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 김훈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14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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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군사들이 술 취해서 먹은 것을 토하면 주린 백성들이 달려들어 머리를 틀어박고 빨아먹었다. 힘이 없는 자는 달려들지 못하고 뒷전에서 울었다(「난중잡록」). - P356

이순신의 죽음은 전투가 끝난 뒤에 알려졌다. 통곡이 바다를 덮썼다. 이날 전쟁은 끝났다.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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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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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삼 년 동안 린과 나는 누가 더 싼, 그러면서도 마실 만한브랜드의 와인을 구해오느냐 하는 별것 아닌 시합을 벌이고 있다. 병에 든 와인 말고 저렴한 박스 와인이 우리의 주종이고. 그런 것을 구하는 게 여의치 않으면 싼 미국 와인을 선택한다. 상표에 가짜 현대미술 작품이나 갈퀴를 든 포도주 상인이 그려진 것들로. 이따금은 보르도산이나 피노누아에 서슴없이 큰돈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누구나 딱 보면 아는 지역이나 연도가 없는 와인을 고집한다. 그저 단순히 ‘레드‘ ‘화이트‘ 아니면 한번씩 ‘핑크’ 와인이라 불리는 것들. - P199

"몰라." 그녀는 말한다. "아마 그랬겠지. 아버지는 특별히 그일을 어머니에게 숨기려고 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특별히 그 일에 대해 아버지하고 대면하려 들지 않았어. 나는 그것 때문에 어머니를 미워했었어. 아버지하고 대면하려 들지 않는 어머니 태도 때문에." - P201

"결혼을 깨는 것은 두 사람이야, 허니. 나는 그 두 사람 중 하나였고." - P208

이 순간 내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내게 허락하는 동안 그녀를 곁에 안고, 그 곳에 린과 함께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우리둘은 다만 멀리서 지켜본다. 호세의 입술을, 갑작스레 치몰리는그의 이맛살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언어를 말하여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소통할 수 없는 한 소년을. - P215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기쁨처럼 보였다. 그 불빛, 자동차,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집으로돌아오고 있음을 안다는 그것은.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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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로 숨 쉬는 법 - 철학자 김진영의 아도르노 강의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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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나의 고독이죠. 소외입니다. 내가 관계로부터 배척당해요. 그래서 외로움이 생기죠. 현대인의 고독이 생겨나요. 우리가 다음에 고독에 대해 얘기할 텐데요, 고독에는 두 양태가 있어요. 하나는 혼자 있음이고, 또 하나는 버려짐이에요. 혼자 있음은 우리에게 안온함을 가져다줘요. 우리는 때때로 혼자 있고 싶잖아요? 그런데 강제된 고독이 있습니다. 즉, 버려진 고독. 이건 견딜 수가 없어요. 악몽 같은 일이에요. 이게 현대인의 고독 아니에요? 배척당해서 강요된거예요. 그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테크놀로지의 문제와 만난다는 거죠.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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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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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시보다 더 돈이 많은 회사들이 밀고 들어와 거절이 불가능해 보이는 액수의 돈을 제시했고, 돈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들을 위협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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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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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이 자는 동안, 나는 팔꿈치를 괴고 누워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순간이면그의 얼굴은 언제나 더없이 온화하고 순해 보였고, 그러면 나는, 기숙사 방의 희미한 불빛 속에서, 그가 언젠가 내가 결혼할 남자가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느낌과는 아주 다른 감정이다. 나는 내가 그를 사랑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남은 생을 그와 함께 보낼 수 있으리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와 함께 가정을 일구고 그의 곁에서 늙어갈 수 있었다. 그와 함께라면 그런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란 것을, 불행하지 않을 수 있으리란 것을, 나는 알았다. - P98

나의 행동이 배신임을 아는 것은 나 자신의 마음, 어쩌면 나 자신의 가슴뿐이었다. - P100

무언가를 피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때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편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강해져서 그것에 대항하려 애쓴다. - P117

차 안의 침묵 속에서 나는 거리감을,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우리 집의 어둠 속에서 우리 사이에 자라고 있던 거리감을 느낄수 있었다. 그날 밤, 나는 뜰로 나가 통곡했다. 나는, 지금도, 콜린이 내 통곡 소리를 들었는지 알지 못한다. - P124

죄의식은 우리가 우리의 연인들에게 이런 비밀들을, 이런 진실들을 말하는 이유다. 이것은 결국 이기적인 행동이며, 그 이면에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든 일말의 죄의식을 덜어줄 수 있으리라는 추정이 숨어 있다. 그러나 그렇지않다. 죄의식은 자초하여 입는 모든 상처들이 그러하듯 언제까지나 영원하며, 행동 그 자체만큼 생생해진다. 그것을 밝히는 행위로 인해, 그것은 다만 모든 이들의 상처가 될 뿐이다. 하여 나는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그 역시 내게 그러했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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