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껍질은 물리적으로 튼튼할 뿐만 아니라 화학적으로도 나무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밀랍이나 수지를 만들어 방수역할을 하고 탄닌이나 리그닌 등의 화학성분을 만들어서 방부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세균과 미생물의 번식을 막아 나무줄기의 분해를 막기도 합니다. _ 나무의 갑옷 중 - P89

식물의 세계에서 강하다는 말은 힘이 세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가를 뜻합니다. _ 살아남은 것의 역사 중 - P99

식물들의 잎에 난 상처와 끊어진 뿌리는 독도 식물들이 거친 비바람과 파도를 버텨내며 살아온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_ 그럼에도 독도의 식물 중 - P107

남들보다 가느다랗고 약한 줄기를 가지고 태어나 중력을 거슬러 곧게 자랄 수 없지만 덩굴식물은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갑니다. 곧게 설 수 없는 줄기의 약점을 부드럽고 유연성 있는 밧줄 같은 줄기, 물체를 붙잡는 덩굴손, 달라붙을 수 있는 흡착판과 공기뿌리로 극복하지요. _ 방향을 돌려 더 가까이 중 - P116

잎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장자리 모양도 다양합니다. 토란처럼 가장자리가 매끈한 잎도 있고 떡갈나무 잎처럼 물결 모양, 느릅나무 잎처럼 톱니 모양도 있습니다. 대체로 열대우림의 잎들은 물이 잎을 타고 내려가기 쉽도록 날카로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온대와 한대 식물들은 잎 가장자리가 톱 톱니 모양인 나무들이 많습니다. 이런 잎들은 이른봄, 톱니 끝에서 증산작용이 일어나 수분이 빠르게 손실됩니다. 식물체 위쪽에서 일어나는 이런 빠른 수분 손실은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이는 원동력이 되어 수액의 흐름을 빠르게 만들고, 봄이면 식물의 빠른 성장을 돕습니다. _ 잎새들의 이유 있는 행진 중 - P123

연잎은 왜 물을 튕겨내고 표면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걸까요? 잎은 광합성을 하는 조직입니다. 그래서 잎의 역할 중에서 햇빛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식물에게 물이 필수라지만, 때로는 물과 진흙이 잎을 상하게 할 수도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연잎은 뿌리와 달리 물을 방어하는 것 이죠. 이런 연잎의 세정력과 발수력은 인류에게도 많은 영감을주었고, 유리나 섬유의 코팅제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_ 물을 다스리는 식물 중 - P136

식물은 환경 조건에 따라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을 선택합니다. 붉은토끼풀은 경쟁자가 없는 환경에서 심지어 꼬박꼬박 잘 관리해주기까지 하니,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울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대신 자신의 몸을 키우는 영양생장에 집중한 것이지요._ 세개의 씨앗은 어디로 중 - P151

식물의 독을 조사하다가, 식물의 독성 물질을 약간 정제하고양을 조절하여 대부분 약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물의 독이라고 부르는 것이 인간에게는 해가 되지만 다른 동물이나 식물에게는 해가 되지 않거나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꼬리명주나비가 쥐방울덩굴을 먹고 자라 몸속에 쥐방울덩굴의 독성을 축적하고, 그 독 덕분에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_ 우아한 독기 중 - P160

식물의 천이 과정을 보면 어떤 단계도 그 전 단계 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토양의 수분과 유기물의축적, 다른 생물 종과의 경쟁 속에서 자연스럽게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가장 생물량이 풍부한 조화로운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_ 어울림을 향하여 중 - P170

피톤치드는 역설적이게도 사람에게는 이로운 물질입니다. 소나무 외에도 마늘, 양파, 유칼립투스, 차나무 등 향이 강한 식물은물론 향이 매우 약해 우리가 향을 잘 못 느끼는 많은 식물들도 피톤치드와 유사한 성분을 갖고 있습니다. _ ㅎㅑㅇ기의 숲 중 - P177

