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양장)
실뱅 테송 지음, 임호경 옮김 / 까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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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피부에 대해서 가지는 힘, 그것은 물이 땅에 대해서 가지는 힘과 비교할 수 있으리라. 시간은 흐르면서 무엇인가를 새기는 것이다. - P57

서로 몸을 부비고 사는 일이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게 될 이 세계에서 혼자 산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다. - P58

이따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는 순간이 찾아온다. 1시간전부터 나는 의자에 앉아서 햇살이 탁자 위를 천천히 나아가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빛은 그것이 건드리는 모든 것을 고귀하게 만든다. 나무, 책들의 단면, 칼자루, 얼굴의 곡선,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의 곡선, 심지어는 공중에 떠 있는 먼지 알갱이에 까지도, 이 세상에 먼지 알갱이 하나로 존재한다는 것도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 P65

자유로운 인간은 시간을 소유한다. 공간을 지배하는 인간은단순히 강할 뿐이다. 도시에서 분(分)들과 시간들과 해(年들은우리를 피해 달아난다. 그것들은 시간의 상처를 통해서 빠져나간다. 반면, 오두막에서는 시간이 진정된다. 그것은 착한 늙은개처럼 당신의 발치에 엎드려 있고, 어느 순간 당신은 그것이여기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된다. _ 시간 중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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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2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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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데에 사서 읽은 후, 옛동네 독서모임 아저씨들에게 책을 주문해 보냈다. 선정한 책은 “관리자들”이다. 이혁진 작가의 책으로 디테일이 살아있고 사실묘사가 탁월하다.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관리자들이므로 ㅎㅎ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지우는 거,
자기 책임이라는 걸 아예 안 만드는 거.
걔들도 관리자거든. 뭘 좀 아는.” 으로 책뒷면에 표기한 관리자들...현실과 상황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20세기 작품과 달리 여성 중장비 기사와 개의 상황이 중요한 변곡점을 만든다. 건설현장에서 벌어지는 보통사람들의 “21세기판 파업전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을까 (이윤주 저)는 특히 여성들이 읽으면 위로받고 자기돌봄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두권 모두 가볍고 휴대하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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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양장)
실뱅 테송 지음, 임호경 옮김 / 까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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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엽수림 깊은 곳에서 나는 완전히 바뀌었다. 움직이지 않는은 여행이 더 이상 주지 못했던 것을 내게 주었다. 장소의 정령이시간을 길들일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나의 은둔 생활은 이런 변화들의 실험실이 되었다. _ 한 걸음 옆으로 벗어나기 중 - P12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우선 통계숫자부터 살펴보자. 바이칼 호, 길이 700킬로미터, 너비 80킬로미터에 수심 1.5킬로미터. 2,500만 년 전에 형성. 겨울철의 얼음두께 1.2미터. 그러나 태양은 개의치 않고 하얀 호수면에 사랑을쏟는다. 구름에 여과된 햇살은 수많은 빛의 얼룩들이 되어 눈위를 미끄러져 지나간다. 시체의 뺨이 밝아진다. - P17

겨울은 모든 것을 정확하고도 투명한 필치의 네덜란드 그림으로 바꾼다. _ 숲 중 - P21

민족들의 너나 없는 추(醜)를 향한 쇄도야말로 세계화의 주요 현상이 되었다. ~~ 중략 ~~ 형편없는 취향은 현대 인간의 공통분모이다. _ 숲 중 - P25

고독이란 우리에게 사물들을 다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 우리가 정복해야 할 귀중한 것이다. - P33

오두막은 단순화의 왕국이다. 소나무 가지들을 지붕으로 삼는 삶은 본질적인 몇 가지 활동으로 축소된다. 번잡한 일상잡사들로부터 해방된 시간은 휴식과 명상과 소소한 즐거움들로채워진다. 해야 할 일들의 가짓수는 축소된다. 책 읽기, 물 깊기, 장작 패기, 글쓰기, 차 따르기 등이 전례(典禮)가 된다. 도시에서 하나의 행위는 다른 무수한 행위들의 희생 위에 펼쳐진다. 그러나 숲은 도시가 흩어놓은 것을 다시 모은다. - P41

오두막은 간소함의 기반 위에 하나의 삶을 세우기 위한 완벽한 장소이다. 은둔자의 간소함이란 거추장스러운 물건들과 인간들이 없는 것을 말한다. 이전의 잡다한 욕구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은둔자의 사치는 아름다움이다. 그의 시선은 어디로 향하든지 더없는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시간의 흐름은 끊기는 법이없다. 그는 기술이 창조하는 욕구들의 굴레에 갇히지 않는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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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이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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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이윤주 작가를 알았다는 사실이다. 페북에 친구도 신청했지만, 팔로잉을 했다. 상관없다. ‘나의 글을 쓰면서 자신을 돌보는 과정’을 이렇게 셍생하게 쓸 수 있을까?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 유행하는 심리 서적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거리가 필요해서-고통에 지지 않으려고-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작게 실패하기 위해 등을 글을 왜 써야 하는지 글로 표현되어 있다.

