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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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르트르는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갈매기들은 멀어지고, 바다는 점점 짙어지고, 어느 순간 보부아르 눈에 눈물이 맺힌다. 보부아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P401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에 맞서 노를 저으면서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는 것이다." - P411

"사랑에 대해 말할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 P422

"만약 사랑이 한 사람을 완전히 뒤흔들어놓는 것이라면, 온 신경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라면, 누구나 여기저기에서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러나 진정한 사랑이 끊임없이 다시 찾아온다면, 다시 또다시찾아온다면 당신은 인생에서 오직 단 한 번 사랑한 거야. 그를." - P424

"남자에게는 오로지 불법, 음란 행위, 오르가슴이 있을 뿐이야. 애착처럼 보이는 것은 모두 남자의 본성에 어긋나지. 결혼생활에는 생계 문제, 식사, 사교,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어. 모두 성생활에 방해가 되는 것들이지."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아내에 대한 인간적인 애착은 남자에게 진정한 성교의 바탕이라고 할 비열함, 천박함, 범죄성을 마비시켜, 그래서 성적 불능이 되지만 결혼생활에서는 이 성교 불능이인간으로서 여자 배우자에게 보내는 박수갈채야." - P451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항상 우리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해진 궤도에서 벗어나 자기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사람과 마주친다." 그러고는 자신의 불륜과 무책임에 대해 이렇게 대담한 변명을 내놓는다. "그렇기에 충실함도 근본적으로 우리 의지 밖에 있다. 인간의 본성은 미덕보다 중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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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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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의 극락전(국보 제316호)은 중국 남조시대에 유행하던 하앙식 건축물로 지어진 우리나라 유일의 목조 건축물이라서 건축학을 공부하는사람들의필수 답사처이다. 형태는 정면 3칸, 측면 3칸에 맞배지붕이고 중앙문은 네 짝으로 된 분합문이며 오른쪽과 왼쪽 문은 세 짝으로 된 분합문으로 되어 있다.
건물이 지어진 시기는 조선조 초기로 추정되는 데 극락전은 남쪽을 향하여 지어져 있다. 1m 정도의 높은 기단 위에 세웠고, 전면은 처마를 앞으로 길게 빼내기 위하여 하앙을 얹은 후 이중의 서까래를 가공한 것이다. - P27

동리산파의 중심사찰이었던 태안사는 한때 송광사와 화엄사를 말사로 거느렸을 만큼 세력이 컸으나, 고려 중기 송광사가 수선결사로 크게 사세를 떨치는 바람에 위축되었다. 조선 초기 숭유억불정책에 밀려 쇠락한 채로 간신히명맥만 유지하였는데, 그나마 절이 유지된 것은 태종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의 원당사찰이 된 것에 힘입은 바 컸다. 숙종, 영조 때 연이어 중창해 대가람이 되었으나 한국전쟁 때 모두 불타버리고 남아 있는 것은 일주문과 부도탑들 뿐이다. - P36

해동 여러 산 중에 웅장하기는 두류산(지금의 지리산)이고, 청절하기는 금강산(金剛山)이며, 기이한 명승지는 박연폭포와 가야산 골짜기다. 그러나 단정하면서도 엄숙하고 밝으면서도 깨끗하며 비록 작기는 하지만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청량산이다. - P48

천년의 세월을 견디며 앉아 있는 용선대의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95호] 아래 털썩 주저앉아 거대한 분화구처럼 펼쳐진 세상을 바라본다.
관룡산을 병풍삼아 눈 쌓인 작은 산들이 물결치듯 펼쳐나가고, 영산의 진산 영취산을 돌아 계성, 옥천의 자그마한 마을들이 점점이 나타난다. 누군가의 기원이고 간절한 소망인지도 모르는 채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이 꺼진 촛불 아래 눈보라 맞으며 젖어 있고, 여기저기 던져진 동전들이 을씨년스럽다.
어쩌면 우리나라 부처님 중에 이보다 더 외롭게 혹은 드넓게 세상을 바라보는 부처님은 없을 것이다. 또한 반야용선을 타고 극락세계로 향하는 부처님 역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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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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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에 들어앉은 고찰
꽃, 나무, 깊숙한 곳의 선방
모든 시끄러움, 이곳에서는 모두 사라지네." - P5

