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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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지 않은 땡감은 따도 먹지 못해요. 떫은 글이 됩니다. 글이란 ‘내가 무엇을 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버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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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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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누가 만드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책벌레들이 만든다고 답할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언어화되어 있고, 그 언어를 담아 유포하는 것이 바로 책이기 때문이다.

_ 이끄는 말 중 - P23

그렇다면 고려와 조선의 금속활자도 과연 그러했을까. 유감스럽게도 조선의 금속활자는 대량의 인쇄물이 아니라, 오로지 다종의 인쇄물을 짧은 시간에 얻는 데 목적이 있었다. 금속활자의 사용을 보편화했던 세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 P29

나는 주자소에서 책을 인쇄해 팔라는 이 명령으로부터 조선이란 국가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과 다름없는 일대 문화사적 사건이면서 동시에정치적, 사회적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비로소 조선의 지배자인 사대부가 그 책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작이 어려웠지 시작하면 일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후 주자소의 활자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면서 책을 쏟아냈다. 그 결과 유교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 책들은 6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짓고 있다. - P49

독서가에게 책은 마약보다 더한 중독성이 있다. 책에 굶주려본 사람은 세종의 심정을 알 것이다. - P56

조선의 금속활자도 혁명적 사건이라면 또한 혁명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중세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중세의 지배층을 탄생시키고 공고히 하는 혁명이었을 뿐이다. 금속활자가 세계에서 제일 먼저 발명되었다는 것, 금속활자로 많은 책을 찍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금속활자가 어떤 구실을 했던가를 냉정하게살펴야 하지 않을까?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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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는 문장
손세실리아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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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당이 오만 원인데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인 거 모르시죠?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는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들을 배웠거든요. 글빚을 갚는 일이구나 여기고 맛있게 드시기만 하면 돼요. 제 행복을 뺏을 생각은 아예 마시구요." - P57

길 걷기에서 시작된 나의 올레는 이렇듯 어느 순간 사람 올레로 거듭나고 있다. 한결같이 갸륵한 구석이 많은 이들은 관용과 느림의 미학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편협함과 거드름과 경박함과 조급함으로 가득한 나의 삶을 시시로 돌아보게 한다. 내려놓으라 한다. - P67

잘 받았노라는답장을 쓰면서 사진이 실물보다 왜 이렇게 예쁘게 나왔는지에대한 의문점이 어렴풋하게나마 풀리는 듯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피사체에 대한 무한한 배려와 관심이 아니었을까? - P79

방 안으로 빗방울 뚝뚝 떨어지는 누옥, 앉은뱅이책상에 앉아써 보낸 편지는 시리고도 시린 외로움의 모스부호였나 보다. - P91

그 여자와 이별하면서 나는 그 여자에게 이제 어머니로 돌아가라고 말한 바 있다 너는 이제 어머니가 되었다고 말한바 있다 여자는 함께 있으면 계집이 되고 헤어지면 어머니가 된다 그게 여자의 몸이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 정진규 시 「이별 전문 - P143

"혼란스러울 때도 있을 거예요. 이런 시를 꼭 써야 되나 싶은 갈등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이것이 시인의 소임인 걸." - P250

쉽게 끓어올랐다가 순식간에 식어버린다. 때문에 헤어지고 나면 사랑만 잃는 게 아니라 사람까지 잃어버린다. 한 시절, 자신의 전부를 뜨겁게 쏟아부었던 사람을 잃어버려서야 되겠는가, 사랑은 잃어도 사람은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이별할 땐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야겠다. 최소한 무례하진 말아야 한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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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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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잡아채기만 할 뿐인 무서운 체제에 아주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우리가 아무리 비참한 느낌이 들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이어나간다. - P229

우리는 한창 젊었을 때 330밀리리터짜리 술 한 병을 나누어마셨다. 동료가 다시 떠올리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자기 청년기에서 되살릴 수 있는 것은 없다. 쉰 살이 되면 다른 사람이다. - P230

가끔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석기시대에서 원자력시대로 가는 것 같다. - P236

"사람마다 자기가 명석하다는 일종의 증명서가 있어야 할 것같다. 가장 억압받을 때 책상 서랍에 들어 있는 증명서를 생각한다. 내 증명서는 내 위치의 상징이다. 내 증명서는 포기하지 않는 자아존중감을 나에게 준다. 문맹이 아니라는 사실에대한 증명서가 있을 때 서양에서는 조금은 더 고귀한 감정들이 생긴다. 모두에게 좋은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_ 청소학사 마이아 에켈뢰브 - P290

