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일본책 - 서울대 박훈 교수의 전환 시대의 일본론
박훈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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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회이기에 한국은 여전히 ‘민심‘이 세상을 지배한다.
민심이란 말은 일본어에도 중국어에도 있지만, 일상적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하물며 우리처럼 정치적으로 막강한 힘을 갖는 어휘도 아니다. 한국인들이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을 이렇듯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것을 알면 중국인이나 일본인들은 아마도 놀랄 것이다. 그 민심은 지금도 여론조사와 군중집회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중이다. - P41

한반도 세력에게 일본제국은 약 40년간 패자였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의해 미국이 그 자리를 대신한 지 60년이되었다. 그 샌프란시스코 체제도 동요하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명청 교체기, 구한말 같은 지역 질서의 격변기가 코앞에다가와 있는 것이다. - P58

질서 있는 변혁은 자칫 구체제와 타협하거나 철저한 개혁 앞에서주춤거리기 쉽다. 이걸 돌파하는 관건은 기성 체제의 일부였던변혁 주체가 얼마만큼 자기부정과 자기혁신을 할 수 있느냐에 있다. 메이지유신은 사무라이의 신분적 자살이며, 사무라이를 배신한 사무라이 정권이었다. - P61

586세대는 너무 많은 것을 너무 오랫동안 누리고 있다는 것을 칼바람 맞듯,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혁신, 자기연마해야 한다. 역사는 아직 586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586에게는 유신의 길밖에 없다. 만약 우리 사회에 정말 혁명이 일어난다면, 그들이 대상이 될 것이므로, - P75

국제 정세를 좌지우지하는 강대국이 아닌 이상, 어떤 나라도 그에 주파수를 맞추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섣불리 민족자주‘ 운운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어려운 길을 가지 않으면, 혹은 그 길을 찾아낼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민족자주는 공염불이다. - P79

인재는 대개 반항하는 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 내말 잘 듣는다고 발탁한다면 뽑은 사람은 유능한 인사권자가아닐 것이며, 뽑힌 사람은 에노모토 같은 인재는 아닐 것이다. - P88

1한국의 역사는 중국처럼 수천 년간 지역의 패자로, 문명의 센터로 지내온 역사도 아니고, 일본처럼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서 지정학적 행운을 즐기며 자폐적으로 살아온 경우도 아니다. ‘고투의역사‘에 대해 적절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적으로 이만큼 흥미를 자극하는 역사도 드물 것이다. 독특한 조건 속에서 분투해온한국사의 경험은 역사에서 지혜를 구하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교훈과 영감을 줄 것이다. - P94

반대로 한국사에 대한 자기폄하를 살펴보자. 사실 대다수한국인들의 역사 인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패배주의이며,
열등 콤플렉스다. ‘위대한 상고사‘와 과도한 민족주의적 역사해석의 저변에는 이것이 자리 잡고 있다. 열패감을 지우기 위해 ‘위대한 역사‘에 환호하는 것이다. - P96

1910년 조선이 망한 것은 반일 감정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일본을 증오하고 규탄하는 사람들은 전국에 넘쳐흘렀고, 일본을 깔보고 멸시하는 사람들도 사방에 빽빽했다. 모자랐던 것은 메이지유신 이후 40여 년간 일본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게 우리의 운명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파악한 사람이었다. - P142

서울 지하철 젊은 여성의 손에 도쿠가와 시대 역사서가 들려 있고, 무라카미 하루키아니라 나쓰메 소세키夏뿐만도 베스트셀러가 되며, 중년 남성들의 술집 대화에서 메이지유신 지도자 이름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나오고, 학교에서 한국 침략의 원흉으로서의 이토 히로부미만이 아니라, 그런 자가 어떻게 근대 일본의 헌법과 정당정치의 아버지로평가되는지, 그 불편함과 복잡성에 대해 파헤치는 그런 한국을, 일본은 정말 두려워할 것이다. - P146

‘반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하려고 하는 반일인가‘가 중요하다. - P152

미국의힘이 엄존하고, 전후 민주주의를 지탱해온 유권자들이 있는한 불가능할 것이다. 말하고 싶은 것은 일본을 무장 해체시켰던 미국이 일본이 군사비를 배로 올린다고 해도 반기는 눈치고, 총리가 적국의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고 한 그 적국이 북한이 될 수도 있는 이 엄청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다. - P159

