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펜타곤 출입기자가 파헤친 미국의 본심
김동현 지음 / 부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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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2022년 12월 적성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공격 능력을 보유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1000킬로미터 이상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 장거리 · 고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표명한 상태다. 한반도 지도를 거꾸로 뒤집어보자. 길쭉한 일본이 러시아와 중국의 해안을 감싸고 타이완까지 이어진다. 한국은 그보다 더 안쪽 중국의 심장부 가까이에 있다. 이 두 나라는 모두 미군이 항구적으로 주둔하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이 미국 본토 증원군을 차단하기 위해 2개의 도련선을 설정했다면, 외곽의 일본과 안쪽의 한국은 중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2개의 ‘독침‘인 셈이다. - P7275

전략적 유연성이 중국에 맞서 실제 주한미군 병력을 다른 지역으로 빼내기 위한 장치라면, 전작권 전환은 한국이 북한 문제를 떠맡도록 하는 매개체인 셈이다. - P299

대외 발신 메시지에서 트럼프 정권은 민주당 정권과는 달리 훨씬 직설적이었습니다. 돌려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말이죠. 수사가 거칠었을지는 모르나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적성국이든 우방국이든 확실하게 전달했습니다. - P319

미국은 2022년 10월 중국 내로 반입되는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예외적으로 1년을 유예해주었고 2023년에도 또다시 수출 통제 유예 연장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낸드 생산량의 40퍼센트를,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우시 공장과 다롄 공장에서 D램과낸드 생산량의 각각 40퍼센트와 20퍼센트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내반도체 공장을 빼라는 미국의 압박이 왜 삼성과 SK하이닉스 두 기업에는 미치지 않았을까? 압도적인 점유율 때문이다. 중국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미국 소비자에게도 돌아간다. 미국이 양자택일을 강요해도 빠져나갈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는 셈이다. - P323

현실적인 관점에서 한국 특파원 제도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고생한 노력에 대한 ‘포상‘ 개념에 가깝다고 말했다. 특히 워싱턴D.C.에 파견된 공무원, 주재원, 특파원은 한국 사회의 ‘위너‘(승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미국까지 와서 어차피 돌아가면 다시는 안 볼 현지 취재원을 만들기보다 위너그룹 내에서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입신양명에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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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펜타곤 출입기자가 파헤친 미국의 본심
김동현 지음 / 부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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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한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관, 이른바 ‘한반도 천동설‘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 깊이 작용했다. 따지고 보면 한국전쟁 이후 한미 관계에서는 ‘한반도 천동설‘이 항상 작용해왔다. 우리외교 전략은 줄곧 세계가 북한 문제에 더 관심 기울여줄 것을 촉구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원하는 반대급부에 대해서는 일말의 고민조차 없었다. - P30

미국 정부는 지난 2018년 펜타곤의 중장기 계획을 명시한 《국방전략서 National Defense Strategy, NDs》에서 위협을 우선순위에 따라 나눴다. 1순위 위협으로 중국과 러시아, 2순위 위협으로 북한과 이란, 3순위 위협으로 테러· 극단주의 단체를 열거했다. 우선순위에 따라 자원과 집중력을 배분하겠다는 뜻이다. - P31

북한은 당연히 (미국의) 최우선 사안이 아닙니다. 따라서 미군의 작전 계획 역시 중국에 한층 더 큰 무게를 실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래식 전쟁에 한해서는 더 많은 책임을 이양받아야 합니다. - P41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충돌 상황에서 개입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delusion 입니다. - P42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 모두 《국방 전략서》에서 일관되게 거대 패권 경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하는 ‘기회비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맹의 ‘부담 분담‘ 확대는 필연적이다. - P45

미국은 한국을 위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 P52

다만 펜타곤이 강조하는 부담 분담의 본질은 따로있다. 동맹의 ‘자체 국방력 강화‘와 ‘거대 패권 경쟁의 참여‘다. - P52

미국이 연료재보급 없이 장기 운항할 수 있는 핵잠수함 기술을 호주와 공유하겠다는 것은 거대 패권 경쟁에서 호주의 적극적인 역내 참여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 P55