니다. 두상화서란, 작은 꽃들이 꽃다발같이 모여 꽃 한 송이처럼 보이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꽃들이 꽃자루 없이 다닥다닥 줄기 끝에 모여 붙어머리 모양을 이루었다는 뜻이죠. 우리가 ‘국화화꽃 한 송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두상화서입니다. _ 국화꽃 한 송이 중 - P180

이렇게 국화과 식물이 지구에 번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두 가지 중요한 비결이 있습니다. 작은 꽃들이 많이 모여 두상화서를 이루는 독특한 형태와 꽃받침이 변형된 관모가 그것이죠. 많은 꽃이 모여 하나의 큰 꽃처럼 보여 수분매개자들을 쉽게 유혹할수 있고, 수정도 한 번에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모가 씨앗이 멀리 날아가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동물이 씨앗을 삼키는 것을방해해 생존력을 높였습니다. 국화꽃 한 송이의 비밀이 곧 국화과 식물이 지구에 번성한 비결인 셈입니다. _ 국화꽃 한 송이 중 - P184

산수국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 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꽃들이 모여 있는 안쪽을 보면 아주 작은 꽃들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크고 화려한 꽃들이 있습니다. 가장자리에 있는 꽃을 무성화 혹은 가짜 꽃이라고 하고, 안쪽에 있는 꽃을 열매를 맺을 수 있어 유성화 혹은 진짜 꽃이라고 부릅니다. 좀더 들여다보면 안쪽 작은 진짜 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보입니다. 하지만 가장자리에 있는 가짜 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없습니다. 이것이 가짜 꽃과 진짜 꽃이 가진 서로 다른 소명입니다. 가짜 꽃은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크고 아름답게 피지만 정작 생식은 진짜 꽃의 몫이죠. 진짜 꽃이 수정되고 나면 가짜 꽃은 일제히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초록색으로 변해갑니다. 잎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_ 산수국 꽃잎의 비밀 중 - P188

난초과 식물은 전 세계에 약 2만 종가량 분포하며 종자식물 전체 수의 약 8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난초과는 여러 종자식물 분류군 중 국화과와 함께 가장 큰 분류군으로 꼽히며, 그만큼 지구에잘 적응하였음을 보여줍니다. 그 뛰어난 적응력과 진화로 난초는 다양한 형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꽃 형태의 폭발적인 다양성은 난초와 관계를 맺은 특수한 수분매개자들과 서로 적응하여 발전한 공진화의 결과입니다. _ 다윈이 사랑한 난초 중 - P200

엽록소를 가진 엽록체는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만드는 공장입니다.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꾼다는 것은 동물인 인간이 보면 정말 굉장한 일이죠. 빛을 사냥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쓴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런 이유로 녹색은 생명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_ 지구를 물들이는 식물들 중 - P204

그래서 기공의 미세한 움직임과 밀도, 크기 등을 통해 식물의진화와 지구 환경의 역사를 살펴보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공은 식물의 진화 단계에서 보면 육상식물에서 처음 나타나 그 후지구 환경 변화에 따라 계속 진화했습니다. 지구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던 시절 식물에는 기공의 수가 많았습니다. _ 작은 창으로 쏟아지는 세상 중 - P217

근원, 근간, 근본.… 모두 뿌리 근根 자가 들어 있는 단어입니다. 식물에게도 뿌리는 가장 중요한 것, 깊이 생각한 것, 바탕이 되는 것일 텐데요. _ 뿌리의 사유 중 - P226

식물학자들이 www를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바로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 입니다. 이는 식물과 식물 뿌리에 붙은 수많은 근균, 즉 곰팡이들이 연결되어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땅속 곰팡이가 인터넷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죠. 일반적으로 식물과 땅속 곰팡이는 공생하며 식물은 곰팡이에게 탄소를, 곰팡이는 식물에게 질소 같은 영양분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이곰팡이들은 식물과 식물을 연결하는 연락책으로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환경 변화나 외부 침략자들에 대한 경고,
주변에 어떤 식물이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_ 이타적 식물 중 - P231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는 은행나무, 소철, 메타세쿼이아를 그토록 흔하고 쉽게 볼 수 있는데, 자연 속에서는 희소한 존재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늘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흔하다 여기고 소중함을 잊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_ 친구가 내 곁에 오기까지 중 - P213