우리가 열도의 반도 관련 유적 앞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민족‘이 아니라, 거꾸로 ‘민족‘(이것이 근대에 형성된 개념과 용어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이라는 것을 모르고도 교류하고 자부심을유지하고 억척스레 땅을 갈아 훌륭한 삶을 영위한 사람들이, 또 그런 시대가 있었다는 바로 그 점이다. 우리가 영원불변의가치라고 믿는 ‘민족‘이 고대인들의 눈에는, 아마 미래에 살사람들의 눈에도 특이하게 보일 수 있다는 그 통찰 말이다. - P164

일본 사람들, 특히 지식인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한국에 대한 묘한, 그리고 복잡한 심사가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한국이일본보다 한참 뒤져 있을 때에는 다정한 어조로 한국의 분발을 격려하지만 그 격차가 좁혀지거나 어느 한 분야에서라도 앞서는 조짐이 보이면 당황하면서 좀처럼 그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하는것이다. 한국이 발전하는 것은 점잖은 지식인으로서 환영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본 밑에 있어야 한다는 묘한 심리가 있는 것 같다. - P176

일본 국민의 의식은 ‘천황‘ 아래 억눌려 있고, 일본의 민주주의 역시 그 이름 아래 제한되어 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공화국의 시민이다. 황제가 됐든, 천황이 됐든, 임금이 됐든 우리는 그 세계와 연을 끊고 공화국을 수립했다. ‘황‘을 쓰느냐 어떤 연호를 쓰느냐가 조선 백성에게는 중요했을지 몰라도 우리 공화국 시민에게는 아니다. - P210

천황은 역사상 오랫동안 권력은 없고 권위만 있었다. 메이지유신 이후 천황에게 권력을 갖게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근대 천황제의 설계자, 이토 히로부미는 단호히 거부했다. 권력에는 성패가 있어 천황이 권력을 행사하는 순간 그 권위는 상처 입을 것이라고 권력과 권위의 분리다. 이토 히로부미가 아니었더라면 히로히토는 아마도 패전 후에 맥아더의 처형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1억 총자숙‘ 무드는 권력은 없지만 구름 위의 신성한 권위는 패전 후에도 건재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 P221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불행했던 것은 약 400년전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7년간과 금세기 초 식민 지배 35년간입니다. 이렇게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토착왜구의 말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이다. 그것도 1998년 일본 국회에서 행한 연설에서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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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일본책 - 서울대 박훈 교수의 전환 시대의 일본론
박훈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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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나 좋은 것은 없다. 절대적 가치인 것처럼 보이던 것도 때와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만인의 우러름을 받던 민족주의자가 정작 독립이 되어 집권하고는 자기 민족에 학정을 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민족주의는 영원한 진리도, 절대적 선도 아닌, 많은얼굴을 한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_ 프롤로그 중 - P6

민족주의가 아니라 자유와 민주, 법치와 인권, 평화와 복지의 세상을 여는 담론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럴 때 일본도, 세계인들도 우리를 존중할 것이며, 한국인들도 그를 통해 한 차원 높은 단계로 고양될 것이다.

_ 프롤로그 중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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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모든 것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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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기입되는 단 하나의 문장, 그 종지부에 찍히는 부호라도 되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 우리는 서로 같으면서 다른 모습으로 동시에 조우해야 한다. 이 조우의 중첩이야말로 우리의 존재이유이며 설령 이유가 거세되더라도 존재 그 자체이자 전부이고, 무의미야말로 이 세상의 유일한 의미임을 증명하는 파동이다. 산산조각난 신의 찻잔이 우주에 흩어져 별이 된다.
1/들은 당신이 기다리는 동시에 누구도 원치 않을 0의 총합이다.

_ Q의 진혼 중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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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 - 주락이월드, 스코틀랜드 증류소 탐험
조승원 지음 / 싱긋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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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드래프 쓰임새도 달라지는 추세이다.
예전엔 대부분 소 사료로 활용했지만 요즘엔 환경을 고려해 바이오매스biomass 공장으로 보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_ 탐듀 중 - P191

물어봤더니 당화, 발효, 증류 공정이 컴퓨터로 자동제어되기 때문에 근무자가 많지 않다고 한다.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 내내 설비를 돌리지만 생산 직원은 3명뿐이다. 이들은 주야간 3교대로 일한다. 직원 한 명이 모니터를 보며 당화부터 증류 공정까지 모두 살핀다.