바이든 정부의 동맹 부담 분담의 본질은 국방과 경제의 경계선을 허무는 데 있다. - P55

펜타곤 당국자는 냉전 시대와 오늘날의 차이는 여러 영역에 걸친 동시다발적 전쟁 수행 역량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런역량을 점점 손에 넣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도 중국과 비슷한 교리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흔히들 미국의 국력은 군사력일변도가 아닌 ‘DIME‘에 기초한다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DIME이란 외교 diplomacy, 정보intelligence, 군사military, 경제 economy의 영문 첫 글자를딴 용어다. 이 4가지 요소를 조합해 국력을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두고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중국이 중앙 통제식 정치 구조인 반면 미국은 분권화되어 있기 때문에 4개 요소를 통합해 적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 P71

미국이 최근 사이버, 우주, 바다 영역에서 동맹과 우방의 참여를강조하는 이유도 궤를 같이한다. 이 세 영역의 공통점은 무한히 넓으면서 주인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언급되는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더이상 비극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겠다며 동맹과 우방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 P74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역량이 강화될수록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유권자의 마음속에는 의문이 싹틀 수밖에 없다. ‘이렇게까지해서 아시아를 지켜야 돼? 우리가 세계 경찰 국가야?‘ 중국 공군이공개한 괌 폭격 영상은 미국민의 전의마저 상실시키는 심리 효과까지 노린 것이다. 또 다른 초한전의 형태다. - P79

북한 위협은 세 나라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에 좋은 명분이다. 앞으로 전개될 한미일 훈련이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 P82

탐지 Find→ 확인 Fix 추적 Track → 결심 Target→ 교전 Engage→ 평가Assess‘로 이어지는 이 여섯 단계가 바로 타격 순환 체계 또는 킬체인이다. 빠르면 10분 이내로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긴급을 요구하는 표적물을 대상으로 한다. - P84

킬체인이 단계를 순서대로 밟아 나가는 연쇄적 방식이라면, 킬웹은 다른 전장 영역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역량을 융합해converge 적성국에 영향을 끼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 P85

중국이 비군사 부문까지 아우르는 영역을 뛰어넘는 공격 방식을 고안하고 있다면, 미국은 군사 분야에서 공격 조합의 완전한 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 P91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군대로 탈바꿈한다는 것은 주한미군 활용 용도가 잠재적으로 한반도에서 인도태평양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군대로 바뀐다는 의미다. 펜타곤이 주한미군을 한반도 ‘붙박이 군대‘로 두고 싶어하지 않는 속내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 남중국해나 타이완해협 유사시 언제든 출동할 수 있는 군대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반도를 떠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련선 가장 안쪽에 있는 한반도에 상주하면서 중국 목 밑에 비수를 겨눌 수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의 구성은 육군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펜타곤 당국자들이 육군의 장거리 · 고정밀 타격 역량 획득을 다영역 작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중국을 염두에 둔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사실은 펜타곤의 시야가 더 이상 한반도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 P94

미국이 전략폭격기, 핵추진잠수함 등의 전략 자산을한반도에 전개할 경우, 중국은 이런 조치가 자신들을 겨냥한 것으로간주하고 대응에 나설 수 있다. 동북아 핵 2.5 시대의 본질은 중국이북핵 대응 맞불 작전으로 한국 또는 타이완, 일본을 겨냥해 핵 공갈을 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갈등이 한반도를 넘어 지역 전체로확산될 수 있다. 중국이 지난 2016년 대북 방어 무기에 불과한 사드THAAD 배치 문제를 두고 경제 보복을 단행한 것보다 훨씬 더 공세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 P101

