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역사를 누가 만드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책벌레들이 만든다고 답할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언어화되어 있고, 그 언어를 담아 유포하는 것이 바로 책이기 때문이다.

_ 이끄는 말 중 - P23

그렇다면 고려와 조선의 금속활자도 과연 그러했을까. 유감스럽게도 조선의 금속활자는 대량의 인쇄물이 아니라, 오로지 다종의 인쇄물을 짧은 시간에 얻는 데 목적이 있었다. 금속활자의 사용을 보편화했던 세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 P29

나는 주자소에서 책을 인쇄해 팔라는 이 명령으로부터 조선이란 국가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과 다름없는 일대 문화사적 사건이면서 동시에정치적, 사회적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비로소 조선의 지배자인 사대부가 그 책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작이 어려웠지 시작하면 일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후 주자소의 활자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면서 책을 쏟아냈다. 그 결과 유교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 책들은 6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짓고 있다. - P49

독서가에게 책은 마약보다 더한 중독성이 있다. 책에 굶주려본 사람은 세종의 심정을 알 것이다. - P56

조선의 금속활자도 혁명적 사건이라면 또한 혁명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중세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중세의 지배층을 탄생시키고 공고히 하는 혁명이었을 뿐이다. 금속활자가 세계에서 제일 먼저 발명되었다는 것, 금속활자로 많은 책을 찍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금속활자가 어떤 구실을 했던가를 냉정하게살펴야 하지 않을까?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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