_ 탐듀 중 - P195

하지만 ‘100% 셰리 캐스크‘라는 기치를 내건 뒤 완전히 달라졌다. 재가동 1년 뒤인 2013년에 나온 10년 숙성 제품이나 2018년에 선보인 12년과 15년 모두 ‘아, 이게 셰리 위스키구나‘라는 말이 절로나온다. 말린 과일과 견과류 풍미가 제대로 살아 있어서다. 탐듀의 부활을 보면서 증류소는 역시 확고한 제조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_ 탐듀 중 - P201

이 스트라이딩 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카듀는 세상에서가장많이팔리는 스카치위스키 조니워커의 핵심 몰트key malt 증류소이다. 조니워커 회사 디아지오가 갖고 있는 스코틀랜드 증류소는 29개나 된다. 하지만 핵심 몰트를 생산하는 곳은 네 곳이다.
로우랜드를 대표하는 글렌킨치, 하일랜드 클라이넬리시, 아일라섬 쿨일라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스카치의심장 스페이사이드에 있는 카듀이다.

_ 카듀 중 - P203

이 붉은 깃발은 불법 증류를 하는 이웃에게 ‘지금 밀주 단속을 하러 돌아다닌다‘라고 알리는 신호였다. 카뮤 로고가 붉은 깃발을 흔드는 여성인 건 이런 일화 때문이다.

_ 카듀 중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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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 - 주락이월드, 스코틀랜드 증류소 탐험
조승원 지음 / 싱긋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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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호불호가 엇갈리는 향과 맛이 글렌파클라스 증류소가 추구하는 개성이다. 이와 관련해 몰트위스키 이어북 2023』에서는 "좀더 묵직한heavier 글렌파클라스 스피릿은 오크통 숙성을 통해 흙earthy과 가죽leather 풍미를 이끌어내고 깊이 depth와 복합성 complexity 을 증가시킨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_ 글렌파클라스 중 - P146

그렇다. 글렌파클라스는 특별한 증류소이다. 그들은 오랜 세월가족 독립 경영을 유지해왔다. 전통의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히 여긴다. 더 많이 파는 것보다 품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발효에서 숙성까지 생산 공정도 독특하다. 그러면서도 시장의 흐름이나 유행은 신경쓰지 않는다. 남들이 뭘 하든 또 뭐라 하든 관심 없다. 오직 자기 갈 길을 갈 뿐이다. 글렌파클라스는 특별하다. 특별하게 고집스러운 곳이다.

_ 글렌파클라스 중 - P159

1900년대부터 제분기를 만들어온 포르테우스는 경쟁사인 로버트보비 R. Boby와 더불어 내구성 뛰어난 제품을 생산했다. 제품이 튼튼해서 고장도 없고 오작동도 없었다. 그렇기에 한번 포르테우스제분기를 구입한 증류소에서는 다시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고장 없이 잘 돌아가는데 굳이 새 걸로 바꿀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제분기를 만들어봐야 더이상 팔 곳을 찾기 어렵게 된 포르테우스와 로버트 보비 두 회사는 1970년대에 함께파산하고 만다. 포르테우스와 보비의 사례는 제품도 적당히 잘 만들어야지 너무 잘 만들면 안 된다는 희한한 교훈을 남겼다.

_ 글렌알라키 중 - P171

한마디로 구리는 위스키를 맑고 깨끗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위스키를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원리와 과정은 이렇다. 곡물을 발효하면 여러 풍미 물질이 생긴다. 그중에는 에스테르처럼 과일 풍미를 이끌어내는 것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불쾌하다고 느끼는 냄새를 만드는 황 화합물sulphur compounds도 있다. 황 화합물이 많아지면 위스키에서 가죽이나 삶은 양배추, 심지어 땀 냄새가 날 수도있다. 이런 황 화합물을 증류 과정에서 제거해내는 게 구리 copper이다. 증류기나 응축기의 구리가 알코올 증기에 들어 있는 황 화합물을 빨아들여 없애버리는 것이다. 이 과정을 화학 교과서처럼 설명하면 ‘구리와 황이 반응해 황산구리 copper sulfate 를 생성한다‘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구리가 위스키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기에증류기나 응축기는 물론 파이프까지도 구리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증류소에서는 가급적이면 증기가 구리와 오래 접촉하게 하려고 애쓴다. 구리 접촉 시간이 늘어날수록 증류소에서 원하지 않는냄새가 빠지고 과일 향과 같은 풍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발베니 편에서 언급한 환류reflux 역시 증기와 구리 접촉을 늘리는 방법이다.

_ 글렘알라키 중 - P180

"위스키는 사람이 만든다."

_ 글렌알라키 중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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