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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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첫사랑이라고 말하던 너의 입술 위다
그렇다

누굴 사랑해본 것은 네가 처음이라고 말하던
나의 입술 위다
그렇다

_ 첫눈이 가장 먼저 내리는 곳 중 - P31

그대와 운주사에 갔을 때
운주사에 결국 노을이 질 때

왜 나란히 와불 곁에 누워 있지 못했는지
와불 곁에 잠들어 별이 되지 못했는지

_ 후회 중 - P37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_ 결혼에 대하여 중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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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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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 P9

"안개에게 항구와 도시를 충분히 바라볼 시간을 줘야죠.
레드우드를 보니까 안개 생각이 났어요. 이렇게 키가 큰 나무들은 땅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게 꽤 힘들어요. 그래서 위쪽은 안개로 수분을 공급받지요. 레드우드는 안개를 먹고자라요."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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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한국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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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 조선인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는 1934년에만 11개 소나 되었다. 고이시가와의 속칭 ‘태양이 없는 거리를 비롯하여도쿄 도살장 부근의 조선촌, 후카가와 유곽 근처에 있던 적심단 바라크 등으로, 당연히 비위생적이고 불결한 환경으로도 악명이 높았다.

_ 붉은 도코 중 - P243

송영의 이런 식의 계급주의적 국제주의는 1928년 2월에 있었던 코민테른의 결정, 즉 부르주아는 결코 진보적일 수 없기때문에 통일전선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무산계급만으로 철저히 비합법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노선 전환에 선을 대고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무시한 관념성을 비판받게 되며, 또 장차 그가 일제 말 친일 협력으로 나아가게 될 때에도 시간을 거슬러 어떤 먼 단초인 양 의심을 받기도 한다. - P257

이상이 도쿄에서 묵었던 하숙의 주소는 간다구 진보쵸정 3정목 101-4 이시가와 방이었다. 구단 아래 꼬부라진 뒷골목 2층 골방, 이상은 거기서 각혈을 쏟아내면서도 쉬지 않고 글을 썼다. 「실화」는 물론 「종생기」, 「권태」, 「봉별기」가 다 그곳에서그의 죽음을 먹고 탄생했다. 한국 문학사의 슬픈 역사였다.

_ 참 치사스러운 도쿄 중 - P272

그게 바로 학살이었다. "일본인이 일본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장에서, 일본인은 폭력을 행사했다. 왜냐하면 스스로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단이 ‘일본인의 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죽이는 일뿐이었기 때문이다.

_ 모멸의 시대 중 - P276

도쿄의 조선인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렇게 일제 강점기의 막바지 몇년을 더 버텼다. 그들 중 상당수가 장차 이른바 ‘재일‘ 즉 ‘자이니치‘의 주요 구성원이 될 터였다.

_ ‘재일’의 탄생 중 - P301

그러나 이제 그는 지난 시절의 그 모든 ‘이광수‘가 아니라 성을 새로 만들고 이름도 바꾸어 ‘가야마 미쓰로‘로서 처음 황도를 밟은 거였다.
‘나는 이제 오직 천황의 신민일진저, 내 자손도 대대손손 천황의 신민으로 살리라.‘

_ 도쿄의 절정 중 - P318

그는 『법화경』을 잘 읽었다.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진작 알고있었다. 일체 분별을 다 내려놓는 날이 곧 깨닫는 날이라는 사실을. 그렇다. 일본도 없고 조선도 없다. 일본어면 어떻고 조선어면 어떤가. 이광수면 어떻고 가야마 미쓰면 어떤가.
이처럼 한 경지에 이른 이광수와 달리 조선의 많은 문학인들은 현실의 측면에서 ‘말‘을 두고 쟁투를 벌였다.

_ 도쿄의 황혼, 조선어와 일본어 중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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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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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신을 속이는 일이 자신이 완전히 혼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보다는 쉬워서였다.

_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중 - P280

기남은 우경의 무정함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언제나 그랬다. 어려서 그애는 좋아하고 따르던 담임선생님도 그다음 해가 되면 완전한 타인으로 여겼다. ‘그 선생님 보고 싶지 않아?‘ 하고 기남이물으면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대답했다.

_ ㅛㅏ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중 - P292

어린 시절, 기남의 가장 달콤한 몽상은 고통 없이 단번에 죽어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 생각만큼 기남에게 위안을 주는건 없었다. 그런 기남의 세계에 다섯 살짜리 진경이 들어왔고, 삼년 후 우경이 태어났다. 아이들을 사랑하면 할수록 죽음이라는 관념은 위안이 아니라 두려움이 됐다. 하지만 이제 기남은 두렵지않았다. 아이들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가눌 수 없이 쓸쓸해질 때면 자신의 죽음이 아이들에게는 자유를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다. - P300

기남은 살면서 수시로 그 문을 열었다. 문을 열 때마다 기억의 세부는 조금씩 사라져갔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마음의 통증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문을 열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차갑고 단단하고 무거운 무언가가 여전히 - P306

기남은 우경이 나간 화장실에 혼자 남아서 거울을 바라봤다. 상기된 노인의 얼굴이 보였다. 아이들이 어려서는 화장실 문을 닫을수가 없었다. 문을 닫으면 아이들이 불안해했으니까. 문을 두드리면서 어서 문을 열라고 요구했으니까. 그렇게 문을 열어둔 채 일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기남은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서도화장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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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 미국 중앙은행은 어떻게 세계 경제를 망가뜨렸나
크리스토퍼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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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는 이런 책에…>

아무나 쓸 수 없는 내용이다. 왜냐하면,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서류외에 연준이란 조직내 구성원들의 인물을 지켜봐야만 가능하다. 이 책은 아무나 쓸 수 없는 구체적인 사실에 어느 누구도 제기하지 않는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찍은 돈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연준과 FOMC에서 차지하는 의장의 위상과 공개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년 6회 열리는 회의에서 의장의 발언은 정제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영원한 비주류로 알려진 연준준비위 이사인 토마스 호니그가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에 반대표를 던지는 장면으로 부터 시작한다. 연준의 목적인 인플레이션이다. 물론 한국의 연준 한국은행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인플레이션으로 2가지로 분류하는데, 물가와 자산인플레이션이다. 연준의 정책 - 제로금리와 양적완화가 자산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요하게 설명한다. 분배효과라는 용어와 함께…

연준이나 언론에서는 자산인플레이션을 호황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자산을 가진자와 그렇지 않은 자에게 300년에 걸친 1달(?) 만에 돈을 풀어ㅛ을 때, 초래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대표적인 예가 60년대 풀린 돈이 70년대 인플레이션을 폴 볼커 연준의장이 어떤 정책을 폈는지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민주적 질서가 지배하는 다양한 기관의 무능이다. 의회나 행정부의 제한적인 역할에서 비상시기 연준의 놀라운 의사결정을 보면서 시사하는 바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저널리스트 저자와 기자 번역가의 콜라보는 멋진 책으로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읽어보라고 추천할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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