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 미술 전문기자의 유럽 미술관 그랜드투어
김슬기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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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미술관을 남긴다. 황제의 권력이 강했던 나라일수록 더욱 막대한 유산을 남긴다. 그 덕분인지 이 뜨거운 태양의 나라는뛰어난 화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궁정화가에게 부와 명예를 허락했던 황제들의 수집욕과 명예욕이 비결이었을까. 이번에 처음 방문한 왕립 소장품 미술관에서 소위 제국의 미술관에 관한 힌트를얻을 수 있었다.

_ 왕실 소장품 미술관 중 - P193

프라고나르는 나뭇잎과 가지가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숲에 네 명의 인물을 그렸다. 자연을 생동감 있고 풍성하게 묘사하기로는 그를 따라갈 작가가 없다.

_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중 - P208

빛의 예술은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이 스스로 작품이 되는 체험을 하게 한다. 테이트 모던에서는 값비싼 입장료를 내야 만날 수 있는 전시였는데, 리스본에서 값싸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 P218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바>는 단순한 풍속화가 아닌 사회와문화, 정치와 계급 갈등까지 담아낸 19세기 파리의 초상이었다.
그림 속 여러 수수께끼는 끝없는 재해석을 요구하며 이 그림을추앙하게 만든다.

_ 코톨드 갤러리 중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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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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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기 시작하면 벌써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렀다. 가정내 누구나 한 명씩 있는 청소년 시기의 방황과 작은 할아버지 과거와 연결되는 서사가 오히려 한국스런 느낌이지만, 마쓰이어 마사시의 묘사 장면은 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2월 대가들의 도서 줄리안 반스의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에 이어 마쓰이어 마사시의 <거품> 강추!!!

책도 엷아 선물용도로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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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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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성은 같은 평면에 있다.
모든 행성은 같은 방향으로 회전한다.......
알다시피 그것은 완벽하다. 찬란하다.
신비롭기도 하다.

-천문학자 제프리 마시의
태양계에 대한 설명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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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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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에서 가게를 거들고 있으면 자기다운 크기로 거기에있을 수 있다. 음악이 흐르고, 그것을 듣고 있는 귀가 곧 나다. 밤에도 낮에도 작은할아버지나 오카다가 만든 요리를 먹는다. 가족은 아니지만 아는 사람이 만든 요리를 한 입씩 먹고 씹는다. 까만 후추와 버터 맛. 인스턴트가 아닌 커피의 맛. 입은 이쪽이 곧 나다. 작은할아버지, 오카다하고 사이에 최소한의 대화가 있고, 최소한의 말로 대답한다. 대답하는 말이 곧 나다. 내 목소리도. - P62

"손님은, 오면 올수록 고맙지. 돌아가주면 더 고맙고." - P75

수용소 소장이 ‘일본이라는 나라는 너희를 보내달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라고 조롱하듯이 내뱉은 말이 귓가에 되살아난다. - P91

사리하마는 죽은 동료가 돌아오지 못한 고향이었다.
손바닥에 들어갈 만큼 작은 유품을 간직하고 있었다. 여성용손거울이었다. 어머니 것인지 애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동료가 그것을 쓰는 것은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비단 주머니에 넣어 소중히 다루는 것은 알았다. 유품이라고 맡을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었다. 가방 안감에 잘 숨겨서 갖고 귀국했다. - P94

바다는 전부 연결되어 있다. 거기에 나타난 일본인의, 게다가 이름도 없는 일족이라면, 어쩌다 바람에 쏠려 바다 표면에 모습을 드러낸 한줄기 하얀 파도에 지나지 않는다. - P100

바닷물이 거품을 남기고 모래에 스며들면서 사라지는 부근에 귀를 갖다댄다. 해변 저 안쪽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면서바닷물과 거품이 모래를 희미하게 움직이는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네사다도 가오루도 사각사각 소리를 내면서 사라져 가는 거품인 것이다. 엄지손톱만큼의 크기밖에 안 되는 이름 모르는 옅은 분홍색 게가 부글부글 뱉어낸 거품을 물끄러미보고 있다. 거품이 된 가네사다에게도 가오루에게도 그게는 보이지 않는다. 돌아보아도 올려다보아도 이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둘은 따로따로 모래사장에 빨려 들어가 그냥 사라진다. - P101

