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1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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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영일만의 밤바다는 오징어잡이 어선들의 등불로 대낮처럼 밝다. 수평선 너머에서 노동의 불빛들은 태양보다 밝다. 아침해가 떠오르면 이 불빛은 사위어들고 만선을 이룬 어선 몇 척 포구로 돌아온다.

_ 태양보다 밝은 노동의 등불 중 - P172

허소치 말년의 화실이다.
이 초가집에서 허소치의 말년은 적막했고 단아했고 한유로웠다. 그러나 그는 유언에서 자식들에게 "고향을 떠나 도시에 가서 살아라"라고 말했다. 한유로움과 궁벽한 것은 다르다.

_ 원형의 섬 중 - P186

생명을 가진 것들의 색깔은 ‘노랑‘ 이나 ‘초록‘ 같은 개념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늘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고 있는색깔이다. 그래서 그 색깔은 정처 없고, 불안정해 보인다. 김치 담가먹은 무와 배추의 아름다움을 겨울 진도에서는 알 수 있다.

_ 원형의 섬 중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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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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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개빈의 요점은, 부패가 멈추면(박테리아, 곰팡이, 곤충이 식물과 동물을 분해하지 않아 필수 영양소가 순환되지 않으면) 지구는 급속히 사람이 살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미생물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위한 사고 실험을 수행했고, "모든 생명체를 떠받치는 지구생화학적 재순환이 중단되어 생태계 전체가 "거대한 쓰레기장"이 되는 암울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_ 차가움을 정복하는 사람들 중 - P54

냉장이 도입되면서 (처음에는 자연의 힘으로, 그다음에는 기계로) 수천 년에 걸친 식생활의 역사가 뒤집혔다. 어떤 면에서 냉장은 우리를 완전히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농경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인간은 구석기 시대의 조상처럼 수백 가지의 다양한 식품 중에서 신선하고 부패방지 처리를 하지 않은 식품을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차가움을 체계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영양의 장을 열게 되었고, 부패뿐만 아니라 계절과 지리의 한계까지 극복하게 되었다.

_ 차가움을 정복하는 사람들 중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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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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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것, 그것이 내는 맛, 그것을 기르는 장소, 그것이 사람의 건강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일상과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인위적으로 제조된 차가움에 의해, 이 모든것들이 완전히 바뀌었다.

_ 인공 빙설권에 오신 것을 홤영합니다 중 - P18

100년이 지난 오늘날, 평균적인 미국인의 식탁에 올라가는 모든 식품 중 거의 4분의 3이 냉장된 채로 가공, 포장, 운송, 저장, 판매된다. 미국은 이미 약 1억 6,000만 세제곱미터의 냉장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제3의 극지방이라고 할 수 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이 공간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가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차지하는 부피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_ 인공 빙설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중 - P19

왕립학회는 냉장 기술을 식품과 음료의 역사에서 최고의 발명으로 선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다양하고, 흥미롭고, 영양가 있고, 저렴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축복이었다.

_ 인공 빙설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중 - P21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물개나 고래 같은 온혈 해양 포식자는 바다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곳에 모여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 동물들이 추위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런 조건에서 먹잇감인 물고기들이 "느리고 멍청하고 둔해서 잡아먹기 쉽기때문이라고 한다.

_ 인공 빙설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중 - P25

이런 의미에서 차가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가움이란 데카르트가 추측했듯이 열의 부재이다. 따라서 차가워진다는 것은 열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때의 손실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냉장고를 만드는 것은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차가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냉장고 안에서 밖으로 열을 이동시키는 방법을 찾는 문제일 뿐이다.

_ 차가움을 정복하는 사람들 중 - P47

순환 과정에는 세 가지 핵심 원리가 관여한다. 모두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나오는 것들이므로 조금은 익숙할 것이다. 첫째, 열은 언제나 따뜻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른다. 둘째, 물리 법칙에 따르면 액체가 끓어서 기체 상태로 변할 때 열을 흡수한다. 셋째, 액체에 가하는압력이 변하면 끓는 온도도 함께 변한다. (높은 산에서 조리를 하면 물이낮은 온도에서 끓는데, 이것도 동일한 현상이다. 고도가 높으면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_ 차가움을 정복하는 사람들 중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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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1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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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 연봉 뒤로 저무는 석양이 무량수전에 비치어, 일몰의 부석사는 무한강산이었다.