요즘은 200페이지 내외의 신국판 크기의 책을 가방속에 가지고 다닌다. 공감과 소통도 되지만, 문학적인 표현 또한 등장한다. 남성 독서모임에게는 “관리자들”을 선물했고, 여성들에게 읽어보라고 주기 적절한 책이다. 조만간 누군가에게 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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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과거의 연속이고 현재는 과거의 업보다. - P133

스스로 무용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힐 때는
‘큰 성공보다 ‘작은 실패‘가 도움이 된다.
몇 번 반복해도 그렇게 막 난리가 나지는 않는구나,
하는 작은 실패들. 그 경험이 훨씬 소중하고
장기적으로 쓸모가 크다. - P137

끼니는 그저 반복되는 것이지만 반복되기에 강한 것이었다.
따뜻한 한 끼는 많은 순간에 어떤 사람을 일으키거나 버티게 할수 있다는 걸, 나는 좀 늦게 알았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고작‘ 먹는 일 따위가 아니라 무언가 더 추상적이고 원대한 감응일 거라고 오랫동안 믿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이 비 맞은 새처럼 처량한 날에 나를 다독여준 것은, 무슨 원대한 감응의 순간보다는, 멸치 육수가 진하게 우러난 잔치국수 한 그릇이었다. - P150

하지만 물질은 압축될수록 좋고 정신은 확장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박절하다‘가 있는 일상이 내겐 확실히 덜 박절하다. _ 이를테면 책동네 사람들의 풍요란 중 - P166

어떤 인간이든 지나치게 외로운 처지에 빠지지 않을권리가 있고 그것이 인권의 다른 말 중 하나가 아닐까생각하곤 한다. 누구에게나 닿을 사람이 필요하고, 닿고자 하는 의지와 닿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차단된환경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_ 지나치게 외롭게 두어서는 안 된다 중 - P143

밤에 읽는 책은 낮에읽는 책보다 명료하다. 밤에 듣는 음악은 낮에 듣는 음악보다 우아하다. 밤에 하는 생각은 낮에 하는 생각보다 반자본적이다. _ 프리랜서의 기쁨과 슬픔 중 - P183

어쩌면 내가 될 수 있었던 것과 어쩌면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 그러나 놓쳐버리고 낭비해버리고 다 써버리고 탕진하고 되찾을 수 없는 것들.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텐데. 그걸 절제할 수 있었을 텐데. 소심했던 그때 대담할수 있었을 텐데. 경솔했던 그때 신중할 수 있었을 텐데.
그녀에게 그렇게 상처 줄 필요가 없었는데.
그에게 그렇게 말할 필요도.
부서트릴 수 없는 것을 부서트리려고 기를 쓰느라
내 자신이 부서질 필요도.
- F. 스콧 피츠제럴드, 잠과 캠」, 『천천히, 스미는, - P185

미니멀리스트나 맥시멀리스트나 인간에겐 최소한의끈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기준이 천차만별일 뿐.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없이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은 많지않다. - P190

‘그 자체로 누군가의 입이 되고, 또 누군가의 입을 열게 하는’ 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은 따로 있으며, 그 중에는 내가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했다. 내가 쓰고 싶은, 아니 쓸 수 있는 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야 했다. 압도당해도 괜찮고, 현실을 비틀거나 때론 무시해도 되며, 은유와 상징이 팩트를 넘어서는 글로 나는 돌아가고 싶었다. 그것은 아마도 문학이었다. _ 기자가 될 수 없는 사람 중 - P210

삶의 어떤 순간에는 슬프기 때문에 두서가 없고 슬프기 때문에 정교한 단어를 고를 수 없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다. 기도한다.
는 말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자체가 최선일 때도 있다고, 나는 나를 설득한다. 아무 꾸밈도 받을 수 없는 기도할게‘라는한마디가, 무얼 기도할 건지 얼마나 기도할 건지 어떻게 기도할건지가 촘촘히 담긴 구구절절보다 강하기를 바라면서. 글이든 말이든 그것이 삶‘을 넘을 수는 없다고 믿으면서. _ 삶을 넘을 수는 없다 중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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