빵집의 하얀 유니폼과 모자를 벗고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보여주는 사회적 얼굴도 접고 단 한 사람에게만 솟구치는 자연스러움을 보이고 스킨십을 나누는 것이 연인이라면, 자기가 가오루 씨 애인이 되는 것은 도저히 무리다. 자신은 아직 아무런 바탕이 없다. 내밀 것이 없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안다. 애인이 생길 때쯤이면 나한테도 누구에게나 내밀 수있는 안정된 바탕이 만들어질까?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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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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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도시의 저녁나절은 그저 어두워지는 도시와 달리 훨씬 더불온하고 뭔가 수상쩍다. 보이지 않는 커다란 대걸레 형태의 공기가 산기슭에서 해면으로 내려와 마을의 열기를 진정시킨다.
잠들기 힘든 도쿄보다 훨씬 시원하다. - P16

가오루의 아버지, 고이치는 가네사다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늘 쓴웃음을 띤다. 선생인 고이치가 볼 때 가네사다가 교육적인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게 된아들을 맡길 곳으로 고려할 때, 어쩌면 회복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엷은 기대를 품은 것은 가네사다가 교육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 P19

잠이 깨서 여기가 어딘지 깨닫기까지의 잠시 동안, 가네사다는 심장이 두근거린다. 여기가 사리하마의 자기 집이라는 것을깨달으면 바로 긴장이 풀린다. 그때 가네사다의 눈동자는 투명해진다. 사람 그림자 없는 광활한 사막이나 광야를 지금 혼자보고 있는 것 같은 눈빛. 그 눈동자의 엷은 빛을 볼 자는 여기없다. - P20

원래 가네사다는 특정한 인간에게 매달린 적이 없었다. 남자든 여자든 그것은 똑같았다. - P26

오 년 동안 함께 ‘오부브‘에서 일하면서 두 사람의 대화 내용과 분량은 최소한인 채, 변함없는 일상이 되풀이되었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서 일을 계속하면 말이 아닌 신뢰가 자란다. 물론신뢰만 자란다고는 할 수 없다. 너무 가까워서 불신의 씨가 떨어지고 이윽고 싹을 틔울 수도 있다. 가네사다와 오카다 사이에는 그런 씨가 파종되고 싹이 틀 기척이 없다. 서로를 신뢰하면서 여전히 거리를 둔 채 그저 시간만이 지나간다. - P34

화장은방역, 위생상의 이점도 있지만 그보다도 생사를 경계로 무엇인가를 청산해버리려는 인간의 과감한 지혜인 것이다. 가네사다는 그렇게 생각했다. 땅에 그대로 묻혀서는 정화가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남겨진 채가 된다. 그 두려움을 불로 바꿔서 죽은자를 재가 될 때까지 태우기로 한 것이 아닐까? - P43

가네사다의 발을 끌어당기고 먹어버리려는 바다는 이제 여기까지 밀려오지 않는다. 그래도 젖은 모래를 밟으면 발 형태 그대로 부드럽게 가라앉고, 밀려갔을 터인 바닷물이 스민다. 위태로운 밸런스 위에 있는 평온. - P47

사람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묻는다면 "어느 틈에"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젊을 때의 충족되지 않는 욕망은 도대체 얼마만큼이었을까? 자신의 일로 되새겨보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었다. 아니, 그렇게 말하면 거짓말이 될지도 모른다. 가네사다 같은 나이가 되어도 냉장고 깊숙이 있는 잊힌 건어물 정도의 괴로움은 있다. 연륜이나 경험으로 쉽게 사물을 단순화하는 것은 노인의 나쁜 버릇이다. "실컷 놀면서 면역력을 키우면 돼."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이 통용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뭐,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어떻게든 하는 수밖에 없지.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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