개 - 너도 나도 - 아재비 - 같은 단어가 붙은 식물들은기존에 있던 종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예를 들어 바람꽃이라는 종이 있는데 그 종과 닮아서 너도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고, 또 닮은 꽃이 등장해서 ‘나도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식입니다. 개다래, 개잎갈나무, 개밀 등 개가 붙은 경우도 원래 있던 종과 닮았다는 뜻이지만 그보다는 못하다는 뜻을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종보다 맛이 없거나 인간이 잘사용할 수 없거나 해서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이지요. 그 외에 굉의다리 아재비도 꿩의다리라는 식물과 닮았습니다. _ 이름에 존중을 담다 중 - P250

귀하다는 것은 왜 인간에게 항상 쟁취와 정복의 대상이 되어야할까요. _ 다시 만날 수 없다면 중 - P257

식물은 뇌와 의식, 마음 없이도 성공적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고 있습니다. 뇌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구조입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 뇌가 있다면 에너지만 소비할 뿐 괜한 고통을 떠안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_ 식물의 마음 중 - P266

울릉도 도동항 절벽 끝에 위태롭게 자라고 있는 이 향나무의 모습은 궁궐이나오래된 절에서 만나는 우아한 향나무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 모습을 보면 외롭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요. 흙도 많이 없는절벽을 붙잡고 비스듬히 친구도 없이 홀로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향나무로 2천 년을 넘게 살아왔습니다. 긴 시간 홀로 있었으니 그만큼 외로운 순간들도 많았겠지요. _ 바람 앞의 등불 중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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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노트 - 식물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신혜우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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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중 꽃이 피는 시간을 결정하는 요인은 꽃가루를 전달하는 수분매개자와 관계가 많습니다. _ 이제는 꽃을 피울 시간 중 - P35

식물에게서 꽃가루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꽃가루는 동물로 보면 수컷의 생식세포에 해당합니다. 유전자를 전달하는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꽃가루는 이중벽을 만들고, 왁스와 단백질로 표면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열과 건조로부터 내부를 보호하고, 유전자 파괴를 막습니다. 또 꽃가루는 매우 정교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_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입자 중 - P43

고사리가 지구에 적응하여 널리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식물의 진화 과정과 관계가 깊습니다. 식물은 쉽게 말해 광합성을 하는 생물로, 처음에는 물속에서 살다가 땅으로 나와 적응하면서 진화했습니다. 그래서 물속에 사는 파래나 클로렐라 같은 녹조류, 물가에 자라는 이끼인 선태류도 식물에 포함됩니다. 고사리는 이런 조류와 선태류 다음에 나타난 식물군인데요. 조류나 선태류와 달리 물을 벗어나 땅위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식물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_ 고사리의 4억년 중 - P52

식물은 햇빛이 줄어들고 날이 추워지는 것을 감지해 이렇게 호르몬을 변화시키고, 나뭇잎을 떨어뜨려 스스로 생장에 유리한 조건을 만듭니다. 거꾸로 말하면 낙엽활엽수를 빛이 강하고 온도가따뜻한 실내에 계속 둔다면 호르몬 변화가 없어 1년 내내 낙엽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_ 대지로 내려온 잎사귀들 중 - P61

개구리밥의 유전자는 잎과 줄기를 만들지 않게 하고, 간단한 구조의 엽상체를 만들어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꽃을 피우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기보다 엽상체로 그 수를 늘려 빠르게 번식합니다. 이를 위해 쉽고 빠르게 분해해 사용할 수 있는 녹말 형태로 높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습니다. _ 물 를 떠도는 용기 중 - P74

