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 - 시각예술가 박혜수 작가 노트
박혜수 지음 / 돌베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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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곧 ‘선택하지 않음을 선택하게 만드는 셈이다.

_ 상처받을 마음 중 - P99

실망에서 자유롭기 위해, ‘자아‘를 지키기 위해 타인과 ‘마주함’으로부터 도망쳐서 지켜질 자존감이라면 고독은 당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될 수밖에 없다.

_ 상처받을 마음 중 - P100

정말 믿었던 사람이 나를 떠나려 할 때, 손을 놓을 권리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촉을 감지한 내 쪽에서 먼저 손을 놓을수도 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끝을 향하는 관계는 결국 끝에 닿을 수밖에 없다. 가슴은 찢어지겠으나 ‘보내줘야할 관계’는 보내줘야 이치에 맞다. 이 대전제를 수용했을 때그나마 상처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_ 냉정과 열정사이 중 - P118

자신의 사랑에 대해 마땅히 되돌아와야 할 것은 감사가 아니라 내 마음에 대한 존중과 기쁨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회복시킨 자존감이다.

_ 분홍칫솔 중 - P128

시추에이션십은 만남의 그 어떤 성과도 보지 못하며, 서사성도 전혀 가지지 않는다!

_ 환상의 빛 중 - P139

당신은 당신을 좋아하나요?

_ 이별후에 남는 것, 당신 중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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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 - 시각예술가 박혜수 작가 노트
박혜수 지음 / 돌베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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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속 그녀는 여전히 생일에 트라우마가 있고,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을 좋아하는 무던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한다. 다시는 감정놀음에 자기를 내던지지 않겠다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을 내던졌다.

_ 보고 싶은 얼굴 중 - P173

만약 어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던 그 흔한 꿈에 대한 질문이 아이들을 부끄럽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면 이것은 아이들이 아닌, 질문이 잘못됐다. 질문에 담겨있던, 사회와 어른들의 바람을 거둬내지 못한다면 이 질문은 미래가 불안으로 가득 찬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고통과 다름없을 것이다.

_ 빌어먹을 꿈 중 - P34

꿈은 밝고 긍정적이어야만 한다는 것, 미래를 향해야한다는 것,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것, 한 사람 몫을 해야한다는 것, 쓸모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부모를 기쁘게 해야 한다는 것…. 나는 꿈에서 이 모든 것을거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침묵하지 않게 할꿈에 대한 질문은 ‘희망으로 가득 찬 꿈이 아니라 사실은 ‘빌어먹을 꿈‘이 아닐는지. 그렇게 나는 사람들에게서 실패한, ‘포기한 꿈‘을 묻기 시작했다.

_ 빌어먹을 꿈 중 - P35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꿈과 사랑을포기하게 만든 원인이 궁금했고 나는 ‘보통‘이라는 기준을 주목했다. 그렇게 자신다움을 다 제거하면서 눈에 띄지 않는 ‘보통‘이 되어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란 의문이 이어졌고, 그 끝엔 ‘우리‘가 있었다.

_ 뻔한 주제,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 중 - P42

하지만 설렘도 늙는다. 표현하는 것을 거부당한 감정은 100퍼센트 완벽한 날에도 행복은커녕 불행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것이 가장 큰 불행이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텅 빈 마음.... 살아 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몸뚱이.

_ 보고 싶은 얼굴 중 - P175

외국인들에게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상을 물으면 무표정하고 화난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_ 걸을까, 뛸까, 아니면 멈출까 중 - P181

대체 무엇을 다시 하란 말인가. 회복을 이야기하는 자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모습은 무엇이냐고, 또다시 열심히 하면 그 모습을 가질 수 있냐고, 그모습은 행복이 맞냐고. 나는 상처와 고통을 서툰 회복으로 덮기보다, 지금 우리가 서로에게 비친 모습이 어떠하고 원래 모습이 어땠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않고 앞사람만 보고 닥치고 뛰는 짓거리는 제발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_ 걸을까, 뛸까, 아니면 멈출까 중 - P183

눈부시게 찬란한 봄날은 변함이 없고 그의 사랑도 변함이 없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그녀만 사라진 현재. 그럼에도 사랑은 사라지지 않은, 기쁜 우리 젊은 날.

