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라고 하면 일본이 먼저 떠오른다.
‘은둔형 외톨이’라는 단어보다 ‘히키코모리’라는 단어가 더 익숙할 정도였으니...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은둔형 외톨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상당수의 은둔형 외톨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사이토 타마키는 사춘기와 청년기의 정신병리학과 병적학 분야의 전문가로, 운둔 형 외톨이 치료와 지원 및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은둔형 외톨이’, ‘자상적 자기애’를 가지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예방, 극복할 수 있을지도 알아보고 싶어 책을 펼쳤다.
책에는 ‘인셀’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인셀은 영어 단어 involuntary celibate의 준말로, ‘비자발적 금욕주의자’를 의미하는 말이라고 한다.
저자는 인셀적 성향을 가진 사람은 ‘자상적 자기애’를 가졌다고도 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상처 내는 자기애라고 한다.
너무 모순적이라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시대가 흐를수록 젊은이들은 점점 온순해지는 현상을 보인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사실 정 반대로 요즘 젊은이들이 난폭하고 잔인해진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박완서 소설 ≪나목≫의 주인공은 전쟁 피해자이다. 그래서 전쟁이 다시 일어날까 봐 겁을 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 이대로 끝날 리가 없고, 끝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전쟁은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쟁이 자신의 삶만 무너뜨린 것을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더 온순해졌는지 난폭해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소설 속 ‘이경’처럼 양가감정을 가진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삶이 다 같이 힘들다면 견딜 수 있을 텐데, 자신의 삶만 힘들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자상적 자기애의 대표적인 유형이 은둔형 외톨이라고 한다.
높은 자존심과 낮은 자신감, 주위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끊임없는 고민 등이 자기애에서 비롯된 자기 부정 때문이라고 했다.
저자는 자상적 자기애는 자기애의 특이한 형태의 하나일 뿐이지 질병도 진단명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은둔형 외톨이를 이 사회가 용인하면, 그것이야말로 은둔형 외톨이 관련 대책의 궁극의 해법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니 은둔형 외톨이(자상적 자기애)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사라졌다.