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장 이야기 - 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우리시대의 논리 27
조정진 지음 / 후마니타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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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인판 - 88만원 세대 임계장>

우석훈 박사의 청년세대 비정규직 세대를 대표하는 네이밍에 88만원 세대이다. 이와 별개로 늙어서고 일을 해야만 하는 노인세대를 지칭하는 이름이 탄생했다. 임/계/장....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인말이다.

복지과잉이다 퍼주기다 라고 말하지만, 노인자살률 세계1위 국가의 근저에 노인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농촌시대의 대가족문화는 없어진지 오래이고, 국가에 의한 복지체계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노인들은 일을 해야만 생활이 아닌 생계를 유지 할 수 있다.

서울대(책속에 있음) 졸업과 공기업 정년퇴직 출신의 저자가 경험한 노인 일자리 생활 수기이다. 임계장이야기는 4년간 4개의 직장과 3번 사고로 압축할 수 있다. 터미널 배차직원 - 아파트 경비원 - 빌딩 주차요원 - 터미널 보안요원(경비원)이다. 특징은 노인형 일자리이고 젊은 사람들의 비선호이며 몸만 성하면 할 수 있는 일자리이다. 단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니 외국인노동자로 대체가 불가하다. 위와 같은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이 마주치는 지점이 우리 사회의 돈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다.

일하는 입장에서 디테일이 살아있는 글이다. 개인적으로 아파트 입주자대표도 해봤지만, 집단내의 모범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인 관점과 문화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파견직이라는 고용형태 및 직종의 문제, 관의 제도와 지원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분들과 한국사회 도시 노인 문제, 특히 60세이상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 대책을 고민하는 분들께도 추천한다. 국가와 사회 구리고 자녀들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우리 시대의 노인의 삶을 알고싶은 분들께도 읽어보라고 하고싶다. 웅크린 말들의 노인 버전이 ‘임계장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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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하루 한 문장,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의 가치
임자헌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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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특수성은 이러한 시대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또 다른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낸다. 그래서 과거의 지혜를 현재에 적용하려면 새로운 각도로 해석하고 변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바로 ‘지신知新’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때로 과거의 권위는 미래를 옥죄는 사슬이 된다. 구세대는 나이가 많고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어리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을 가르치는 이들이 해석과 변용의 가능성을 격려하고 다독이기보다 자신들의 권위에 무릎 꿇게 할 때가 많기 때문이 다. 그래서 고전을 읽고 공부할 때는 합리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p.5) _ 프롤로그 중

그렇다면 진정으로 중요한 건 무엇일까?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내가 ‘나‘로 살아가는 삶 자체를 먼저 바라보는 일이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p.20-1) _ 특별대우의 함정

아무것도 돌아보지 못하게 하는 세상의 기준과 속도에서 벗어나좀 더 크고 좀 더 넓은 사람이 된다면, 그래서 내 안의 자유로 세상을, 다른 존재의 생명을 돌아볼 수 있게 된다면 우리의 하루가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p.27) _ 그의 자유는 그의 것 중에서

보편을 저버린 특별함은 결국 나와 너,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할 뿐이다. (p.49) _ 사랑에도 상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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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도시 - 후각 청각 촉각 미각, 사감의 도시
최민아 지음 / 효형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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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을 배제한 우리 도시>

오감중 시각으로 정보를 획득한다. 즉자적이다. 하지만, 후각, 청각, 촉각 및 미각으로 “도시”라는 대상을 느껴보면 시각이 주는 평면한적인 느낌을 풍부하게 첨가해주거나 다른 느낌을 추가해 준다.

이 도서는 4개 감각 층위에 시공간적 도시 대상을 투영한 소소한 책이다. 도시의 어디인가에 위치한 대상 (하수도, 유리건물, 병음벽, 음식점)을 시간(역사)와 공간(위치) 축으로 설명한다. 3D에 축약할 수 있을 것으로 도식적이기도 하지만, 서양과 한국의 도시를 함께 소개하려는 노력 또한 돋보인다.

