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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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삼 년 동안 린과 나는 누가 더 싼, 그러면서도 마실 만한브랜드의 와인을 구해오느냐 하는 별것 아닌 시합을 벌이고 있다. 병에 든 와인 말고 저렴한 박스 와인이 우리의 주종이고. 그런 것을 구하는 게 여의치 않으면 싼 미국 와인을 선택한다. 상표에 가짜 현대미술 작품이나 갈퀴를 든 포도주 상인이 그려진 것들로. 이따금은 보르도산이나 피노누아에 서슴없이 큰돈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누구나 딱 보면 아는 지역이나 연도가 없는 와인을 고집한다. 그저 단순히 ‘레드‘ ‘화이트‘ 아니면 한번씩 ‘핑크’ 와인이라 불리는 것들. - P199

"몰라." 그녀는 말한다. "아마 그랬겠지. 아버지는 특별히 그일을 어머니에게 숨기려고 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특별히 그 일에 대해 아버지하고 대면하려 들지 않았어. 나는 그것 때문에 어머니를 미워했었어. 아버지하고 대면하려 들지 않는 어머니 태도 때문에." - P201

"결혼을 깨는 것은 두 사람이야, 허니. 나는 그 두 사람 중 하나였고." - P208

이 순간 내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내게 허락하는 동안 그녀를 곁에 안고, 그 곳에 린과 함께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우리둘은 다만 멀리서 지켜본다. 호세의 입술을, 갑작스레 치몰리는그의 이맛살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언어를 말하여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소통할 수 없는 한 소년을. - P215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기쁨처럼 보였다. 그 불빛, 자동차,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집으로돌아오고 있음을 안다는 그것은.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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