_ 기쁜 우리 젊은 날 중 - P191

여자라면 누구라도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그런 동화 같은 얘기를 동경하지. 그러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백조가 되고 싶었는데 눈을 뜨면 새까만 까마귀가 되어 있잖아. 오직한 번뿐인, 두 번 살 수 없는 인생인데 이게 동화라면 너무잔혹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중 - P208

이렇듯 시련은 누군가를 단단한 정금으로 만들기도하지만, 많은 시련은 그것을 겪은 이들에게 삶의 주인이
‘자신‘이 아닌 ‘팔자‘가 되게 만든다. 마치 마츠코처럼….

_ 그 순간, 내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중 - P213

하지만 마츠코의 시간은 오직 타인을 위해서만 흘렀다. 자신은 없고 그들만 가득한 ‘나 없는 내 인생‘을 살았다. 결국 그녀는 종이처럼 얇은 벽을 겹겹이 쌓으면서 ‘있지만 없는 사람‘이 되어 "태어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마츠코는 남자들에게서 버림받을 때마다 "그 순간, 내 인생은 끝났다"고 읊조렸지만, 자신의 인생에 ‘내가없는 순간‘, 꿈꾸는 삶은 그때 이미 끝나지 않았을까.

_ 그 순간, 내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중 - P215

본래 감정이란 순식간에 애정과 증오를 오간다. 헤어져도 증오가 남아 있다면, 분명 쓰디 쓴 그 감정을 그가삼키지 못하고 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일부러망가져버려 나를 버린 상대가 미안함을 느끼게 하거나, 모든 잘못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고 싶었던 건 아닐까?

_ 짧은 사랑, 긴 그리움 중 - P221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볼 만한 멜로드라마 괜찮은 결말. 그거면 됐다.
널 사랑했다.

_ 짧은 사랑, 긴 그리움 중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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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 - 시각예술가 박혜수 작가 노트
박혜수 지음 / 돌베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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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들었어야 할 누군가의 속마음,
그리고
당신이 마땅히 대답했어야 할 당신의 진심.

_ 들어가며 중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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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채우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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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사필귀정의 방식으로 돌아간다면, 그는 죽을 때까지 나와 행복하게 살아야 옳았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는 아무 잘못 없이 나를 잃었다. 나는 성민이 가고 난 뒤에도 혼자 한참 더 울었다. - P147

삶에는 ‘사랑한다‘와 ‘사랑하지 않는다‘ 사이에 아무런 경계가 없어지는 그런 지점이 있었다. 그에게 그곳이 나무가 쓰러진 고속도로였다면, 나에게는 산꼭대기에 붉은빛이 번져가는 이 산성이었다. 그날그가 전혜원에게 죽도록 사랑한다고 말했어도 인생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흘러갔을 것이다. 내가 오늘 성민에게 죽도록 사랑한다고 말했어도, 인생은 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흘러갔을 것이다. 시간과 방향의 감각이 없어지는 그런 공간에서는, 인간이 무엇에 부딪쳐 어디로 가든 아무 차이가 없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를, 또산성을 지나쳤다. 한번 지나치고 나면, 또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살게된다. - P153

해사한 웃음, 수줍은 얼굴, 부드러운 말투, 상대방의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몸짓은 그의 본성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했던 것을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그에게는 세상에 꼼꼼하게 숨겨왔던 아주 커다란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 하지 않는 정욱연은, 침묵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을 만큼 차갑고 지독했다. - P163

그때 나는 이미 예감했던 것 같았다. 그가 가면을 벗는 순간, 그 앞에 내가 있을 것 같다고. - P165

내가 겪은 일쯤은 오이를 무치다가 양념 묻은 손으로 눈을 비벼서 눈물이 난 정도의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식이었다. - P182

사랑이라는 엄청난 바위가 미친 듯이 내달리고 난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달 표면 같은 폐허에 나 혼자 서 있었다. 아무도 행복한 사람이 없었다. - P183

하지만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 P210

그러지 못한다. 어린 시절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많았던 아빠같은 사람에게 기러기 가족이란 악몽의 재연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걸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현서가 희서의 눈에는 아둔하고 이기적으로 보였다. 희서는 현서에게 이제 그만 나가라고 말하고 싶었다. - P219

