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아래서 고전적으로 입맞췄다. 오랫동안 유지해온 ‘적절함‘의 거리를 둘이 힘을 합쳐 구겨버렸다. 스무 살의 다급함이나 허둥거림 없이, 과도한 기대나실망도 없이 서로의 느낌에 집중하면서. 그러고 한참 뒤 입술을 떼었을 때, 기태가 갑자기 벚나무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_ 이물감 중 - P152
그러니 만일 기태의 가슴에 어떤 그리움이 남았다면 그건 희주가 아니라 그녀와 함께한 시절들 때문이었다. _ 이물감 중 - P155
계급성은 지우고 나이라는 약자만 내세운 채 신문에서 읽은 말로 앞 세대에게 자주 적의를 보이는 것 같았다. 물론 뭘 굳이 읽지 않고도 언제든 쉽게 품을 수 있는 게 적의이기도 했다. _ 이물감 중 - P159
세상엔 누군가의 귓불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는 것 같다고._ 이물감 중 - P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