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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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당장 삶에 필요한 정보는
수도권 뉴스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이야기는 가려진 채로 전달된다.

_ 지역에서 유독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 중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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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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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은 범람하는 이미지에 무방비로 노출되며사고 현장의 구경꾼으로 전락할 위험에 빠진다.

_ 좋아요와 리트윗, 그이상 중 - P31

한 가지 확실한 건 고통의 중개인이 미디어든 개인이든, 남의 고통을 궁금해하고 알아내는 일은 도움을 주고 해결해 주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아니라면 정당화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타인의 고통을 소비했다는 죄의식은 대개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난다.

_ 좋아요와 리트윗, 그 이상 중 - P32

비평가 존 버거 John Peter Berger가 말했듯이, 타인의고통을 보고 난 뒤 충격을 개인의 ‘도덕적 무능‘으로 연결해 그 감정에 지나치게 매몰될 필요도 없다. 때론 죄책감이라는 통증을 넘어서야 타인의 고통에 다가가는 길이 열린다는 걸 말하고 싶다.
나의 것이 아닌 고통을 보는 일에는 완벽함이 있을 수 없으므로,
우리가 서로의 부족함을, 미숙한 애씀의 흔적을 조금씩 용인하면서라도 움직이기를 바라기에

_ 좋아요와 리트윗, 그 이상 중 - P37

그러나 바뀐 환경에서는 시청자들 역시 익숙해져 있다. 콘텐츠시장에 나와있는 한 모두가 관심 경제에 기대어있다는 걸.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이 필요하다는 걸, ‘한정되어 있는 주의력을집중시킨 뒤 광고를 보게 해 수익을 거둬드리겠다‘는 논리에서 우리가 꽤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관심 경제에 닳고 닳은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_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중 - P48

우선순위가 마구잡이로 뒤섞인 상황에서는 무엇이 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고통인지를 식별해 내는 것부터가 노동이다. 불행히도 원래 인간에게는 확증편향이 있는데, 알고리즘은 더 극단적이고 단순화한 콘텐츠를 추천하며 이를 부추긴다. 개인화 알고리즘은 잘 걸러낸 맞춤형 정보만 주입하여 우리를 필터 버블 안에가둔다. 우리는 그 버블에 올라타 양극단으로 부지런히, 광대역인터넷의 속도로 이동하는 중이다.

_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중 - P50

각자의 확증편향 안에서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한 선택적 연민과 나르시시즘의 끝은 폭력이었다.

_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중 - P53

언론은 이렇듯 보이지 않는 여론에 이끌리고 여론을 밀어 움직이는 매체다.

_ 뉴스가 끝난 뒤에 시작되는 것 중 - P58

신상 공개의 패턴에 다다르기까지 필요충분조건처럼 거기에 있는 건 피해자들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다. 그 피해에는 이유가 없다. 피해자의 탓인 부분이 없다. 그런데도 돌이킬 수 없다. 없던 일로 돌이킬 수가 없다.

_ 뉴스가 끝난 뒤에 시작되는 것 중 - P68

개인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그 방향을 틀어야 한다.
범죄가 일어나도록 방조하는 사회 구조와
가벼운 처벌을 일삼는 사법 시스템을 가리켜야 한다.

_ 뉴스가 끝난 뒤에 시작되는 것 중 - P71

흔한 고통은 문제가 아닌 문화가 된다.
흔한 사고일수록, 어디서나 보이는 사고일수록
우리는 그 고통을 보는 일에 능숙해지고,
거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되지 않는다.

_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중 - P74

그런데 궂은 날씨의 스펙터클이 선하고 아름다운 의도를 꽤 이상하게 오염시키거나, 비틀어버릴 때가 있다. 약자의 고난은 구경거리로 보여지고, 재난 현장은 대상화되어 정치적 포토월로 전락한다.