나름대로 좋은 점이 없지 않은 작은오빠의 인생이 저토록 꼬인 것의 출발점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것이 성적이라고 생각했다. 작은오빠는 성적이 너무 좋았다. 성적이 좋으면 많은 것이 용서되는 한국에서, 작은오빠는 지나치게 좋은 성적을 받는 바람에 인생을 망쳤다. 성적이 좋은 사람은 의대, 법대, 경영대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만 했기때문이다. - P240

"그게 진정한 자식 노릇 아니야? 자식이 부모 말 듣는 거 봤어?" - P252

다행히 헤나는 내 의견을 무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내 계획 따위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제멋대로 내달렸다. 그녀가 우연의 영결식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걸 알았지만, 나는 그녀를 불러세울 수도 없었다. 그녀는 내 목소리보다 빨리달렸으니까. 혜나가 욱연을 사랑하는 방식, 그것이 바로 『사랑이 채우다』이다. 슬픔과 이별로 가득한 인생이라도 살아야 한다고, 내가 당신곁에 머물겠다고 혜나는 욱연에게 속삭인다. 혜나가 욱연을 위해 춤추고 노래하면서 이 긴 이야기는 끝이 난다.

_ 작가의 말 중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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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채우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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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년을 헤어져 지낸 그들 부부 사이에 사랑이 사랑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 순간까지 내 머리에 단 한 번도 떠오른 적이 없었다. - P33

하지만 그녀가 미처 생각지못한 암초가 있었다. 천하의 정욱연이 결코 견뎌내지 못하는 단 한 가지는 바로 가족에게 버림받는 일이었다. 정욱연은 가족과 연락을 끊었다. - P37

나는 전혜원이 무서워졌다. 원래 무서웠지만 더 무서워졌다. 그녀는 미워할 수 없는 여자였다. 그녀의 예쁜 얼굴이나 부유함은 오히려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의 생각이 옳건 그르건, 도무지 말도 안 되는소리를 해도, 그녀는 모두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사는 여자였다. 숨길줄도 위장할 줄도 모르는 진심, 그것 때문에 아름다운 여자였다. 나는 정말로 그녀가 무서워졌다. - P46

되는 일 없는 흉흉한 세상에서는 환상이 가장 소중했다. - P50

나는 눈빛만으로 올케들을 간단하게 제압했다. 나는 요즘 정욱연을만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토하지 않았다. 그것은 애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였다. - P59

나이 사실이 무슨 인생의 저주이길래, 곱게 자란 이 여인들은 사랑에 이렇게 돌같이 무감해졌는가? - P61

돈을 벌수록 부부는 헤어지고 가정은 깨지고 아이들은 홀로 남았다. 연길은 그런 땅이었다. - P81

피해야 하는 이야기를 잘 피해가는 것이 공주로 끈질기게 살아남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었다. - P82

여자들이 모두 수동기어를 싫어한다는 건 언어도단이었다. 수동기어는 섹시했다. 나는 수동기어를 좋아했다. 수동기어를 정욱연보다 더 좋아했다. 내가 싫어하는 건 한창환과 그의 천박한 인격과 어이없는 난폭운전이었다. 그 죄를 멀쩡한 수동기어에게 뒤집어씌우다니 뻔뻔한 인간이었다. - P88

나는 내가 미웠다.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언제나 자신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달려가는 남자인 줄 뻔히 알면서 한 달이나 그를 내버려두었던 내가 죽도록 미웠다. - P103

칠 년간의 기다림 끝에 그녀를 잊기로 굳게 결심했지만, 불행을잊는 것과 사랑을 잊는 것은 다른 거였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선택했으면서도, 내 얼굴 위에는 천진한 전혜원의 얼굴이 언제나 겹쳐져 일렁거렸다. - P122

사고를 칠 때는 미래 따위 생각하지도 않고, 내가 저지른 일의 당연한 결과가 닥쳐오면 그제야 기절할 듯이 놀라는 인간이었다. 나는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성민과 헤어지게 될 줄은, 성민과 헤어지는 것이 이렇게 가슴 아플 줄은 정말로 몰랐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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