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와 억압에 대한 저항이 정치적 테제가 아니고 문화적 운동으로서 히피만큼 강력하게 등장한 경우가 또 있을까? 기성세대는 무모한 도전이고 방종이며 타락의 징후라고 개탄하고 억압했지만, 어쩌면 히피즘은 1960년대가 낳은 가장 극적이고 대표적인 필연적 산물이었을 것이다. 그 시대에 살면서 히피정신이야말로 1960년대의 상징적 문화현상일 것이다._ 절망을 노래하라, 저항하라, 그리고 사랑하라 중 - P432
<현미를 먹는 것처럼 꼭꼭 찝어먹어야...> 일부러 천천히 읽었다. 5부마다 각각의 ˝시˝를 소개한다. 어떻게 읽는지 옆에서 이야기하듯 쓰여 있다. 신형철 선생의 글솜씨야 익히 알려져 있기때문에, 더더욱 조금씩 읽는다. 구성은 5부(고통/사랑/죽음/역사/인생) 이외에도 부록이 있고, 앞 뒤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도 있다.사회학자 정수복 선생과 정치사상 전공의 김영민 교수외에 한글의 아름다움과 정확성은 신영철 선생 글에서 발견하곤 한다. 즉, 나에게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이다. 이번 책은 이태원 참사 과정에 읽었던 관계로 슬픔 부분이 오래 남을 수 밖에 없다. 언젠가 기타노 다케시가 말했다. “5천 명이 죽었다는 것을 ‘5천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한데 묶어 말하는 것은 모독이다. 그게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5천 건 일어났다’가 맞다.” 이 말과 비슷한 충격을 안긴 것은 히라노 게이로치의 다음 말이다. “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사람의 주변, 나아가 그 주변으로 무한히 뻗어가는 분인(分人, individual)끼리의 연결을 파괴하는 것이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 없기 때문이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저 말들 덕분에 나는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을 알게 됐다.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132p 에필로그에 박준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를 다룬다. 결국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으며 자신을 돌본(회복한) 시인 박준이 이제 “‘당신’을 돌보는 사람이 되었다.”로 마무리하고 있다. 인생의 역사 - 고통/죽음/사랑/역사/인생에서 <시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것만으로 이 책은 최소한의 가치가 있다라고 본다. 언젠가 다시 읽을 것이다.
"상대 얼굴을쳐다도 안 보고저벅저벅 앞서 걸어갔다."_ 장난이 아니다 중 - P106
"나 같은 약골은어차피 장수를 누리지 못할 테니기껏해야 잠자리 산보나 하며오래 살 궁리라도 해야겠다._ 고이데 나라시게 - P117
"달빛을 받으며묘와 묘사이를 누비고 다녔다.누군가의 묘지 받침돌에 걸터앉아도 본다.하지만 묘지는영원히 잠들어야 하는 장소다."_ 도쿠토미 로카 - P127
아침 이슬을 다 떨어뜨린 길가 버드나무는 이 아수라장을 더는 보기 힘들다는 듯 먼지를 잔뜩덮어쓴 채 줄기와 잎을 맥없이 늘어뜨린다._ 긴자의 아침 중 - P132
나는 머리가 복잡하거나 기운이 빠지거나 심신이 지칠 때면 자주 산책을 나간다. 자신의 상태를 바꾸려는 뚜렷한 의지가 발동해서는 아니고 대개 본능적으로 그리한다. 거의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나 간단히 밖에 나갈 차림을 하고집을 나와 거리를 돌아다닌다. 일단 바깥바람을 쐬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풍경을 찬찬히 둘러보거나 모르는 사람의 모습이나 얼굴을 바라보는 일이 즐겁다. 하지만 꼭 그 때문만은 아니다. 보통 말하는 의미의 산책과 나의 산책은 조금 다르다._ 걷는다는 것 중 - P135
"때론 작은 자연 현상 속에서인간이 그토록 찾아 헤매는우주의 비밀 한 조각을 발견한다."_ 회오리바람 중 - P142
맬컴 X의 암살은 종교적 영향력과 인권운동이 배경이었다면, 케네디 암살은 군산복합체가 그 배경이었고, 더불어 그의 진보적 정치가 초래한 불편함과불이익에 의한 반감 탓도 있었다. 가히 1960년대는 ‘암살의 시대‘였다. 그 정점은 1969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이었다._ 폭력의 폭풍에도 사위지 않는 검은 불꽃 중 - P410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들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입니다."_폭력의 폭풍에도 사위지 않는 검은 불꽃 중 - P416
"그 왕성한 식욕, 밝은 마음,거리낌 없는 태도………언제, 어떻게, 무엇에 걸려 넘어졌기에아쿠타가와는 그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까.고작 1년, 불과 1년 사이에."_ 구보타 만타로 - P87
"묘한 기쁨을 느꼈다는아쿠타가와 씨의 말이묘하게 기뻤다."_ 꽃집 창문 중 - P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