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이주영 지음 / 교유서가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말에는 함께 식사를 하거나 영화를 볼 때도 있다. 연말에는 그녀와 휴가를 맞춰 제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우리가 멀어지고 따로 살게 된 것에 뚜렷한 이유가 없었던 것처럼 이만큼 다시 가까워진 데에도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_ 산책 중 - P57

"여러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서요. 왜 이렇게 장례식이 유별난가, 죽는 마당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사실 안락사부터 흔한 선택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살면서 그동안 내마음대로 하고 살았던 게 얼마나 있었나 돌아보니, 의외로 별로없더라고요. 뭐, 태어난 것 자체부터 내가 원한 건 아니었으니까."

_ 이터널 선샤인 중 - P76

"재밌는 게 뭔지 알아? 면회 한 번 갈 때마다 나를 대하는 형님들의 눈빛과 말투가 달라진다는 거야"

_ 되는 얘기 중 - P100

저렇게 웃을 줄 아는 사람에게는 마음의 주름도 없을 거라는 기대를 품었던 시절이었다.

_ 안녕한 하루 중 - P151

한없이 자잘하고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정상적인 불행의 세계로 다시 진입한 듯한 느낌이었다. 늘어난 몸무게, 곧 닥쳐올 승진시험, 만기가 다가오는 마이너스통장처럼 큰 고민 없이 남들과 공유할수 있는 걱정거리를 가진 게 축복임을 전에는 알지 못했다.

_ 안녕한 하루 중 - P1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라앉는 프랜시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흑요석을 손에 들고 얘기하는 가즈히코 안에 삼만 년 전에 살았던 기술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게이코는 반은 진지하게 생각했다. 이런 곳에서 혼자 무엇인가로부터 숨듯이 살고, 게다가 약삭빠르게 여자를 찾아내고 자기 팔에 품고, 평상시에는 숨겨두었던 능력을 은밀하고 대담하게 발휘한다. - P112

누가 안내한 것도 아닌데 게이코의 장갑 위에 떨어진 눈은우연찮게 이렇게 긴 시간 응시되지만, 대부분의 결정체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 갑자기 시작된 되돌릴 수 없는 여행의 앞길은 불확실하다. 그러나 영구히 착지하지 않는 눈은 한 조각도 없다. 분명한 것은 그 사실뿐이다. - P125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 법이다. - P133

가즈히코와의 관계는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왜 이어지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려고 하면 게이코는 늘 스위치를 켠 것처럼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자기 집에서는 물론, 가즈히코네집에서도 부엌에 서서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부엌칼을 쓰고 불을 쓰고 기름을 쓰는 것은 눈앞의 식자재에 커다란 변화를 주는 일이다. 식자재는 원래의 형태를 바꾸고 새로운 냄새를 풍긴다. - P157

그러나 사람은 그런 흔한 이야기 때문에 고민하고, 흔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쉽게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게이코는 오랫동안 혼자 끌어안아온 가즈히코 안의 고요하게 쌓여 있는 시간을 생각했다. - P1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라앉는 프랜시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이 아닌 것으로 서로를 느끼고, 두 사람이 아니면 생기지않을 감각을 만들어내고, 귀를 기울이듯이 그것을 맛보고 흔들린다. 끝이 허망했다고 해도, 그때까지의 과정만으로도 게이코는 충족되었다. 나체로 몸과 몸이 맞닿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했다. 썰물이 밀려나듯이 조용해진 담요 밑에서 둘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게이코는 터널 속을 떨어져가는 꿈을 꾸며 소리를 질렀다. - P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라앉는 프랜시스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체감과 소외감, 완전히 상반되는것에 동시에 싸인 듯한 감각. 자신을 상실한 것 같으면서 눈앞의 세계 전부가 내가 된 듯한 순간. - P15

그러니까 떠오르는 표정에는 외지인으로서의 무던함과 동시에 의지할 곳 없는 쓸쓸함이 떠도는지도 모른다. - P19

게이코는 생각한다. 사람이 형태로 만든 것은 남아도, 사람 그 자체는 남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고, 손과 발,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었지……….형태로 남지 않는 것은 다 사라져버린다. - P23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싶을 때는 어지간히 급한 일이 아니면 새로 산 만년필로 엽서에써 보내든지 편지를 쓰려고 한다.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몸, 내 안의 우주 - 응급의학과 의사가 들려주는 의학교양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퉁불퉁한 두개골과 벌어진 두피의 층, 깊은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다"

_ 중추신경 중 - P372

뇌수는 중추신경계를 기반으로 순환하는 맑고 투명한 액체로, 뇌와 신경계가 작동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제공한다

_ 중추신경 중 - P377

"애초에 뇌에 작용하는 모든 약물은 중독성과 의존성이 있다"

_ 중추 신경 중 - P381

대뇌는 복잡한 행동을, 소뇌는 운동의 균형을 담당하며, 뇌간 또한 일부 운동을 담당한다. 운동은 이렇게다양한 뇌 부위의 조화로운 협력으로 완성된다

_ 중추신경 중 - P389

‘미각은 화학적 자극으로, 독성 물질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영양 섭취를 돕기 위해 뇌가 제공하는 감각이다

_ 감각 중 - P4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