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더만의 이론은 간단하다. 전염병으로 인한 인디언 사회의 붕괴는 원주민 불태우기를 감소시켰고, 이것이 급격한 나무 성장을 야기했다. 둘 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키는 원인이었다. 2010년 텍사스대학교 로버트 A. 덜 박사 연구팀은 인디언 농지의 재산림화가 아메리카 열대지방의 온도 하락에 25퍼센트 가량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밝혀냈다. 조사팀은 이 연구에 "자연발생 화재로 없어진 숲, 그리고 숲으로 돌아간 개활지 중 농지가 아니었던 공간, 온대기후 전체는 계산에 넣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라고 밝혔다. 치명적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형태로, 다른 말로 하면 콜럼버스적 대전환(덜 박사 팀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이 "지구의 이산화탄소 감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는 오늘날 기후변화와는 정반대였다. 인간의 활동이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쪽이었으니 말이다. 이렇듯 호모제노센의 서막을, 기상천외한 기후변화가 장식하고 있었다. (p.79)

브리스톨에서 보스턴, 그리고 베이징까지, 사람들은 타바코라는전 세계적인 문화를 흠씬 누렸다. 이러한 전 지구적 현상이 탄생하는데 버지니아는 미묘하지만 아주 중대한 역할을 했다. 사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니코티아나 타바쿰의 세계적인 전파 자체는 그리 중대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궁극적으로 중대한 니코티아나 타바쿰의 역할은 따로 있었으니,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대서양을 건너 미생물체를 끌어들이는 자석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단언컨대 이들중 가장 중대한 두 종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천의 얼굴을 지닌, 플라스모디움 비백스plasmo-dium vivax와 플라스모디움 팰시파럼Plasmo-dium falciparum이다.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다. 하지만 머잖아 아메리카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녀석들이다.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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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 - 콜럼버스가 문을 연 호모제노센 세상
찰스 만 지음, 최희숙 옮김 / 황소자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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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비가 ‘콜럼버스적 대전환‘이라 명명한 현상으로, 토마토가 이탈리아에, 오렌지나무가 미국에, 초콜릿이 스위스에, 고추가 태국으로 간건 다 이 콜럼버스적 대전환 때문이다. 생태학자들은 논란의 여지없이 콜럼버스적 대전환을 공룡 멸망 이후 가장 중대한 생태적 사건으로 본다. (p.31) 1. 두 개의 연결고리 중에서

라 이사벨라를 팔두로 해서 유럽인 원정대들은 소, 양, 말 같은 가축들은 물론이고 사탕수수(출생지는 뉴기니), 밀(출생지는 중동), 바나나(아프리카), 커피(아프리카)와 같은 작물을 아메리카 전역에 들여놓았다. 그리고 이에 못지않게 중요했지만 식민개척자들은 꿈에서조차 짐작 못 했던 미생물체들까지 옮겨붙어 배에 타고 있었다. 지렁이, 모기, 바퀴벌레, 꿀벌, 민들레 그리고 아프리카의 풀들과 쥐들이 전혀 낯선 곳에 첫발을 내디딘 여행자처럼 눈을 둥그렇게 뜨고 선박에서 줄줄이 새로운 땅으로 쏟아져 나왔다. (p.36-7)

유럽과 아시아에서 흔하던 전염병들은콜럼버스 이전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았다. 천연두, 독감, 간염, 홍역, 뇌염,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그리고 폐결핵, 디프테리아, 콜레라, 발진티푸스, 성홍열, 세균성 수막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이 모든 질병은 진화 역사의 운명적인 장난으로 서쪽 반구(아메리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p.40-1)

중국 정크선의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났다. 은에 대한 중국의채울 길 없는 굶주림과 실크 및 도자기에 대한 유럽의 끝 모를 굶주림이 마치 두 조각나 있던 판게아의 절단면처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교역량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났다. 훗날 ‘갤리온 무역galleon trade‘으로 알려지게 될 이 교역은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메리카, 좀 덜 직접적으로는 아프리카(아프리카 노예는 스페인의 아메리카 제국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들 노예 및 그 후손은 아메리카에서 유럽인 수를 압도적으로 능가하게 된다)를 하나로 연결해냈다. 단 하나의 교역망 안에 이처럼 넓은 지표면이 편입된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람이 좀 모여 산다 하는 지구상 모든 지역,
그리고 사람이 살고 있던 모든 대륙이(오세아니아만 빼고는) 이 교역망에 편입되었다. 스페인의 필리핀 상륙과 함께 이전 세상과 분명한 선을 긋는 시대, 즉 근대의 동이 텄다.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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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새로운 역사 연구에서 바라보는 콜럼버스 이후를 한 줄로 표현하면, 두 개(아프리카를 유라시아와 따로 본다면 세 개의 대륙)로 나뉘었던 구세계가 충돌한 결과 탄생한 한 개의 신세계이다. 번영하는 아시아 무역권에 편승하고 싶었던 유럽인의 욕망으로 태동된 16세기교역과 경제 시스템은 19세기로 접어들 무렵에는 전 세계를 하나의생태 시스템으로 바꿔놓았다. 이는 생태계 전체 역사에서는 눈 깜짝할 순간이다. 이렇게 탄생한 생태 시스템은, 결정적인 시기였던 수백년 동안 유럽이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를 발판으로 오늘날 전 세계는 단일화된 경제 시스템 지형을 형성하였다. 우리가 거의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렇게 다져진 경제 시스템은 하나로 엉켜서 우리의 일상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 (p.15) _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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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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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에 사람을 낳은 사람의 자식이고 부모지만 죽으면 인연은 흩어지고 혈연은 풀려서 뿔뿔이 흩어져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므로 누구나 누구의 자식도 부모도 아니며, 형태도 없고 무게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바람이 되어 백산으로 들어가고, 인간 세상에는 그 인연 없는 자리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태어난다고 월나라 사람들은 대를 이어서 이야기를 전했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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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성 독감이 전 세계를 무자비하게 할퀴고 지나간 지 약100년이 지났다. 그러나 전염병학자들은 지금도 범유행성 독감이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종류가 너무 많고, 돌연변이를 거듭하기 때문에 예방접종만으로는 충분한 대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바이러스들은 이제 여객선이나 군함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p.214) _ 독감 중에서

결핵은 결코 아름다운 질병이 아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결핵은 끔찍하기 짝이 없는 질병이다. 낭만파 시인 바이런Byron은 이런 말을 남겼다. "간절히 바라건대 나는 결핵으로 죽고 싶다.
그렇다면 귀부인들은 아마도 이렇게 말하겠지. 불쌍한 바이런을 좀보세요. 얼마나 아름답게 죽어가는지."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19세기에 결핵에 대한 오해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나아가 시인의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했는지를 입증하는 증거에 불과하다. (p.251) _ 결핵중에서

의학계와 학술계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는 누가 최초의 에이즈환자였는지를 밝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숙제가 하나 있다. 천연두의사례를 보자. 1977년, 천연두에 걸렸다가 살아남은 소말리아의 어느 청년 요리사가 마지막 환자라는 보고가 나오고, 이로써 지구상에서 천연두가 자취를 감춘 적이 있다. 이제 누가 최후의 에이즈 환자인지를 발표하고, 이로써 에이즈로 인한 공포와 위협을 종식시켜야할 때다. (p.338) _ 에이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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