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은 자라서 어디로 가나
이경란 지음 / 강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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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 아니면 청소 아니면 돌봄 노동 같은 일. 저 나이의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육체노동은 대부분 그 세 가지로 수렴된다는 걸 호종도 알 만큼 알았다. 경험이 있거든. 비록 간접경험이긴 해도 말이다. - P182

어쨌거나 호종은 연애도 직장도 스스로 그만둔 적이 없었고 누가 뭐라지 않으면 현상 유지 쪽이 적성에 맞았다. 변화는 달갑지 않았다. 피곤했고 겁이 났다. 겁이 나서 피곤한 거였다. 그걸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되었다. 어떤 일들은 티슈가 물에 젖듯 순식간에 깨달아지는 법이었다. 한 육십 년 가까이 살다 보면 말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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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 초가공식품과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게걸스러운 인류의 탄생
헨리 딤블비.제미마 루이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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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식품의 숨은 비용은 연간 400억 파운드(약 77조 원)에서 940억 파운드(약 181조원)로 추정된다. - P160

자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성‘ 때문에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기 쉽다. 그렇지만 이를 보이게 만들 간단한 방법은 없다. 어설픈 개혁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기 쉬우므로, 정책 입안자와 활동가 모두 항상 자신의 오류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언제든 경로를 수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어설픈 개혁보다 더 위험하다. - P163

그러나 이제 우리는 특정 가스들이 수증기가 흡수하지 못하는파장의 빛을 가둔다는 사실을 안다. 게다가 이 가스들은 수증기와 달리 대기 중에 쌓인다. 수증기처럼 바다와 호수에서 대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끝없는 순환의 왈츠를 추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는 대부분 세 종류의 온실가스가 일으킨다.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다. 식량 생산은 인간의 활동 중 유일하게 세 가지 모두를 배출한다. - P167

이렇게 풍족한 먹을거리에서 누리는 여유를 식량안보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까? <국가식량전략>에서는 식량안보를 세계적인 전염병, 전쟁, 대규모 흉작,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생산성 위기 등 미래에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국민을 먹여 살리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 P228

한때 영국인은 비교적 풍족한 음식으로 굶주린 프랑스 소농들의 부러움을 샀다. 영국 농가의 식탁에는 수에트 푸딩(동물성 지방인수에트를 주재료로 만든 영국식 디저트-옮긴이), 고소한 파이, 소고기 덩어리가 가득했다. 그러나 영국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일찍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대규모 인구가 시골을 떠났다. 결국 농촌 인력이 부족해지자 식민지와 그 너머에서 식량을 수입해야 했다. 소박해도 땅에서 난 음식을 먹던 가난한 시골 사람들이, 이제 기껏해야 빵과 차로 연명하는 도시 빈민이 되었다. 한 국가로서 영국은 한때 강점이었던 농촌 식문화와 단절됐다. 그리고 이러한 단절의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 P284

스매시 Smash (즉석에서 으깬 감자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제품 옮긴이)와 엔젤 딜라이트Angel Delight (우유와 섞어 간편하게 푸딩을 만들 수 있는 제품옮긴이)부터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데워 먹는 한 끼 식사 제품을거쳐, 오늘날의 방대한 간편식과 배달 앱,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에 이르기까지, 편의식품 시장이 꾸준히 확장된 것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은 집세나 주택담보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맞벌이를 해야 한다. 지난 60년 동안 영국인이 저녁 식사 준비에 들이는 시간은 평균 1시간30분에서 30분 남짓으로 줄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또 다른 강화피드백 루프에 갇혀버렸다. 요리할 일이 줄어드니 요리를 배우지 않고, 그래서 점점 더 편의식품을 찾는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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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 초가공식품과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게걸스러운 인류의 탄생
헨리 딤블비.제미마 루이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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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가티는 광고 시간 제한 논쟁을 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에게 이는 양심의 문제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정크푸드를 광고하는 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이윤 추구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질병과 고통을 이용해 이윤을 얻는 것은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아닙니다. 상업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광고업계는 올바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 P130

즉 식량 시스템은 토양 악화, 수질 오염, 가뭄, 산림 파괴, 생물 다양성 붕괴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고, 화석연료 산업 다음으로 기후변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 P143

자연에는 실용적인 가치 외에도 내재적 가치가, 어떤 이들에게는 신성한 가치가 있다. 윌슨은 이렇게 표현했다. "야생은 인간의 영혼에 평온을 안긴다. 야생은 어떤 도움도 필요 없는, 인간의 재간을넘어선 존재이기 때문이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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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 초가공식품과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게걸스러운 인류의 탄생
헨리 딤블비.제미마 루이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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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이 절정에 달했을 때, 가장 빈곤한 지역 주민들이코로나로 사망할 확률이 2배 높았던 이유도 주로 식생활 문제였다. - P97

이른바 ‘식품 늪food swamp‘(건강에 해로운 가공식품 매장이 밀집한 지역-옮긴이)에서 비가공식품을 찾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영국인중 330만 명이, 대중교통으로 15분 거리에 신선한 식재료를 파는 매장이 없는 곳에 산다. 최저소득 가구의 40퍼센트는 자동차가 없다. 이는 영국 전체 평균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로, 이들에게 ‘건강한‘ 장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장시간 버스를 타고 슈퍼마켓에 가려면 시간과 에너지, 교통비가 있어야 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무거운장바구니를 들고 와야 한다. - P102

우리는 정치인이 새로운 법을 도입하거나 세금을 집행할 때 신중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그런 신중함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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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은 자라서 어디로 가나
이경란 지음 / 강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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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낭비하지 않는다면 가능할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 희망이라면 숭배할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주말이면 늦잠을 자고, 오후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산책을 하고,
영화관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영화를 보는 동안 손을 더듬어 잡기도하는 시간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를 닮은 아이가 잠투정을 하느라 칭얼거릴 때 상대가 깰까봐 서둘러 아이를 안고 달래는 날이 오리라는 희미한 기대도.

_ 최소한의 너 중 - P46

교차점을 이루었을 때 우리는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사들이고 또 사들이고, 소비하고 더 소비하도록 부추기는 일이었다. 필요를 발명해내는 생산업체와 놀라운 발명품들을 퍼뜨리는 유통업체의 구미에 맞춰 인간들의 탐욕을 부추겼다. 당신은구매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었고 구매해야 뒤처지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자극했다. 우리는 일을 썩 잘했다. 달콤하게 유혹할 줄 알았고 적당히 위협할 줄 알았다. 우리 또한 유혹에 약했고 위협에 쉽게 굴복하는 쪽이어서 그들의 속성을 아주 잘알았으니까. 욕망이라면 나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 그랬다. 나는 성취하고 싶었고 잘살고 싶었다. 너와 함께했던 한 시절,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불안과 의심을 봉인해두고 외면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 P48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네가 없는 날들의 나는 나를 해치고 싶었다. 너와 함께 ‘출세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던 나를 혐오하면서, 더는 그렇게 살 수 없게 된 나를 동시에 증오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내가 되고 싶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면, 이 말은 아무래도 모순이지만, 그런 마음조차 아무것도 아니게 될 테니까. - P59

그것이 너의 선언이었다. 네 몸 하나만. 네 몸 바깥의 어떤것에도 너는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네가 소유하는 모든 재화에 대해, 제공받는 모든 서비스에 대해 너는 화폐를 치렀으므로 더는 책임이 없다고 단언했다. 나는, 과연, 아이를, 책임지려는 것일까?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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