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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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를 고정시키는 일은 언제나 불가능했다. 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가늠쇠 너머에 표적은 확실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표적으로 시력을 집중할수록 표적은희미해졌다. - P159

검지손가락 둘째 마디는 고요해서, 손가락이 손가락의 움직임을알지 못했다. - P161

총의 반동을 손아귀로 제어하면서 다시 쏘고, 또 쏠 때, 안중근은 이토의 몸에 확실히 박히는 실탄의 추진력을 느꼈다. 가늠쇠 너머에서,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이토의 모습이 꿈속처럼 보였다. 하얼빈역은 적막했다. - P166

이은은 깊이 상심했다. 강하고 또 너그러운 스승 이토가 왜 조선인의 손에 죽어야 하는지, 조선은 무엇이고 일본은 무엇이고,
어째서 조선이 따로 있고 일본이 따로 있으며, 조선과 일본 사이에 어떤 일이 있는 것인지 이은은 생각할 수 없었다. 이토의 부재는 조선과 일본 전체의 부재처럼 느껴졌다. - P169

- 미세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소중하다. 정보를 덧칠하지 말고 날것으로 보고하라. 불온은 고요함 속에 있다. - P170

순종의 슬픔의 의전은 화려하고 엄숙했다. 그 슬픔이 위기를모면하려는 가식이라 하더라도 가식이 지극하면 진짜 슬픔과 구별하기 어려웠고, 구별하기가 어려워지니 마음이 편안했다. - P172

적개심에 가득찬 자에게 평화를 말할 수는 없었다. - P185

안중근이 총을 쏘기 전에 처자식들을 데려와서 만나게 해주었다면 안중근이 총을 쏠 수 있었을까를 정대호는 생각했다. - P199

아래의 마음속에서 남편은 죽였다. 죽음은 바뀔 수 없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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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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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천하를 헤아림은 서생이 문장을 짓는 일과 같지 않다. - P76

한없는 죽음이었고 한이 없을 죽음이었지만, 국권회복은 죽음을 잇대어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었다. - P93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업은 달리는 차창처럼 지나간 풍경과 닥쳐올 풍경이 이어져 있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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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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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안중근의 조준선은 흔들렸다. 먼짐승을 겨누면 표적너머에 무언가 흔들려서 맞힐 수 없는 것들이 어른거렸다. 표적은 조준선 너머의 안개 속으로 녹아들어간 듯싶었다. 오른손 검지가 방아쇠를 당길 때 총구가 오른쪽으로 쏠리면 총알은 빗나갔다. 가늠쇠가 움직일 때 안중근은 실패를 예감했다. 짐승이 달아난 자리가 휑했고, 총구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골짜기를린 총소리가 잦아들고 나면, 표적을 맞히지 못한 총의 무게가 허허로웠다. - P62

...… 도마야, 악으로 악을 무찌른 자리에는 악이 남는다. 이말이 너무 어려우냐? 네가 스스로 알게 될 때는 이미 너무 늦을터이므로 나는 그것을 염려한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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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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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그의 몸은 대의와 가난을 합쳐서 적의 정면으로 향했던 것인데, 그의 대의는 후세의 필생이 힘주어 말하지 않더라도 그가 몸과 총과 입으로 이미 다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있다. - P306

두려움은 못 느끼듯이 느끼게 해야만 흠뻑 젖게 할 수 있을 것이었다. - P8

왕권의 지근거리에서 세습되는 복락을 누린 자들일수록 왕조가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갈 때는 새롭게 다가오는 권력에 빌붙으려 한다는 사실을 이토는 점차 알게되었다. 도장의 힘은 거기서 발생하고 있었다. 도장으로 해결할수 있다면 살육을 피할 수 있고, 조선에서 밀려나는 서양 여러나라들의 간섭을 막을 수 있고, 사후 처리가 원만할 것이었다. - P17

위스키의 찌르는 맛을 이토는 좋아했다. 번민이 클수록, 위스키 맛은 날카로웠다. - P21

안태훈의 죽음에서 안중근은 친숙했던 한 세상이 끝났으며, 적의에 찬 시간 앞에 홀로 서 있음을 느꼈다. - P26

안중근은 동학군과 싸웠지만, 세상을 못 견뎌하는 성정은 그가 싸웠던 동학군과 별 차이 없을 것이었다. - P33

한번 길을내면, 길이 또 길을 만들어내서 누구도 길을 거역하지 못합니다. 힘이 길을 만들고 길은 힘을 만드는 것입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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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묻다 두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문득, 묻다 2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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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아, 우리가 서로 지나쳐갈 때
나에게 말을 걸고 싶다면
말을 걸지 못할 까닭이 있을까
또한 내가 너에게
말을 걸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월트 휘트먼, <너에게> - P15

사랑은 서로를 마주보는 게 아니라, 둘이서 똑같은 방향을 내다보는 것이라고 인생은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 동일의 숭고한 노력 속에 화합을 이루지 않고서는 동료의식을 누릴 수 없다. 우리의 목적이 인류와 인류의 염원을 이해하고 인류의 근본적 실체를파악하는 것이라면 결코 한 인간의 진리와 다른 인간의 진리를적대관계에 놓아서는 안 된다. 모든 신념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 P20

시를 쓰기 위해서는 때가 오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한평생, 되도록이면 오랫동안, 의미(意味)와 감미(味)를 모아야 한다. 그러면 아주 마지막에 열 줄의 성공한 시행을 쓸 수 있을 거다. 시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감정이 아니라 경험이기 때문이다.

_ 윤동주와 백석이 동시에 사랑한 시인은 누구일까? 중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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