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것버텨내고 이겨내며붙잡고 싶은 그 이름‘사랑‘이란 것내 모든 것 다 주어도아프고 미안한 이름
상투성이 뭐 어때서. 세상에삶만큼 죽음만큼 상투적인 게 또 어디 있다고. 그 ‘반복‘의 무게에 머리 숙이는 게 결국 예의 아니던가. _ 안녕이라 그랬어 중 - P231
늘 그렇듯진짜 의도는 따로 있었다. 자신이 남보다 낫다는 감각에 몰두하는 거였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두 눈으로 내게 가장 많이 보낸 메시지는 ‘미안해‘도 ‘고마워‘도 아닌 ‘두려워⋯⋯⋯⋯있지._ 안녕이라 그랬어 중 - P235
제도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한, 누구든 당할 수 있고, 정말 많은 사람이 당한 일인데도 그랬다. _ 빗방울처럼 중 - P279
두 사람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아래서 고전적으로 입맞췄다. 오랫동안 유지해온 ‘적절함‘의 거리를 둘이 힘을 합쳐 구겨버렸다. 스무 살의 다급함이나 허둥거림 없이, 과도한 기대나실망도 없이 서로의 느낌에 집중하면서. 그러고 한참 뒤 입술을 떼었을 때, 기태가 갑자기 벚나무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_ 이물감 중 - P152
그러니 만일 기태의 가슴에 어떤 그리움이 남았다면 그건 희주가 아니라 그녀와 함께한 시절들 때문이었다. _ 이물감 중 - P155
계급성은 지우고 나이라는 약자만 내세운 채 신문에서 읽은 말로 앞 세대에게 자주 적의를 보이는 것 같았다. 물론 뭘 굳이 읽지 않고도 언제든 쉽게 품을 수 있는 게 적의이기도 했다. _ 이물감 중 - P159
세상엔 누군가의 귓불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는 것 같다고._ 이물감 중 - P160
우리 인생이 홀씨처럼 가볍고 클릭처럼 쉬운 것으로 여겨졌다. _ 숲속 작은 집 중 - P50
표면적으론 우리가 숙박 사이트에서 서로 평점을매기는 대등한 관계란 걸 알면서도, 모국에서의 오랜 관성 탓인지 집주인 앞에 서자 나도 모르게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자꾸 환하게 웃게 되었다._ 숲속 작은 집 중 - P55
지호에게는 뭐랄까, 어려서부터 몸에 밴 귀족적 천진함이 있었다. 남으면 버리고, 없으면 사고, 늦으면 택시 타는 식으로 오래 살아온 사람이 가진 무심한 순진함이. 학부 땐 그게 귀엽고 가끔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당당해 보여 끌렸는데, 결혼 후 같이 살다보니 결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는 걸 알았다. _ 숲속 작은 집 중 - P58
더불어 사적 관계도 조금 더 선택적으로 변했는데, 누군가와 숨을 섞고 대화를 나누는 게 어느새 모험이자 사치가 된 까닭이었다. _ 홈 파티 중 - P13
-처음이라니 부담되는데?_ 홈 파티 중 -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