역사, 문화, 심리, 도시계획 및 건축(조경포함)적 지식이 도시를 바라보는 감각이 녹아있다. 쉬엄쉬엄 산보하듯이 읽어보는 즐거움이 있는 도서이다. 이렇게 4가지 감각을 회복하는 능력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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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장 이야기 - 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우리시대의 논리 27
조정진 지음 / 후마니타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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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이 말을 하지 못했다. 어느 시인은 "가난은 순간적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했지만 이 시대의 가난은 순간적이지 않아 보였다. 보통은 대물림되고 빠져나오기 어려운 늪이 되는 것 같았다. 신애도 가난의 핸디캡을 뛰어넘어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란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도 신애는 10킬로그램이 넘는 상자를 번쩍 들어 올리며 밝게 웃고 있었다. (p.150)

하지만 경비에게는 꽃잎도 치워야 할 쓰레기다. 종일 꽃잎을 쓸고 있는 내게 고참이 한 수 가르쳐 준다면서 말했다.
"이 사람 경비원 되려면 아직 멀었군. 그렇게 꽃잎만 쓸다가 다른 일은 언제 하나. 꽃은 말이야, 봉오리로 있을 때 미리털어 내야 되는 거야. 꽃이 아예 피지를 못 하게 하는 거지. 그래야 떨어지는 꽃잎이 줄어들거든, 주민들이 보게 되면 민원을넣게 되니까 새벽 일찍 털어야 해." (p.180-181)

문제 해결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결국 불법 주정차 단속은 철저히 하되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경비원 몫이라는뜻이었다.
본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원은 이유를 막론하고 이름이거론된 사람의 잘못으로 처리되며, 본사에서는 나를 잘라 달라는 요구에 대한 처리 결과를 민원인에게 통보한다고 했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더니 내 눈에 우울함이 잔뜩 서려 있 었다. 한참 동안 나를 바라봤다. 지금쯤 그들은 내게 했던 일들 을 모두 잊었을 텐데 나 혼자 잊지 못하고 눈물을 쏟고 있었다. (p.189)

그러나 가마 타는 사람은가마 메는 사람의 수고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p.230)

내가 처음으로 부상을 입었던 동명고속은 영세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일하다 병에 걸렸던 터미널고속은 국내 굴지의대기업이었다. 영세한 기업도, 대기업도 아프면 바로 자를 줄만 알지. 치료해 줘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파견 근로자는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일회용품과 다름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p.249)

아내 매원, 둘째 출산을 앞둔 딸 아명이, 사위 황 서방, 손녀,
서연이, 아들 우명이에게 사랑을 전한다. 가족에게 부탁이 있다. 이 글은 이 땅의 늙은 어머니 아버지들, 수많은 임계장들의 이야기를 나의 노동 일지로 대신 전해 보고자 쓴 것이니 책을 읽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더라도 마음 아파하지 말기 바란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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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에 대해 낙관적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다. 삶에는비상구가 있기 마련이고, 살고자 하면 살아남는 법‘이라는 믿음으로 살아갈 날들을 근심하지 않았고 노후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퇴직하자마자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상황들이 연달아 돌출했다. 언제 어디서나 있을 것이라 믿어 왔던 삶의 비상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p.15)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원죄에 가까운 것이었다. (p.17)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보급이 전혀 없는 병사들과 같았다. 보급품이 필요하면 자신의 시급을 털어 넣어 조달해야 한다. 시급 일터는 다 그랬다. (p.35)

호칭은 바뀌지 않았다. 계속 듣게 되니 이제 남은 삶은 온전히 임계장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이 들면 온화한 눈빛으로 살아가고 싶었는데 백발이 되어서도 핏발 선 눈으로 거친 생계를 이어 가게 될 줄은 몰랐다. 문득터미널을 둘러봤다. 구석구석을 쓸고 있는 등이 굽은 할아버지들과 늦은 오후 영화관으로 출근하는 할머니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터미널만 봐도 인력의 80퍼센트가 비정규직이고 그중많은 수가 임계장들이었다. 이 고단한 이름은 수많은 은퇴자들이 앞으로 불리게 될 이름이기도 할 것이다. 임계장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어느덧 나는 임계장을 내 삶의 2막에서 얻게 된새로운 이름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래, 이제부터 내 이름은임계장이다! (p.39)

그들은 걸핏하면 나한테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 이라고 했다. 그러나 산재를 입은 직원을 치료해 주는 것은 그들이알아야 하는 세상 물정이었다. 그들은 세상 물정이라는 말로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만들어 버렸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소송을 하든, 노동청에 진정을 하든 법에 호소한다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p.45)

경비원을 시작할 때 선임자가 해준 첫 번째 충고는 주민과 다투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랬다. 다투면 항상 졌다. 내가 옳으면 주민은 항상 더 옳았다. (p.69)

힘없는 노인들의 심부름은 힘이 조금 남아 있는 내가 기꺼이 해드렸다. 그러나 멀쩡하게 젊은 사람들의 심부름은 기꺼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거절하기는 더 어려운 노릇이었다. (p.81)

물론 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김갑두는 아니다. 주민들은 좋은 사람 소수와 무관심한 다수, 그리고 극소수의 나쁜 사람, 이렇게 세 가지 유형이 있었다. 사실 고마운 사람들도 많았다.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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