_ 날씨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거짓말 중 - P80

기후 위기 역시 ‘오늘의 날씨‘라는 강력한 이미지에 밀려 도외시되고는 한다. 인류가 필수적으로 감지해야 하는 변화지만, 그 범위가 너무나 크고 넓은 나머지 기후는 오늘의 뉴스라는 근시안적채집망에 붙잡히지 못하고 만다. 기획 뉴스가 아니고선 기후 위기가 뉴스가 되는 일은 드물다. 큰 재난이 닥치거나, 각국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잔뜩 모이거나, 급진적 환경운동가들이 비명 지르듯이 카메라의 시선을 끄는 과격한 활동을 할 때 정도면 모를까.


_ 날씨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거짓말 중 - P85

문제는 산업재해라는 고통의 흔함이다. 흔한 고통은 문제가 아닌 문화가 되어 사회 안에 천연덕스럽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_ 재해는 어떻게 문화가 되었는가 중 - P94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지면과 화면에 잘 옮겨진 타인의 고통을 수집하고 감상하는 사이에 ‘보여줄 수 없는 고통‘과 ‘보이지 않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_ 재해는 어떻게 문화가 되었는가 중 - P96

너무나도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그보다 전형적인 건 가해자의 행태이니, 적어도 피해자의 전형성을 견뎌야 할 책임이 언론에있다고 믿기에 망설임 없이 그 모습을 포착하게 된다.

_.아픔이 혐오가 될 때 중 - P111

뉴스는 시의적절한 슬픔에 대해서만 반응한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아득히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피해자들은 잊혀도 되는 것일까.

_ 아픔이 혐오가 될 때 중 - P112

사람들이 뉴스를 고통의 포르노로 소비하며
자신이 처한 안전한 자리에 만족하는 데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평소에 보지 않았던 곳으로 눈길을 돌리길 바라며,

_ 빈곤 포르노를 넘어, 개인의 고통에 대한 사회의 책임 중 - P122

쉬는 걸 보이지 않아야 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고쳐져야 하는 건 보이는 인프라나 환경만이 아니라 이들을 어둑한 땅속으로 밀어넣고서 깐깐한 고용주라도 된 것처럼 노동과 쉼을 고작 자신의 눈에 띈 장면만으로 평가하는 무례함이다.

_ 빈곤 포르노를 너어, 개인의 고통에 대한 사회의 책임 중 - P124

선행을 할 때도 악행을 할 때도
약자는 집단의 이름으로 소환된다.
우리의 렌즈는 사건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가.

_ 어떤 이야기는 이름을 갖지 못한다. 중 - P137

나, 나의 가족, 나의 친구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우리의 우선순위를 생각하는 것.
알고리즘과 구독에 갇힌 나의 타임라인을 빠져나와
다른 삶의 존재를 알아채는 것.
나와 연관되지 않은 일 역시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_ 나와 닮지 읺은 이들의 아픔 중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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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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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각도를 토대로 상황을 복구하면, 누군가 바로 앞에서 죽어가고 소방당국과 의료진, 시민이 응급처치에 나서는 와중에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렌즈를 현장에 겨누고 녹화 버튼을 누르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10.29 참사 당시 촬영된 영상이 증언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다름 아닌 구경꾼들의 존재.

_ 좋아요와 리트윗, 그 이상 중 - P24

목격은 눈으로 직접 보는 일이고, 구경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보는 일이다.

_ 좋아요와 리트릿, 그 이상 중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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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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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감 재단사나 가죽공예 전문가들이 쓰는 수제 가위를보라. 전문용 가위의 특징이란 모두 손잡이가 얼마나 편하고피곤을 덜 느낄 수 있느냐에 모여 있다. 피스카스 가위의 우수함이란 결국 손잡이 디자인의 차별성이다. 페라리 자동차의 가죽 시트를 만드는 장인들은 피스카스가 아니면 작업하지 않는다. 감각으로 찾아낸 최고의 도구란 이유일 것이다.

