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과 모래, 비늘, 물고기 피 등 흘러나오는 것을 수상히 여기지 않고 그대로 신속하게 배수구로 옮기는 개수대는 대범하고 자기 방식대로 사는 첫째 가즈에. 말을 하지 않는 조리대는 얌전한 둘째 에미코, 부우 하는 소리와 함께 파란 불꽃을 올리며 주전자 소리를 시끄럽게 내는 가스레인지는 셋째 도모요. 훌륭한 역할 배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찬동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것은 아니다. 도요코에게 말해봤자 노여움만 살 뿐이다. 하물며 본인들에게 대놓고 말할 수도 없다. - P30
십 몇 년 후 도쿄에서 신조와 결혼하게 되었을 때 요네는 남에게 넘길 수 없는 작은 것 세가지를 지참하고 시집을 갔다. 오이와케로 돌아오기 전 양부모와 셋이서 니혼바시의 사진관에서 찍은 가족사진, 박달나무 빗, 글자가 빼곡히 적힌 녹색 수첩. - P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