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과거의 연속이고 현재는 과거의 업보다. - P133
스스로 무용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힐 때는 ‘큰 성공보다 ‘작은 실패‘가 도움이 된다. 몇 번 반복해도 그렇게 막 난리가 나지는 않는구나, 하는 작은 실패들. 그 경험이 훨씬 소중하고 장기적으로 쓸모가 크다. - P137
끼니는 그저 반복되는 것이지만 반복되기에 강한 것이었다. 따뜻한 한 끼는 많은 순간에 어떤 사람을 일으키거나 버티게 할수 있다는 걸, 나는 좀 늦게 알았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고작‘ 먹는 일 따위가 아니라 무언가 더 추상적이고 원대한 감응일 거라고 오랫동안 믿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이 비 맞은 새처럼 처량한 날에 나를 다독여준 것은, 무슨 원대한 감응의 순간보다는, 멸치 육수가 진하게 우러난 잔치국수 한 그릇이었다. - P150
하지만 물질은 압축될수록 좋고 정신은 확장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박절하다‘가 있는 일상이 내겐 확실히 덜 박절하다. _ 이를테면 책동네 사람들의 풍요란 중 - P166
어떤 인간이든 지나치게 외로운 처지에 빠지지 않을권리가 있고 그것이 인권의 다른 말 중 하나가 아닐까생각하곤 한다. 누구에게나 닿을 사람이 필요하고, 닿고자 하는 의지와 닿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차단된환경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_ 지나치게 외롭게 두어서는 안 된다 중 - P143
밤에 읽는 책은 낮에읽는 책보다 명료하다. 밤에 듣는 음악은 낮에 듣는 음악보다 우아하다. 밤에 하는 생각은 낮에 하는 생각보다 반자본적이다. _ 프리랜서의 기쁨과 슬픔 중 - P183
어쩌면 내가 될 수 있었던 것과 어쩌면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 그러나 놓쳐버리고 낭비해버리고 다 써버리고 탕진하고 되찾을 수 없는 것들.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텐데. 그걸 절제할 수 있었을 텐데. 소심했던 그때 대담할수 있었을 텐데. 경솔했던 그때 신중할 수 있었을 텐데. 그녀에게 그렇게 상처 줄 필요가 없었는데. 그에게 그렇게 말할 필요도. 부서트릴 수 없는 것을 부서트리려고 기를 쓰느라 내 자신이 부서질 필요도. - F. 스콧 피츠제럴드, 잠과 캠」, 『천천히, 스미는, - P185
미니멀리스트나 맥시멀리스트나 인간에겐 최소한의끈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기준이 천차만별일 뿐.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없이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은 많지않다. - P190
‘그 자체로 누군가의 입이 되고, 또 누군가의 입을 열게 하는’ 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은 따로 있으며, 그 중에는 내가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했다. 내가 쓰고 싶은, 아니 쓸 수 있는 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야 했다. 압도당해도 괜찮고, 현실을 비틀거나 때론 무시해도 되며, 은유와 상징이 팩트를 넘어서는 글로 나는 돌아가고 싶었다. 그것은 아마도 문학이었다. _ 기자가 될 수 없는 사람 중 - P210
삶의 어떤 순간에는 슬프기 때문에 두서가 없고 슬프기 때문에 정교한 단어를 고를 수 없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다. 기도한다. 는 말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자체가 최선일 때도 있다고, 나는 나를 설득한다. 아무 꾸밈도 받을 수 없는 기도할게‘라는한마디가, 무얼 기도할 건지 얼마나 기도할 건지 어떻게 기도할건지가 촘촘히 담긴 구구절절보다 강하기를 바라면서. 글이든 말이든 그것이 삶‘을 넘을 수는 없다고 믿으면서. _ 삶을 넘을 수는 없다 중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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