_ 피스카스 중 - P529

파타고니아의 방향과 소명은 혼선을 만들지 않는다. 물건을 쓰지 않으며 살아갈 방법은 없으니, 제대로 만든 물건을 오래 쓰고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자는 것이다. 물건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 단순한 방식을 그대로 실천한다. 페트병을 재활용해 뽑아낸 원사로 옷을 만드는 파타고니아다. 얇은 재킷 하나를 만드는 데 약 34개의 페트병이 들어간다. 코튼 제품은 친환경유기농 면화로 만든 원사만을 쓴다. 몇 배나 더 드는 비용까지 감수하며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일지 모른다.

_ 파타고니아 중 - P535

나 또한 책상 위에 놓아 둔 메모지 박스를 보며 다짐한다. 그렇다. 차분하게 세상을 보지 못하면 흥분뿐이다. 핏대올려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이젠 안다. 제 할 일이나 제대로 잘하면 그만이다. 간결한 문구에 담긴 내용은 결코 작지 않다. 메모지를 꺼내들면 낱장의 밑부분에도 또 쓰여 있다. Keep Calm and Carry On. ‘진정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 ‘침착하게 굳건히 앞으로 나아가라’, ‘흔들리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얼마든지 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킵 캄 앤 캐리 온 메모지 중 - P542

큰 도시인 마르세유가 비누 생산의 본산 역할을 자연스레 맡게 된다. 비누 원료인 올리브가 풍부하고 면직물 린넨산업도 발달해 수요가 넘쳤던 까닭이다. 아랍의 오리엔탈식비누 제법이 전승되어 마르세유 비누로 정착된다. 바로 올리브유에 소다를 섞고 바닷물을 이용해 만든 ‘블랙 소프BlackSoap‘라는 비누다.

_ 마리우스 파브르 중 - P546

옆에서 지켜본 양재중 어란의 비법이란 시간과 인간의 노력, 자연의 바람이 전부였다. 산란기의 튼실하고 싱싱한 참숭어를 경매로 사들였고, 바로 알을 채취해 알집 표면의 실핏줄까지 외과 수술만큼 섬세하게 제거했다. 비린 맛을없애기 위해서다. 이를 절이고 말리는 과정이 이어진다. 말리는 그릇은 미송판을 썼고, 자연 바람이 부는 지리산 농장의 건조장으로 옮겼다. 건조할 때 전통 방식이라는 참기름대신 문배주를 쓰는 게 달랐다. 반복해 발라 한 달 가까이 자연 건조해 만든 게 양재중 어란이었다.

_ 양재중 어란 중 - P552

정작 유럽제 안경에서는 아르누보 문양을 찾아보기 힘들다. 형태의 답습도 없다. 기능주의 디자인의 간결함을 강조한 세련된 형태와 색채가 더해져 있다. 하쿠산은 재료도접근 방식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하쿠산안경은 좋은 시대를 뜻하는 ‘벨 에포크belle époque’의 화석 같기도 하다. 세상은 재미있다. 1970년대를 겪었을 리 없는 젊은이들이 외려 하쿠산에 열광하고 있다. 첨단 시대엔 과거의모습이 오히려 새롭고 좋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변화의 속도에 지친 이들의 복고 취향은 흥미롭다.

_ 하쿠산 중 - P560

LP의 부활과 아날로그풍 유행이 요즘의 첨단이다. 서울이태원엔 비닐 레코드와 CD만을 취급하는 음반 전문 매장
‘바이닐 앤드 플라스틱VINYL & PLASTIC‘이 있다. 주 고객은 LP를 처음 보거나 사용해 본 적 없는 젊은이들이다.

_ 오르토폰 SPU 카트리지 중 - P565

복순도가의 막걸리에선 과일과 꽃 향기가 난다. 자연 탄산의 청량감이 더해진 톡 쏘는 맛은 깔끔하다. 한 모금 넘기면 잔향이 꽤 오랫동안 남는다. 쌀과 누룩이 시간을 머금어만들어 낸 자연 발효의 향과 맛이다. 사케에서 받았던 충격이 되살아났다. 같은 쌀과 제법으로 만든 막걸리가 엉망일수 없다는 확신은 옳았다. 우리에게 좋은 술이 없었던 게 아니다. 그동안 제대로 만들지 않았을 뿐이다.

