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의 다정한 리더십 - 성공하는 비즈니스와 인간관계를 위한
로저 앨런 지음, 김정희 옮김 / 드림셀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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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저 앨런은 리더는 복잡하고 정교한 경영 관리 방식에 시간과 공을 들이기보다 리더가 해야 하는 여섯 가지 일들을 실천하고 향상시키는 것, 즉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리더의 기본이 되는 여섯 가지 일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곰돌이 푸의 다정한 리더십은 리더가 익혀야 하는 여섯 가지 기본 원칙과 수행 방법을 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밀른(A.A. Milne)위니 더 푸 Winneie-the-Pooh 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어느 날, 푸는 길을 잃은 듯한 이방인을 만난다. 이방인은 경영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데 푸와 친구들이 했던 모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면 더 좋은 책이 될 것 같다며 푸에게 도와줄 것을 요청한다.

 

이방인은 푸가 경험한 많은 모험이 리더의 기본 원칙들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꾸준히 제대로 그 기본 원칙과 역할들을 실천한다면, 어떤 곳에서 리더가 되더라도 훌륭히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푸와 이방인은 푸가 꿀을 찾으러 떠났던 모험을 통해 리더의 여섯 가지 원칙들을 정리해 나간다.

 

 

리더의 여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목표 설정

 

2. 조직화

 

3. 동기부여

 

4. 사람를 성장시키는 것

 

5. 의사소통

 

6.측정과 분석

 

푸는 꿀벌 나무를 찾았을 때 꿀을 따기로 했고, 얼마나 딸지 꿀의 양을 결정했다. 이것이 첫 번째 원칙에 해당하는 목표 설정이다.

 

그 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될 일을 분석했다. 어떤 자원이 필요하고, 어떤 일이 수행되어야 하고, 그 필수 작업을 하는 데 누가 가장 적합한지 결정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원칙 조직화이다.

 

푸는 크리스토퍼 로빈이 꿀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크리스토퍼 로빈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꿀 이야기를 했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푸가 목표를 달성했을 때 그것을 공유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푸가 타고 올라갈 풍선과 일이 잘못되었을 때를 대비해 총을 챙겨 꿀 따는 일에 동참하게 된다. 이것은 세 번째 원칙 동기부여에 해당한다.

 

네 번째 원칙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푸가 구름이 되어서 벌들이 푸를 그냥 구름이라고 생각하게 만들려고 했던 일화를 예로 들었다.

 

다섯 번째 원칙인 의사소통은 푸가 일과 관련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일의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다. 푸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늘 팀원에게 그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한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총을 쏴서 풍선을 터트리게 하는 상황에서 여섯 번째 원칙인 측정과 분석을 설명할 수 있다. 푸는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첫 총알이 풍선을 빗나갔다고 말해 줌으로써 정확하게 결과를 전달했다. 그리고 첫 총알이 무엇을 맞혔는지 알려줌으로써 크리스토퍼 로빈이 목표를 바로잡고 두 번째 총알로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렇게 푸의 이야기로 리더의 원칙을 알아보니 이해도 쉽고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도 잘 알 수 있었다.

 

푸의 이야기도 좋아하고, 푸도 좋아했지만 푸가 좋은 리더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통해 푸의 이야기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리더십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리더는 직장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관계를 이끄는 사람 모두를 리더로 보고 있다. 가정에서 본다면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동생을 둔 언니, 오빠도 리더에 해당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는 리더가 아니더라도 리더십을 배워서 언제든지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이 책은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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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서수지 옮김, 안병현 그림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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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기담 세계사』에는 저자 가타노 마사루와 스가이 노리코가 30년간 유럽 33개국을 발품 팔아 취재하며 건져 올린 13편의 도시 기담이 실려있다.

저자는 역사와 전승이 살아 숨 쉬는 유럽은 도시 기담의 보물창고와도 같다고 말한다. 그 보물창고에서 신뢰할 수 있는 문헌과 근거가 있으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한 이야기 13편을 선정해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기담이라고 하면 시골에서 여름밤 할머니가 해 주시던 옛날이야기나, 매년 여름이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봤던 ‘전설의 고향’이 떠오른다.

역사와 문화, 종교에서 국제 정세까지 아우르는 유럽의 도시기담은 지식과 교양을 갖춘 성인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다. 거기다가 어릴 적 향수도 불러일으키니 무더위로 심신이 지치는 요즘 읽기에 안성맞춤인 것 같다.

