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라는 거짓말 풍월당 시선 1
문원민 지음 / 풍월당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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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


누구나 좋아하는,
윤슬처럼 갖지 못하는
독점할 수 없는 말
펑펑 첫눈 내리듯
숨겨지지 않는 말
세번 썼으니 두 번 남았다고
따질 수 없고,
신열 나게 갖고 싶다가
가졌다고 만만하게 휑해지지 않는 말
늘 걸치고 다녀도
바래지지 않을
안아주고 싶을 때
시고 달콤한 눈깔사탕처럼
녹여 먹다 실수로 삼켜 버리고 말
이 엉큼한 말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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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라는 거짓말 풍월당 시선 1
문원민 지음 / 풍월당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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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탕탕탕 세 걸음을 뛰어
실금 위로 붕 떠올라
허공과 그림자를 번갈아 잡아채는,
아무도 눈치 못 채게 부싯돌 같던

_ 깨금발 중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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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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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틈새로 금세빠져나가버릴 순간을 온전히 경험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우리는 소유, 이를테면 주머니에 넣어갈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고,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것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소유할 수 있다면?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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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은 65편의 시
안도현 엮음, 신철 그림 / 모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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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은 귀뚜라미를 주워

하현달 눈꺼풀 사이에 묻어주고는

그늘로 덧칠해놓은 창을 닫았다 - P88

반 뼘쯤 모자란 시를 써야겠다 생각한다

생의 의지를 반 뼘쯤 놓아버린 누군가

행간으로 걸어 들어와 온 뼘이 되는 - P99

햇빛 속에
꽃밭에
누워
잠에 빠진
송아지
혓바닥으로
핥아주면
마당을 뛰어다니는
바람 속에
구름 아래
누워
일어나지 않는
송아지 - P108

꽃은 여러 송이이면서도 한 송이

한 송이이면서도 여러 송이

나무도 여러 그루이면서도 한 그루

한 그루이면서도 여러 그루

내가 너에게 다가가는 모습

한결같이

네가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 - P118

늘 그럼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

늘 그럼그럼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

늘 그렁 눈에 밟히는 것 - P129

말랑말랑한 곳에 털이 날 무렵

달리는 발바닥에 잔뿌리가 내릴 무렵

손거울에 돋는 꽃눈을 세다 풋잠에 들 무렵 - P138

이제 신발만 벗으면 홀가분할 것이다 - P149

나는 1초에 16번 숨쉬는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내 심장은 하루에 10만 번 뛰는데

별은 1초에 79개씩 사라진다 - P158

가난한 새들은 너무 높이 솟았다가

그대로 꽝꽝 얼어붙어 퍼런 별이 된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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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은 65편의 시
안도현 엮음, 신철 그림 / 모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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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너였다
여기까지 나였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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