_ 복순도가 손막걸리 중 - P571

좋은 음악을 듣는 쾌감이 즐거움의 내용이다. 같은 음악도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쾌감이 달라진다. 이어폰으로듣는 음악은 좋은 오디오를 통해 듣는 것보다 못하다. 아무리 좋은 오디오도 공연장에 가서 직접 듣는 것보다 못하다. 연주자의 호흡이 느껴지고 손의 현란한 움직임까지 보이는음악이란 얼마나 생생한가. 공감각으로 다가오는 온몸의 반응은 음악적 흡인력을 극대화한다.

_ 레트로그래프 마카롱 중 - P575

약은 체하며 남의 경험을 빌려 과정을 단축시킨다 해도 별 소용없다. 내 것이 빈약하면 선택을 주저하게된다. 취향은 행동으로만 드러나는 법이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라이프스타일이란 결국 시간과 돈, 노력을 아낌없이 써서 만든 게 맞다.

_ 타임모어 피시 스마트 전기 케틀 중 - P582

하드 케이스인 리모바의 확장성과 무거움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작은 바퀴로 인한 불만도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리모바는 불편마저 감수할 이유가 있다. 리모바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사용자를 돋보이게 한다는 데있다. 살아온 역사를 담아도 부서지지 않을 듯한 캐리어의강인함 멋지지 않은가.

_ 리모바 중 - P603

자동차 여행이 잦은 나는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를 자주마신다.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커피 한 잔이 나오는 편리함은 놀랍다. 더 놀라운 것은 커피의 맛이다. ‘세상에!‘란 탄성이 먼저 나올 정도다. 커피 머신의 상표를 유심히 보았다. 스위스제 ‘유라jura‘ 제품이다. 고가의 커피 머신을 편의점에서쓴다. 커피 맛까지 미세하게 따지는 까다로운 소비자를 겨냥한 대처다. 나는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싸고 맛있는 커피는 GS25 편의점의 것이라 확신한다.

_ 드롱기 프리마돈나 중 - P608

이 모든 기능을 갖춘 도구가 있을까? 있다! 그것도 우스워 보이는 철판 한 장에 다 들어 있다. 이름은 ‘베르크카르테WERKKARTE’의 ‘인터페이스 카드 Interface card‘다. 인터페이스는 컴퓨터용어로 더 익숙하다. 서로 다른 두 장치를 이어 주는 부분 혹은 매개체를 뜻한다. 디지털 세상의 접속 방법처럼 얇은판에도 각기 다른 기능들이 매개되고 결합되었다. 철판 한장으로 된 도구는 기막힌 작명으로 의미를 더했다.

_ 베르크카르테 중 - P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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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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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은 과거의 아름다움과 결합되었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체험주의자들은 불필요한 것을 빨리 덜어 낼 줄 안다.

_ 몰스킨 중 - P351

발상의 전환이 만든 멋진 성공은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러준다.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능력은 빼어난 인간들의 특징이다.

_ 쓰리엠 포스트-잇 & 홀더 중 - P357

좋은 물건은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배려가 그 출발이다.

_ 쓰리엠 포스트-잇 & 홀더 중 - P360

세련된 뉴요커나 아프리카 오지의 원주민 모두 먹고 싸고 돌아서면 흔적이 남는다. 사는 방식의 우위를 떠벌리는 일은 멋쩍다. 산다는 건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다. 하루를 돌아. 눈 떠 잠들 때까지 앉았다 일어난 뒤를 보면 쓰레기가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삶을 사는 이들은 자연의 순환 속에 몸을 맡긴 유목민들이다. 문명이란 쓰레기 더미 속에 뒹구는 일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_ 심플휴먼 버터플라이 중 - P364

미술공예운동의 출발은 영국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에서 비롯됐다. 그 영향은 전 유럽으로 퍼져 빈의 아르누보를 만들어 냈고, 독일 유겐트슈틸의 바탕이 된다. 이런 흐름은 바우하우스로 연장되고 바야흐로 디자인 시대가 열리게된다. 북유럽에선 간결한 노르딕 디자인으로, 미국에서는 대륙적 호방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분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스티클리는 문화적 맥락으로 보면 유럽의 디자인 감각을 미국식으로 완결한 거다.

