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비가 ‘콜럼버스적 대전환‘이라 명명한 현상으로, 토마토가 이탈리아에, 오렌지나무가 미국에, 초콜릿이 스위스에, 고추가 태국으로 간건 다 이 콜럼버스적 대전환 때문이다. 생태학자들은 논란의 여지없이 콜럼버스적 대전환을 공룡 멸망 이후 가장 중대한 생태적 사건으로 본다. (p.31) 1. 두 개의 연결고리 중에서
라 이사벨라를 팔두로 해서 유럽인 원정대들은 소, 양, 말 같은 가축들은 물론이고 사탕수수(출생지는 뉴기니), 밀(출생지는 중동), 바나나(아프리카), 커피(아프리카)와 같은 작물을 아메리카 전역에 들여놓았다. 그리고 이에 못지않게 중요했지만 식민개척자들은 꿈에서조차 짐작 못 했던 미생물체들까지 옮겨붙어 배에 타고 있었다. 지렁이, 모기, 바퀴벌레, 꿀벌, 민들레 그리고 아프리카의 풀들과 쥐들이 전혀 낯선 곳에 첫발을 내디딘 여행자처럼 눈을 둥그렇게 뜨고 선박에서 줄줄이 새로운 땅으로 쏟아져 나왔다. (p.36-7)
유럽과 아시아에서 흔하던 전염병들은콜럼버스 이전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았다. 천연두, 독감, 간염, 홍역, 뇌염,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그리고 폐결핵, 디프테리아, 콜레라, 발진티푸스, 성홍열, 세균성 수막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이 모든 질병은 진화 역사의 운명적인 장난으로 서쪽 반구(아메리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p.40-1)
중국 정크선의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났다. 은에 대한 중국의채울 길 없는 굶주림과 실크 및 도자기에 대한 유럽의 끝 모를 굶주림이 마치 두 조각나 있던 판게아의 절단면처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교역량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났다. 훗날 ‘갤리온 무역galleon trade‘으로 알려지게 될 이 교역은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메리카, 좀 덜 직접적으로는 아프리카(아프리카 노예는 스페인의 아메리카 제국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들 노예 및 그 후손은 아메리카에서 유럽인 수를 압도적으로 능가하게 된다)를 하나로 연결해냈다. 단 하나의 교역망 안에 이처럼 넓은 지표면이 편입된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람이 좀 모여 산다 하는 지구상 모든 지역, 그리고 사람이 살고 있던 모든 대륙이(오세아니아만 빼고는) 이 교역망에 편입되었다. 스페인의 필리핀 상륙과 함께 이전 세상과 분명한 선을 긋는 시대, 즉 근대의 동이 텄다.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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