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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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다. 이태준 역시 「고전」이란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완전히 느끼기 전에 해석부터 가지려 함은 고전에의 틈입자임을 면하지 못하리니 고전의 고전다운 맛은알 바이 아니요 먼저 느낄 바로라 생각한다."(115쪽) 그러니 좋은 책은 알아먹기보단 우선 ‘느껴보기‘가 먼저다.

_ 무서록 중 - P24

당신은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어디로? 물론당신의 방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할 지 당신 마음이다. 낡은 의자, 책이 쌓인 책상, 보석함, 거울, 옛날 사진・・・・・・새로움은 언제나 ‘숨어 있다. 상상하는 눈이 그것을 찾아낸다. 내 방 여행하는 법』이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_ 내 방 여행하는 법 중 - P62

"희망은 가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슬픔은, 절대." 이렇게 시작하는 헬만의 시가 있다. 슬픔은 우리를 좌절시킬 수 없다. 슬픔은 좌절 너머에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은 무기력하지 않다. 무기력할 겨를이 없다. 슬픔은 강렬하고 능동적인 감정이다.

_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중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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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의 시대 - 반도체칩부터 생필품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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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요소는 분명히 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의 정치적 가치와 정서적 가치였다. - P420

팬데믹의 충격으로 기업들은 지역 중심의 사고를 하게 되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갈수록 동남아시아에 있는 위성 기업에 의존하려고 했다. 서유럽 기업들은 동유럽과 튀르키예에 이미 상당한 규모로세워놓은 생산시설을 확장하려고 했다. 미국 기업들은 자국에 더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리려고 했다. - P430

뉴욕에 자리 잡은 미 외교협회의 라틴아메리카 전문가 섀넌 K.
오닐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 일부는 멕시코가 해결책이에요. 캐나다나 멕시코처럼 우리와 가까이있는 나라와 교역하는 것이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보호할 가능성이 훨씬 높죠. - P436

제조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증거는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수익성이 좋은 미국 시장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 P446

정상 상태가 지속해서 노동자들의 절박함에 의존하는 한 공급망은 언제든 혼란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궁극적인공급망 안정은 공급망을 굴러가게 하는 사람들의 안정적 급여와 안정적 근로 조건에 달려 있다. - P455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회복탄력성, 지속 가능성 등은 팬데믹으로 혼란을 겪으며 힘들게 얻은 교훈을 설명할 때 공급망 리더들이자주 입에 올리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그 근저에 깔린 중심 동기는변하지 않았다. 급여 최소화다.
이 말은 또 다른 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바로 생필품 부족현상이 발생할 사회적 위험이다. - P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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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의 시대 - 반도체칩부터 생필품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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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돈이 많았고 가장 강력했던 펜실베이니아철도의 공식 규정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직원의 정기 급여에는 모든 위험과 사고책임에 대한 보상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직원이 질병이나 그 밖의다른 원인으로 장애를 입어도 보상을 청구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는다. - P277

맥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가 도요타의 적기공급생산방식 개념 뒤에 있는 합리적인 생각을 왜곡했듯이, 철도회사들도 정밀철도운행시스템을 주주들의 배를 불리려고 회사를 약탈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 P291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전문가 스티브 비셀리는 이렇게 말했다.
"화물차 기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업계의 로비용 수사입니다. 화물차 기사는 부족하지 않아요. 그저 아주 안 좋은 일자리일 뿐이지요." - P324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이들이 육류 부족의 공포를 조장해 미국 정부를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노동자의 희생을 정당화하려고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함으로써 대중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모두 자기네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서였다. - P348

이 네 거대 기업은 미국 정부가 반세기 동안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규제 완화를 잘 활용했다. 이들은 대대적 합병으로 시장을 극도로집중한 다음 도축장을 폐쇄해 생산 능력을 줄였다. - P355

인위적 생산 감축은 가격을 올리고 주주를 만족시키는 뛰어난 방법이었지만, 신뢰성 상실이라는 대가가 뒤따랐다. 조그만 충격이라도 발생하면 품귀 현상이 일어날 위험이 있었다. 그 결과는 유사 초콜릿 크림 쿠키를 구매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을 때가 많았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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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의 시대 - 반도체칩부터 생필품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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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련된 돈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할리우드나 실리콘 밸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가장 큰 산업은 농업이다. 캘리포니아주의 농산물 수출액은 연간 200억 달러가 넘었다. 그중 거의 5분의 1이 가장 가치 있는 작물인 아몬드의 몫이었다. - P180

마페이는 자신을 위원장으로 만들어준 대통령과 달리, 원양해운사가 운송료를 급격하게 인상할 수 있었던 것이 그들의 시장 지배력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해운업은 기업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산업이므로 반독점이라는 전통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런 사정이 오랫동안 미국의 수입업자들과 수출업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해왔다고 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저렴한 운송료의 혜택을 누려왔다는 것이었다. - P196

운송료는 ‘역사적 기준에서 봤을 때 충격적일 정도로 높은 수준‘이지만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의 산물이기도 하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반칙은 없었다는 뜻이었다. - P199

마페이는 해운업뿐 아니라 철도, 화물 운송업, 소매업, 육류 가공업, 통신업 등 미국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수십 년에 걸친 합병을 가능하게 한 중심 사상을 옹호했다. 그는 주주에 대한 의무, 규모의 추구, 효율성을 높이려는 적기공급생산방식 등과 같은 공급망을 형성하는 힘이 미국 현실의 불가피한 요소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의 임무는 기계를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계속 돌아가게 하는 것이었다. - P200

그래봤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법 절차나 항변할 기회 같은 개념은 거대 해운업체들의 엄청난 힘 앞에서 공허한 관념에 불과했다. - P208

하지만 로테르담항에서 부두 노동자들과 시간을 보낼수록, 점점 자동화야말로 몸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들끓는 분노와 소외감을 이해하는 데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P240

항상 그래왔듯이 기술이 이기는 것은 자명했다. 기술은 화물 처리의효율성을 높였다. 그 덕분에 적기공급생산방식이 발전할 수 있었고, 그 과실은 주주들 몫으로 돌아갔다.
부두 노동자들의 목표는 고작 미래를 가능한 한 늦추는 것뿐이었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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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의 시대 - 반도체칩부터 생필품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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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치 있는 여러 훌륭한 생각이 그러했듯, 적기공급생산방식도 결국 비열한 목표를 추구하는 데 이용되었다. 1980년대부터 컨설턴트들은 이 개념을 가로채 다른 모든 사람을 희생시키면서 주주의배만 불리는 근시안적 기업 경영을 정당화하는 기법으로 써먹었다. - P86

헨리 포드가 경고했듯이, 투자자 계층이 최고 자리를 차지하면서 기업은 상품 생산자나 서비스 제공자에서 주주를 만족시키는 조직으로 바뀌고 있었고, 주식은 제품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 P100

선적 컨테이너가 없으면 글로벌 공급망이 존재할 수 없다. 적기공급생산방식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의 상품 이동 시스템은 모두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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