_ 스티클리 의자 중 - P369

인간은 자연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창조의 역량을 키워간다. 우모羽毛 이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14세기 이래 700년의 세월은 헛되지 않았다. 죄 없는 오리의 털을 벗기지 않아도 되는 합성섬유인 캐시밀론을 만들어 냈다. 구스다운을 대체한 캐시밀론은 인류의 따뜻한 잠자리를 쉽게 해결해 줬다. 게다가 값도 싸서 전 세계에서 각광받았다.

_ 코지타운 중 - P382

칼에 조예 깊은 선학들의 조언을 들었다.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같이 ‘오피넬OPINEL‘을 칼의 상징성이 물씬 풍기는 명품으로 꼽았다. 프랑스의 조제프 오피넬 Joseph Opinel이만든 오피넬을 보고 단번에 반했다. 대장장이의 아들은 새롭고 혁신적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남들이 하지 않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칼을 만들고 싶었다. 1890년 자신의 이름을 붙인 칼을 세상에 내놓는다. 먹이를 베기 위한 날카로운 칼날과 손에 쥐기 편리한 손잡이가 달린 접이식 칼이다.

_ 오피넬 증 - P406

이럴 때 슬그머니 ‘이케아IKEA‘ 매장에 들른다. 바우하우스가 지금까지 사업을 벌인다면 이케아와 같은 모습이었을것이다. 기능에 충실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을 지닌 디자인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어 했으니까. 게다가 규격화와 모듈화를 통한 대량생산으로 가격까지 낮춰 모두가 쓸 수 있길원했다. 값싸고 실용적인 이케아 가구와 생활용품은 바우하우스의 철학을 그대로 녹여 냈다. 전 세계 사람이 이케아에 열광하는 이유다. 특히 유럽에선 열 명 가운데 일곱은 이케아 침대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의 힘은 놀랍다.

_ 이케아 벽시계 중 - P412

장서표와 일반 판화는 큰 차이가 없다. 크기와 격식만지키면 된다. 소재도 제한이 없으며 취향에 따라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표현법을 펼친다. 모양도 사각형,
원형, 삼각형 등으로 다양하다. 우표 크기에서부터 엽서만한 것에 이르기까지 크기도 제각각인 듯 하지만, 일반적으로 5~10센티미터 정도로 만들어진다. 책에 붙여야 하는 것이니 전체의 조화를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장서표에는 라틴어 ‘엑스 리브리스 EX-LIBRIS‘라는 국제 공용표식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_남궁산 장서표 중 - P424

바우하우스 공부를 통해 "본질이 곧 아름다움"이라 배웠기 때문이다.

_ 보이 중 - P437

취향의 선택이어야 생활의 물건이 빛난다. 취향은 선호의 감정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골라내는 능력이란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사들인 물건이어야 일관성을 지닌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자신의 취향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형태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연에 가까운 생활 방식이나 존재감도 포함된다. 물건의 선택으로 자기표현을 하는시대의 속성은 보편화되고 있는 중이다.

_ 무인양품 중 - P442

독일에 다녀온 이들이 선호하는 선물 아이템이 헹켈 스멜 리무버다. 값도 비싸지 않아 인기가 높은 모양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조밀한 재질감의 금속 광채가 눈에 들어온다. 스테인리스강의 재질 등급은 150개가 넘는다. 비슷해 보여도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스테인리스강의 표면을 보면 대략의 품질이 가늠된다. 좋은 재질은 금속광택의 깊이감이 다르다. 붉은빛이 감도는 헹켈의 표면 질감은 남다르다. 중국산과 비교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_ 헹켈 스멜 리무버 중 - P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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