우리나라 어촌에서도번행초로 나물이나 김치를 만들어 먹습니다. 저는 바닷가에서 번행초를 자주 만났고, 특히 독도에서 만난 번행초를 오랫동안 관찰하며 그림으로도 남겼습니다. 그런데 항상 생태와 형태에 대한 문헌만 읽었지 먹어볼 생각을 하지 않아 후회가 됩니다. 그림을 다 그리고 우연히 찾아본 번행초 요리는 튀김과 국, 샐러드까지 다양했습니다. 아직도 먹어보지 못한 번행초의 맛이 몹시 궁금합니다. _ 이런 곳에도, 초록! 중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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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노트 - 식물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신혜우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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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지구의 유일한 생산자이니까요. 한 자리에 서 있지만 지구를 점령한 억센 몽상가들이니까요._ 프롤로그 중 - P6

난초의 탄생 과정에서 중요한 조력자는 곰팡이입니다. _ 숨은 조력자들 중 - P18

‘씨앗‘의 무한한 잠재력이 제대로 발현되려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_ 빛을 보기까지 중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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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족 엄마들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아이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대치동 엄마는 "같이풀어보자" 하고, 압구정동 엄마는 "과외 선생님 붙여줄게" 하고, 서초동 엄마는 "아빠 오시면 물어보자" 한다는 것이다. _ 2장 대치동 엄마들 2 중 - P229

대원족과 연어족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액 과외나 예체능 사교육 시장, 그리고 입학사정관제 당시의 외부 스펙 시장에서 다른 대치동 엄마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진입 장벽을 형성했다. 이들이 확보한 교육 여건은 부러움, 질시, 박탈감의 원인이 되었다. 강남구에서 월 소득 1000만 원 이상인 사람들이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 총액은 2019년 기준으로 183.72만원이고, 월 소득 800~1000만 원 이상의 구간에서는 158.42만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 23.7만 원에 비해 각각 9배와 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들의 성공적인 입시 결과는 결국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경제력과 계급에 의해 세습되고 있다는 서글픈사실을 명백하게 웅변한다. _ 2장 대치동 엄마들 2 중 - P235

이러한 상황에서 대치동 학원가는 2010년대 초 이후 기존의 인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학원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자본에 의한 학원의 대형화에 대응하고자 중소 학원들이 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선택하면서 성립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뛰어난 상담 인력을 조직하여 입시 센터를 만들고, 이곳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한 뒤 이를 중소 학원의 전문적인 교육 서비스로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입시 센터와 온라인 입시 카페 등이 플랫폼이 되어 입시 및 학습 상담을 제공하을 하고, 강사 네트워크나 강좌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수요자들에게 맞는 교육 서비스를 찾아주었다. 대치동 학원가는 전통적으로 중소 규모 학원의 전문화된 서비스가 강점이었고 상담실장, 강사, 입시 전문가 등 개인의 역량이 큰 힘을 발휘하는 공간이었기에 이러한 사업 모델은 크게 각광받으며 대치동 교육 서비스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기 시작했다. _ 4장 대치동 학원가 사람들 1 중 - P267

이제 입시 카페 컨설턴트라고 불리는 이들이 대치동 학부모들과 가장 근거리에서 만나며 학벌을 향한 욕망의 방향타를 쥐게 되었다. 이들이 자신에게 공간을 마련해준 중대형 학원과 마케팅 방향을 합의하면, 대치동 학부모와 수험생의 상당수는 그것이 자신에게 맞든 아니든 여러 가지 압력 속에서 그 방향으로 자신의 입시 전략을 조정하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강사 네트워크만 장악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대형 입시 정보업체와도 정보를 교환하면서 입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인맥을 바탕으로 성장한 이들은 관계를 정보로 바꾸고, 정보를 거래하여 돈으로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다. _ 6장 대치동 학원가 사람들 3 - P302

