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경제사 -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
브래드퍼드 들롱 지음, 홍기빈 옮김, 김두얼 감수 / 생각의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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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후보중 하나이다. 짧고 가벼운 도서보다는 긴호흡으호 깊게 써내려간 벽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유머러스한 문정과 깔끔한 번역이 합쳐져 재미없고 건조할 수 있는 경제역사를 탁월한 선택으로 만날 수 있는 만들어주었다.


이 책은 20세기, 넓게 1870년대부터 2010년까지 시간대를 의미한다. 경제사를 규명하면서 생산력 폭발의 시대에 우리에게 유토피아는 도래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맬더스의 인구론이 20세기에 무너진 추동력으로써 기업 연구소, 그 결과물을 발전시켜 활용하는 대기업, 이 모든 활동을 조정하는 세계화된 시장경제였다.

시장경제에 대한 반대 흐름은 공산주의, 파시즘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고, 20세기는 대공황이나 세계대전이 전세계를 휩쓸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장기 20세기 동안 성취한 경제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유토피아 건설에 있어서 물질적 부가 전부가 아니었음을 가르쳐준다. 그것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지만 충분한 조건은 아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바로 ˝지혜롭고 유쾌하게 잘 사는‘ 방법이야 말로 인류의 영구적인 문제라는 케인스의 말이 다시 절실히 떠오른다. 그의 이 강연이 중요한 순간이었던 것은, 이후 인류의 장래에 본질적인 어려움이 무엇이 될지를 그가 완벽하게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_659p

수학과 이론이 배제한 경제학 책으로, 한달 벽돌 읽기 독서 모임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강력한 스토리는 <권력과 진보>를 능가하다는 주관적인 견해를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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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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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초 강화도 작은책방 <국자와 주걱>에서 구매한 책이다. 한 달에 한 번이상 작은서점을 방문하려고 다짐했으나, 쉽지 않지만 여행길에 동료들과 코스중에 지역 작은 서점을 들리는 코스로 잡곤 하는데, 강화도에서 오래되고 자기색깔이 분명한 서점에서 선택한 책<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름이 되는가>이다.

저자인 강지나 선생은 교사였다가 직업상 한계로 인해 가난이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사회복지 방향으로 틀었다. 8명의 아이들을 10년여에 걸쳐 추적 관찰하고 그 사실에 기초하여 연구하는 로프르타주 방식과 시계열적 특성을 가진 도서이다. TV 프로그램으로 보자면, 다큐멘터리에 비견될 수 있는 방식으로…축약된 비약이나 근거없는 해피엔딩이 없는 있는 그대로 서술허고 사회 현상에 결부하여 해석하는, 즉 구체성에서 일반성으로 지향하고 있다.

이 책은 군에 있는 큰 녀석에게 읽어보라고 할 생각이다. 연민이나 동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우리 사회에 살아가는 어떤 동년배의 이런 배경도 존재하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연말이다. 주머니에 현금을 조금 가지고 다녀야겠다. 길거리에 마주치는 구세군 냄비나 이웃돕기에 약소하나마 넣을 조그마한 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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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창비시선 237
김태정 지음 / 창비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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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라함이,
이 쓸쓸함이 무서워졌다
네 앞에서 발바닥이 되어버린 자존심
아무래도 이 시시한 자존심 때문에
너를 버려야 할까보다
그래 이젠 너를 갈아치울 때가 되었나보다

_ 호마이카상 중 - P9

어린 남매와 만삭의 아내
그리고 눈 내리는 성탄 전야
사랑도 혁명도 희망도
아비에게는 한끼의 봉지쌀도 되어주지 못하던
1960년대 그 미완의 성탄 전야

_ 슬픈 싼타 중 - P12

이제 나의 286은 천하무적이다
내가 무슨 소리를 지껄여도 어떤 사상을 꿈꾸어도 어떤 정치꾼을 욕한대도 어떤 정견을 갖고 있대도
아무도 모르는 오직 나와 286과의 암묵적인 약속, 수상한 문자는 깨끗이 지워준다는 불온한 유전자는 절대 유출하지 않는다는 외계와의 교신은 완벽하게 끊어준다는 알리바이를 확실히 담보해준다는 약속을 나는 철저하게 맹신한다 - P15