범죄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나는 <희대의 잭 더 리퍼 연쇄 살인 사건>에 매료되었다.

1888년,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주로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성들을 난도질한 엽기적인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메스처럼 날카로운 날붙이로 피해자를 난도질했을 뿐만 아니라 장기까지 도려내는 등 엽기적인 범죄 행각을 벌였다. 더군다나 대담하게도 자신을 ‘잭 더 리퍼 Jack the Ripper’라고 칭하며 서명한 편지를 신문사에 보냈다. 하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딴 ‘리퍼학(ripperlolgy)’, ‘리퍼 연구자(ripperologist)’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고, 10편 이상의 영화와 TV 드라마, 소설과 애니메이션,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에 등장했다.

연쇄 살인 사건은 1888년 8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약 2개월에 걸쳐 대략 11건이 벌어졌다. 이 책에서는 그중 확실히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5건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실제 편지 사진까지 담고 있어서 실감 났다. 또한 사건 묘사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상황 이야기들도 있어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세 번째 범행에서 앞에 두 명의 피해자처럼 내장을 도려내지 않은 것은 범행 도중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고, 이 때문에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범인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네 번째 범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꽤나 설득력이 있었다. 어쨌든 네 번째 피해자인 캐서린은 유치장에서 30분만 더 늦게 나왔다면 살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안타까웠다.

다수의 목격자와 증언이 있었음에도 결국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아, 범인은 정말 신출귀몰한 것 같다.

왜 잭 더 리퍼 연쇄 살인 사건이 여전히 다양한 매체에 재생산 되는지 알만하다.

여름이 가기 전에 조니 뎁이 형사 역을 맡았던 《프롬 헬》을 봐야겠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진진해서 책을 놓기 힘들 지경이었다.

이 책은 이야기마다 기승전결이 있어서 읽고 싶은 이야기만 읽어도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폭염 때문에 야외활동이 제한적인 요즘 같은 때에 시원한 카페와 이 책만 있다면 피서가 따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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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너무 낯선 나 - 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레이첼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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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아이브는 2013년부터 《뉴요커》에서 주로 의료윤리, 정신의학, 사법 및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와 관련해 글을 기고하는 전속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내게 너무 낯선 나』는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정신의학적 설명의 한계에 부딪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레이첼 아이브의 데뷔작이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워싱턴 포스트》, 《뉴요커》, 《커커스》, 《북포럼》, 《NPR》 등 유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프롤로그 레이첼 이야기부터가 너무 흥미로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로 ‘거식증’에 관한 내용이다.

6살짜리 아이가 거식증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어렸기에 거식증이 레이첼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한 그 어떤 이야기에도 얽매여 있지 않을 수 있었다.

레이첼은 거식증에 걸린 이유를 “내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식증에 대한 어떤 정신의학적 설명 보다 명확한 해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거식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이어트로 단식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동일한 동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왜 어떤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도 회복되는데 반해 어떤 사람은 그 질환을 마치 자신의 ‘커리어’인 양 지니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질환을 설명하는 ‘정신의학적 모델’과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사례사’를 꺼내들었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이 대답하지 못하는 복잡한 인간성을 ‘사례사’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저 사례를 들려주는 이야기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정신의학 논문도 아니다.

정신의학적 진단을 이야기로 기록한 보고서라고 해야 할까?

장르가 뭐가 됐든, 이 책을 뭐라고 부르든 무관하게 중요한 것은 이 책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점이다.

어떤 의사의 상담이나 설명 보다 더 나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위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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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독서평설(12개월 정기구독)
지학사(월간지)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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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하는 『독서 평설』은 매달 어떤 이야기가 실려 있을까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월간지이다.

8월 호도 받자마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설레면서 ‘독평 스마트 플래너’부터 훑어보았다.

역시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흥미로운 제목들이 많이 보인다. 이러니 책을 싫어하는 아이도 『독서 평설』 만은 예외적으로 재미있게 읽는구나 싶었다.

절기상으로는 입추를 지나, 말복도 지나고 있건만 여전히 덥다. 여전히 여름의 한 가운데 있는 듯한 기분 때문인지 <최고의 여름이 될 거야!>라는 제목이 가장 눈에 띈다.