삶이란 잠시 이 세상에 들른 것이오生來, 죽음이란 잠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생에서 우리가 남길 것이 그 무엇이 있을까?
가끔씩 새벽녘이면 내 기억의 저편에서 육중하면서도 나지막하게 새벽 종소리가 들린다. - P9

몇 백 년 전이던가, 천여 년 전이던가. 사람의 역사로 이루어졌던 그 흔적들이 상처투성이 탑으로, 깨진 기왓장으로 혹은 눅눅한 바람소리로 남아 있는폐사지를 찾았을 때의 그 안쓰러움의 기억들. 그래서 더욱 시간의 비밀을 알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만고의진리처럼 폐사지는 어느 것 하나 분명하게 남긴 것 없이, 무심코 그 자리를지키고 있을 뿐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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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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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아내이자 위대한가수인 에바가 노래 부를 때 쓰기 위해 특별히 큰돈을 주고 산 하모늄을 한 번도, 정말 단 한 번도 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모늄은 닫혀있고 에바는 침묵한다. - P253

클라우스만은 1월 30일 늦은 저녁에 일기에 이렇게 적는다. "히틀러가 수상이 됨. 충격적. 한 번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음.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 - P260

"현관문 초인종이 울리거나 전화벨만울려도 나는 기절할 것만 같았다. 3월 20일부터 4월 4일까지 지난2주 동안 거의 먹지도 못해서 4킬로그램이나 빠졌다." - P287

1933년 5월 6일 늦은 오후위도 38도에서, 1930년대의 모든 몰락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세 사람프랑코, 셀린, 벤야민의 삶이 여정이 몇 분 동안 교차한 것이다. 밤의끝을 위한 여행안내서라 할 만하다. 7년 뒤 바로 이 프랑코 장군이그 어떤 망명자도 프랑스-스페인 국경을 넘을 수 없다는 명령을 내리게 되고, 바로 이것이 발터 벤야민을 죽음으로 내몰기 때문이다. - P294

‘위대한 정신은 똑같이 느낀다.‘ - P339

"제발 재촉하지 마세요, 나는 지금 결혼할 시간이 없어요.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해요." 그러면서 1934년에는 결혼할 짬이 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인다. - P342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마침내 한계에 이른다. 자기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니며 오직 자신이 주인이었다. 무엇보다 자기에게 집착하는 감독이 만든 영화들이 점점 더 심한 혹평을 받았다.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이 점에 특히 주목했다. 요제프 폰 슈테른베르크가 자기를창조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제는 창조주 없이 살고 싶다. 곧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요제프 폰 슈테른베르크와 마지막 영화를 찍는다. 영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바로 <악마는 여자다>였다. - P349

다시 파리에 온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여자들은 도시와 같다고 생각한다. 여자나 도시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나중에 싫어하게 되는 이유와 똑같다는 것이다. - P374

"당신은 세상을 단순화하고 있어"라고 아나이스 닌은 헨리 밀러에게 말한다. 레즈비언의 사랑에 대해 "미숙하게만" 생각하고 있다는것이다. 헨리 밀러는 아나이스 닌의 말을 무심히 듣고는 단 한마디도 고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할 뿐이다. "나는 괴물이 되겠어, 그게나니까." -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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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김선현 지음 / 한길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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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고 싶은 나, 노력하면
될 수 있는 나, 실제의 나 가운데
진짜 나의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 P69

"타고난 열정과 재능은 어떻게
발휘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 P77

"공상은 현실을 회피하고
공상 속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를 반영합니다" - P80

"이루지 못한 것을
어떻게 합리화할까요‘ - P84

"내 잘못일까,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자책하기보다
자신의 고민부터 해결하세요" - P88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지 못하면 새로운 불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P92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오늘의 일은 잠시 내일로 미뤄두십시오" - P101

"모나리자의 미소에는 정숙과 유혹,
성녀와 악녀, 귀부인과 창녀의
상반된 요소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 P104

"이상화된 나를 만남으로써
공허함을 달래려 했지만
오히려 외로움이 더 커졌습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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