는 독서가가 되어야지,라고 결심하면서 이미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작가들의 이름을 인터넷서점에서 검색해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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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하와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꿈꾸는 하와이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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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것은 그저 '태평양 어딘가에 있는 유명한 신혼여행지'였다. 너무 유명해서 딱히 가볼 마음이 생기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그 하와이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은 한 편의 영화 때문이었다. 하와이의 여유로움과 따스함을 가득 머금은 영화 「하와이언 레시피」. 영화 속에서 하와이는 흔한 관광지가 아니라 달무지개와 말라사다와 풋풋한사랑이 있는 아름다운 땅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딱 1년만 그곳에서 살아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하와이는 동경의 땅이 되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크고 손가락보다 조금 얇은 조그마한 책, 『꿈꾸는 하와이』는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유명작가의 책이라서가 아니라 '하와이'에 대한 에세이라서 끌렸다. 하와이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긴 바나나의 글 속에서 하와이는 더욱 사랑스러운 장소가 되어 나타났다. 훌라춤과 바다와 고운 사람들이 사는 곳, 한 번 가면 잊지 못하고 또 찾을 수밖에 없는 곳.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싶을 때 가는 것, 현실은 그 작은 바람을 늘 무너뜨린다. 그래도 하와이라면 그 지독한 현실에 어퍼컷을 한 방 날리고 훌쩍 떠나보고 싶다. 하루종일 일하고 퇴근한 늦은 밤 좁은 고시텔 침대에 누워 『꿈꾸는 하와이』의 책장을 넘기면 맡아본 적도 없는 하와이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아 잠시나마 행복해지곤 했다. 돈 앞에서 좋아하는 많은 것을 포기한 채 기계적으로 출퇴근하는 생활 속에서 이 책은 내 영혼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역할 속에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안에서 홀로, 늦은 걸음이나마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 나 자신으로 있을 뿐이라는 것, 그 이상의 행복이 있을까. 소설과 훌라의 현장에서 각기 역할은 다르지만,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102쪽)

산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순간에 이런 문장을 만나는 감동을 아는가.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만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하와이는 그냥 내가 나 자신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곳,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해도 억지로 등을 떠밀지 않는 곳일 거라고 마음대로 상상해 본다. 하와이에 가면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만의 '그곳'을. '정작 나는 아무 애도 쓰지 않았는데, 너그럽게 품어주는 듯한' 그곳. 늘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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