이 상담실장 출신들이 세력과 규모를 확장하며 점차 대치동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이후 입시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은 대치동의 사교육 인프라를 더욱 더 부러워하게 되었다. 아무리 복잡한 입시라도 대치동에서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대응이 가능한 것은 바로 이 상담실장 출신들 덕분이다. 이들은 복잡 다양한 입시와 사교육의 미로 속에서 수요와 공급의 연결 고리, 즉 중매자 역할을 하며 각 행위자들이 가야 할 길을 분명히 제시하는 안내자로 활약하고 있다. 여러 부작용,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의 필요에 부응하며 시장 내에서 지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왜 이와 같은 사람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것일까? 그것은 사교육 업체의 서비스 구조 자체가 대치동만큼 조밀하고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1990년대부터 소규모 전문원 중심의 네트워크와 강사진이 밀집해 있던 대치동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만 이들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_ 7장 왜 대치동의 ‘사람들’에 주목해야 하는가 중 - P311

모두 학벌주의라는 사회적 모순의 결과이며, 교육 불평등은그 부산물일 뿐이다. 그런데 학벌주의는 능력주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우리 사회는 이를 짐짓 외면하며 학원 사교육을 때려잡으려고만 하고 있다. 학원을 누른다고 학교가 부활할 리 만무하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대립 관계에 놓는 것은 학벌주의와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_ 1장 사교육 사용 설명서 1 중 - P332

그렇다면 학원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학원 사교육은 이미 하나의 수업 안에서도 학생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잘나가는 강사들은 교수법과 커리큘럼이 우수할뿐만 아니라, 새끼 강사들을 활용해 소셜 미디어 기반의 피드백을 제공한다. 학생 개개인과 직접 소통하며 학업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수업도 이렇게 운영되는데, 대학 입시를 위한 전체 프로그램은 어떻겠는가. 각 학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수집하고, 전문 인력이 시험과 제도를 분석하여 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_ 2장 사교육 사용 설명서 2 중 - P351

나는 입시의 복잡성에 대한 불편함과 상층 계급의 학벌 독점에 대한 박탈감 때문에 입시를 단순한 쪽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퇴행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는 획일적인 교육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이야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찾아서 고치면 되고,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의 두려움이나 분노 때문에 과거의 척박함으로 돌아가자는 선택은 사회를 퇴보하게 하는 무책임한 복고일 뿐이다. 안타까운 건 옛날처럼 단순하게 수능 중심의 정시로 돌아가자, 수시 같은 것 없애버리자고 생각하는 지금의 학부모 세대는 27년 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뮤지션이 된 한 청년 가수의 단말마 같은 외침에 열광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_ 3장 더 나은 입시 제도를 위하여 중 - P363

아직 꿈이 없다는 것은 더 많은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뜻이다. 더 많은 배움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선택하고 노력할 기회가 아직 자신의 것이라는 의미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꿈을갖게 하는 것은 교육이 할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은 일정 비율 이상 증가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수험생은 아직 꿈이라는 말로 규정된 한 가지 목적에 종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기 때문이다. 교육 제도는 그 자유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
_ 4장 교육을 통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중 - P390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어떠한 칭찬도 다다르지 못하는일을 하는 편이 낫다" 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 자신이 동의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칭찬을 한다. 칭찬을 받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결국 남과 비슷해지는 일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타인의 칭찬과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필요에 따라 과제를 선택하고 해결하며 앎의 즐거움을 얻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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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조장훈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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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시스템이 안착하면 기존에 사적 영역에서 소문이나 비전문적 지식, 불확실한 정보에 기초하여거래를 장악하던 전통적 시장 브로커들의 입지가 좁아진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돼지엄마 컨설턴트의 퇴조는 대치동 사교육 시장이 규모를 키우고 시스템을 갖추며 일어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_ 1장 대치동 엄마들 1 - 돼지엄마와 카페맘 중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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