"만일 접촉 결여와 고독이 고립, 침잠과 똑같았다면 이는 가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관찰하는 것이다―지켜보는 것, 주의하는 것, 공감 능력이다. 접촉에서 스스로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인간은 인간 안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_ 얀 뮈달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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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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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스웨덴인들과 똑같이 살 권리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스웨덴은 항상 무엇을 도와야 하는 것인가"라고 말한다. "우리가 힘들어지면 아무도우리를 돕지 않아." 그들은 그런 말도 한다. 그들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 P99

일하지 않는데도 돈이 있는 사람들이 있고 늘일을 하는데도 돈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체제가 잘못되었다). - P109

스웨덴은 그들을 도울 책임이 있다. 그들을 필요로 했을 때 우리는 그들을 이 곳으로 데려왔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 - P126

그대들이 인간 중 가장 무거운 고난의 짐을 진
누군가를 안다면 내 고통은 그의 고통과 비슷할 것이오.
_ 호메로스 - P136

진절머리가 나도 이 일은 중요하다고 여긴다………. 만일 모든 것이 깨끗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면 황폐해진다. 환경미화원들이 일주일 동안 파업했을 때 뉴욕의 모습이 어떨지 생각해보라. 아무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면 도시는 이내 파괴된다. - P137

오늘 브릿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요양원에 갈 예정인데, 큼직한 진달래 한 송이를 가지고 가려 한다. 축하 카드와 시도 써서갈 생각이다. 우리는 시를 요양원 아주머니 두서너 명에게 읽어줄 것이다. 그분들은 생일이 삶에서 갖는 의미를 이해한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아름다운 파티 가방을 보여줄 것이다. 내 생일의 즐거운 분위기를 그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즐겁다………… - P146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
폭풍 속에서 길을 잃은 나 자신
죽거나 산 채로 내던져진다
미래가 힘겨운 운명.
_ 카린 보이에 - P149

유럽과 미국에는 영원한 청춘 숭배가 존재한다. 나는 늘 나이든 사람들을 좋아했으며, 가는 것이 재미있는 유일한 곳은 요양원이다. 그곳이 편하다. 그곳은 집처럼 편하다. - P156

이제 다시 살아가려고 노력, 노력,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단지먹고, 자고, 청소하고, 먹고, 자고, 청소하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면 인간은 아마도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아무도 자신과 자기가 가진 것 외에는 무엇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 것이고, 그렇게 되는 것이며, 교회 설교단과 국회에서 얼마나 좋은 말이많이 쏟아지던가? 인간은 가장 사악한 존재다. - P162

오랫동안 없었던 물건을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는지 생각해보라. 교훈은 이렇다. 너무 편하면 절대로 좋은지 알 수없다. 그러면 아무것도 아쉬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 - P169

확실히 가난한 사람은 부자보다 시기심이 더 많은데, 가난한 사람은 가장간단한 일 앞에서도 결핍의 불안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주이런 결핍 때문에 가난한 사람은 자기에게 없는 모든 것을 과대평가하고 무한히 많은 것을 과소평가한다. 이는 가난의 가장 깊은 비극이다. 결핍의 불안은 결핍 자체보다 더 나빠진다. 사람을 과도하게 긴장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어느 날 먹을 것이 없는 바로 그 순간 삼켰던 모든 우울이 올라오고, 그때는 두 가지 요리의 음식이 아니라 온 세상이 없는 듯하다. - P182

"성숙은 자아에 대한 유대감보다 더 높은 유대감을 의식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 삭제 - P186

우리는 크리스마스처럼 사기 상술에 넘어가 여름을 떠맡는다. 모든 상점이 수영복, 물놀이 의자, 물놀이 공, 그리고 광고에 따르면 우리에게 있어야 할 수천 가지 물건으로 진열장을 장식한다. 사람들은 야단법석을 떠는 닭들처럼 주택과 자동차, 여름 별장 사이를 돌진한다. 그러고는 거의 대부분 여름 별장에서 할 일이 너무 많다고 투덜거린다. - P200

인내심이 바닥이다. 울라가 집에 올 때마다 느끼는 끊임없는 경제적 비참함. 울라는 어떻게 나에게 빌려줄 돈이 있다고 믿을 수 있을까. 최악은 편도선을 제거했는데도 울라가 아주 자주 감기에 걸리고 열이 난다는 점이다………. 춥고 돈도 없이 우리는 어떻게 겨울을 한번 더 날 수 있을까……….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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