힘을 준다는 것
견디게 해준다는 것
시와 욕은 그래서 하나라는 것
이것이 나의 시론이고 개똥철학일 수밖에

_ 시의 힘 욕틔 힘 중 - P18

쌀 한줌 두부 한모 사들고 돌아오는 저녁
내 야트막한 골목길에 멈춰서서 바라보면
배고픈 애인아
따뜻한 저녁 한끼 지어주랴
너도 삶이 만만치 않았으리니
내 슬픔에 네가 기대어
네 고독에 내가 기대어
겨울을 살자
이 겨울을 살자

_ 겨울산 중 - P21

구절양장 산길을 타듯 솟구쳤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솟구치는, 굽이굽이 강물이 흐르듯 무심한 듯 유정하고 유정한 듯 무심한, 유장한 목청 하나로 세상과 맞장을 떴다는데, 그의 기타줄도 그렇게 울었다는데

_ 울어라 기타줄 중 - P23

꽃도 십자가도 없는
해묵은 먼지의 무덤을 열어보다가
그만 눈물이 나왔네
최루가스 마신 듯 매캐한 눈물이
먼지 때문에, 다만 먼지 때문에

_ 눈물의 배후 중 - P27

가지가 물을 파르스름 물들이며 잔잔히
물이 가지를 파르스름 물올리며 찬찬히
가난한 연인들이
서로에게 밥을 덜어주듯 다정히
체하지 않게 등도 다독거려주면서
묵언정진하듯 물빛에 스며든 물푸레나무
그들의 사랑이 부럽습니다

_ 물푸레나무 중 - P29

그의 필생의 호흡이 빛이 되어
대웅전 주춧돌이 환해지는 밤
오리, 다람쥐가 돌 속에서 합장하고
게와 물고기가 땅끝 파도를 부르는
생의 한때가 잠시 슬픈 듯 즐거웠습니다
열반을 기다리는 달이여
그의 필생의 울음이 빛이 되어
미황사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홀로 충만했습니다

_ 미황사 중 - P35

다시 해가 뜨고 해가 지고
기계가 멈추고 기계가 돌아도
끝내 변하지 않는 사실
엄지와 검지의 굳은살로 밥이 된다는 것만 알아라
그것만 알고 있어라

_ 부업 중 - P45

잇몸 위에 솟아 있는 어금니 반쪽
혀가 상처를 입지 않으려면
밥알을 좌편향으로 굴릴 수밖에 없다
왼쪽 어금니를 착취하지 않을 수 없다
혀가 더 교묘해지지 않을 수 없다

_ 혀와 이 중 - P47

뭘 그까짓 샤프하나 땜에 주눅드냐고 비웃지 마라
손끝의 가벼움인지
손끝의 자유로움인지
가벼움도 자유도 여유도 애교도 뭣도 아닌
풍자도 은유도 거세된 시인이여
그 ‘적당히‘가 적당히 안되는 불온한 시인이여

_ 샤프로 쓰는 시 중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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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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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산문집이라 이제서야 읽었다. 현실의 분투하는 모습을 이리도 서정적인 문장으로 전달하는 젊은(?) 시인의 글에서 위로를 받았다. 아니 우리 아들이 이후 겪게 될 삶의 과정에 전해주고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고 우울한 마음들이 치유된다고 말하고 싶다. 소리도 질러보고 울어도 본 사람들을 보면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해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다.

1월에 군휴가 나오는 아들에게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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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 - 그릇 굽는 신경균의 계절 음식 이야기
신경균 지음 / 브.레드(b.read)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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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책을 만난 느낌이다. 그릇을 굽는 저자의 음식이야기인데, 한 마디로 정갈하다. 나도 읽고 집사람에게도 읽어보라고 할 계획이다. 비닐하우스와 난방(석탄, 석유 등)으로 만들어지는 공장식 채소가 아니라 흙속에서 비와 바람, 햇빛으로 자라는 제철 음식이야기라서 반가웠다.

그래서 가장 맛있는 무우 철에 먹다 남은 무조각으로 무말랭이를 만들었고 이번주 무짠지를 만들려고 한다. 음식에 있어 자연에 순응하는 방식이 도전하는 방법보다 우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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