그러나 상호확증파괴 공포에도 불구하고 실제 핵전쟁이 시작될경우 승리를 결정 짓는 요소는 2차, 3차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핵무기양이다. 그리고 이런 보복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 한 나라가보유한 핵탄두 총량이다. - P103

그는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 준통합사령부로서 존재한다고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중국 전략과 연계해 임무를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주둔과 준비 태세는 원칙적으로 미국과 한국간 상호방위조약 요구 사안을 맞추는 데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사시 인도태평양의 안정화가 요구될 경우 이에 대한 지원 제공 의무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 P115

핵공유제란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튀르키예 등 북대서양조약기구 5개 나라와 맺은 협정을 말한다. 이 협정에 따라 이 5개 나라는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탈퇴해 자국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그렇다고 핵무기를 자기네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과 동맹국이 동시에 동의해야 작동한다. 양측이 작동 승인 열쇠를 각각 보관하고 유사시에 동시에 돌려야 핵무기가 작동하는 구조인 ‘듀얼 키 dual key계다. 자체 핵 개발을 하지 못하는 비핵보유국으로서는 꽤 적극적인핵 억제력을 얻는 셈이다. - P137

아시아와 유럽은 서로 다른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하나의 회원국이라도 공격받으면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전쟁에 돌입하는 집단 안보 체제가 조약으로 체결돼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에는 이런 유사한 조약상의 체제가 없습니다. - P144

이 국방 당국자의 마지막 답변은 동아시아 핵공유제를 지지하는 이들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설사 한국이나 괌에 전술핵무기를들여온다고 하더라도 온전히 비용은 미국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핵 유지 비용은 비싸다. 더군다나, 북한이나 중국의 포화 사격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저장 시설에 대한 방호 설비도 한층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 한국 측에서는 ‘혜택‘ 위주로 목소리를 높이지만, 미국을설득하려면 ‘비용‘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 P146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끝장나는 것을 의미하기때문입니다. 두 국가 정부 모두 동맹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미국 대중이 어떻게 반응할 것 같습니까? 미국 내 정치권에서는 "한국은 더 이상 우리에 대한 신뢰가 없다"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신뢰가 없다면 2만 8500명의 미군을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있을까? 왜 우리 병사들의 목숨을 계속해서 담보로 잡혀야 하는가?" 의회 내 이 같은 주장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 P153

앞서 살펴봤던 핵공유제, 전술핵 재배치, 한국의 핵무장이라는선택지는 각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다. 세 선택지의 공통점은유사시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 P163

군사비밀 정보란 대한민국 정부나 일본국 정부의 권한 있는 당국에 의하여 또는 이들 당국의 사용을 위하여 생산되거나 이들 당국이 보유하는 것으로, 각 당사자의 국가 안보 이익상 보호가 필요한 방위 관련 모든 정보를 말한다. - P187

주한미군에 제공하는 72시간 전 한반도 조기 경보 체제는 다양한 부서인력이 정확성을 갖고 추적하는 공동 작업의 일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북한 내부의 안정성에 대한 조기 경보까지도 생산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 P191

‘화염과 분노‘ 시절 거칠었던 수사 뒤에는 ‘발사의 왼편‘이라는 보이지 않는 비수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 P232

지소미아 체결 직후 한미일은 잠수함 탐지 훈련을 실시했는데 이는 미국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일 양자 훈련은 창군 이래 단 한 차례도 실시한 적이 없다. - P237

다만 다시 문제가 되는 것은 한미일 간 역할 분담이다. 한국은ト
일본의 한반도 관여를 원하지 않는다. 반면에 일본은 북한의 사거리확대로 인해 더 이상 자신들이 후방 기지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계속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어느 한쪽이 독자적 선제공격을 강행할 경우 잠재적 2차 피해국과 이해가 상충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3자 경보 정보 공유 체계만으로는 유사시 공세적 방어 전략을 효율적으로 이행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오판을 미연에 방지하기위해서라도 각자의 선제공격 계획을 조율할 수 있는 3자 채널이 필요한 이유다. - P241

