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동안 수업은 점점 더 전문적이 되어갔다. 그것에 반비례하여 학생에 대한 교사의 열정은 잦아들었다. 공부를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학생에게 달렸다는 덤덤한 느낌은 어느 교사에게서나 공통되었다. 학생도 교사와 거리를 두게 되어 아무도 ‘××선생‘이라고 하지 않았다. 심약해 보이는 아이까지 포함하여 남학생은 다들 뒤에서 교사를 성으로 막 불러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모나 교사와 자신사이에 있는 거리를 점점 넓혀가는 거라고 아유미는 고지식하게 생각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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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과 모래, 비늘, 물고기 피 등 흘러나오는 것을 수상히 여기지 않고 그대로 신속하게 배수구로 옮기는 개수대는 대범하고 자기 방식대로 사는 첫째 가즈에. 말을 하지 않는 조리대는 얌전한 둘째 에미코, 부우 하는 소리와 함께 파란 불꽃을 올리며 주전자 소리를 시끄럽게 내는 가스레인지는 셋째 도모요. 훌륭한 역할 배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찬동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은 아니다. 도요코에게 말해봤자 노여움만 살 뿐이다. 하물며 본인들에게 대놓고 말할 수도 없다. - P30

십 몇 년 후 도쿄에서 신조와 결혼하게 되었을 때 요네는 남에게 넘길 수 없는 작은 것 세가지를 지참하고 시집을 갔다. 오이와케로 돌아오기 전 양부모와 셋이서 니혼바시의 사진관에서 찍은 가족사진, 박달나무 빗, 글자가 빼곡히 적힌 녹색 수첩. - P74

"서두르는 서두르지 않는 결국 걸리는 시간은 이 초 차이도 안 나. 그런데도 서둘러 열고 닫지. 서두르고 있다고 자기주장을 하는 것에 불과해."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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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송태욱 옮김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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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대 중반의 불안이 평소의 신중함과 이어져 있었다. 이런 겁 많은 자신에게 다소 넌더리가 나기도 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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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 판정 받고 일년 만에 벌레가 되었다.
인간과 별레도 한 끗 차이다.
사람이라고 잘난 척하지 말았어야 했다. - P72

내 손 잡아/안 넘어져 걱정하지 마/날 믿어/
내가 잡고있어/나한테 기대/
뭐 필요해?/ 어디로 갈래?/누울래? / 일어날래?/
괜찮아?/밥먹자
하루종일 듣는 고마운 말들

20170608 - P83

20170618

진짜 선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자신의 성실과
성숙과 민감성을 저버리지 않는다.
품위란 삶의 하강기가 찾아와도 퇴행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고통에 직면하면서도 무뎌지지 않을 수 있는 능력,
극심한 고뇌를 겪으면서도 제자리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역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인간의 위대함을 재는 최선의 척도는 고난에대처하는 역량일 것이다.
- 스캇 팩 (거짓의 사람들〉 - P86

20170727

우리 인생에서 잡아야 할 것은 감동이야.
모든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든 계획을 세워 성취하면
그것 위에 행복이란 것이 와서 앉아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아.
무심히 지나가는 감동 그것이 전부고
모든 결핍을 이겨낼 힘은
바로 그것에서 비롯되지.
그걸 잡아야 해. - P88

20170811

일 분에 열몇 번
굳이 애쓰지 않아도
인식하지도 않은 채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쉬는 것
정말 대단한 일이구나. - P99

결국 그 발버둥으로 인한 과정에서 인생의 의미와 만나게 되고개인의 싸움이 공동의 것이 되어 결과적으로 많은 생명을 살리게 되었다. 불치병에 걸려 남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의선택은 양자택일 정도일 거다.
그러나 그 과정이 자신에게서 타인을 향해 넓어지는 과정이 될 수 있다면 삶의 질은 다양해질 것이고 시간의 길고 짧음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 P103

20171109

집안에선 10분이 1시간처럼 멈춰있고,
밖에서 1시간은 10분처럼 지나간다.
추운 날 햇볕이 드는 건 참 고마운 일
숲이 매일매일 어떻게 변하는지
밖에서 잠시라도 느껴볼 수 있게
겨우내 햇볕이 양지를 만들어 주었으면 - P133

몸은 저만치 달아나네
마음은 몸을 붙들지 못하네
몸은 들판을 지나 언덕을 넘고 험한 산을 넘어가네
마음은 몸을 따라가지 못하네

20180801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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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먹자
이영미 지음 / 정한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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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준비해온 듯 너무도 담담하게 씩씩하게
내가 루게릭병이라는 걸 받아들였고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다섯 단계 대신 휴식을 갈구했다.
드디어 긴 휴식의 기회가 온 것이다. - P32

20160202

첫 번째 밀려오는 파도에 물을 먹었다.
두 번째 밀려오는 파도엔 펄쩍 뛰었다.
세 번째 밀려오는 파도는 바라보았다. - P35

20160828

마음이 빠진 모든 것은 헛되고
모든 것이 빠진 마음만은 허하고
모든 걸 다 갖기 원하는 건 욕심이고 - P54

20160926

바다가 보이는 창을 내다본다.
넓은 바다 끝, 파도는 계속 밀려오지만 넘치지 않고
물의 총량은 같아 보인다.
창은 몹시 중요하다.
바깥을 바라본다는 것. 그것도 멀리,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면 더욱.
숨구멍이다.
바닷가를 걷는 사람들을
난 창을 통해 바라본다.
이 시간이 소중한 걸 안다. - P59

고난에 대한 통찰, 그 의미가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유일한 힘,
희망임을 깨닫는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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