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족 엄마들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아이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대치동 엄마는 "같이풀어보자" 하고, 압구정동 엄마는 "과외 선생님 붙여줄게" 하고, 서초동 엄마는 "아빠 오시면 물어보자" 한다는 것이다. _ 2장 대치동 엄마들 2 중 - P229

대원족과 연어족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액 과외나 예체능 사교육 시장, 그리고 입학사정관제 당시의 외부 스펙 시장에서 다른 대치동 엄마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진입 장벽을 형성했다. 이들이 확보한 교육 여건은 부러움, 질시, 박탈감의 원인이 되었다. 강남구에서 월 소득 1000만 원 이상인 사람들이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 총액은 2019년 기준으로 183.72만원이고, 월 소득 800~1000만 원 이상의 구간에서는 158.42만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 23.7만 원에 비해 각각 9배와 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들의 성공적인 입시 결과는 결국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경제력과 계급에 의해 세습되고 있다는 서글픈사실을 명백하게 웅변한다. _ 2장 대치동 엄마들 2 중 - P235

이러한 상황에서 대치동 학원가는 2010년대 초 이후 기존의 인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학원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자본에 의한 학원의 대형화에 대응하고자 중소 학원들이 합병이나 전략적 제휴를 선택하면서 성립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뛰어난 상담 인력을 조직하여 입시 센터를 만들고, 이곳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한 뒤 이를 중소 학원의 전문적인 교육 서비스로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입시 센터와 온라인 입시 카페 등이 플랫폼이 되어 입시 및 학습 상담을 제공하을 하고, 강사 네트워크나 강좌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수요자들에게 맞는 교육 서비스를 찾아주었다. 대치동 학원가는 전통적으로 중소 규모 학원의 전문화된 서비스가 강점이었고 상담실장, 강사, 입시 전문가 등 개인의 역량이 큰 힘을 발휘하는 공간이었기에 이러한 사업 모델은 크게 각광받으며 대치동 교육 서비스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기 시작했다. _ 4장 대치동 학원가 사람들 1 중 - P267

이제 입시 카페 컨설턴트라고 불리는 이들이 대치동 학부모들과 가장 근거리에서 만나며 학벌을 향한 욕망의 방향타를 쥐게 되었다. 이들이 자신에게 공간을 마련해준 중대형 학원과 마케팅 방향을 합의하면, 대치동 학부모와 수험생의 상당수는 그것이 자신에게 맞든 아니든 여러 가지 압력 속에서 그 방향으로 자신의 입시 전략을 조정하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강사 네트워크만 장악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대형 입시 정보업체와도 정보를 교환하면서 입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인맥을 바탕으로 성장한 이들은 관계를 정보로 바꾸고, 정보를 거래하여 돈으로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다. _ 6장 대치동 학원가 사람들 3 - P302

이 상담실장 출신들이 세력과 규모를 확장하며 점차 대치동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이후 입시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은 대치동의 사교육 인프라를 더욱 더 부러워하게 되었다. 아무리 복잡한 입시라도 대치동에서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대응이 가능한 것은 바로 이 상담실장 출신들 덕분이다. 이들은 복잡 다양한 입시와 사교육의 미로 속에서 수요와 공급의 연결 고리, 즉 중매자 역할을 하며 각 행위자들이 가야 할 길을 분명히 제시하는 안내자로 활약하고 있다. 여러 부작용,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의 필요에 부응하며 시장 내에서 지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왜 이와 같은 사람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것일까? 그것은 사교육 업체의 서비스 구조 자체가 대치동만큼 조밀하고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1990년대부터 소규모 전문원 중심의 네트워크와 강사진이 밀집해 있던 대치동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만 이들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_ 7장 왜 대치동의 ‘사람들’에 주목해야 하는가 중 - P311

모두 학벌주의라는 사회적 모순의 결과이며, 교육 불평등은그 부산물일 뿐이다. 그런데 학벌주의는 능력주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우리 사회는 이를 짐짓 외면하며 학원 사교육을 때려잡으려고만 하고 있다. 학원을 누른다고 학교가 부활할 리 만무하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대립 관계에 놓는 것은 학벌주의와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_ 1장 사교육 사용 설명서 1 중 - P332

그렇다면 학원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학원 사교육은 이미 하나의 수업 안에서도 학생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잘나가는 강사들은 교수법과 커리큘럼이 우수할뿐만 아니라, 새끼 강사들을 활용해 소셜 미디어 기반의 피드백을 제공한다. 학생 개개인과 직접 소통하며 학업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수업도 이렇게 운영되는데, 대학 입시를 위한 전체 프로그램은 어떻겠는가. 각 학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수집하고, 전문 인력이 시험과 제도를 분석하여 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_ 2장 사교육 사용 설명서 2 중 - P351

나는 입시의 복잡성에 대한 불편함과 상층 계급의 학벌 독점에 대한 박탈감 때문에 입시를 단순한 쪽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퇴행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는 획일적인 교육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이야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찾아서 고치면 되고,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의 두려움이나 분노 때문에 과거의 척박함으로 돌아가자는 선택은 사회를 퇴보하게 하는 무책임한 복고일 뿐이다. 안타까운 건 옛날처럼 단순하게 수능 중심의 정시로 돌아가자, 수시 같은 것 없애버리자고 생각하는 지금의 학부모 세대는 27년 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뮤지션이 된 한 청년 가수의 단말마 같은 외침에 열광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_ 3장 더 나은 입시 제도를 위하여 중 - P363

아직 꿈이 없다는 것은 더 많은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뜻이다. 더 많은 배움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선택하고 노력할 기회가 아직 자신의 것이라는 의미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꿈을갖게 하는 것은 교육이 할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은 일정 비율 이상 증가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수험생은 아직 꿈이라는 말로 규정된 한 가지 목적에 종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기 때문이다. 교육 제도는 그 자유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
_ 4장 교육을 통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중 - P390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어떠한 칭찬도 다다르지 못하는일을 하는 편이 낫다" 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 자신이 동의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칭찬을 한다. 칭찬을 받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결국 남과 비슷해지는 일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타인의 칭찬과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필요에 따라 과제를 선택하고 해결하며 앎의 즐거움을 얻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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