역동적 병력 전개의 적용은 ‘한반도 붙박이‘ 주한미군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오늘 한국에 있더라도 역내 수요에따라 내일 타이완, 일본 등으로 유연하게 부대를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반도 유사시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이관여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역동적 병력 전개가 집중포화 공격을 막는 수단이라면, 상대에게 한 방 먹일 ‘카운터펀치‘는 무엇일까?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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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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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쿠르트와 헬레네가 단둘이 초록색 탁자 위에 다리를 올려놓은 채 테라스에 앉아 있을 때, 천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자연과 더불어 고요해지자, 헬레네가 쿠르트에게 말한다. 이 모든 것이, 그러니까 저멀리 반짝이는 바다와, 성서의 향기를 내뿜는 무화과나무와, 산봉우리가 서늘한 산들과, 눈이 부신 열매들이 달려 있는 레몬나무와, 부드러운 저녁 바람에 살랑이는 풀, 이 모든 것이 단지 "배경"일 뿐이라고. 쿠르트는 무엇을 위한 배경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헬레네는 이렇게 대답한다. "사랑을 위한." - P190

"나는 내 안에 온전히 나 혼자 있을 수 있고, 그 누구도그 무엇도 들어올 수 없는 공간이 필요하오. 당신의 요구는 이 공간을 위협하고 있소. 최근에 당신은 내 영혼의 속도를 여러 번 망쳐놓았소." - P193

아내가 자기를 존경한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어도 아내가 자기에게 충실한 것은 결코 확신할 수 없었다. - P203

1932년 7월에 헤세는 이렇게 쓴다. "이 잡초 뽑기가 나의 하루하루를 채우고 있다. 이 일을 하면 물질적인 충동과 사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다. 정원 일을 다 해봐야 야채 서너 바구니도안 되기 때문이다. 대신 이 일엔 종교적인 면이 있다.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잡초를 뽑는 것이 마치 제식을 행하는 것 같다. 다만 이 제식은 끝없이 새롭게 반복된다. 서너 이랑이 깨끗해지면 벌써 첫번째 이랑에 파릇파릇 잡초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상으로부터 도망친 헤세는 그저 계절의 순환에 몸을 맡기고 있다. - P213

"당신은 두 사람을 소유할 권리가 없어. 나는 반쪽의 인간조차 갖지 못했다고." - P216

셀린은 자기와 섹스할 때나 식당에서 식사할 때 모든 것을 아주 한참 동안 연구했다고. 자기 허벅지만큼이나 소고기 등심도 오랫동안 연구했다고. 그러나 실제로 먹거나 사랑을 나누는 행위 자체에서는 거의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고. - P224

알마 말러베르펠은 위대한 독일 작가들의 자녀들이 처한 일반적인 상황을 이렇게 요약한다. "토마스 만의 자식들은 게이거나 레즈비언이고, 프랑크 베데킨트의 딸은 타락한 잡년이고, 야콥 바서만의 자식들은 놈팡이와 창녀들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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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 펜타곤 출입기자가 파헤친 미국의 본심
김동현 지음 / 부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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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북한마저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전략을 짠다. 동북아 국가 가운데 한국만 인도태평양 전체를 관통하는 판세 읽기에 무관심한 것 같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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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김선현 지음 / 한길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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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만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 P16

"우리 모두는
아물지 않고 남아 있는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 P24

"불안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한 발 더 내디딜 수 있습니다" - P30

"눈은 사람의 내면을
나타내는 마음의 창이고 세상과 접촉하는
가장 훌륭한 기관입니다" - P34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도 단단해야
스스로의 삶을 이끌 수 있습니다" - P39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일단 밖으로 나가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십시오" - P43

"마지막 순간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요" - P46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 P52

"그는 무엇으로부터
그토록 숨고 싶었을까요" - P57

"완벽함을 요구받을 때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나요"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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