_ 고해속의 무한강산 중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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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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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차나무 밭의 냄새는 것의 향기가 습한 육질 속에 녹아 있지만, 5월 찻잔 속의 향기는 이 육질이 제거된 향기다. 시(詩)는 인공의 낙원이고 숲은 자연의 낙원이고 청학동은 관념의 낙원이지만, 한모금의 차는 그 모든 낙원을 다 합친 낙원이다.

_ 찻잔 속의 낙원 중 - P96

자연복원된 숲은 생태학적으로 건강하고 재앙에 대한 저항력과복원성도 크다. 왜 무의미하게 막대한 돈을 쓰려고 하는가. 제발 대버려둬라, 제발 손대지 말라. 제발 아무 일도 하지 말아 달라

_ 숲은 죽지 않는다 중 - P108

봄볕이 내리쬐는 남도의 붉은 흙은 유혹적이다. 들어오라 들어오라 한다. 부드럽게 부풀어오른 붉은 흙 속으로 들어가 누워서 백골을 가지런히 하고 쉬고 싶다.

_ 땅에 묻히는 일에 대하여 중 - P109

농부가 밭에 묻히듯이, 가난한 어부들은 백골을 바다에 준다. 그 아들들이 다시 고기를 잡고, 쓸려나간 봉분의 흔적조차도 이제는 편안해 보인다. 바다가 춥고 땅이따뜻한 것도 아닐 것이다.

_ 땅에 묻는 일에 대하여 중 - P113

선암사 화장실에서 나는 잃어버린 삶의 경건성과 삶의 자유로움과 삶의 서늘함을 생각하면서 혼자서 눈물겨웠다. 아, 그리운 것들은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었구나. 그러니 그리운 것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 그리운 것들을 향해서 가자 가자. 가자. 무릎걸음으로 기어서라도 기어이 가자. 그것들이 살아 있는 한, 내 마침내 그곳에 닿을 수 없다 하더라도 내 사랑은 불우하지 않으리.
사랑이여, 쓸쓸한 세월이여, 내세에는 선암사 화장실에서 만나자.

_ 그리운 것들 쪽으로 중 - P120

도산서당은 맞배지붕에 홑처마 집이다. 그것이 그 건물의 전부이다. 그 서당은 한옥이 건축물로서 성립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들만을 가지런히 챙겨서 가장 단순하고도 겸허한 구도를 이룬다. 그 맞배지붕과 홑처마는, 삶의 장식적 요소들이 삶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부화(華)를 용납치 않는 자의 정신의 삼엄함으로 긴장되어 있고, 결핍에 의해 남루해지지 않는 자의 넉넉함으로써 온화하다.

_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중 - P122

그가 생각했던 아름다움은 인격의 내면성에 바탕을 둔 것이고, 자연은 탐닉이나 열광, 음풍농월의 대상이기보다는 인간을 고양시키고 정화시키는 인굑적 기능으로써 아름다운 것이고 인간의 편이었다.

_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중 - P128

하회마을 집들은 서로를 정면으로 마주보지 않고 비스듬히 외면하고 있다. 존재의 품격은 이 적당한 외면에서 나온다.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자신의 욕망을 비스듬히 껴안고 가는 이의 삶의 품격. 그래서 마을의 길들은 구부러져 있다.

_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중 - P129

우물 속의 물과아궁이 속의 불은 언제나 새롭게 빚어지는 원소들이다. 이 새로움은 우물과 아궁이라는 늙음의 형식 속에서 빚어진다. 새로움의 내용은 늙음의 형식 안에 편안하게 담긴다. 이것은 몽상이 아니다. 이것은사람이 누워 있는 방바닥 밑 땅속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과학현상이다.

_ 그곳에 가면 퇴계의 마음빛이 있다 중 - P135

이 한 쌍의 탑은 주변의 야트막한 산세 속에서 그 조화로움이 드러난다. 사람들이 나무로 탑을 만들다가 돌로 탑을 만들기 시작한 초기의 작품이다. 그래서 이 탑에서는 나무에서 돌로 이행하는 과정의 망설임과 머뭇거림의 흔적이 남아 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이 흔적이다.

_ 무기의 땅, 악기의 바다 중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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