<최고의 여름이 될 거야!>는 여름 방학을 맞이한 Jayden과 Kevin 두 친구의 대화를 통해 영어를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과거 시제와 현재 완료 시제의 차이점과 어떻게 사용되는지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또 기억에 남는 내용은 <부산, 광역시 최초 소멸 위험>이라는 가슴 철렁한 제목이었다.

부산 시민이기에 더 유심히 읽었던 것 같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일 때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부산은 23%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로써 전국 6대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소멸 위험 단계로 진입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체 228개 시군구 중에서 소멸 위험 지역이 130곳으로 전체의 57%나 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부산 시민으로서 무척 걱정스러웠다.

경북 예천군의 경우 신규 산업 단지 조성 등의 지역 발전 정책을 통해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을 막은 결과, 지난 20년 동안 전체 인구가 소폭 증가했으며 20~39세 인구 감소율도 다른 소멸 위험 지역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경북 예천군을 모델 삼아 부산도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을 막는 정책을 많이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초였나? 학생들 사이에서 '어느 날 내가 벌레로 변한다면'이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우리 아이도 느닷없이 톡으로 이 질문을 했었다. 나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었었기에 그 질문의 의도를 쉽게 알아챘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호 '소설을 읽는 시선'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다루고 있다.

그레고르 잠자는 변신 때문에 가족들에게 외면받게 되지만, 동시에 가족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대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내가 벌레로 변한다면’이라는 질문은 열심히 살지만 행복하지 않은 인간 소외를 다루었다는 점, 바로 현대인의 초상을 담았기에 다시 소환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예전에 자신이 했던 질문을 떠올려보고 왜 그 질문이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독서 평설』 8월 호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풍성한 읽을거리와 알찬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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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엠블럼 사전 - 위대한 영감과 테크놀로지로 탄생한 전설의 명차 브랜드 라이브러리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태진.임유신 지음 / 보누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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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음식이 너무 맛있었을 때, 무심히 본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을 때.

이렇듯 기대감 없는 상태에서 만나는 행운은 훨씬 큰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다.

사실 큰 기대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동차 엠블럼 이야기로 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을 뿐이었다.

저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존재에 관한 정보라면 상식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동차 브랜드와 엠블럼에 얽힌 역사와 문화도 상식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일반상식 교재를 보더라도 ‘이런 게 왜 상식이지?’ 하는 의문이 생기는 내용이 많은데, 거기에 비하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보게 되는 자동차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은 일반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과거 역사와 현재 모습을 다뤄 브랜드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의 뒤에 담긴 서사와 역경을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자동차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 자동차로는 BMW, 람보르기니, 볼보, 페라리, 포르쉐, 폭스바겐 등이 나온다.

아메리카 자동차로는 테슬라, 제너럴 모터스, 지프, 포드를 다루고 있다.

아시아 자동차로는 한국의 현대자동차, 기아, 일본의 닛산, 스바루, 토요타, 혼다, 중국의 BYD, 상하이 자동차/지리 자동차, 니오/샤오펑/리오토를 다룬다.

차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재규어는 참 좋았었다. (정확히는 재규어 앞에 달려있는 조각품 ‘리퍼’(Leaper)를 좋아했다.)

여느 자동차보다 우아하면서도 힘이 있어 보였다. 저런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모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도 위트를 잃지 않은 품위 있는 모습일 것이라 상상하곤 했었다.

그래서 재규어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 차량으로 기록된 XJ12 모델, 지금까지도 자동차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로 꼽힌다는 E-타입 3.8.

이렇게 “아름다운 고성능”으로 불리던 재규어가 모회사 포드의 간섭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고, ‘경제성’의 포로가 되어 재규어의 정통성을 잃어버렸다는 점이 안타깝고.

재규어의 리퍼 엠블럼에 마음을 빼앗겼던 나로서는 재규어의 ‘재규어’가 사라졌다는 점이 가장 씁쓸했다.

자동차 콘텐츠를 제작하는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저자는 ‘나쁜 차는 없다. 단지 취향에 맞지 않는 차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브랜드 철학과 차를 개발하는 동안 구성원이 들인 공을 생각하면 자동차는 존재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책으로 100년이 넘어가는 자동차 역사의 면면을 알아가면서, 자동차 브랜드(제조사)에 담긴 그들만의 가치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말이 이 책의 목표이자 의미라고 느꼈다.

사람도 외모보다는 내면을 보고 만나야 하는 것처럼, 자동차를 단지 디자인이나 성능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그 자동차만이 가진 가치를 알아보면 남다른 애정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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