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집으로 가다 - 풍경, 그리고 그녀들 - 삶과 여행의 경계에서 ㅣ 권산 포토에세이
권산 지음 / 우드스톡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숲은 오래되었다.
곳곳에 쓰러진 나무와 늙어 죽은 나무들. 그리고 낙엽들,
바스락거리는 발밑의 소리, 신선하나 노숙하게 익은 향기들….
숲은 타고 있었다.
단풍이 아니라 목마름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짙은 화장을 했지만 숲은 ‘
빈곤했다. 습기를 감지할 수 없었다. (p.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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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집으로 가다 - 풍경, 그리고 그녀들 - 삶과 여행의 경계에서 ㅣ 권산 포토에세이
권산 지음 / 우드스톡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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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 뒤뷔페 Jean Dubuffet 의 전시회 사이트 디자인을 하면서 자료를보다가 그가 한 말 앞에서 작업을 멈추었다. 짐작하다시피 나는입구를 찾고 있었다.
독특했다. 나만 그런가? 통상 ‘출구를 찾고 있다‘고 표현하지 않나.
많은 이들이 일상의 번다함과 종잡을 수 없는 내일, 끝없는 경쟁의 지겨움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무렵이면 출구를 찾는다. 그러나어쩌면 새로운 입구를 찾는다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 구례는도시를 벗어나기 위한 출구가 아니라 내가 찾은 전혀 다른 차원의입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서울을 벗어나 구례로 거처를 옮긴 것은탈출이 아니라 모험의 시작일 수도 있다. 평소에 사람들에게 이런소리를 내뱉지는 않는다. 어색하거나 웃으니까. 30분이면 한 바퀴돌아 나오는 작은 숲에서 이래저래 숨길 수 없이, 그냥 좋다.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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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 - 계절이 머무는 순간들 ㅣ 권산 포토에세이
권산 지음 / 우드스톡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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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쌓이지 않을 싸락눈이 산수유나무 사이로 흩날렸다. (p.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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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 - 계절이 머무는 순간들 ㅣ 권산 포토에세이
권산 지음 / 우드스톡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초록 꽃은 없다. 꽃은 잎의 색을 범할 수 없다. 잎의 색이 綠녹인 것은 천만 번의 반복을 통해서 이미 뻔한 사실이다. 핵심은 신에 있다. 綠과 新이 만나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상투적인, 그러나치명적인 아름다움. 그것은 바로 신록新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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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눈을 헤치고 달려온다 - 계절이 머무는 순간들 ㅣ 권산 포토에세이
권산 지음 / 우드스톡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언젠가부터 느리게 결정하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후회를 회복할 가망이 점점 사라지기에 그런모양이다. 무언가를 느리게 결정해야 하는 시기에는 일상의 언어가 간명하거나 메말라진다. 아주 간혹 필담으로만 의사소통하고 싶을때가 있다. 말은 나를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는가?

이른 봄, 앙상한 나뭇가지와 먼지 이는 황톳길을 보면서 앙상해질 나의 언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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